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세계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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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2.07.2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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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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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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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외(人外)1

시작합니다.




DUMMY

이실린 제국의 북쪽 국경 근처 황무지.

아르만과 베스키아가 2천여 명의 화속성 마도사들과 도착했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의 절반에 해당하는 천여 명의 의문의 백색 집단과 마주했다.


“벌써 여기까지 왔는가.”


이 황무지 뒤는 이실린 제국의 최전방 마을이 위치해 있다.

이실린의 병사들은 절대 내줘선 안 되는 최후의 방어선을 등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앞으로 아르만이 걸어 나왔다.


“국경의 병사들은 어떻게 한 거지?”

“어우, 벌레 떼처럼 다 기어 나온 거 봐. 징그러워라~”


아르만의 물음에 대답도 안한 채, 긴 흑발을 한 하얀 피부의 여자가 질색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다시 묻는다, 앞의 병사들을 어떻게 한 거냐.”


여자의 태도에 아르만이 눈을 부릅뜨고 다시 물었다.


“우리가 지나온 길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없다.”


여자를 대신해 옆에 있던 스킨헤드의 구릿빛 피부의 남자가 대답했다.


“넌 무슨 벌레의 말에 대꾸를 해주고 있어. 벌레들은 다 태워 죽였지.”


여자가 옆의 남자를 쿡쿡 찌르며 말했다.


“네놈들의 목적은 뭐지?”


아르만이 분노를 참으며 물었다.

렐리아의 말에 따르면 이들은 인외의 존재들을 가능성이 높다.

그들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기에 그들의 숫자는 아르만이 이끄는 군대의 절반뿐이었지만 함부로 싸울 순 없다.


어차피 뒤에서 렐리아가 원군을 이끌고 오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르만이 할 수 있는 것은 하나.

시간을 끄는 것.


“아하하하하!”


그때, 여자의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가스펠, 저거 시간 끄는 거 봐. 벌레라서 그런지 생각이 다 읽힌다니까!”


웃던 여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몇 천, 몇 만의 벌레가 기어오던 다 빛에 타 죽을 텐데 말이야.”

“너무 방심하지마라 라스테리아. 제로가 말하길 녀석들은 마족과의 싸움에도 살아남은 자들이다.”


라스테리아라 불린 여자의 어깨를 잡으면 가스펠이라 불린 남자가 말했다.


“얜 또 뭐래는 거야. 아까 그 벌레들 내 창 한방에 터져 죽는 거 못 본거야? 벌레한테 물려 죽을 정도면 그 마족 놈도 별거 없는 놈이었겠지.”


라스테리아는 손으로 턱을 괴고 고개를 살짝 들어 앞에 있는 이실린의 병사들을 깔보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라스테리아...”

“아, 됐어! 저 징그러운 것들 보기도 싫으니까 너희들이 알아서 정리해!”


라스테리아는 말하려는 가스펠을 무시하고 백색무리들 안으로 들어갔다.


“...앞의 인간들이여. 살고 싶다면 도망가는 게 좋을 거다. 우리의 길을 막지 않으면 살 수 있을 거다.”


가스펠은 뒤로 사라진 라스테리아를 쪽을 잠시 보다가 고개를 돌려 아르만에게 말했다.


“우리나라를 멋대로 침입하고, 소중한 동료들을 죽여 놓고도 잘도 그런 말을 하는구나. 더 이상 시간 끌지 않겠다.”


쾅!

아르만이 도끼를 땅에 찍었다.


“네놈들은 이곳에서 살아나갈 수 없을 것이다.”

“...그게 너희들의 선택인가. 살아만 있으면 미래를 볼 수라도 있을 텐데 말이지.”


말을 마친 가스펠도 고개를 돌렸다.


“아마 저 두 녀석이 이 무리의 대장이겠지. 베스키아!”

“예.”


아르만의 말에 베스키아가 앞으로 나왔다.


“두 녀석 다 우리를 무시하고 있을 때가 기회다. 내가 최전방으로 나가 녀석들의 수를 최대한 줄이겠다. 넌 나머지 녀석들과 정면으로 싸우지 말고 거리를 두며 나를 방패로 써서 싸워라.”

“위험하다 싶으면... 저도 뛰어들겠습니다.”

“흥, 아직 네 걱정이나 받을 때는 아니다! 하아아아아아!”


카가가각.

말을 마친 아르만이 땅에 꽂은 도끼를 끌며 앞으로 뛰어 나갔다.

그리고는 마나를 점점 끌어올렸다.

그렇게 마나가 정점에 다다랐을 때.


쾅!

아르만의 온 몸에서 불꽃이 터져나가며, 마치 사람이 아닌 거대한 불덩이가 쏟아지는 것처럼 백색의 무리로 쇄도했다.


그리고 이 폭발적인 마나를 느낀 가스펠이 잠깐 뒤를 돌아봤다.


“카스펠! 뭐해! 빨리 오지 않고!”


그런 가스펠을 향해 라스테리아가 소리쳤다.


