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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저주받은 세계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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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7.2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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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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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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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사람들

시작합니다.




DUMMY

콰직! 콰직! 콰직!

발루스가 끊임없이 메이스를 내려찍었다.

자신만만했던 천족의 여자는 입만 뻐끔거린 채 이미 죽은 것과 다름없는 상태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또 한 번 발루스가 메이스를 높이 들어 올렸을 때, 묶여있는 칼리나이아와 눈이 마주쳤다.

칼리나이아는 입을 열 힘조차 없는지 슬픈 눈으로 발루스를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아악!”


쾅!

발루스가 그런 칼리나이아를 보고 소리를 지른 후, 메이스를 관으로 집어던졌다.

드르르륵.

메이스가 관속으로 들어가자, 솟아올랐던 6개의 관이 일제히 땅속으로 들어갔다.


“하아... 하아... 하아...”


발루스가 하늘을 보고 숨을 몰아쉬며 터져 나오는 분노를 잠시 억눌렀다.


그리고 칼리나이아에게 천천히 걸어가 그녀를 풀어주었다.

포박이 풀리자마자 다리가 풀려 쓰러지는 칼리나이아를 발루스가 잡아 눕혔다.


“왔구나... 발루스...”


발루스를 보곤 칼리나이아가 거의 끊어질 듯한 소리로 말했다.


“너무... 늦어버렸다. 미안하다...”


발루스는 칼리나이아가 말하는 것을 막지 않았다.

겉으론 멀쩡해보였지만 이미 속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괜찮아... 이미 그들이 온 순간... 막을 수 없는 재앙이었어...”


칼리나이아가 참담한 표정의 발루스를 보며 옅게 미소 지었다.


“천족 놈들은 떠난 건가?”

“응... 탈라스를... 봤어...?”


발루스의 말에 칼리나이아가 역으로 물었다.


“그래. 오는 길에 숨을 거둔 채 길거리에 버려져 있었다. 간단하게나마 묻어주었어.”

“그래... 잘했어... 우리가 패배하고... 처음 고문의 대상이 탈라스였지... 탈라스는 끝까지 저항했지만...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정신이 무너지고... 끝내 숨을... 거뒀어...”


말을 하던 칼리나이아가 눈물을 흘렸다.

그날의 탈라스에게 행해졌던 참혹한 광경이 떠오른 모양이었다.

그런 칼리나이아의 눈물을 발루스가 조용히 닦아주었다.


“탈라스의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하고... 저 여자에게 뒤를 맡긴 채... 본대는 자리를 비웠지...”


칼리나이아가 이미 형체를 알 수 없게 된 여자의 시체에 눈짓했다.


“그랬던 건가. 너도... 탈라스도... 끝까지 싸웠구나...”


발루스가 칼리나이아의 손을 꼭 잡았다.


“라이마이의 시신도 이곳에 있어?”


그리고는 발루스가 입을 떨며 추가로 물었다.


“흐흣... 그렇게 걱정할거면서... 괜찮아... 라이마이는 소수의 사람들과 함께... 이곳을 빠져나갔어... 그래서...”


이번에는 칼리나이아가 살짝 피식한 뒤, 발루스의 손을 꼭 잡았다.


“찾아줘... 아직도 도망치고 있을지 몰라... 이번에는 꼭... 지켜줘...”

“알겠다. 약속할게. 그러니 푹 쉬어.”

“응... 고마워...”


푸욱.

마지막 말을 끝으로 칼리나이아가 숨을 거뒀다.


으득.

발루스는 숨이 끊어진 칼리나이아를 손을 꼭 쥐며, 이를 갈았다.


얼마나 그 자세 그대로 있었을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깄었구나? 한참 찾았잖아.”


발루스가 고개를 돌리자 시이나가 뾰로통한 표정을 짓고 서있었다.


“나를.. 찾고 있었나?”

“그래! 어디로 가는지 말도 안하고 말이야 ...소중한 사람이야?”


발루스의 말에 시이나가 칼리나이아의 시체에 턱짓하며 물었다.


“그래. 동료이자, 제자였다.”

“그래서, 이제부터 어떡할 거야? 난 산을 내려갈 거야. 네 말대로 외용족이 아이릭을 알고 있더라고!”


시이나가 신난 채 말했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거야?”


