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세계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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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7.2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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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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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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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논과 아르만

시작합니다.




DUMMY

불의 탑 복도를 지금보다는 젊은 시절의 아르만이 걷고 있다.

그리고 그의 뒤엔 언제나처럼 베스키아가 따라오고 있었다.


“여긴 왜 어슬렁거리고 있는 거야?”


그때, 건너편에서 아르만과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한 여자가 걸어오며 말했다.


“오늘은 쉬는 날이니까. 산책을 하고 있었다.”

“누가 산책을 순찰 돌면서 하냐? 거기다 옆에 부관까지 달고.”

“...얜 신경 쓰지 마라. 쉬고 오라고 해도 기어이 따라오더군.”


아르만이 뒤의 베스키아를 살짝 보고 말했다.


“끼리끼리 같이 다니는구만.”

“그러는 너야말로 여기서 뭐하는데?”


여자의 말에 정곡이 찔린 아르만이 물었다.


“난 여기가 집이잖아. 너랑은 다르다고. 그나저나 로건은 만나봤어? 이번에 또 사고 친 거 같던데.”


여자는 그걸 태연하게 맞받아치며 물었다.


“급속하게 강해진 게 원인인 거 같다. 넘치는 힘을 주체 못하고 날뛰는 거 같더군.”

“맞아. 엄청난 재능이야. 그 나이에 벌써 너나 카논 바로 아래라고 평이 나올 정도니까.”

“아직은 어림없지. 생각난 김에 다시는 사고 못 치게 패줘야겠어.”


아르만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너무 세게 하진 마. 우리 뒤를 이을 인재니까. 나도 다녀오고 와서 로건이랑 대화 좀 해볼게.”


웃는 여자를 향해 아르만이 갑자기 표정을 굳히며 말했다.


“벌써 내일인가... 준비는 다 한 거야?”

“준비랄 게 있나. 반란군 처리하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아르만의 물음에 여자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방심하지 마. 특히, 이번 작전은. 지금이라도 내가 대신 가줄 수도 있다.”


장난스런 여자의 반응에 아르만이 진지하게 말했다.


“하아... 아직도 카논이랑 같이 가는 거 때문에 그러는 거야? 같은 동료끼리 너무 견제하지 말라고.”


여자가 아르만을 보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놈은 생각을 알 수 없는 녀석이다. 평소에 자기 사람들 아니면 말도 안 섞는 놈이 갑자기 너한테 같이 출정하자고 한 게 걸릴 뿐이야.”

“걱정이 과하다니까. 괜찮아, 괜찮아. 나 이래봬도 아크메이지라고?”


여자가 양손을 허리에 올리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네가 강한 건 알아. 하지만...”

“내가 카논이랑 같이 가서 질투하는 거야? 알았어~ 다음엔 너랑도 가줄게!”


계속 걱정하는 아르만에게 여자가 장난치며 말했다.


“넌 내 취향 아니다. 차라리 취향이라면 렐리아가 더 가깝지.”

“너어! 렐리아는 유부녀라고! 너 그런 취향이었어?”


아르만의 말에 여자가 질색하며 말했다.


“그만큼 네가 내 취향이 아니라는 거다. 어쨌든, 조심해야한다.”

“걱정 마! 걱정 마!”


아르만의 가슴을 퍽퍽 치며 여자가 말했다.


“간다! 다음에 카논이랑 셋이서 술이나 하자고! 이번기회에 서로 쌓인 걸 다 풀어보자고!”


그게 전대 아크메이지와 아르만의 마지막 대화였다.


출정에서 돌아온 여자는 이미 싸늘한 시체가 되어있었다.


아르만은 소리를 지르며 같이 갔던 카논의 멱살을 거칠게 흔들었지만, 카논은 넋이 나간 채 대답이 없었다.


*


그 일이 있고 몇 달 후, 아르만과 로건, 베스키아가 촛불만이 켜져 있는 지하실에 모여 앉아있다.


“아크메이지 후보가 지하실에 숨어 밀담이나 나누고 있는 꼴이라니...”


