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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저주받은 세계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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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7.2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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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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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아크메이지

시작합니다.




DUMMY

쾅! 쾅!

이실린 성과 조금 떨어진 공터.

땅의 일대가 온통 엉망진창 찢겨져 있다.

땅의 상처는 한 번에 생긴 것이 아닌 여러 번에 걸쳐 부서진 것처럼 보인다.


“하아... 하아...”


그리고 그 위에 미아가 자신의 키만 한 창을 들고 숨을 몰아쉬고 있다.


“오늘도 여기 와 있는 거야?”


미아가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테온이 걸어오고 있었다.


“테온 오빠...”

“좀 괜찮아졌어?”


테온이 걱정스런 말투로 물었다.


“조금 낫네.”


테온의 말에 미아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차라리 네가 에일을 따라가는 게 좋았지 않았을까? 거기라면 뭔가 힌트를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잖아.”

“지금 내 상태를 고칠 수 있는지 확실하지도 않고, 에일에 비해선 난 너무 불안정하니까... 멀리 가기엔 너무 위험하기도 하지.”


테온의 물음에 미아가 씁쓸하게 대답했다.


“미안해.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차라리...”


테온이 말을 하다말고 멈췄다.

지금 테온의 머릿속에 있는 말.


[차라리 내가 아닌 ‘아이릭’이 옆에 있었다면 달랐을지도 모르는데...]


어차피 소용없는 말이기도 했고, 인정하고 싶지 조차 않았다.

그저 걱정스런 표정으로 미아를 볼 수밖에 없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 내가 이렇게 힘들 때, 오빠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이 되니까.”


그리고 테온의 기분을 느꼈는지 미아가 테온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하하하. 오히려 내가 위로를 받다니, 민망한데.”


미아의 행동에 테온이 애써 웃음을 지어보였다.


테온은 알고 있었다.

미아와 자신의 연애는 처음부터 잘못돼 있었다는 것을.


미아가 자신을 좋아하는 건 맞지만 그건 사랑의 감정이 아니다.

누구보다 미아를 좋아하기에 테온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다.

아이릭을 대할 때와 자신을 대할 때의 차이 또한 그랬다.


그래서 미아가 가족을 모두 잃고 무너져 내렸을 때, 고민했다.

지금 미아의 곁에 있으면 미아의 마음을 확실히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진짜 맞는 것일까.


그럼에도 미아를 혼자 둘 순 없었다.

적어도 자신만은 미아에 대한 마음이 진심이기에.


그렇기에 꼭꼭 숨겨두었던 질문.


[넌... 날 사랑하고 있니?]

[혹시... 아직 아이릭을 못 잊고 있니?]


자신을 잡을 미아의 손을 보며, 테온이 입을 움찔거릴 때였다.


“난장판이로군.”


갑작스런 불청객의 목소리에 미아와 테온이 고개를 돌렸다.


터벅터벅.

그곳에선 이번에 새로 불의 아크메이지가 된 온몸에 털이 수북하게 자란 덩치 큰 남자, 아르만이 거대한 도끼를 들고 걸어오고 있었다.


“여긴 왜 왔지?”


지난날에 아르만이 미아에게 대한 태도가 거슬렸던 테온이 거칠게 물었다.


“이실린 제국의 영역에서 이런 난리가 났는데 와봐야지.”

“아, 제법 멀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죄송해요.”


아르만의 태연한 표정에 미아가 사과의 말을 했다.


“농담이다. 그저 네가 여기 자주 온다기에 한번 와봤을 뿐이다.”


아르만이 무표정하게 말했다.


“겨우 농담 따먹기나 하자고 온 건가?”

“궁금하더군. 감옥에 있을 때, 들었다. 땅의 심장을 얻은 네가 사실상 현재 이실린에서 가장 강한 마도사라고. 어때, 힘을 분출하고 싶다면 나와 붙어볼까?”


척.

아르만이 거대한 도끼를 미아에게 겨누며, 말했다.


“그렇게 힘을 뽐내고 싶으면, 내가 상대해주지.”


아르만의 도발적인 표현에 테온이 미아의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


“하아... 전에도 말했지. 넌 너무 과잉보호야. 미아도 한명의 아크메이지다. 이 정도는 스스로 판단하게 해주는 게 어때?”

“무슨...!”


턱.

아르만의 말에 테온이 뛰쳐나가려고 할 때, 미아가 테온의 어깨를 잡았다.


“미아...”

“아르만씨의 말이 맞아. 나도 언제까지의 어린애로 남을 순 없으니까. 다만...”


척.

미아가 아르만에게 창을 겨눴다.


“지 혼자 어른인척 구는 건 좀 짜증나네.”

“하하하! 그래. 아크메이지가 그 정도 패기는 있어야지!”


항상 무표정이던 아르만이 씩 웃으며 말했다.