시이나의 말에 발루스의 동공이 커졌다.


“응! 대충 모아서 저기 건물에 숨겨놨어.”


시이나가 이제는 거의 무너진 거대한 철제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잠시... 시간을 줄 수 있나? 난 해야 할 일이 있다.”


발루스가 칼리나이아의 시신을 안고 일어나며 말했다.


“흠... 할 수 없지. 난 이실린 제국이라는 곳에 갈 테니, 알아서 찾아와.”

“고맙다. 꼭 가도록 하지. 그리고...”


발루스가 뒤를 돌면서 말한 시이나를 보고 말했다.


“그래. 네가 원할 때, 이곳을 이렇게 만든 놈들의 머리를 모두 뽑아줄게!”


시이나는 검을 인사하듯 흔들며, 사라졌다.

그리고 그런 시이나의 뒷모습을 보며 발루스가 살짝 고개를 숙였다.



**



시이나가 성 밖을 나간 다음날, 탈라스와 칼리나이아가 묻힌 두 개의 무덤 뒤로 수천 개의 무덤이 보였다.


그리고 무덤의 앞엔 발루스와 시이나가 구해낸 소수의 용족들이 서있었다.

이들이 밤새도록 시신을 수습해 한명, 한명 묻어주었던 것이다.


이 거대한 규모의 묘지는 얼음성이 얼마나 참혹한 일들을 겪었는지 알 수 있게 하였다.


저벅저벅.

털썩.

그리고 발루스가 가장 앞으로 나와 두 개의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 양손을 땅에 짚었다.


“남은 이들을 위해 끝까지 싸워주어 고맙다. 너희의 원한은 내가 반드시 풀어주겠다.”


말을 마친 발루스가 땅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쿠구구구.

그러자, 수천 개의 묘지 바깥으로 철제 벽이 솟아올랐다.

그렇게 솟아오른 벽들은 구조물이 되어 묘들을 덮고 하늘 위로 치솟았다.


발루스가 펼친 마법은 이제껏 그 어떤 마법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규모였다.

이 마을 단위의 광역마법은 지켜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마법에 대한 경이로움.

그 안에 있는 자들에 대한 감사와 슬픔.

마법을 펼치고 있는 발루스의 마음까지.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이 참혹한 세계의 펼쳐진 최고의 마법이었다.


저벅저벅.

그리고 이 마법은 성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시이나도 느낄 수 있었다.


갑작스런 대규모의 마력에 흠칫 놀란 시이나가 고개를 돌리자, 거대한 철제 구조물이 솟아나는 것이 보였다.


“이런 멍청이가. 뭐 하러 저런 쓸데없는 짓을 하는 거야? 복수하기도 전에 죽겠네, 저놈.”


시이나가 솟아오르는 구조물을 보고 한심하다는 듯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저 정도 규모의 마법은 시이나 자신도 쓸 수 없는 것이다.

그런 마법을 공격에 쓰는 것도 아닌 추모에 쓰다니, 시이나로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살아 돌아오면 반쯤 죽여 놔야겠어.”


시이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다시 산 밑으로 내려갔다.



**



“수고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모두 멈추지 말고 끊임없이 정진하도록.”

“감사합니다!!”


에일 일행이 이실린 제국을 떠나고 며칠 후, 풍속성 마도사들의 연무장에 렐리아가 서있다.

그리고 렐리아의 말에 병사들의 외침이 터져 나갔다.


처음, 린과 루키우스가 이실린 제국을 떠났다고 들었을 때 이실린의 병사들의 불안감이 이리저리 퍼졌었다.


풍속성 마도사의 거의 모든 실무를 맡고 있는 린.

그리고 훈련의 총 책임자인 루키우스.

이 둘의 부재는 사실상 풍속성 마도사의 모든 것이 올 스탑 된다는 것을 뜻했다.


하지만 며칠 후 이들은 오히려 환호하게 되었다.

이실린의 황제인 렐리아가 직접 실무를 맡으면서 동시에 지금과 같이 훈련도 봐주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오늘도 병사들의 환호를 받으며 퇴장한 렐리아가 린의 집무실에 들어가 앉았다.


“하아. 오늘도 빡세구만.”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렐리아가 푹 퍼진 채 엎드렸다.


똑똑.

잠시의 달콤한 휴식을 취하던 렐리아가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자세를 고쳐 잡았다.


