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피지와 시든 한송이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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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skyboom
작품등록일 :
2022.08.17 23:23
최근연재일 :
2022.09.03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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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1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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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탑에서2-1

DUMMY

고대문헌을 넘기며 양피지에 펜으로 무언가를 작성하는 타니형에게 다가 갔다. 내 얼굴을 보더니 입꼬리를 올린다.


“수우 왔구나. 지금은 도와줄 일 없어. 먹고 싶은 것 있으면 이야기해 내가 시장들를 때 사가져 올게.”


다시 무언가를 작성한다. 그리고는 생각에 빠져 잠시 멈춰있는 타니형이 걱정이 되어 뒤에서 세게 끌어 안았다.


“타니형, 이번 출정에 참여하게 되었다며 몸조심해! 소문으로는 하늘성탑의 지옥인간과 싸워야 한다는데 ......”

 

나는 끌어 앉고 있는 수우에게 고개를 돌리며 말한다.


“수우야, 너 오빠보고 형이 뭐니!

그리고 손 좀 풀어 선머슴 같이 행동하는 것 아직도 못 고쳤어!

얼굴이 예뻐도 네 말과 행동을 보면 너에게 접근하던 청년들이 도망가!

그러다 너 시집 못 간다.”

 

수우는 어깨에 고개를 올리며 지긋이 턱으로 누른다.


“난 아직 관심 없어. 뭐, 형이 책임져 주다면 모를까.”

하며 다시 팔을 풀어 꼼짝 못하게 두 팔로 어깨를 감싼다.

 

알렉 스승님께 발탁되어 마탑에 처음 입문했을 때 타니 형을 만났던 것이 기억난다.


산골 한적한 마을에 살던 우리 집은 먹고 살기 힘들어 나도 농사를 거들었다. 농사가 끝나면 동생 둘을 데리고 산기슭으로 나물과 버섯을 찾아 다녀야 했다. 산속에는 여러 위험한 짐승들이 있어서 마을과 가까운 인근 숲으로만 다닌다.

동생을 데리고 다닐 때 사람이 다니는 인근 숲이지만 뱀이 없나 늘 주의를 한다. 집안 식구는 6명, 아니 전염병으로 죽은 얼굴도 모르는 오빠 둘과 뱀에게 물려 죽은 동생을 세면 9명이었다. 먹고 살기위해서는 4살 때부터 먹을 수 있는 버섯과 산나물을 고사리 손으로 따야했다.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나와 늘 같이 다니던 동생이다.

유쾌하게 웃으며 “헤헤, 언니 좋아, 언니는 내가 좋아 ”하며 졸졸 따라다녔다. 내가 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따라하는 동생 수와니, 다른 동생들 보다 유독 관심이 갔다.

그 날은 집안 일이 많았다. 같이 다니던 동생들을 집안일을 도우라고 놔두었다. 인근 산으로 먹거리를 채집하러 가는데 바로 밑의 동생이 유독 나와 같이 가려 했다. 그 동생만 손잡고 인근 숲으로 들어갔다. 가지가 많이 뻗은 높은 나무 밑에 맛있는 버섯이 보였다. 동생이 먼저 발견하여 나를 놀래켜 주려고 손을 놓고 조용히 나무 밑으로 다가 갔다. 나도 다른 나무 근처에서 나물을 발견하여 나물을 캐기 위해 다가갔기에 동생이 손을 놓은 것을 몰랐다.


“악~~, 언니~~앙~~”


동생의 울음소리가 들려 뒤돌아보니 동생이 뱀에게 물렸다. 동생이 손을 놓은 것도 모르고... 저 만치에서 동생이 뱀에 물린 채 넘어져 있었다.


“이런 바보, 이런 바보”하며 동생에게 달려갔다. 뱀을 밟아 죽이고 종아리에서 뱀을 떼어냈다.


“우앙~~~~어떻게~~~~어떻게~~~”


무슨 힘이 났는지 산언덕을 동생을 업고 뛰어 집으로 들어갔다.


“언니, 무슨 일이야...”

“누나, 작은 누나가 왜.....”

“엄마 빨리 불러와, 아니 아빠도....수와니가....”


동생을 업고 뛰어 내려왔지만 마을에는 치료사도 없었다. 가난한 우리 집 사정으로 치료할 형편이 안됐다.


“엄~~아, 어떻게 ~~~”

“수와니가 왜~이래, 여보 여기 약초 좀 가져와줘.”


아버지가 상처에 약초 즙을 바르고 상처를 묶어주며 아버지, 어머니가 밤새 동생 몸의 땀을 닦았다.


“흐~~ㄱ, 으~~응...훌쩍...”


나도 울면서 옆에서 열을 내는 동생의 이마의 땀을 흠쳤다. 마을 우물에서 찬물을 길어어와 물에 젓은 헝겊으로 연신 닦아 주었다.

