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대신 빙의 : 에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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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시인
작품등록일 :
2022.08.16 00:32
최근연재일 :
2022.08.1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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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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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

DUMMY

눈 앞이 하얗게 보였다.


민하는 분명··· 아주 분명히 자신의 가슴팍을 뚫고 들어가는 차가운 쇠붙이의 느낌을 느꼈었다.


그런데 아프지가 않았다.


누군가 그랬었다.


사람이 죽는 순간엔 뇌에서 엔돌핀이 엄청나게 분비되어 아무런 아픔도, 고통도 느낄 수가 없다고···


그런건가?


자신의 가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의 압력은 느껴지는데··· 도무지 아픔은 느껴지지가 않았다.


‘아! 누가 나를 찔렀는 지는 봐야 하는데···

그래야 나중에 복수라도 할 수 있을텐데···

하기야··· 죽는 마당에 누가 날 죽였는 지가 뭐가 중요하겠어···

이미 나중이란 건 없을텐데···’


민하의 눈은 가슴 아래로 부터 치고 올라온 피와 눈물로 뒤덮여 이젠 그나마 보이던 하얀색의 배경도 보이지가 않았다.


차가운 아스팔트가 왠지 푹신하게 느껴졌다.


보이지는 않지만 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민하를 쳐다보고 있음이 느껴졌다.


누군가는 비명을 지르고, 누군가는 핸드폰을 들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그리고 알지도 못하는 사람임에도 애타게 부르며 정신 차리라고 말하는 사람들···


민하는 경험 상 이 모든 것이 다 쓸모 없는 일임을 알고 있었다.


이제 그만 조용히 좀 했으면 좋겠다.


폐 속에 들어차 있는 마지막 숨을 내쉬고, 그렇게 쉬고 싶었다.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소리가 동굴 저 멀리로 쏟아져 들어가는 것 처럼 멀어져 갔다.


그리고 민하는 깊은 잠에 들었다.




“허~ 억!”


민하는 마치 악몽을 꾼 것처럼 낮은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역시 꿈이었나? 그렇지··· 내가 그렇게 쉽게 죽을 리가 없지···’


가늘게 안도의 한 숨을 내 쉬고는 타는 목마름에 손을 뻗어 주위를 더듬 거렸다.


그런데··· 여기는 민하가 알던 곳이 아니었다.


불빛은 아주 밝았지만 뭔가 익숙치가 않은 곳이었다.


부시던 눈을 비비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민하가 누워 있는 공간은 하얀색 커튼으로 둘러 처져 있었다.


그리고 그 커튼 너머에는 알 수 없는 그림자들이 스쳐 지나갔다.


커튼 밖으로 한 걸음 나아가 둘러 보니 그 그림자의 주인은 하얀색 가운을 입은 사람들과 단정한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었다.


‘병원이구나··· 그럼 내가 꿈을 꾼 게 아닌가? 그런데 왜 아픈 곳이 하나도 없지?’


민하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몸 여기저기를 더듬어 보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멀쩡해 보였다.


몸도 그대로고, 옷도 그대로였다.


“저기요~ 거기 누구 없어요?”


민하는 자기의 상황을 전해 듣기 위해 일단 누구라도 불러야 했다.


그런데··· 아무도 민하의 부름에 대답하지 않았다.


“저기~ 아이 씨 팔~ 누구 없냐구~~”


민하는 짜증과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정도로 짜증섞인 소리를 냈으면 누군가는 대답해 줄만도 한데··· 그 누구도 민하에게로 와 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가 응급실 입구 쪽에 있는 사람 하나와 눈이 마주쳤다.


유니폼처럼 생긴 단정한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었다.


민하는 그를 향해 손을 뻗어 민하를 향해 까닥거리며 흔들었다.


그러자 그는 아무 말이 없이 미소를 띄며 손가락으로 자기를 가리켰다.


“그래 이 양반아 당신 말야~~”


민하가 이렇게 말하자 그 사람은 천천히 민하가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여기 어디요?”


민하가 묻자 그 사람은 주위를 둘러보면서 말했다.


“병원이네요···”


“아니~ 어디 병원이냐구!”


그 사람의 어이없는 대답에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 민하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져 갔다.


“글쎄요··· 그건 저도 잘···”


“당신 여기 직원 아니야?”


짜증이 난 민하는 그 사람을 위 아래로 쳐다 보며 물었다.


“아닌데요···”


“그럼 당신 뭐 하는 사람인데?”


민하는 그 사람을 한 대 칠 듯이 눈을 부라리며 물었다.


“저는··· 음··· 흔히 알고 계시기로는··· 저승사자? 뭐 그런 거랑 좀 비슷합니다···”


그 사람의 대답의 참고 있던 민하의 화가 폭발했다.


“이게 누구 놀리나~ 지금 장난해? 씨발··· 지금 저승사자 한 번 만나게 해줘?”


“지금 바로 그 사람을 만나고 계십니다···”


그 사람은 화를 내고 있는 민하에 아무런 동요도 없이 차분하게 말을 건네고 있었다.


