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이 존나 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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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탕
작품등록일 :
2022.07.26 06:59
최근연재일 :
2022.08.19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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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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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아카데미 설립 계획

DUMMY

배불렀다.

고기로 위장을 채울 만큼 채웠다.

이윽고 디저트를 먹을 시간이었다.

주방으로 가서 냉장고를 열었다.

멜론이 사이즈가 있다 보니까 최 여사님이 두 그릇에 나눠서 담아 놓으셨다.

한 그릇을 들고 귀여운 여동생들을 찾아갔다.

시연이의 무릎 위에 다정이가 앉아 있었다.

시연이도 겨우 여덟 살밖에 안 먹었는데 언니라고 음식을 손수 먹여 주었다.

멜론이 담긴 그릇을 테이블 위에 놓고 다정이를 들어서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

“멜론 먹자.”

“나 안 먹을래.”

배부른 모양이었다.

다른 때 같았으면 더 이상 음식을 권유하지 않았을 텐데 이 멜론이 특별했다.

여동생한테 꼭 먹이고 싶었다.

“정말 맛있는 건데 안 먹어?”

“응.”

농경지 멜론의 과육은 겉보기에는 지구의 것과 별다를 바 없었다.

한 조각을 포크로 집어서 다정이 대신 시연이의 입에 집어 넣었다.

“맛이 어때?”

그녀의 표정을 유심히 관찰했다.

“엄청 달콤해!”

“또 먹을래?”

“응.”

자신이 먹여주는 게 불편했는지, 본인이 직접 포크로 집어 먹기 시작했다.

얼마나 달콤하길래 쉴 새 없이 입에다가 넣는 건지 궁금함을 느낀 박윤형도 한 조각 먹었다.

사각-

베어 물자마자 입 안 전체에 감미로운 맛이 확 퍼졌다.

멜론이 이 정도로 달 수가 있구나.

자신도 모르게 감탄하게 되었다.

동생하고 사이좋게 하나씩 번갈아가면서 먹다 보니까 어느새 빈 그릇이 되었다.

“오빠 멜론 더 없어?”

“있어. 가져올 테니까 잠시만 기다려.”

시식 평을 하자면 기존의 멜론보다 두 배 더 달콤한 맛?

그렇다고 치아가 썩을 것처럼 달지는 않았고 멜론의 풍미가 입 전체에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달았다.

두 사람이 먹는 걸 지켜보던 다정이가 따라 먹고 싶어졌는지 조그만 입을 열었다.

“오빠. 나도 하나 줘.”

다정이의 입에다가 한 조각을 집어 넣어 주었다.

한 번 씹더니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맛있어?”

“응.”

자신이 직접 재배한 농작물이었다.

자연적으로 잘 자라서 노동력을 크게 소모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자신의 것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곳에서 농사지을 수 있는 농사꾼은 자신이 유일했다.

가족들이 맛있게 먹어 주니까 농사지은 보람을 느꼈다.

이게 단순한 멜론이 아니었다.

탄생 과정이 아주 특별했다.

마치 몬스터를 죽이고 드랍되는 부산물과 같았다.

특별한 멜론이 어떤 효능을 발휘할까?

그것을 파악하기 전에 주의사항이 있었다.

모든 과일이나 채소가 반복해서 먹어야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지, 한두 번 먹어서는 먹은 티가 나지 않는다.

동생들이 엄청 좋아하니까 싫증 날 때까지 멜론을 공급해야겠다.

그렇게 매일매일 먹다 보면 이것의 매력이 틀림없이 밖으로 드러날 것이다.

*

파티가 끝나고 손님들이 줄줄이 빠져나갔다.

장남으로서 부모님과 함께 그들을 배웅한 뒤 방으로 돌아왔다.

어느새 밤이 깊었다.

내일도 학교에 가야 하기 때문에 당장 씻고 침대 속으로 들어갔다.

*

박시연은 오늘 먹은 멜론에 진심으로 만족했다.

멜론은 참 맛있는 과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주 먹어 왔지만 오늘 먹은 것은 유달리 달콤했다.

침대 위에 누워 있었고, 잠자기 전까지 오늘 먹은 멜론의 맛을 떠올리며 그에 관한 생각을 이어갔다.

‘어디서 난 거지?’

백화점에서 파는 건가?

어째서 그렇게나 맛있는 것을 여태까지 못 먹어봤었지.

품종이 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도 먹어야지.’

그런 것을 언제든지 먹을 수 있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과일 중에서도 원탑으로 뽑아도 될 것 같았다.

박다정도 오늘 먹었던 멜론을 떠올리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또 먹고 싶다.”

사람이 배부르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입에 잘 안 들어간다.

