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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킹
작품등록일 :
2022.08.02 02:38
최근연재일 :
2022.10.1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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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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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북해로 향하는 길

DUMMY

“북해에서 벽력탄의 재료가 무엇이지 최우선으로 조사해야 한다. 만년한철은 그 다음이다. 명심하거라 도후야.”

“예. 명심하겠습니다.”

“북해에서만 나는 것이라 하니 빙정(氷精)부터 생각이 난다만··· 귀하디 귀한 빙정으로 그 많은 벽력탄을 만들었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북해사람은 피부가 매우 하얗고, 눈동자가 하늘의 색과 같다. 우선, 북해사람의 용모가 아닌 사람부터 의심해 보고, 추적해 보거라.”

“예. 저··· 가주님. 혹···. 빙궁주를 뵌 적이 있습니까?”

“아주 어렸을 적··· 전대 빙궁주를 뵙긴 했지만···. 오래 전 일이라 여인이라는 것 밖에 기억이 안 나는 구나. 당문에서 방문했다 하면 적대하진 않을 것이다. 허나, 새외의 세력들은 폐쇄적이니 항상 조심하거라.”

“네.”


“자! 출발!”


손을 앞으로 가리키며 도후와 지헌을 쌩 지나쳐가는 수혁. 앞으로 걸어 가던 수혁이 휙 돌아서며 소리쳤다.


“아 형님! 가주님과 그만 노닥거리고 빨리 오세요! 북해는 엄청 멀다면서요!”


“독을 안 맞아서 그런가 요즘 들어 수혁이 저 녀석 더 힘이 넘치는 것 같다. 벽력탄이고, 만년한철이고 제일 우선 순위를 쟤 사고 안치게 하는 걸로 바꿔야 할 듯 싶다.”

“하하하. 가주님. 너무 염려 마십시오. 생각보다 영리한 아이입니다.”

“영리해서 더 문제다. 하···.”


지헌이 지끈거리는 이마를 감싸 쥐었다.


“자 다됐습니다. 누님! 이리 보니 정말 여검사 같습니다?”


도진이 소영의 등에 검집을 메어 주곤 엄지를 치켜올렸다.


“정말? 수혁이가 어렸을 때부터 검술, 검술 그렇게 노래를 부르더니 결국 검을 만들었네.”


스릉.

탁.


소영이 구검을 검집에 넣고 도진과 함께 대문을 넘었다.


“백진, 장청! 너희도 빨리 안와!”


수혁의 닦달하는 외침에 짐수레를 끌고 당문의 대문을 넘는 백진과 장청.


“어후··· 무겁다. 사제··· 왜 우리가 이걸 끌어야 하는 것이냐?”

“어찌 우리가 당문에 얹혀가는 모양새지 않습니까? 이거라도 해야죠···. 사숙, 좀 고되더라도 우리가 참읍시다. 다 장문인을 위한 일 아닙니까?”

“끄응···.”


백진이 앓는 소리를 내었다.

백진과 장청이 끄는 거대한 수레엔 북해의 추위를 막아줄 털옷이 가득 들어있었다.

단련된 무인에게 털옷이 실린 짐수레쯤이야 깃털같이 가볍겠지만, 문제는.


“저···. 수혁. 이거 꼭 다 가져가야 하는 겁니까?”

“무인이 무기를 충분히 챙겨가야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는데! 모용에서 그 난리가 난 걸 벌써 까먹었어?”

“그래도 이건 좀··· 너무 많지 않소.”


털옷은 그저 야구를 덮는 용도로 밖에 안보일정도로 짐수레 밑엔 야구가 가득 실려있었다.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마치 금품을 가득 실은 수레를 털옷으로 가려놓은 모양새 같았다.

그렇게 6명의 무인이 북해로 향하는 여정의 준비를 마쳤다.


“가주님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당가주님. 강녕하십시오.”


도후와 백진이 포권하자, 뒤에 서 있던 아이들도 따라 포권했다.


“신변에 위협이 생기면 즉각 도망쳐야 한다. 그깟 무인의 자존심보다 목숨이 더 소중한 법이다. 알겠느냐?”

“존명!”

“비검도 몸 성히 돌아오시오.”

“예! 당가주님!”


구검을 등에 찬 4명의 당문 무인과 등에 검이 그러진 2명의 점창 무인이 그렇게 당문을 떠나갔다.


“북해라니···. 그 먼 곳을 아이들만 보내려 하니, 걱정이구나 걱정이야.”


뒤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지헌에 눈엔 꼭 6개의 검이 당문을 떠나는 것처럼 보였다.


***


사천을 떠난 이들이 섬서의 한 객잔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왔다.


“뭐가 그렇게 좋아서 실실 웃어?”

“춘식이가 편지를 보냈거든요.”


수혁은 사천을 떠나기 전, 사천의 개방 분타에서 전해준 춘식의 서찰을 보고 있었다.