그 날 땀을 닦아 주다 나도 무리로 인해 지쳐 잠들었다. 아버지가 옮겼는지 다른 동생들과 함께 잠들었고 다음날 늦게 일어났다.


“ㅇ~웅,....수와니....어떻게 됐어요.”

“흑, 흑흑....”


땀을 닦아주던 나를 옮긴 것을 보니 동생이 나았다고 생각했다. 잠이 덜깬 상태에서 동생을 보려고 안방으로 휘청휘청 걸어갔다. 동생들도 수와니가 걱정이 되었는지 나의 소란에 잠에서 깨어 나를 따라 왔다. 안방으로 들어서니 침대에 잠든 수와니의 얼굴까지 홑이불 덮여 있었다. 안방으로 들어오는 우리를 보시고 어머니와 아버지가 우리 남매를 붙들고 우셨다.

몇 칠 동안 집에서 넋을 놓고 앉아 있었다. 부모님들은 일을 나가라고 하지 않으시고 먹을 밥을 차려주시고 집앞에서 일을 하신다.


“엄마...저 ....나물 캐올께요...”


바구니를 찾아 들었다. 문 앞에서 어머니께 인사했다.

몇 칠이 지나서 정신을 추수렸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을 대부분의 아이들이 투정하기보다는 도와야 그나마 조금 더 먹을 수 있는 그런 환경 때문에 어릴 때부터 조숙해 진다.


“언니, 나도 갈게”

“누나 같이가...”

“너희는 집에서 엄마, 아빠 도와드려...”

“웅~~알겠어, 언니”

“ 몸조심 하고 다녀라..”

“힘들면 빨리 내려와라.”


일하지 않으면 먹기 힘들다는 것을 어릴 적부터 알았기에 괴롭지만 몸을 움직여 바구니를 들고서 홀로 인근 숲으로 나갔다. 동생들이 같이 가고 싶어 했지만 수와니가 생각나 도저히 같이 갈 수 없었다. 인근 숲에는 주민들이나 마을사냥꾼들이 자주 다니기에 위험한 동물이 별로 없었지만 난 주의를 했다. 그때 로브를 입은 수염이 긴 할아버지가 숲으로부터 나오며 나를 보고 말한다.


“얘야, 너 여기사니?”

 

할아버지에게 다가서며 부모님께 배운데로 공손히 바구니를 앞으로 내리며 인사했다. 낫선 사람이지만 심신 산골이라 이 근처에는 산적도 없다. 그리고 마을도 가난하여 방문하는 이도 적었다. 외부 사람이 왔기에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여기는 톰슨마을이에요. 톰슨 할아버지가 이 마을을 세워어요.”


할아버지는 지팡이를 옮겨 쥔다. 로브의 후드를 내리며 말하셨다. 


“그래 그렇구나, 나 좀 도와주지 않으련?”


바구니를 풀 위에 내려놓고 두 손을 내밀어 벌린다.


“네, 뭘 들어드릴까요. 메고 오신 배낭이 무거워 보이는데 들어드릴까요?”

 “아니야, 들어달라는 것이 아니고 네 몸을 보니 그런 걸 시킬 수도 없겠구나.”

 

동생 생각으로 며칠간 재대로 먹지 않아 원래 내 몸보다 더 말라 있었다. 병약해 보였나보다. 할아버지가 내게 허리에 있는 주머니에서 포션을 하나 꺼내어 내밀었다.


“일을 시키려면 선금을 주어야 겠지. 네 몸이 좋지 않아 보이니 이것을 주마.”

 

체력회복 포션을 내게 주셨는데 그 당시 나는 그것이 단순한 과일즙인줄 알았다.

 

“감사합니다.

크~ 쓰다. 할아버지 이거 과일즙인데 왜 이렇게 써요.”

 

그러자 빙그레 웃으시며 할아버지는 대답을 하려다 내 모습을 유심히 바라 보았다.


“잠깐만 기다려라. 손 좀 내밀어 봐라.” 

 

할아버지 말씀대로 손가락보다 조금 큰 포션병을 쥔 손과 다른 손을 함께 내밀다 보니 할아버지의 하얀 손과는 달리 새까맣고 그 위로 때가 얼룩얼룩했다. 손을 뒤로 하려 하자.

 

“잠깐 조사할게 있단다.”


감추려는 팔을 붙잡고 눈을 감으셨다. 곧 눈을 뜨시며 내 손을 놓았다.


“음 그렇지.”

 

지팡이를 땅에 내려놓고 어깨에 맨 배낭을 풀러 가슴앞으로 가져온다.

배낭 안에서 주섬주섬 길죽한 크리스탈이랄까 수정봉이랄까를 꺼내 나에게 준다.


“이것을 쥐고 힘을 쏟는다는 생각을 해봐라.”


반투명한 수정봉이 점차 흰색으로 서서히 밝아진다. 하늘의 구름에 빛이 난다면 이럴까 나는 이 신기함에 할아버지의 얼굴을 쳐다본다.