그런데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부담스럽지 않았다.

흐뭇한 표정을 지으면서 단잠에 빠져들었다.

*

농경지에 들어왔다.

오늘 멜론을 몇 개 따갈지 고민했다.

“두 개 가져가자.”

가족들끼리만 먹을 건데 서너 개씩 대량으로 가져갈 필요는 없었다.

과일 치고는 멜론은 사이즈가 크기 때문이다.

하나만으로도 적지 않은 조각이 나온다.

사과 농장으로 이동했다.

아직까지는 줄기가 튀어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씨앗에서 싹이 트기는 했을 것이다.

나무기 때문에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자라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

다음 날이 되었다.

아침부터 동생들이 멜론을 찾았다.

최 여사님이 자신의 방을 방문했다.

“도련님. 그 멜론 어디서 구해 오신 거예요? 아가씨들이 그것을 꼭 먹어야 하겠대요. 백화점 거는 맛없어서 못 먹겠다고 하시네.”

“이건 제가 친구한테서 구해 온 거예요. 시중에서는 안 팔아요.”

멜론 두 개를 전달했다.

최 여사님의 손을 탄 멜론 조각들은 곧바로 여동생들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박시연은 점심시간에 먹을 간식으로 멜론을 챙겨 갈 생각이었다.

겨우 하루가 지났을 뿐인데 그것에 대한 여동생들의 애정이 남달라졌다.

박윤형도 간식으로 다른 과일은 됐고 멜론을 자주 먹을 생각이었다.

“자주 먹다 보면 좋은 일이 발생할 거야.”

정령의 말을 신뢰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방면에서든지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겼다.

화장실로 들어갔다.

수돗물을 틀고 세수하기 전에 자신의 얼굴을 관찰했다.

피부에 여드름이 한두 개씩 돋아나더니, 어느새 삼사십 개는 난 것 같았다.

이마, 인중, 볼때기 가릴 것 없이 여드름이 골고루 퍼져 있었다.

자신의 얼굴을 살펴볼수록 낯빛이 점점 어두워져 간다.

안 그래도 못생겼기로 소문난 얼굴인데 피부까지 안 좋으면 어떡하란 말인가.

신으로부터 버림 받았다고 말할 수 있는 육체였다.

지난번에 공부하기로 멜론이 피부 건강에 좋다고 들었다.

한 차원 높은 품종을 매일매일 먹을 예정이니까 피부가 좋아질 것으로 믿고 여드름 문제를 방치하기로 했다.

*

미국의 한 실험실.

이곳에서 일하는 과학자들은 구원자에 관한 실험을 하고 있었다.

막 구원자로 각성한 소하급은 무력 측면에서 일반인과 다를 바 없었다.

그렇다면 소하급 중기는 일반인과 얼마만큼의 차이가 있을까?

이곳에 속한 과학자들의 주요 업무는 일반인을 기준으로 구원자의 우월성을 테스트하는 것이었다.

현재 주상급 절정까지는 무력 측정이 완료되었다.

오늘은 대성급 초기 구원자의 방어력을 테스트하는 중이었다.

황량한 사막의 한편에 한 근육남이 서 있었다.

미국인들이라면 그의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누군지 대답할 수 있었다.

바로 조셉 자이언트였다.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구원자가 누구냐면 이 남자였다.

유명하기로 2순위, 3순위가 누군지는 사람마다 의견이 갈리지만 1순위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미사일이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조셉 자이언트가 씩 웃으면서 미사일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퍼어엉!!

미사일 탄두에 담긴 화약의 양을 조금씩 늘려 나가면서, 과연 조셉이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는지 체크하고 있었다.

실험관끼리 이야기를 나눈다.

“대성급 구원자를 물리치려면 핵탄두 미사일이라도 발사 해야겠는데요.”

“구원자 한 명을 잡자고 핵폭탄을 터트리는 건, 마치 빈대 한 마리를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죠.”

그렇다면 사실상 대성급 구원자부터는 국가에서 무력으로 컨트롤 할 방법이 없었다.

정치인들이 들으면 낯빛이 굳어질 만한 사안이었는데, 자신들은 실험에 집중하면 그만이었다.

대성급 이상의 구원자들이 일으키는 문제는 자신들이 해결할 게 아니었다.

조셉 자이언트는 하늘 위로 날아갈 것만 같았다.

지금의 미소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었다.

이 실험에 참여한 대가로 오백 억을 받을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지만 미국 정부에서 자신을 죽이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고방식이 굉장히 쿨했다.

‘끝나고 맥주나 먹어야겠다.’

*

대한민국 검사가 구원자한테 습격당한 뒤로 집권당 내부에서는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었다.