“와라. 봐줄 필욘 없다.”


척.

아르만이 양손으로 도끼를 잡고 자세를 잡은 뒤, 말했다.


“죽기 전까지 패준 다음 봐줄게요.”


팡!

말을 마친 미아가 아르만에게 쇄도했다.


쾅!

미아의 창과 아르만의 도끼가 부딪히자, 사방에 불꽃에 둘러싸인 돌덩이가 터져나갔다.

평범한 마도사라면 둘의 싸움의 옆에 있는 것만으로 쓸려나갈 파괴력이었다.

하지만 둘은 물러섬 없이 서로의 무기를 주고받았다.


“하아압!”


쾅!

그렇게 서로 한 치 밀리지 않는 싸움을 하던 와중, 아르만이 소리를 지르며 도끼를 크게 휘둘렀다.


“크윽!”


촤악.

그리고 갑작스런 엄청난 힘에 미아가 뒤로 미끄러졌다.


미아가 동공이 커진 채, 온몸에 불꽃이 피어오르고 있는 아르만을 바라봤다.

지금의 자신이라면 그 어떤 상대라도.

심지어 그게 저번에 붙어봤던 카논이라도 힘으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런 자신을 날려버린 것이다.


“하! 겨우 그 정도로 이실린의 최강이라는 거냐!”


불꽃에 휩싸인 아르만이 미아를 향해 소리 질렀다.


“...패 죽여주지.”


잠시 침묵하던 미아의 몸에서 마나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1년 전의 싸움 이후, 단 한 번도 제대로 꺼내지 않던 심장의 힘이었다.

사람을 상대로 쓴다면 조절하지 못하고 죽여 버릴 것 같아서 쓰지 않았다.


하지만 앞의 상대는 그런 걱정이 필요 없어보였다.

미아는 오히려 아르만에게 고마움을 느낄 정도였다.


“흥, 안 봐준다더니. 잘도 그런 힘을 꽁꽁 숨기며 지냈구나.”


엄청난 마나의 압박에 아르만은 몸이 쪼그라드는 것처럼 느꼈지만 오히려 표정은 밝았다.


“이젠 어떻게 돼도 몰라요. 지금사태는 조절 못하니까.”

“바라던 바다!”


콰직.

아르만이 말을 마치고 도끼를 땅에 내려치자, 대지가 박살나면서 사방에 불기둥이 솟아올랐다.


스윽.

미아는 그에 아무렇지 않게 땅에 창을 그어 바위의 벽을 만들어냈다.


“하아압!!”


팡!아르만이 높게 뛰어오르자, 주변의 불기둥이 모두 아르만에게 따라붙었다.

그렇게 아르만이 미아에게 떨어졌다.


“흐읍!!”


뛰어드는 아르만과 불기둥에 미아가 창을 크게 휘둘렀다.

그러자 주위에 솟아올랐던 바위의 벽이 아르만에게 터져나갔다.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이전까지와는 비교도 안 되는 파괴력으로 일대가 쓸려나갔다.


그리고는 둘의 난타전이 시작됐다.

둘이 무기를 부딪힐 때마다, 땅은 찢겨져나갔고 사방엔 바위와 불꽃이 튀었다.


그렇게 십여 분 동안 둘의 싸움은 계속되었다.


잠시 후.


“허억...허억...”


미아가 창을 땅에 꽂고 쓰러질 듯 짚고 있었다.

그리고 미아의 맞은편에 아르만이 자세의 흐트러짐 없이 서있었다.


“허풍은 아니었군. 시대가... 많이 변했어. 이런 어린 녀석이 어느새 이실린 최강의 마도사가 되었다니.”

“하아... 하아... 그게 지금 멀쩡한 사람이 할 소린가요.”


숨을 조금 고른 미아가 말했다.


“대련이 아니었다면 죽는 건 나였을 거다. 인정하지. 지금의 최강은 너다.”


아르만의 말에 미아가 아르만을 바라봤다.

미아가 바라본 곳엔 온몸이 바위에 이리저리 베인 아르만이 피를 철철 흘리고 서있었다.


“당신은 대체 왜 그렇게까지...”

“너, 술은 좋아하냐?”


미아의 말을 끊고 아르만이 뒤쪽 허리춤에서 호리병을 꺼내들고 미아에게 던졌다.

그리고 허리춤에서 또 하나의 호리병을 꺼내들고 뚜껑을 열었다.


촤악.

그리고는 찢긴 상처에 부어댔다.


“한명만 있는 줄 알고 2병만 가져왔다. 네 건 없다.”


아르만이 몸에 술을 뿌리고 한 모금 들이킨 뒤, 말했다.



**



잠시 후, 더 박살난 땅 덕에 앉을 곳이 생긴 공터에 미아, 테온 그리고 아르만이 둘러 앉아있다.


