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핵과금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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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과먹
작품등록일 :
2022.08.12 03:47
최근연재일 :
2022.08.23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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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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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1 - 인맥

DUMMY

띠리리링-.


아침부터 귀를 따갑게 하는 알람 소리에 눈을 뜨자 눈꺼풀이 쩍- 하고 갈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우... 이렇게 일찍 일어나보는 것도 오랜만이네."


오후 파트타임만 했던 나에게 오전 7시 기상은 아주 이례적이면서도 큰일이었다.


'일단 샤워부터...'


나는 가볍게 샤워를 마치고 다시 나왔다. 그러고는 옷을 갈아입으면서 잠깐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TV를 켰다.


TV에서는 아침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야, 학교 다닐 때도 아침 뉴스는 한 번도 본 적 없었는데."


감회가 남달랐다. 진짜 어른이 된 느낌이랄까.


[네, 어제 화제가 되었던 사건들을 모아보는 시간. 어사시.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나운서가 밝은 목소리로 코너를 소개했다.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사건은 "을지로 게이트 사건" 입니다! A 등급의 게이트를 단 4시간 만에 격파해 화제가 되었는데요, 현세훈 헌터의 인터뷰 먼저 들어 보시겠습니다!]


그러더니 TV에 곧 현세훈의 모습이 비쳐졌다.


"이번 게이트 클리어에 있어서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보스 룸 또한 유현식 헌터가 단신으로 들어가 클리어 한 것입니다. 인터뷰는 나중에 유현식 헌터께 부탁드리는 게 어떻습니까? 제가 지금 좀 바쁜 일이 있어서 이만..."


현세훈이 살짝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이더니, 곧 자리를 뜨는 현세훈의 모습이 TV에 나왔다. 그나저나 화면발 잘 받네.


[...네, 이러한 현세훈 헌터의 발언 때문에 유현식 헌터에 대한 대중들의 궁금증 또한 증폭되고 있는데요, 한 번 보시죠.]


아나운서가 말하자, 곧 하나의 사진이 TV에 떠올랐다.


"미친, 나 왜 저렇게 나왔어!"


나는 사진에 나온 내 모습을 보고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눈을 찡그린 상태로 입꼬리는 살짝 올라간, 마치 웹툰이나 만화에 나올 법한 세계관 최종 보스처럼 사진이 찍힌 것이었다.


그러고는 사진이 내 얼굴을 집중적으로 비추기 위해 확대되었다.


"제발 멈춰줘!"


[네, 이런 인상적인 표정 때문에 커뮤니티에서는 일명 "실눈캐 헌터"라고도 불리고 있는데요, 실눈캐란 일본 만화에서 유래된 단어로...]


내가 더 이상은 못 보겠어서 TV를 끄려고 할 때, 휴대폰이 울렸다.


현세훈 헌터였다.


"여보세요?"


"네, 헌터님, 준비 되셨으면 이제 내려오셔도 됩니다. 어제 제가 내려드렸던 거기에 있습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나는 황급히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8시 10분이야?"


늦어 버린 것이다.


나는 당장에 필요한 것만을 담은 가방과 휴대폰만을 챙겨, 집을 나섰다.


*


나는 급하게 어제 현세훈이 나를 내려 준 곳으로 뛰었다.


곧, 현세훈의 스포츠카가 보였다.


현세훈이 문을 자동으로 열어 주었고, 나는 급히 그의 차에 탔다.


"죄송합니다. 좀 늦었죠?"


"음? 저는 어제 8시 30분까지 나오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예상보다 일찍 도착해서 그냥 전화를 드렸을 뿐인데, 그렇게 뛰어나오실 줄은 몰랐네요. 하핫."


현세훈이 작게 웃어 보였다.


"아,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군요..."


이게 무슨 수치람. 늦은 것보다야 훨씬 낫지만.


현세훈이 곧 차를 출발시켰고, 자동차가 뻥 뚫린 도로를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한강변에 위치한 거대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고, 그것이 월광 본사 건물임을 알아채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


나는 현세훈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탑승했다.