셋 중 아르만이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전대 아크메이지께서 돌아가신 후 카논씨가 너무 많이 변했어. 본인 수련 외에 관심도 없던 사람이 갑자기 정치 질이라니.”

“카논 놈이 아니라 옆의 로데릭, 그 께름칙한 노인이 손을 쓴 거겠지. 그래서, 현재 우리 쪽 사람은 얼마나 남은거지?”


로건의 말에 아르만이 베스키아를 보고 물었다.


“저희 셋을 포함해도 50명 남짓... 나머지는 모두 카논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벌써 그렇게 되었는가...”


베스키아의 말에 아르만이 머리를 짚었다.


“아크메이지님이 잡고 있던 카논씨와 아르만씨의 균형이 완전히 깨져버렸어. 이대로면 얼마 지나지 않아 카논씨가 아크메이지가 될 거야.”

“아크메이지의 자리 따윈 관심 없다. 다만, 이렇게 넘어갈 순 없다.”

“아크메이지님의 죽음에 대해서 말이지? 나도 동감이야.”


아르만의 말에 로건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지만 베스키아씨의 말대로 우리에겐 사람이 너무 없잖아. 뭔가 생각이 있는 거야?”

“받아라.”


턱.

아르만이 로건의 물음에 품 안에서 종이로 된 두루마리를 건네며, 말했다.


“이게 뭔데?”

“내가 반역을 했다는 증거다.”

“뭐?!”


아르만의 말에 로건이 깜짝 놀라 소리를 높였다.


“반역이라니 무슨 소리야! 그런 짓 한적 없잖아.”

“이제부터 할 거다.”

“이제부터라니... 또 뭘 꾸미고 있는 거야?”

“이실린의 비밀 서고에 대해 알고 있나?”


로건의 물음에 아르만이 역으로 질문했다.


“이실린 제국에서 일어난 모든 일이 기록되어 있는 곳을 말하는 거지?”

“맞다. 실제로 본적은 없지만 제국에서 중요인물이 사망했을 때, 그 사람의 머리를 열어 정보를 빼내고 이를 기록해 논다고 하더군.”

“그렇다면...”

“그래. 그곳에 그녀의 죽음에 대한 비밀이 있을 거다.”


아르만이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하지만 그건...”

“맞다. 반역행위지. 하지만 이대로 가면 영영 알 수 없게 돼버린다. 하지만 이게 도박수라는 건 알고 있다. 그래서 그걸 너한테 넘기는 거다.”

“이걸로 뭘 어쩔 건데?”


로건이 두루마리를 보며 물었다.


“넌 지금부터 내 사람이 아니다. 내가 비밀서고에 침입하는 즉시, 그걸 렐리아에게 전해라. 렐리아라면 네가 불의 마도사로 남을 수 있도록 힘을 써줄 거야. 그리고 베스키아 넌...”

“전 아르만님과 함께 가겠습니다.”


아르만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베스키아가 정색하며 말했다.


“하아... 넌 그럴 거라 생각했다.”

“뭐? 그럼, 나도...”

“너까지 멍청하게 굴지 마. 이 작전은 실패를 전재로 가는 거다. 이대로 불의 진영이 카논 녀석에게 완전히 넘어가면 희망이 없다.”


이번에는 아르만에 로건의 말을 잘랐다.


“아 몰라! 아니다 싶으면 나 제국을 떠날 거야.”

“하하. 그래, 넌 똑똑하니까. 네 판단을 믿는다.”


갑작스런 중책에 짜증을 내는 로건에게 아르만이 웃으며 말했다.


*


“나머진 너희가 알고 있는 대로다. 나와 베스키아 그리고 나를 따르는 소수의 마도사가 비밀서고로 침입했고 그것조차 예상한 카논은 거기서 매복을 하고 있었지.”


아르만이 입에 술을 털어 넣다 술병이 빈 것을 확인하고 멀리 집어던졌다.


