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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저주받은 세계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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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하드
작품등록일 :
2022.07.22 00:23
최근연재일 :
2022.11.1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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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3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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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천족과 녹색의 신

시작합니다.




DUMMY

천족의 땅 엘루미아.

그중에서도 가장 안쪽에 있는 밤이 찾아오지 않는 찬란하게 빛나는 신전.


끼익.

그곳에 로브를 뒤집어쓴 제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일이 방금 막 끝난지라.”


제로가 신전 가장 끝에 앉아있는 여자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아니에요. 고생 많았어요. 그동안 벌려놓은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른 것뿐이니까요.”


의자에 앉아있던 아린이 고개를 까닥이며 말했다.

그녀의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그녀의 미모에 속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그럼 이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정리해 볼까요?”


아린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녀의 움직임에 자리에 있던 하프니엘과 샤를로테를 비롯한 천족의 주요 인물들이 아린을 바라봤다.


“먼저 최근에 있었던 일부터 짚고 갈까요?”

“제가 빠르게 정리하도록 하죠.”


아린의 말에 제로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


한차례 진행된 천족의 대규모 공세.

그 결과.

천족의 죄를 안고 있던 엘족은 반쯤 멸망 후 무력화.

다른 이들에게 외용족이라 불린 빙룡족, 철룡족, 뇌룡족 연합은 사실상 괴멸.

인간들의 제국인 이실린 제국은 큰 피해를 입었지만 유일하게 천족을 상대로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그리고 갑작스런 천족의 행동에 균형을 유지하고 있던 용족과 마족이 반응했다.


용족은 용왕 아니아를 필두로, 마족은 마왕 카스트라노를 필두로 양쪽에서 천족을 공격했다.

2대1의 싸움이었지만 결과는 놀랍게도 천족의 압도적 승리.


용족은 이미 화룡장 타르가우스를 중심으로 한 화룡족, 풍룡족 연합과 용왕 아니아를 중심으로 한 지룡족, 수룡족 연합으로 갈라져있었다.

그리고 아니아가 움직였을 때, 화룡족과 풍룡족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아 곁의 유일한 주요전력인 나르니스도 없는 상황.

완전한 전력으로 부딪혀도 승산이 확실하지 않은 싸움에서 반 토막 난 전력으로 싸웠기 때문에 결과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리고 동시에 타격을 가한 마족.

마왕 카스트라노의 엄청난 무력에 가뜩이나 주요전력이 용족을 상대하느라 빠져있는 천족은 무력하게 쓸려나갔다.

이때, 마왕의 군세를 한명의 천족이 막아섰다.


*


“아린님의 뒤에 있는 다인 덕에 마족도 무사히 격퇴할 수 있었죠. 피해가 적다고 하긴 어렵습니다만, 우리가 그들에게 입힌 피해에 비하면 값싼 대가였다고 생각이 드네요.”


제로가 턱을 만지작거리며 아린의 뒤에 무표정으로 서있는 검은 옷의 남자를 바라봤다.

창백한 얼굴에 검은 옷이 마치 저승사자를 마주한 듯 했다.


“이번에도 힘내줬네요. 고마워요. 다인.”


아린이 뒤에 서있는 다인을 향해 활짝 웃었다.


“별일 아니었다.”


아린의 말에 다인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쯧! 아린님 앞이라고 너무 허세부리는 거 아니야? 마왕을 상대로 싸우고 온 거라고. 한때 세계최강이었던 놈과 싸우고 별거 아니라고?”


듣고 있던 샤를로테가 혀를 차며 말했다.


“마왕은 10여 년 전, 힘을 잃었다. 지금의 마왕은 최강이 아니다. 오히려 현재는 용왕이 최강에 가장 가깝겠지.”


샤를로테의 말에 다인이 차갑게 대답했다.


“뭐? 그럼 어때, 나도 마왕 놈이랑 싸우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샤를로테가 도발적인 자세로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그 정도까지 약해지진 않았다.”

“야!”


다인의 말에 샤를로테가 손에 빛을 터뜨리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


“아하하. 둘 다 여기까지. 소중한 동료끼리 이빨을 드러내면 안된다구요.”


그때, 아린이 둘 사이에 걸어오며 말했다.


“흥! 너, 아린님 때문에 무사한줄 알아!”


샤를로테는 괜한 허세를 부리며 제자리로 돌아갔고, 다인은 그런 샤를로테를 보지도 않고 아린만 멀뚱멀뚱 보고 있었다.


“하아. 또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는 저 표정. 됐네요. 모처럼 난 귀중한 시간이니 다른 이야기들도 마저 해볼까요?”


아린이 다인을 보고 한숨을 쉰 뒤, 빙글 돌며 웃어보였다.


“먼저 나선 김에 샤를로테. 설산은 어땠어요? 무구는 있던가요?”