그리고는 손에 들고 있던 태블릿을 꺼내어 보며 말을 이었다.


“고객 번호 : 1657354

성명 : 경민하

1998년 7월 23일 생 맞으시죠?”


“뭐? 고객··· 뭐? 그게 뭔데?”


자신의 이름과 생일을 말하는 그 사람에게 당황한 민하는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민하의 뒷 부분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 손의 끝에는 피로 물들어져 있는 이불을 얼굴까지 덮고 침대에 누워 있는 사람이 있었다.


민하가 다시 그 사람에게 뭔가 물어보려 하자 그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며 괜찮다고··· 해보라는 듯이 손을 까닥였다.


그러자 민하는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의 이불을 들쳐 올리려 했다.


하지만 이불은 만져지지 않았고 민하의 손을 그냥 통과해 버렸다.


너무 놀란 민하는 놀란 눈으로 그 사람을 다시 쳐다 보았다.


그러자 그 사람은 아차 싶은 지 자신의 머리를 두어 번 두드리더니 직접 침대로 와서 이불을 들어 올렸다.


그 안엔 피 투성이가 된 민하 자신이 누워 있었다.


죽어 있는 자기 자신을 본 민하는 머리를 망치로 한 대 맞은 것 마냥 충격을 받았다.


분명 살아 있을 때와 똑같이 사람들이 보이고 그들이 떠드는 소리도 들리는데··· 자신이 죽은거라니···


아직 인정할 수도, 인정 하고 싶지도 않았다.


자기를 저승사자라 소개한 사람은 민하의 그런 행동이 익숙한 지 그냥 지긋이 바라보며 시간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잠시 시간이 흐르자 민하의 생각이 많이 정리가 된 듯 보였다.


“그럼 이제 어떻게 됩니까?”


민하는 상대방의 존재를 확인하자 존댓말을 쓸 수 밖에 없었다.


저승자사란 사람은 그냥 지긋이 민하를 바라 보고 있었다.


“이제 뭐··· 그··· 천당이나 지옥··· 그런데로 데리고 가나요?”


이게 두려움인지 아님 호기심인지 모르겠지만 어째든 민하의 목소리는 조금은 떨리고 있었고 말도 더듬기 시작했다.


‘혹시 지옥에라도 데려가면 어쩌지?’


‘내가 서른도 안되서 죽는 것도 억울한데··· 죽어서도 지옥에서 고생할 수 없는데···’


오만가지 생각이 민하의 머리 속을 스쳤다.


“뭐···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사후세계라는 게 그렇지는 않아요··· 잘 살았던 못 살았던간에 그게 다 그 사람의 책임도 아니고···”


민하는 이 사람이 하는 말에 일단 안심을 했다.


‘적어도 지옥 같은 데에 가서 고생은 안하겠구나···’


민하가 말똥말똥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 보며 더 이상 질문이 없어지자 저승사자는 민하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자··· 그럼 우리 편한 데 가서 얘기 좀 할까요?”


그는 이렇게 말을 하고는 민하를 응급실 밖을 향해 데리고 나갔다.


그 때, 익숙한 얼굴들이 응급실을 향해 뛰어 들어왔다.


‘철우, 경섭이 그리고··· 아~ 쟤 이름이 뭐였더라··· 망치밖에 생각이 안나네···’


다들 민하와 같은 조직에 몸 담고 있었던 동생들이었다.


민하는 무의식적으로 그들의 이름을 불렀다.


“철우야! 경섭아!”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앞서 가던 저승사자란 자에게만 들릴 뿐 응급실 안으로 뛰어 들어가던 민하의 동생들에게는 전혀 들리지 않는 듯 했다.


“아~ 씨 저것들이···”


민하는 저승사자를 따라가다 말고 다시 응급실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응급실로 뛰어 들어 간 민하의 동생들은 아무 간호사나 붙들고는 민하가 있는 침대를 찾아 내 놓으라고 읍박질렀다.


그들의 뒤를 따라 들어간 민하는 그들의 앞에 서서 눈을 바라 보며 말했다.


“나 여기 있어··· 철우야··· 나 안보여? 나 여기 있단 말이야 이 새끼야···”


하지만 동생들은 민하의 몸을 통과 해 버리고는 결국 민하의 시체가 누워 있는 침대를 찾아내고야 말았다.


“아~ 씨··· 형!! 일어나~ 여기 왜 누워 있어~ 빨리 일어나라구!”


철우는 덮여져 있던 흰색 이불을 들춰 버리고는 피 범벅이 되어 있는 민하를 향해 울부짖으며 외쳤다.


뒤따라 온 경섭과 망치는 그런 철우의 모습을 멍하니 보기만 할 뿐 마치 얼어 붙은 듯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아까 저승사자를 봤을 때 까지만 해도 덤덤했던 민하도 그들의 모습에 눈물이 솟구쳐 올랐다.


살아서 울부 짖는 동생들의 모습을 보니 아까는 느낄 여력이 없었던 억울함과 분노가 그의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치고 올라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것을 느꼈다.


민하는 끓어 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뒤를 돌아 주먹으로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린 그 자를 향해 휘둘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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