검사가 공격당한 마당에 정치인이라고 해서 구원자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리란 보장이 없었다.

아무리 국회의원들이 시대의 흐름에 맞춰 국가의 세금으로 경호원을 고용할 수 있다지만 그들로는 축하급이나 소하급만 감당할 수 있었다.

주상급 이상 몬스터 및 구원자가 습격하면 국회의원이라도 당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그렇다고 주상급 구원자를 경호원으로 고용하자니 그와 관련된 예산을 과도하게 책정해야 한다.

그랬다가는 국민들의 비난과 질타를 받기 딱 좋았다.

정당의 인사들이 모여서 정책 토론하고 있었다.

“국가 소속의 구원자들을 육성해야 합니다.”

“어떤 방식으로요?”

“구원자 학교를 설립합시다. 입학 조건으로 졸업한 이후 정부 소속 공무원을 시켜주는 겁니다. 입학생들 입장에서는 졸업한 후 취업이 보장되니까 기뻐하겠죠.”

다른 국회의원이 그 의견을 반박했다.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은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는데 굳이 공무원이 되려고 하겠습니까?”

“입학할 때 계약서로 묶어 놓으면 그만입니다.”

정당에 속한 국회의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그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지 고민했다.

“강제성을 띄면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들은 애초에 입학하려고 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어떡합니까? 더 좋은 의견이라도 있습니까?”

“우리 입학에는 그런 제한을 두지 맙시다. 채찍을 가하려고 하지 말고 당근으로 유혹합시다. 국가에서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공법이 있지 않습니까. 기본적인 것은 모든 학생에게 제공하되, 정부에 들어오기로 약속한 사람들에게는 그것들을 제공하는 겁니다.”

구원자 학교를 설립하는 데 이견을 가진 사람은 없었다.

세부적인 사항을 조율하면서 의원들마다 생각이 갈리고 있었다.

“누구를 선생님으로 고용합니까? 아무나 가져다 쓰면 학교의 권위가 설립 초기부터 땅바닥을 길 텐데요.”

“주상급 구원자를 찾아봅시다.”

“주상급 구원자는 일 년에 몇십 억씩 버는 능력자들인데 우리들이 부탁한다고 선생님을 하겠습니까?”

결론적으로 대기업 클랜들과 협업하기로 했다.

그렇게만 된다면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선생으로 고용할 수 있었다.

대신 인재들이 대기업으로 쏠릴 수 있었는데, 어차피 떠날 사람은 아무리 붙잡아도 떠나게 되어 있었다.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을 정부로 끌어들이는 조건으로 세제 혜택을 고려하기로 했다.

현재 상위 소득자에게 최대 50퍼센트의 세율을 부과하고 있었다.

종합소득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면 개인에게 있어서 엄청난 이득이 틀림없었다.

“이건 어떻습니까? 정부 소속이지만 조건부로 개인 활동도 허락하는 겁니다. 그럼 더욱 큰 메리트를 느낄 것 같은데요.”

“좋은 의견인데요?”

정부에 소속되었을 때 가장 큰 단점은 공무원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는 점이었다.

일반 공무원에 비해 비교적 개인 활동이 자유롭다면 잘나가는 구원자라도 정부에 소속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 볼 것이었다.

집권당 국회의원들이 잠재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포섭하기 위해 내놓은 조건들이 굉장히 합리적이었다.

종합소득세 세제 혜택은 구원자 학교 입학생들한테만 제안하는 조건은 아니었고, 주상급 이상의 구원자에게 모두 오퍼를 넣어 볼 방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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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중학교 졸업이 머지않다 +2 22.08.15 132 2 12쪽
15 15화. 농경지에 튤립을 심다 22.08.14 154 5 11쪽
14 14화. 몬스터 출현 22.08.13 172 7 13쪽
13 13화. 놀이공원을 놀러가다 22.08.12 178 6 11쪽
» 12화. 아카데미 설립 계획 22.08.11 192 7 12쪽
11 11화. 퇴원 기념 파티 22.08.10 190 7 11쪽
10 10화. 일상 생활 22.08.09 212 6 12쪽
9 9화. 궁지에 몰린 클랜 22.08.08 224 6 11쪽
8 8화. 감히 부장검사를 습격하다니... 22.08.07 236 6 12쪽
7 7화. 가족 관계 22.08.06 253 6 13쪽
6 6화. 축하급 구원자의 강연 22.08.05 268 7 12쪽
5 5화. 멜론 심기 22.08.04 286 8 12쪽
4 4화. 경지가 수명을 결정한다 22.08.03 328 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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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화. 의문의 씨앗 22.08.01 410 10 12쪽
1 1화. 슈퍼스타 최혜미 +3 22.08.01 609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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