“그리고 뒤가 없어진 우리가 놈들과 싸우기 직전, 로건과 렐리아가 병력을 이끌고 와 싸움을 말렸다. 그 덕에 나와 베스키아는 감옥에 들어가는 정도로 일이 마무리 되었고, 로건은 공적을 인정받아 아크메이지가 된 카논의 바로 밑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지만, 로건씨는...”

“그래, 감옥에서 듣기론 제국을 버리고 벨리칸으로 갔다고 하더군.”


미아의 말에 아르만이 대답했다.


“혼자서 카논과 로데릭을 견제하다 한계를 느끼고 다른 곳으로 도움을 청하러 간 걸지도 모르지.”

“그래서... 흑월이 제국에서 폭동을 일으켰을 때, 벨리칸도 함께 나타난 건가?”


아르만에 말에 미아를 턱을 괴며 혼잣말을 했다.


“뭐, 녀석은 뺀질거리지만 똑똑한 녀석이니까. 벨리칸이 도와줄 거라고 생각했던 거겠지.”

“그런데 당신의 말대로라면 이상한 것이 있어.”

“음?”


아르만의 말에 테온이 끼어들었다.


“비밀 서고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미 그곳에 들어간 사람, 전대 불의 아크메이지의 정보를 뺀 사람은 카논의 계략을 알고 있었지 않나? 실제로 반역을 일으키기도 했고.”

“여기서부터는 추측이다. 나도 비밀 서고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는 모르니까. 하지만 진짜로 있다고 생각해보면...”


아르만이 턱의 까끌까끌한 수염을 만지며 말을 이었다.


“이미 제국의 수뇌부까지 흑월에 소속되어 있었을 거다. 비밀 서고는 기록자와 황제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곳. 하지만 당시의 황제는 꼭두각시에 불과했으니까...”


“황제를 쥐락펴락했던 자들이 가장 먼저 정보를 확인했다. 그리고 이실린에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카논에게 붙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앞, 뒤가 맞아 떨어진다. 각자 잘난 맛에 살던 불의 마도사들이 갑자기 단일화가 된 것, 흑월의 침입 날에 맞춰 경비가 비정상적으로 없었던 것, 모두.”


“아!”


그때 미아가 박수를 짝! 치며 말했다.


“음?”

“지금 생각해보면 회의 때마다 몇몇 문관들의 행동이 이상하긴 했어요. 평소에도 도움은 별로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아예 방해를 하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그렇긴 했지...”


미아의 말에 테온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그럼 비밀 서고는 실제로 있다고 보는 게 맞겠네. 비밀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렐리아님에게 그것을 말했고 렐리아님이 흑월에 엮여있는 문관들을 대대적으로 숙청했다.”

“응. 그렇게 스스로 황제가 된 후, 비밀 서고를 실제로 들어갔고. 특별사면이라는 명목으로 아르만씨를 빼낸 거지.”


미아가 테온의 말에 덧붙여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미아의 표정이 묘하게 상기되어 있었다.

이를 느낀 아르만이 눈썹을 찡그렸다.


“너희들... 뭔가 신나 보인다?”

“상상에만 있던 비밀 서고와 그를 둘러싼 암투! 뭔가 엄청나잖아요!”


이미 술기운이 잔뜩 오른 미아의 눈이 반쯤 풀려있었다.


탁!

그런 미아가 잡고 있는 술병을 아르만이 가로채며 일어났다.


“어?”


미아가 어느새 비어있는 자신의 손을 멍하니 쳐다봤다.


“뭔가 묘하게 짜증나는군. 술 안마실거면 가져간다. 너희도 빨리 들어가라.”


아르만의 말에 테온과 미아가 하늘을 보자,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아르만씨!”


걸어가는 아르만의 등을 향해 미아가 소리쳤다.


“응? 뭐냐?”


아르만이 걷다가 뒤를 돌아봤다.


“술맛... 생각보다 괜찮네요.”


그런 아르만을 보고 미아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아르만이 피식 웃은 뒤 뒤로 돌았다.