“감옥에서는 먹을 수가 없어서 말이야. 밖에 나온 뒤로 손에서 놓을 수가 없구만.”


아르만이 술을 벌컥벌컥 마시며 말했다.


“기껏 가져왔더니. 그렇게 보고만 있을 거면 내놔.”


그리고 호리병을 보고만 있는 미아에게 손을 내밀며 말을 이었다.


“...”


꿀꺽꿀꺽.

잠시 침묵하던 미아가 술을 마셨다.


“콜록, 콜록.”

“어때? 맛 좋지? 내가 좋아하는 술이다.”


생각지 못한 도수에 기침을 하는 미아에게 아르만이 웃으며 물었다.


“딱 자기 같은 술만 먹네요.”

“몇 년 만 지나면 너도 좋아하게 될 거다.”


인상을 쓰는 미아에게 아르만이 말했다.


“...아르만씨는 제가 이긴 거라고 했지만 인정하죠. 제 패배입니다.”


잠시 뒤, 금세 술기운이 오른 미아가 입을 열었다.


“입 발린 소리 하기는. 너 그거 진심으로 싸운 거 아니잖아.”

“예? 무슨 소릴...”

“너 원래 중거리 싸움이 특기잖아. 그러면서 나를 상대로 근거리 힘싸움이라니... 내 40여 년간의 경험이 부정당하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말하는 아르만은 그간의 경험으로 편견 같은 것이 있었다.

싸움에서 체급차가 난다는 것.

그것도 전문가끼리의 싸움에선 어지간한 기술로는 메울 수 없는 것이다.


물론 마도사라면 다르다.

마도사에게 있어서 체급은 마나의 총량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원거리 싸움에서나 통용되는 것.

어차피 인간끼리의 싸움에선 마나의 한계라는 게 존재한다.

초 근거리의 싸움에서는 체격이 마나의 한계를 뚫게 해준다.

그래서 아르만 적어도 오늘까진 근거리 싸움에서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런 자신과 자신의 몸의 반만 한 소녀가 대등하게 싸웠다.

그렇다는 것은 앞의 미아라는 소녀의 마나가 자신의 2배가량은 된다는 것.

그런 미아가 대놓고 거리를 벌리며 싸우면, 결과는 정해진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아르만은 씁쓸함을 느끼고 술을 벌컥벌컥 마셔댔다.


이런 아르만의 마음을 느꼈는지 미아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아뇨. 아르만씨도 충분히...”

“됐고.”


미아의 말을 예상한 아르만이 미아의 말을 끊었다.


“몸은 좀 어때?”

“음...”


미아가 눈을 감고 자신의 상태를 느꼈다.

그동안의 고통이 정말 오랜만에 싹 사라진 기분이었다.

술기운 때문인가 했지만 그런 거 같진 않았다.


“괜...찮은데요?”

“체내의 마나가 급격하게 쌓이면 나오는 현상이다. 몸을 격하게 풀어주지 않으면 오히려 상하게 되지. 너도 어렴풋이 느꼈을 텐데?”


미아의 말에 아르만이 물었다.


“그렇긴 하지만...”

“그런 거였다면 차라리 나한테...!”

“넌 아직도 모르는구나.”


테온의 말을 끊고 아르만이 말했다.


“이런 건 어지간히 격하게 싸우는 게 아니면 안 풀린다. 남자친구를 죽도록 패고 싶은 여자친구가 있겠냐?”

“그런... 그럼, 이제 해결된 건가?”


잠시 말을 잃은 테온이 아르만에게 물었다.


“이정도로 해결될 거면 그동안 이 개고생을 하진 않았겠지. 이미 인간의 범주를 넘어서서 내가 뭐라 하긴 그렇지만 아마 다시 쌓이게 될 거다.”

“그럼 어떻게 해야 되지?”

“뭘 어떡해? 제대로 된 해결을 찾을 때까진 나랑 계속 붙으면 되지. 지금 저 녀석이랑 제대로 싸울 수 있는 건 옆에 있는 널 제외하면 나나 렐리아... 아니 황제 폐하 밖에 없을 테니까. 아니, 그 건방진 외지인까지...”


아르만이 테온을 보며 말했다.


“이렇게까지 도와주는 이유가 뭐죠?”


미아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잘못하다간 자기 목숨까지 잃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런 일을 또 해주겠다고 한다.


“무료봉사라고 생각하지마라. 너랑 싸우는 건 나에게도 도움이 되니까.”


그런 미아에게 아르만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당신... 왜 감옥에 들어가게 된 거죠?”


이쯤 되니 궁금함이 몰려왔다.

이 잠시의 대화로도 아르만이 국가적 범죄자로 감옥에 들어간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 난 너희들이 알고 있는 그대로 국가의 반역자일 뿐이다.”


아르만이 남은 술을 입에 털어 넣었다.




끝입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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