“넌 방금 전의 마나를 느끼지 못한 거야?”


가스펠이 라스테리아의 옆까지 걸어오며 물었다.


“응. 느꼈어. 그게 뭐?”


그런 가스펠에게 라스테리아나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뭐, 상관없나.”


가스펠도 라스테리아에게 동의하듯 끄덕인 후, 둘이 백색무리 안쪽으로 모습을 감췄다.



**



이실린 제국과 북쪽 국경의 중간쯤.

렐리아, 미아 그리고 테온이 뒤에 풍, 지, 수 속성의 총합 1만여 명의 병사들을 이끌고 앞으로 향하고 있다.


“테온, 나머지 병력들은?”

“와이즈공과 각 속성의 3순위 지휘관들이 모으고 있습니다. 앞으로 8천여 명의 병사들이 추가로 진격할 예정이에요.”


렐리아의 물음에 테온이 대답했다.


“상대 병력은?”

“전해 듣기론 천 명 정도였다고 해요. 확실한지는 모르겠네요.”


이번에는 미아가 대답했다.


“먼저 싸우고 있는 2천을 포함해 만 2천 대 천... 후속까지 생각하면 2만대 천.”


렐리아가 북쪽 끝을 바라봤다.


‘제 아무리 상대가 인외의 존재라 할지라도 이길 수 있어.’


렐리아가 주먹을 꼭 쥐며 생각했다.


“지금 아르만씨가 싸우고 있는 상대 말인데요.”


그때, 미아가 렐리아에게 말을 걸어왔다.


“응?”

“국경에서 온 병사의 말에 따르면 모두 백색의 로브나 갑옷을 입고 있었다고 해요.”

“그럼, 마족이 아니란 거야?”


미아의 말에 렐리아가 눈이 커지며 물었다.


“글쎄요. 실제로 싸우는 걸 보진 못해서 알 순 없지만, 행색으로 봐선 천족이 아닐까 하네요.”

“혹시 인외의 존재가 아닌 반란군의 가능성은 없어?”


미아의 말에 테온이 물었다.


“천 명 정도의 무장한 사람들이 모였다면 우리가 알아 챘을 거야. 그렇다면 적어도 우리의 눈이 닿지 않는 곳으로부터 온 놈들이야.”


테온의 물음에 미아대신 렐리아가 대답했다.


“그럼 아예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군요.”

“그래. 우리가 도착할 때쯤, 아르만이 모두 정리했다면 그렇겠지. 그래도 인외의 존재들일 가능성이 높은 이상, 서둘러야해.”


렐리아가 단호하게 말했다.


“린 언니에 대해선 못 들으신 거죠?”


이때, 미아가 렐리아에게 질문했다.


“응. 이 싸움이 끝나면, 사람을 보내야겠어. 이곳에 놈들이 쳐들어온 이상, 다른 곳도 결코 안전하진 않으니까. 부디 무사하길 바랄 뿐이야.”


렐리아가 초조한 마음을 숨기며 말했다.

부디 린과 루키우시에게 아무 일이 없기를, 자신이 도착할 때까지 아르만이 살아있기를.



**



비슷한 시각.

서쪽 황무지.

부유차 한 대가 덜덜거리며 달리고 있다.

장시간 운행으로 인해, 망가질 대로 망가진 모양이다.


“으윽...”


자리가 불편했는지 에일이 뒤척이다가 눈을 떴다.

그리고 옆엔 린이 에일의 손을 잡고 있었다.


“린...”

“정신이 들어?”

“나... 얼마나 누워있던 거야?”

“이틀정도?”


에일의 물음에 린이 웃으며 말했다.


“아... 아악.”


갑자기 에일이 배를 부여잡았다.


“어, 왜? 어디가 아파?”


에일의 갑작스런 행동에 린이 걱정하며 물었다.


“배가... 고파.”

“아니, 기껏 걱정했더니.”


퍽.

린이 누워있는 에일의 가슴을 내려쳤다.


“아악! 아니... 진짜 너무 배고파서 그래.”

“하긴, 넌 3일 넘게 아무것도 안 먹었으니까.”


정체불명의 사슴괴물과 싸움 후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한 에일이기에 당연한 것이었다.


“일단 이거라도 먹어. 식량이 다 떨어져서.”


린이 약간의 빵을 건네줬다.

그걸 에일이 일어나 허겁지겁 먹으며 물었다.


“버허 떠허인 거야?(벌써 떨어진 거야?)”

“천천히 먹어.”


린이 에일에게 물을 건네주며 말했다.


“이제 앞으로 몇 시간 뒤면, 이실린에 도착할 테니까. 그때 맛있는 거 많이 먹자.”

“아... 벌써 거의 다 왔구나. 아! 그럼! 놈의 말은...”


에일이 엘족의 숲에서 하프니엘이 한 말이 생각났다.


[빨리 돌아가지 않으면 너희의 나라는 역사에서 사라지게 될 거다.]


“응. 거짓말할 녀석처럼은 안보였으니까... 가면 바로 싸워야 할지도 몰라. 몸은 괜찮아?”