현세훈이 맨 꼭대기 층, 101층을 눌렀고, 엘리베이터는 빠르게 올라갔다.


'근데 너무 빠른 거 같은데.'


좀 무서울 정도였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현세훈이 나를 어떤 방으로 안내했다.


30평은 되어 보이는 널찍한 회의실 같은 방이었지만 방 안에는 흰 탁자에 의자 세 개, 그리고 검소한 인테리어가 조금 어우러져 있었을 뿐이었다.


나와 현세훈은 의자에 앉았다.


현세훈이 서류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계약서를 내밀었다.


"헌터님을 처음 뵈었을 때랑은 계약 내용이 조금 달라졌으니 확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계약서를 천천히 읽어나갔다.


[계약금으로 7억을 일시불로 지급한다. 헌터 개인의 던전 활동에 대해서는 일체 간섭하지 않으며, 수입도 분배하지 않는다. 월광 측에서 매칭한 게이트 같은 경우는 정산 비율을 헌터 7, 월광 3으로 나눈다. 장비 또는 아이템 같은 경우에는 기본 5:5 분배를 원칙으로 하되, 유동적으로 조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내가 계약서를 읽고 있던 그때, 누군가 들어왔다.


정장을 입은 장신의 여성.


현세훈이 그녀를 향해 고개를 90도로 숙였다.


본능적으로 뭔가 높은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도 현세훈을 따라서 묵례를 했다.


"신입 길드원인가요, 반갑습니다. 제 소개를 먼저 하자면 저는 월광의 대표이사를 맡은 천다희라고 합니다."


월광의 얼굴마담으로도 알려진 여성. 현세훈을 직접 발굴하여, 중견 길드였던 월광을 단숨에 5대 길드의 위치까지 끌어올린 장본인.


그녀가 현세훈에게 몇 마디를 듣더니, 다시 나에게 말했다.


"아, 그렇다면 그... 뭐였지? 실눈캐 헌터! 그 사람이죠?"


가슴에 비수가 팍-. 하고 박히는 듯했다. 너무 부끄러웠다.


"...그렇습니다."


"보통 헌터들한테 별명이 생기는 건 좋은 일이니까 너무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요. 현 부장, 이게 계약서인가요?"


그녀가 웃으면서 계약서를 살펴봤다.


"네, 그렇습니다."


그녀가 계약서를 찬찬히 읽어나가고 있었다.


"지금, 이런걸 계약이라고 쓴 겁니까?"


그러자 그녀가 현세훈에게 불같이 화를 냈다.


"네? 왜 그러십니까?"


현세훈이 크게 당황했다.


"볼펜."


그녀가 현세훈에게 손을 내밀며 볼펜을 달라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현세훈이 그녀에게 볼펜을 하나 건넸다.


그녀가 계약서에 계약금 7억이라 쓰인 곳을 볼펜으로 두 줄을 그었다.


그러고는 일, 십, 백, 천, 만, 십만..... 십 억.


10억?


"10, 10억이요? 이사님 아무리 그래도 이건..."


현세훈이 쩔쩔매고 있었다. 슈퍼루키들의 거의 두, 세 배나 되는 계약금.


"10억. 그 아래는 이 헌터님을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알아들었습니까?"


그녀의 눈빛이 사뭇 진지해졌다.


"현세연 사태를 잊었습니까? 길드의 입장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것뿐입니다."


현세훈은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결국 수긍했다.


"그럼, 이제 저와 계속 계약을 진행해볼까요?"


천다희가 현세훈을 물리고는, 내 앞에 앉았다.


*


나는 월광과의 계약을 끝냈다.


계약금 10억. 대신 고정급은 없는 조건이었다. 꽤 괜찮은 조건이었다. 어차피 던전이 주 수입이 될 테니.


천다희가 나에게 무언가를 건넸다.


초승달 모양의 뱃지.