“에이, 텄어. 설산 이곳저곳을 뒤져보긴 했는데 제로 녀석이 미리 깔아뒀다는 골렘들의 잔해만 있고 무구는 없더라고.”


아린의 말에 샤를로테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무래도 우리가 오기 전에 외용족 놈들이 골렘을 싹 다 정리한 거 같기에 괘씸해서 멸종시켜버렸지.”


샤를로테가 손에서 빛을 터뜨리며 말을 이었다.


“으음. 외용족한테도 없었단 말이죠?”

“응. 애초에 놈들은 무구의 키퍼(keeper)조차 못 잡았을 거야. 놈들의 리더란 녀석의 실력만 봐도 알 수 있지.”


아린의 물음에 샤를로테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거기에 용족의 어린 용장도 있었다지 않았어요? 용장이라면 키퍼를 잡았을 지도 모르는데.”

“아니 녀석은 시간적으로 맞지가 않아. 우리랑 싸우다 도망갔으니까. 혹시 몰라 천살자들을 좀 붙여놓긴 했는데... 아직까지 안온거 보면 다 죽어버린 거 같네.”


샤를로테가 어깨를 으쓱했다.


“동료들의 목숨은 소중히 여겨야죠.”

“뭐 어때. 천살자들은 언제든지 다시 만들 수 있잖아.”

“샤를로테.”

“알았어, 알았다구. 시간만 있었어도 내가 쫓아갔을 텐데, 어쩔 수 없었어.”


정색하는 아린에게 샤를로테가 양 손을 모아 미안함을 표했다.

물론 샤를로테의 웃는 얼굴이 그녀가 진심이 아님을 모두가 알게 했다.


“무구는 변수가 있는 물건이라 얻었으면 했는데 아쉽네요. 그럼, 하프니엘...도 마찬가지겠죠?”


아린이 샤를로테의 맞은편에 있던 하프니엘을 보며 시무룩하게 물었다.


“...마찬가집니다.”

“흥! 잘난 체는 혼자 다 하더니, 너도 똑같잖아!”


샤를로테가 하프니엘을 보며 팔짱을 끼고 말했다.


“할 말은 없다. 벌이라면 받겠습니다.”

“뭐, 뭐? 벌... 받아야 돼?”


하프니엘의 말에 샤를로테가 아린에게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벌이라뇨. 아쉬운 건 아쉬운 대로 넘겨야죠. 하지만 제로. 당신은 좋은 소식을 들려줄 거죠?”


아린이 눈에 빛을 내며 말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번 출정,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제로가 하프니엘을 보며 말했다.

그리고 둘의 눈이 마주치자, 하프니엘만 들을 수 있게 입을 뻐끔거렸다.


‘운이 좋네.’


살짝 움찔하는 하프니엘을 보고 제로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은 뒤, 말을 이었다.


“먼저 샤를로테와 하프니엘이 자칫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었던 두 종족을 무력화시킨 것도 좋았지만, 최고의 공적은 역시 라스테리아와 가스펠이겠죠.”

“풋!”


제로의 말에 샤를로테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피식했다.


“너무 비웃지 말라고. 둘은 정말 잘 해줬으니까. 먼저, 설산은 넘어가는 것에 무리가 없었다는 것도 확인이 되었죠. 그리고...”


제로가 품안에서 반짝이는 검을 꺼내들었다.

라스테리아가 가스펠의 등에 찔러 넣었던 검이랑 같은 것이었다.


“이게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도 확인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살아 돌아온 천족들이 그러더군요. 샤를로테와 가스펠이 하나가 되었고 근처의 천살자들이 각성했다고. 이로써 우리의 전력이 완성되었다 봐도 좋겠지요.”

“꺄하하하하! 역시 모르모트들이야! 끝까지 역할을 다 해줬네!”


제로의 말에 샤를로테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배를 잡으며 웃었다.


“샤를로테!”

“아하하하! 알았어~ 동료의 목숨을 소중히. 그래서 그게 끝이야? 하프니엘도 따라갔었다며.”


아린이 양 허리에 손을 올리고 소리치자, 샤를로테가 손사레를 치며 말을 돌렸다.


“물론. 하프니엘이 주의를 끌어준 덕에 과거의 신이 새로운 신에게 바칠 선물도 잘 가져왔지.”


제로가 품에서 빛나는 녹색의 열매를 꺼내들었다.


“이게... 그 난리를 처가며 얻은 거라고?”


샤를로테가 열매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알아보지 못하겠지. 엑시온님께선 분명 만족할거야.”

“다행이에요. 사실상 저게 가장 큰 목표였으니. 정말 좋은 소식이네요.”


제로의 말에 아린도 환하게 웃어보였다.


“그런데 말이야.”


그때, 샤를로테가 분위기를 깨며 앞으로 나왔다.


“아린이나 제로가 계속 말한 우리의 새로운 신님은 언제 보여주는 거야? 제로가 저것도 가져왔으니 이제 보여줘도 되는 거 아니야?”