[당문의 하나뿐인 형님께. 당형! 비무대회가 끝나고, 진삼형님이 절 급히 찾는 거 있죠? 내가 무슨 잘 못을 했나··· 걱정되는 마음으로 갔는데, 근데 왠걸? 방주님께서 절 기다리고 계시는 게 아니겠어요? 제 이름은 또 어떻게 알았는지 덜컥 개방에 들어왔어요. 헤헤 그래서 이렇게 형님께 서찰도 쓸 수 있게 됐습니다. 모용의 사건으로 개방도 바빠져서 바로 자주는 못 보내겠지만, 종종 서찰을 보내겠습니다. 아 참, 요즘 요녕에 길림에서 온 사람들이 꽃을 길러요. 새 빨간 꽃들이 땅을 수놓듯 펴기 시작했는데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라요. 요녕에 다시 오면 꼭 제가 보여드릴게요! 그럼 이만. 개방 개목 춘식 올림.]


“크크크. 결국 개방에 들어 갔대요. 그 노인 거지한테 춘식이 이름 언지 해두길 잘했다.”

“노인 거지···?”

“누님. 아마··· 개방의 방주님일 겁니다.”


고개를 내 젓는 도진.

수혁이 도후의 옆에 딱 붙어서 물었다.


“형님. 섬서에도 개방의 분타가 있죠? 저 춘식이한테 답장 보내고 싶은데···.”

“녀석. 사천에선 급하다고 방방 뛸 땐 언제고··· 일단 오늘 안에 저기 보이는 저 산은 넘어야 한다. 산을 넘어 산서에 도착하면 답장은 그 때 보내도록 하자꾸나.”

“네···.”


잔뜩 기대했던 수혁이 시무룩하게 고개를 팍 숙였다.


“근데 점창의 제자들은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것이냐?”

“엄청나게 먹던데요···?”


‘그럴 만도 하지. 소처럼 수레를 끌고 섬서까지 내 달려왔으니···.’


-“알베···아니 장청 너 안 뛰어? 하루 빨리 장문인 의족 만들어 줘야 할 것 아니야?”

-“헉··· 헉···. 수혁. 헉···. 조금만··· 천천히···.”


-“이거 이거. 사숙이란 자가 사제보다 못 뛰면 쓰겠어? 날으는 검이라더니 아주 느려 터졌고만!”

-“허어어억··· 헉···. 당소협! 당문은 원래 경공이 뛰어나기로 유명하지 않소! 거기다! 헉··· 헉···. 이 무거운 수레를 끌며 어찌 그 속도를 쫓아가란 말이오!”


채찍만 없었다 뿐이지, 마치 마부와 같은 수혁의 모습을 도후가 회상했다.

장청과 백진이 후들거리는 다리를 끌며 객잔을 빠져 나왔다.


“사숙···. 그래도 먹으니 살 것 같습니다.”

“내··· 왜 널 따라와 가지고··· 내 님도 못 보고···. 흐윽.”


비참한 마음에 백진이 속마음을 입 밖으로 다 내어버렸다.

당문의 아이들이 모두 안쓰럽게 그들을 쳐다보았다.

한 명만 빼고.


“장청.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는데 뭐부터 들을래?”


수혁이 눈웃음을 치며 장청에게 물었다.


“조···좋은 소식 먼저 듣는게 좋겠소.”

“해 지기 전까지, 산서에 도착하면! 내일 수레는 나랑 당도진이 끈다.”

“저···정말이오?”

“야 당수혁! 난 왜! 내 의견도 안 묻고!?”


노발 대발 하는 도진을 깔끔히 무시한 수혁이 씨익 웃으며 장청과 백진의 사이로 들어와 속삭였다.


“나쁜 소식은···. 저기 저 산을 넘어야 산서래.”


수혁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장청과 백진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갔다.


“왓더 펔!!”


신선이 살 것만 같은 웅장한 산.

화산의 엄청난 높이에 장청이 그만 욕지거리를 내뱉고 말았다.

그것도 영어로 말이다.


***


“펔! 펔! 펔!”

“사제···. 자꾸 뭐라고 외치는 건가···? 당소협···. 우리 사제가 이상하오. 조금만 쉬면 안되겠소?”

“사숙! 저 괜찮습니다 쉬면 안됩니다! 해가 지기 전에 반드시 이 산을 넘어야 합니다!”


중원에서 화산이라 함은 오악(五岳)중 하나로 깎아 내리는 절벽과 험준한 지형, 화산파의 본문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물론 이들은 절벽이나, 화산 꼭대기에 자리잡은 화산파를 거쳐 가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짐수레를 끌고 화산을 오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였다.


그렇게 한참을 화산을 넘어 해가 질 무렵.

드디어 이들은 화산의 내리막을 걷고 있었다.

이제 조금만 더 걸으면 산서에 도착할 참이었다.


“어이!”


사람만한 거대한 대도를 든 남자를 선두로, 족히 오십 명은 되어 보이는 도적 떼가 수혁의 일행을 멈춰 세웠다.


“쟤네 뭐냐···?”

”산적··· 같은데?”

“저··· 저 얼굴은 노··· 녹림왕?”


그래도 이들 중 나름 중원 물 좀 먹었던 도후가 대도를 든 사내.

녹림왕 척산의 얼굴을 알아봤다.