보랏빛의 보석이 달 모양으로 깎여 있었다. 누가 봐도 이목을 빼앗길만 한 아름다움.


"이건 월광의 상징이예요. 이걸 착용함으로써 유현식 헌터 또한 월광의 일원이 되는 겁니다."


그녀가 나의 옷 가슴팍에 뱃지를 직접 달아주었다.


"정말로 위급할 때에는, 이 월광 뱃지에 마력을 불어넣으세요. 현세훈 부장이 바로 달려갈 겁니다. 이건 신입만의 특권이니 잘 사용하도록 하세요. 계약금은 방금 계좌로 송금했습니다."


하며 그녀가 싱긋 웃어 보였다.


현세훈은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혹시 점심이라도 드시고 가시겠습니까?"


천다희가 물었다.


"아, 좋습니다."


안 그래도 배가 고픈 참이었는데, 약속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으니, 나는 그러기로 했다.


"현 부장, 유현식 헌터를 식당으로 모시도록."


"네, 이사님."


현세훈이 고개를 숙였다.


"가시죠."


현세훈이 앞장서서 나를 식당으로 데려갔다.


도착한 식당은 마치 고급 레스토랑을 보는 듯했다. 월광 길드원들은 이런 식당에서 매일 식사를 하는 건가.


"헌터님께서 후약이 있으신 듯했기에 양이 적은 요리로 준비했습니다. 맛있게 드셔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감사합니다."


대체 어떻게 안 거지? 이건 통찰력 수준이 아니라 독심술 수준이었다.


그리고 곧 음식이 나왔고, 나는 양 갈비 요리를 포크로 찍어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


나는 그날 인생 최고의 식사를 했다.


*


현세훈이 나를 주희연과의 약속 장소인 강남역에 내려주고 다시 떠났다.


"좀 일찍 도착했는데."


까톡!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주희연][혹시 어디신가요?!]

[유현식][지금 강남역 도착했어요]

[주희연][네??? 빨리 갈게요 죄송해요!!!]


일찍 도착한 건 나인데 왠지 미안 해졌다.


[유현식][아, 그건 별로 상관없는데 오늘 만나서 뭐 할 계획인가요?]

[주희연][음, 영화도 보고... 나머지는 만나서 말씀드릴게요!]


"뭐지..."


나는 역 안으로 들어가서 기다리기로 했다.


한 10분쯤 기다렸나?


[지금, 까치산, 까치산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건가?'


주희연이 방금 곧 도착한다고 연락해왔기에, 나는 주희연이 타고 올 열차가 이거라는 걸 추측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문이 열렸고, 주희연은 없었다.


'엥.'


[주희연][저 지금 도착했는데 어디 계세요?]

[유현식][지금 역 안에 있는데 곧 올라갈게요.]


예측 실패다.


나는 다시 계단을 타고 지상으로 올라갔다.


나이가 들었는지 다리가 아파 왔다.


어찌저찌 지상으로 올라가자, 저 멀리에서 누군가 나를 알아보고 손을 흔들어 주고 있었다.


나는 그쪽을 향해 다가 갔다.


그러고는 곧 그녀의 모습이 내 눈에 들어왔다.


흰 셔츠에 검은 스커트. 자칫 밋밋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녀의 몸매는 밋밋함을 자극으로 바꾸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긴 흑발에 큰 눈.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이렇게 보니 꽤 예쁜 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좀 늦었죠? 죄송해요."


그녀가 갑자기 나를 보고 사과했다.


"아, 아니예요. 그런데 뭐 타고 오셨어요? 지하철은 아닌 거 같던데."


"원래 지하철 타려고 했다가 좀 늦은 거 같아서 그냥 택시 타고 왔어요!"


"그렇게 서두를 필요는 없었는데. 왠지 미안해지네요."


그녀는 그럴 필요 없다는 듯이 손을 흔들어댔다.


"근데, 오늘 보자고 한 이유가 따로 있나요?"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그녀는 조금, 고민하더니.


"음, 그냥, 보고 싶어서?"