‘아... 짜증...’

“크흠. 누구지?”


목소리를 가다듬은 렐리아가 문 밖의 존재에게 물었다.


“와이즈입니다. 폐하.”

“혼자 왔어?”


본인을 와이즈라고 말한 노인의 말에 렐리아가 물었다.


“예. 싱글입니다.”

“하아. 말 같지도 않은 소릴 하는 거보니 맞겠네. 들어와.”


렐리아가 한숨을 쉰 뒤, 다시 책상에 철퍼덕 엎어졌다.

그리고 와이즈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오늘도 그러고 있는 겁니까. 그러게 린과 루키우스 둘 다 보내진 말라하지 않았습니까, 하여간 말은 더럽게 안 듣는 다니까.”

“황제한테 말하는 싸가지 하고는... 내가 힘들어도 둘이 같이 가는 게 맞아.”


렐리아가 와이즈에게 중지손가락을 보인 채 말했다.


“뭐, 이해는 합니다. 누굴 후계로 정할지 아직 모르는 거죠? 부디 저 죽기 전엔 결정하길 바랍니다.”


와이즈가 렐리아의 책상을 정리하며 말했다.


“좀 만 더 오래 살아봐. 너 아니면 누가 날 도와주겠냐? 끄응.”


렐리아가 기지개를 펴며 말했다.

그리고는 자세를 잡았다.


“장난스레 말했지만 네겐 감사를 표하는 바야. 기존의 체계를 무너뜨렸을 때, 네게도 타격이 컸을 텐데 끝까지 옆에서 날 도와줬지.”

“꼭두각시 황제보다야 렐리아님이 훨씬 나을 거라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처음 이 체제를 제안 드린 거기도 하고요. 그나저나...”


와이즈가 정리를 멈추고 말했다.


“서쪽으로 보낸 것이 정말 도움이 될까요?”

“그러길 바라야지. 카논이 말한... 더 큰 것을 준비해야 된다는 것. 지금의 나로선 이게 한계니까. 내 다음 세대가 해주길 바랄 수밖에.”


렐리아가 어느새 자글자글해진 손바닥을 지긋이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그 미래를 위해 더더욱 열심히 일해야겠군요.”


쿵!

와이즈가 엄청난 양의 서류더미를 책상에 내려놨다.


“아아아!! 나 그냥 황제 안할래!!”

“이미 늦었습니다. 도와드릴 테니 빨리 처리합시다.”


와이즈가 의자를 끌어와 렐리아의 앞에 앉았다.



**



린의 집무실과는 한참 떨어진 미아의 집무실.

미아와 여러 중년의 마도사들이 앉아있다.


“미아님. 지속성의 상석들은 좀 생각해 보셨습니까?”

“아뇨. 계속 생각중이니 걱정마세요.”


한 마도사의 말에 미아가 답했다.


“그렇게 계속 미루신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스트라만님도 혼자서 보좌하기엔 한계가 있을 겁니다. 그러니...”

“조금... 조금 더 시간을 주세요.”

“아니 미아님...”


쾅!

마도사들이 미아를 다그치려 할 때, 등 뒤에서 스트라만이 테이블을 내려쳤다.


“으윽!”

“무슨!”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그리고 전 괜찮으니 제 핑계는 대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렇게 당황한 마도사들을 스트라만이 빠르게 쫓아내고 문을 닫았다.


“잘 참으셨습니다.”

“응... 고마워.”


미아가 테이블에서 손을 떼자, 테이블이 부서지며 쓰러졌다.


“요즘도 계속 되는 겁니까?”

“응. 1년 전 그날 이후, 두통이 멈추질 않아. 그래서... 참으면 화가 쌓이니까... 고마워.”


미아가 스트라만에게 억지로 웃어보였다.


“밖에서 바람이라도 쐬고 오시죠. 오늘 일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하지만...”


미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스트라만이 미아를 일으켜 세웠다.


“제게는 어떤 일들보다 미아님의 건강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러니, 제게 일을 맡기는 게 미안하다면 나가서 쌓인걸 풀고 오십시오.”

“응. 고마워...”


그렇게 말을 마친 미아가 머리를 짚고 집무실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혼자 남겨진 스트라만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하아...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 거냐... 아이릭...”


그리고는 천장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끝입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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