린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지며 에일을 바라봤다.

그런 린에게 에일이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물론이지! 아주 멀쩡해. 빨리 놈들을 쓰러뜨리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그래.”


에일의 자신감 있는 모습에 린이 웃어보였다.

이때, 에일은 갑자기 의문점이 생겼다.

자신도 린도 부유차를 몰고 있지 않다.

그럼 누가?


“저기.. 린, 혹시 이거 누가 몰고 있는 거야?”

“음? 루키우스가 운전하고 있는데?”


린이 왜 그러냐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뭐야, 어쩐지 부유차가 심하게 흔들린다더니.”

“닥치고 잠이나 자. 내 탓 아니니까.”


가림막 밖에서 루키우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하하하!”

“너도 닥쳐.”


밖에서 추가로 쿠엔의 웃는 소리와 루키우스의 핀잔이 들려왔다.


“하하. 그래도 다들 무사해서 다행이야.”

“응. 천족들과의 싸움에서 모두가 살아있는 건 기적 같은 일이었어. 그러니...”

“그래. 이실린의 사람들도 우리가 갈 때까지 무사하길.”


네 명이 탄 부유차가 황무지를 빠르게 달려 나갔다.



**



“으아악!”

“뭐야! 이 괴물은! 이 정도라곤 못 들었다고!”

“당황하지 마! 덩치 큰 놈을 제외하곤 어린아이와 다를 바 없어! 놈과 상대하지 말고 나머지 놈들부터 죽여!”


예상외의 아르만의 강함에 당황한 천족들이 체계적인 이실린의 병사들에 비해 정신없이 싸우고 있다.


“크윽!”


쾅! 쾅!

유리한 형세로 싸우고 있음에도 아르만은 초조하게 도끼를 휘둘렀다.


처음 아르만이 돌진했을 때, 수십의 사람들을 한 번에 날려버릴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르만의 일격에 날아간 천족은 열 명도 채 되지 않았다.


천족병사의 말대로 자신과 베스키아를 제외하곤 천족 병사의 상대가 되지못했다.

자신이 전장을 휘젓고 있는 것으로 병사들의 죽음을 늦추고 있는 것뿐이었다.


‘생각보다 더 강해. 놈들이 정신을 차리는 순간, 순식간에 전멸이다.’

“베스키아! 반대쪽을 휘저어!”


아르만의 말에 베스키아가 두 자루의 짧은 세검을 들고 엄청난 속도로 전장을 휘저었다.

그리고 필사적인 아르만의 군대를 가스펠과 라스테리아가 임시로 세워진 망루에 앉아 내려다보고 있었다.


“제법 버티는군.”

“저기가 잘 버티는 게 아니라 우리 쪽 애들이 너무 멍청한데?”


쓰러지는 천족들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은 듯, 둘이 구경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래도 생각보다 많이 죽는 거 같은데, 조금 도와줘야할 지도? 지금만 싸우는 게 아니니까.”


앞으로의 싸움이 걱정된 가스펠이 물었다.


“말했잖아. 저런 벌레들은 몇 마리가 오던 상관없다고. 오히려 우리 쪽 수를 줄여주면 우리가 고마운 거 아니겠어?”


라스테리아는 가스펠의 말에 코웃음을 칠뿐이었다.


“어차피. 우리랑 오고 싶어서 온 것도 아니고 억지로 끌려온 놈들. 몰래 우릴 욕하는 거 다 들었다고.”

“전쟁에 감정을 섞는 건...”

“알게 뭐야!”


라스테리아가 가스펠의 말을 끊고, 들고 있던 잔을 밖으로 던졌다.


“잊지 마, 가스펠. 우리가 믿을 건 여기 위에 있는 사람들뿐이야.”


라스테리아가 양팔을 펼쳐 뒤에 면사포를 쓰고 얼굴을 가린 채 서있는 네 명을 가리키며 말했다.


“다른 놈들은 우리가 전대 천왕 페어의 레플리카라고 무시할 뿐이라고. 이번에! 이번기회에 신의 힘을 얻어야해. 우릴 무시했던 놈들의 목을 다 비틀어버리겠어...”


라스테리아가 펼쳤던 양팔을 당기고 주먹을 꼭 쥐며 말을 이었다.


“알아. 나도 너와 같은 마음이다. 우린 가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


가스펠이 라스테리아의 부들거리는 손을 잡으며 말했다.


“하아... 넌 걱정이 너무 많다니까. 그래. 얘야.”


가스펠의 말에 라스테리아가 한숨을 쉬고, 손을 뻗어 면사포를 쓰고 서있는 한명의 여자에게 손을 뻗었다.

그러자 여자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우리 가스펠이 너무 걱정이 많네. 네가 그 걱정을 좀 덜어줄래?”

“여왕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사악.

면사포를 쓴 여자가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됐지? 이제 곧 끝날 거야.”

“으음...”


라스테리아의 말에 가스펠이 팔짱을 낀 채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아르만이 있는 곳을 바라봤다.




끝입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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