그녀가 배시시 웃어 보였다.


"아하핫, 농담이고, 일단 영화 예매해놨는데 영화부터 보러 갈까요?"


나는 그녀와 영화를 보고, 저녁을 먹으러 주변 식당으로 갔다.


식사를 하던 중, 그녀가 내 눈을 쳐다보며 말했다.


"현식 씨는 왜 헌터가 되기로 하셨나요?"


돈 말고 생각나는 게 없는데. 나는 조금 그럴듯한 말로 둘러대기로 했다.


"좀 현실적인 이유에서 그럴 수밖에 없었네요. 하하... 형편이 좀 안 좋기도 했고요. 희연 씨는요?"


"아, 그렇군요. 음, 사실 저는 각성을 재작년에 했어요."


"근데 왜 검사를 이번에...?"


"아버지께서 제가 헌터가 되는 걸 반대하셨거든요. 그런데 제가 계속 말하니까, 헌터가 되는 조건을 거셨어요."


그녀가 손가락을 두 개 펴보았다.


"하나는, 헌터 적성 검사에서 C를 받을 것. 이건 현식 씨 덕분에 통과했어요. 항상 감사하고 있어요."


그녀가 손가락을 하나 접었다.


"그리고 마지막은, 뛰어난 동료를 찾아 자기 눈앞에 데려올 것."


나는 그녀의 마지막 말에서 그녀가 오늘 만나자고 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눈치채셨나요? 아하하... 진짜 면목이 없네요... 하지만 제가 아는 헌터라고는 현식 씨밖에 없어서...!"


그녀의 눈빛은 거의 울기 직전이었다.


"정말 간곡히 부탁드려요. 제가 어떤 부탁이든 들어드릴 테니, 저희 아버지를 한 번만 만나주시면 안 될..."


그녀가 무언가를 말하려던 그때였다.


쾅-!


누군가가 식당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덩치가 나의 두 배는 되어 보이는 듯한 남자가 식당 문을 거의 부수다시피 발로 찼다.


주방에 있던 사장이 놀라 그쪽으로 달려갔다.


"저기요, 지금 뭐 하시는...! 잠깐... 설마, 주석훈 헌터?"


식당 문을 박차고 들어온 남자를 막으려는 사장이 깜짝 놀랐다.


잠깐, 주석훈? 주석훈...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이름이다.


"아, 아빠! 여기는 어떻게...!"


주희연 또한 깜짝 놀라 일어섰다.


잠깐, 아빠...? 주 씨... 그렇다면 설마... 주석훈이...


...


"주석훈이라고? S급 1위 주석훈?"


누군가가 소리쳤다.


...


내 뛰어난 판단력이 상황 정리를 끝냈다.


"희연 씨, 어떤 소원이든 들어 준다고 했죠?"


주희연이 눈을 감고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두 번째 조건도 들어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나는 탐욕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작가의말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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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 - 일당백 +1 22.08.23 78 4 13쪽
15 15 - 세트 아이템 22.08.21 105 4 13쪽
14 14 - 오합지졸 +1 22.08.20 121 4 14쪽
13 13 - 인기남 22.08.19 119 5 12쪽
12 12 - 3대 몇? 22.08.18 126 5 14쪽
» 11 - 인맥 22.08.17 146 5 13쪽
10 10 - 실눈캐 22.08.16 164 4 12쪽
9 9 - 결판 22.08.15 167 4 13쪽
8 8 - 지능 차이 22.08.14 161 5 11쪽
7 7 - 운명과 억까 그 어딘가 22.08.14 174 5 12쪽
6 6 - 세 얼간이 22.08.13 218 7 11쪽
5 5 - 하이재킹 22.08.12 245 6 12쪽
4 4 - 적성검사(2) 22.08.12 253 7 12쪽
3 3 - 적성검사(1) 22.08.12 262 6 12쪽
2 2 - 돈 22.08.12 288 7 12쪽
1 1 - 각성하다 22.08.12 360 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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