“오라버니는 농담도 참···. 녹림왕이 어떻게 화산에 있어요. 여기 화산파가 있는데.”

“화산파가 있는데도 산적이 있다는 거 자체가 모순이 아니더냐?”

“······”


도후의 ‘녹림왕’이란 말을 들은 수혁이 대뜸 소리쳐 물었다.


“야! 너 녹림왕 맞아?”

“크하하하! 날 알아보는 가? 알아봤으면 대화가 잘 통하겠군. 그래 나 녹림왕 척산이다. 얌전히 그 수레를 놓고 간다면 목숨만은 살려주지.”


척산의 대답에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도진에게 묻는 수혁.


“···뭐라는 거야 쟤?”

“이거··· 놓고 가라는데?”

“왜···?”

“뭐 보물이라도 끌고 가는 줄 아는 거 아냐?”


수혁이 한숨을 팍 쉬고, 뒤를 보며 말했다.


“하··· 쟤네 때문에 도착하기 전에 해 지겠는데?”


스릉.

스릉.


백진과 장청이 차가운 눈빛으로 검을 꺼내며 당문의 아이들을 지나쳐 앞으로 나갔다.


타다닥.

타다닥.


“저···저!”


도후가 말릴 새도 없이 곧장 산적무리로 돌격하기 시작하는 둘.

도후가 그들을 지원하려 급히 소매에 손을 넣으려 했다.


“형님. 잠시만요.”


수혁이 도후의 손목을 잡아 멈췄다.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

“저··· 안 그래도 해보고 싶은 게 있었거든요.”


수혁이 잡았던 도후의 손목을 놓고 앞으로 발걸음을 땠다.

평소와 다른 수혁의 진중한 눈빛에 도후가 그 뒷모습을 지켜만 봤다.


품속에서 묵철로 만든 야구를 꺼내 어깨를 뒤로 바짝 꺾은 뒤, 강하게 땅을 밟는 수혁.


호보(獅步).


분명, 호보를 단번에 밟는 것은 오호단문도를 가르쳐 준 팽우진 조차도 불가능에 가깝다 말했었다.

허나, 만독신단과 몸에 남아있던 독기를 전부 내공으로 치환시킨 수혁이었다.

그 나이에 것으로 볼 수 없는, 방대한 내력을 가지게 된 수혁이 보란듯이 곧장 호보를 밟았다.


콰앙!


굉음과 함께 수혁이 밟은 땅이 움푹 들어갔다.

이후, 수혁의 손을 떠나는 야구.


쇄애애액.


파츠츠츠직.

파츠츠츠.

파아아아아앙!!


곧장 척산을 향해 날아가던 야구가 엄청난 굉음을 스스로 터트리며 나아갔다.

야구가 굉음과 함께 충격파를 발산하며 척산을 둘러싸고 있던 산적무리를 모조리 뒤로 날려 버리고, 곧장 척산에게 쇄도했다.


“이···!”


척산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야구를 막으려 대도를 가로로 치켜들었다.


째앵!

퍼억!


야구가 척산이 치켜든 대도를 부수며 그대로 척산의 몸을 강타했다.

한참을 야구와 함께 날아가던 척산이 화산의 절벽에 꽂힌 후에야 겨우 멈춰 섰다.

비장하게 산적들을 향해 돌진하던 백진과 장청이 얼빠진 얼굴로 뒤를 돌아봤다.


“수···수혁··· 방금 그건 분명···”


자신의 앞으로 날아가던 야구가 파공음을 터뜨리고 충격파를 발생시키는 과정을 똑똑히 지켜본 장청이 놀란 눈으로 수혁을 쳐다봤다.

장청은 그 현상이 무엇인지 분명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소닉 붐(Sonic boom)?!”


장청과 백진만 놀란 것이 아니었다.

당문의 아이들과 도후도 입을 쩌억 벌리고 있었고, 야구를 던진 수혁 본인조차 자신의 손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으···음속을 돌파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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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신선화(神仙花)(2) 22.10.05 115 1 11쪽
51 신선화(神仙花) 22.10.04 103 1 10쪽
50 모용세가(2) 22.10.03 128 1 11쪽
49 모용세가 22.10.01 120 1 11쪽
48 다시 사천으로(2) 22.09.29 114 1 10쪽
47 다시 사천으로 22.09.28 130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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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북해빙궁(北海氷宮)(5) 22.09.22 171 2 11쪽
42 북해빙궁(北海氷宮)(4) 22.09.21 136 2 10쪽
41 북해빙궁(北海氷宮)(3) 22.09.20 160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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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북해빙궁(北海氷宮) 22.09.16 165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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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북해로 향하는 길(2) 22.09.14 186 2 11쪽
» 북해로 향하는 길 22.09.13 196 3 12쪽
35 부대 편성(3) 22.09.12 207 4 11쪽
34 부대 편성(2) 22.09.09 224 4 10쪽
33 부대 편성 22.09.08 226 4 11쪽
32 만독신단(萬毒神丹)(2) 22.09.07 226 3 11쪽
31 만독신단(萬毒神丹) 22.09.06 230 3 12쪽
30 분열 22.09.05 229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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