“그렇네요. 이제 모든 준비가 갖춰졌으니 조만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샤를로테의 말에 아린이 어깨를 으쓱했다.


“실제로 존재하기는 하는 거지? 이제 와서 사실은 없었습니다! 이럴 건 아니지?”


아린의 확신 없는 대답에 샤를로테가 아린을 노려봤다.


“그렇게 말해도...”


[내 존재가 궁금했나보네.]


말을 잇지 못하는 아린의 말을 다른 목소리가 덮었다.

이 목소리는 마치 머릿속에서 울리는 듯 했다.


“뭐, 뭐야! 누구야!”


갑작스런 소리에 당황한 샤를로테가 소리쳤다.


[잘 가져왔네. 이게 내 전임의 선물인가?]


목소리의 정체가 어느새 제로의 옆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읏!”


샤를로테는 순간 말을 할 수 없었다.

갑작스런 의문의 남자의 등장에 당황한 것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그가 등장한 후에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깊은 냉기에 몸이 얼어붙는 듯 했다.

마치 신전 전체가 얼어붙는 느낌.

심장마저 얼어붙어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오셨나요?”


갑자기 등장한 빛나는 금색장발의 남자를 보고 아린이 허리를 숙였다.

모두가 얼어붙은 이곳에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아린, 다인 그리고 제로뿐이었다.

제로는 남자의 등장에 말없이 고개를 숙인 후 열매를 들어 올려 보였다.


남자는 제로에게서 열매를 받아들고 앞으로 걸어갔다.


쩌적. 쩌적.

남자가 걸을 때마다 발끝에서 냉기가 터져 나와 바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남자는 천천히 걷다가 샤를로테의 앞에 멈춰 섰다.


[어때? 아직도 내가 의심되나?]


남자의 말에 샤를로테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이미 몸은 얼어붙어 움직일 때마다 고통이 밀려왔지만 멈출 수 없었다.

여기서 가만히 있다간 틀림없이 죽는다.

이렇게 생각했다.


남자는 샤를로테를 보고 살짝 웃은 뒤, 그대로 걸어가 아린이 앉아있던 곳에 자연스레 앉았다.


“저어... 엑시온님?”


자리에 앉은 엑시온이라 불린 남자를 보고 아린이 말했다.


[왜 그러지? 나의 사랑스러운 신도야.]


“모두 힘들어하는 거 같아서요.”


[아, 그렇네. 간만의 외출이라 너무 신난 것 같군.]


엑시온이 손을 휘젓자, 파캉!

얼어붙었던 공간이 순식간에 깨졌다.


“허억... 허억... 허억...”


샤를로테가 공간이 원래대로 돌아오자 숨을 몰아쉬었다.


“선물은 맘에 드시는 지요.”


제로는 숨을 헐떡이는 나머지 사람들을 힐긋 보더니 엑시온에게 물었다.


[오랜만에 보는 영롱한 빛이네.]


엑시온이 입을 살짝 벌리자, 열매의 빛이 순식간에 엑시온의 입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엑시온의 손엔 무색의 열매만이 남아있었다.


엑시온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침을 삼켰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효과가 없나요?”


그리고 그런 엑시온을 보며 아린이 걱정스레 물었다.


[아니. 너희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고 있을 뿐이다. 아주 좋아. 이제 밖으로 나갈 수 있겠어.]


아린을 보며 엑시온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내가 분위기를 망친 거 같네. 마저들 이야기해.]


‘이런 미친. 맘대로 얘기할 수 있겠냐고.’


샤를로테가 엑시온과는 눈도 마주치지 못한 채 혼자서 생각했다.


[아 그렇군. 난 없다고 생각해.]


‘그게 말한다고... 응?’


순간 의자에 앉아있던 엑시온의 기척이 사라졌다.

샤를로테가 의아함에 고개를 들자, 그곳에는 여전히 엑시온이 앉아있었다.


“허업!”


샤를로테는 엑시온과 눈이 마주치자 곧바로 눈을 내렸다.


‘아니. 아직도 있잖아!’

“하하. 그럼 빠르게 마무리를 해볼까요?”


아린이 싱긋 웃으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


“모두의 앞에 신께서 모습을 드러내셨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움직여 보도록 하죠. 듣기론 용족이 벨리칸과 손을 잡았다던데요?”

“예. 용왕이 패배하는 것만을 기다린 화룡장이 완전히 정권을 잡고 벨리칸과 힘을 합친 거 같더군요.”


아린의 물음에 제로가 대답했다.


“본인의 처세가 똑똑하다고 생각하겠죠. 무슨 짓을 하던 이제 의미가 없을 텐데. 어차피 마족은 움직이지도 못할 테니. 가장 먼저 용족부터 멸종시켜볼까요?”


아린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끝입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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