“나중에 찾아오면 한 병 줄게. 그리고...”


아르만이 걷다가 멈춰 섰다.


“나중에 나 없을 땐 에일 녀석하고도 싸워봐라. 그러다가 실수로 죽여주면 더 좋고.”

“하하. 어지간히 싫나보네.”

“그래. 너보다 더.”


테온의 말에 아르만이 대답하고 석양너머로 걸어갔다.


그렇게 아르만이 한참을 걷다 입을 열었다.


“먼저 들어가라니까 아직도 있었냐?”


아르만의 말에 베스키아가 바위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들어가려던 참이었습니다.”

“하아... 베스키아.”

“예?”


아르만의 말에 베스키아가 아르만을 올려다봤다.


“난 로건 녀석보다 네가 좋지만, 가끔은 네가 로건처럼 행동했으면 좋겠다.”

“예. 알겠습니다.”


아르만의 말에 베스키아가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너, 무슨 말인지 이해 못했지?”

“예.”

“하아... 됐다.”


그렇게 아르만과 베스키아가 함께 걸었다.



**



그날 밤.

책들이 쌓여있는 서고.

렐리아가 촛불하나만을 켠 채, 책을 한권 뚫어져라 보고 있다.


책의 표지에는 ‘카논’이라 적혀있다.


“안자고 아직도 여기에 있는 겁니까?”


갑자기 들려온 말에 렐리아가 고개를 돌리자 손에 초를 든, 와이즈가 걸어오고 있었다.


“어. 잠이 안와서 말이야.”

“그건 카논의 정보입니까?”


렐리아의 말에 와이즈가 물었다.


“응. 카논의 뇌를 회수했을 땐 이미 손상이 너무 심해서 제대로 된 정보를 알 수는 없었지만... 적혀있는 것을 토대로 알 수 있는 것.”


렐리아가 의자에 몸을 기대고 말을 이었다.


“언니... 아니, 전대 불의 아크메이지가 카논과 함께 간 전장에서 둘은 마족과 조우했다. 그리고 살려주고 흑월에 들어가는 대가로 아크메이지의 목숨을 넘겼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

“예?”


렐리아의 말에 와이즈가 물었다.


“흑월의 목적은 용의 심장을 훔치는 거였지. 카논의 입장에선 이해가 가. 심장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었겠지. 실제로 인외의 존재로 각성하기도 했고. 하지만...”

“마족들이 용의 심장으로 뭘 얻고 싶었냐는 건가요?”


와이즈의 물음에 렐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난 실제로 본적은 없지만 진짜 마족인 마이비스란 녀석을 본 사람들이 모두 입을 모아 말했어. 놈은 아크메이지를 뛰어넘는 힘을 가졌다. 그런 녀석이 상성에도 맞지 않는 용의 힘을 탐냈다?”

“심지어. 혼자서 넘어온 걸로 보아, 놈은 마족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전력도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죠.”


렐리아의 말에 와이즈가 덧붙여 말했다.


“그래. 정보만 확실했다면 녀석들의 진짜 목적을 알 수 있었을 텐데...”

“뭐, 반역자의 말대로 해준 거 같아 찝찝하지만 미래를 착실하게 대비하고 있지 않습니까.”


와이즈의 말에 렐리아가 읽고 있던 책을 툭하고 책상에 던지고 일어났다.


“응. 놈들의 목적이 뭐든 우린 더 이상 뜻대로 놀아나지 않아. 가자, 와이즈. 내일부터 또 일해야지.”


그렇게 렐리아와 와이즈가 서고를 빠져나갔다.

서고에는 카논이라고 적힌 책만이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끝입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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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미래를 잇는 자들(완) 22.10.13 9 0 12쪽
59 미래를 잇는 자들1 22.10.12 6 0 12쪽
» 카논과 아르만 22.10.11 10 0 13쪽
57 불의 아크메이지 22.10.10 9 0 12쪽
56 남겨진 사람들 22.10.07 11 0 11쪽
55 시이나와 발루스 22.10.06 1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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