 

“와!!이거 신기해요. 어떻게 이렇지요?”

“ 얘야! ”

“네?”


내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이것을 봐라”하시며 허공에 물로 글씨를 쓰는데 숲에 비쳐 보이는 물의 움직임은 내가보기에도 아름다웠다. 다시 손위로 불로 새를 만들어 움직이셨다. 가까이 있어도 뜨겁지 않고 살아있는 작은 새 같다. 어머니가 들려주던 전설의 불새가 이럴까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처음 보는 환상적인 장면이었다. 이 산골에서 저런 것을 볼 수 있을까!“나도 하고 싶어.” 라는 혼자말이 나온다.

결국 그 날 할아버지를 집으로 모셔갔다.


“수우의 부모님이신가요.”

“네, 그렇습니다.”

“나는 청마탑에서 마법을 연구하는 알렉이라는 마법사이지요. 마법의 재료를 수집하러 왔다가 이곳을 지나다 댁의 딸을 보았습니다. 마법사의 자질이 있더군요. 수우를 마법사의 길을 걷게 하고 싶군요.”


할아버지는 부모님에게 자신이 마법사임을 밝히고 딸의 마법사로서의 미래가 보이니 제자로 들이고 싶다는 이야기와 집안이 어려운 형편을 고려하여 자신이 가지고 다니던 골드를 내놓았다.


“ 감사합니다. 미련한 저희 딸을 좋게 보아주셔서..”


부모님들도 산골에서 농사를 짓는 것 보다 100배 나은 마법사의 제자가 된다는 것에 감사와 드릴 것이 없음을 미안해하였다. 없는 살림에 마탑으로 돌아갈 동안 먹을 식량을 싸주셨다. 동생들도 언니가 출세를 하였다고 좋아하였다.


“ 세상 어디엔가는 마법만으로 움직이는 부유도시가 있다는 구나. 내 스승께서 세상을 유람하실 때....”


여행하는 며칠간 할아버지께 마법에 관련된 전승되어 오는 이야기들과 내가 마법사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를 이야기해주셨다. 마탑에 가니 일반인인 나로서는 알 수 없지만 온갖 이상한과 신비한 것들이 즐비하였다.


“이곳이 마탑이다. 이제부터 나를 할아버지라 부르지 말고 스승님이라 불러라 너를 내 제자로 삼으려 한다. 여기에는 너보다 먼저 온 사형들이 있으니 인사해야 할거야.”


할아버지께서는 이제부터 자신을 스승이라 부르라 하시며 다른 제자들을 소개 시켜주었다. 나이가 많은 제자들과 내 나이 또래의 제자들이 있었다. 나는 배운데로 깍듯이 사형들에게 공손히 인사하였다. 이때 나는 산골에서자라 더벅머리에 온몸도 잔 상처 투성이었고 목욕을 해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손과 발이 텄고 나이도 7살이라 남자로 보았다.


“너희들 수우가 사제가 되었으니 사형으로서 사제를 잘 가르쳐야한다.”


스승님도 나의 성별을 이야기 하지 않으셨다. 나도 어릴 때부터 눈치가 빨라서

남자 노릇하는 것이 편할 것 같아 스승의 묵인 하에 남자 행세를 하였다.


시간이 지난다. 스승님 마법 연구로 바빠지게 되자 나에 대한 관심이 적어졌다. 일반적인 마탑의 일들을 배우라고 사형들에게 보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형들과 내 또래 견습생들이 좀 더 일찍 들어 왔다고 텃새를 부렸다.


작가의말

2편. 이것의 에피소드는

하늘에서 성이 내려온 이후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로

지상에 살던 제국민들과 왕국등이 연합하여

하늘에서 내린 성과 싸우는 시점에 이야기로

4편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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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외전-평행우주에서 22.09.03 51 0 4쪽
12 (완결) 집필가6 +2 22.08.18 78 1 10쪽
11 양피지와 시든 꽃한송이5 22.08.18 80 1 5쪽
10 하늘에서 내려온 성과의 싸움4-3 22.08.18 78 1 13쪽
9 하늘에서 내려온 성과의 싸움4-2 22.08.18 74 1 14쪽
8 하늘에서 내려온 성과의 싸움4-1 22.08.18 78 1 10쪽
7 마탑을 떠나며3-3 +2 22.08.18 77 1 15쪽
6 마탑을 떠나며3-2 22.08.18 78 1 12쪽
5 마탑을 떠나며3-1 22.08.18 80 1 10쪽
4 마탑에서2-2 22.08.18 81 1 11쪽
» 마탑에서2-1 22.08.18 88 1 11쪽
2 저기 행성이 보인다. 헤로나 1-2 +2 22.08.17 85 2 14쪽
1 저기 행성이 보인다. 헤로나 1-1 +3 22.08.17 101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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