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 이클립스의 라이벌 등장
이 글에 나오는 인물, 장소, 상황 등등은 모두 픽션입니다.
127. 이클립스의 라이벌 등장
우리의 1공주는 오늘 너무 심심했다. 한참을 뭘 할까 고심하던 끝에 게릴라 방송을 켜기로 마음을 먹었다. 간만에 시청자들과 소통도 하고 동생들도 자랑도 할 겸.
“벨루하! 안녕하세요! 여러분!”
- 꺄악! 누나 나죽어!
- 언니! 보고 싶었어요.
- 어우. 간만에 보니 더 예뻐졌어. 이건 뭐...
- 아가씨! 소령이 이모에요. 정말 많이 크셨네요. 건강하시죠?
“소령이 이모! 아니지. 부소장님! 잘 지내시죠? 헤헤헤. 저도 늘 잘 지내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가운데 이클립스는 슬며시 동생들의 요람을 앞으로 끌어왔다.
“짠! 여러분! 제가 너무너무 사랑하는 동생들을 소개하려고 해요. 자! 여기가 여동생인 루시엘이구요. 루시엘 손 흔들어봐!”
그러자 루시엘이 눈을 반짝 뜨고 앙증맞은 손을 흔든다.
- 어머! 너무 귀여워!
- 아! 진짜 방심하는 사이에 이러면 심근경색 옵니다. 한번만 더!
- 세상에! 요정이야!
아기에게 장난감과 간식을 사주라며 별풍선이 미친 듯이 폭발하고 있다. 그 와중에 이클립스는 다시 막시온에게 화면이 비추어지도록 카메라를 돌렸다.
“자! 여기는 우리 집안의 장남! 늠름한 왕자 막시온이에요. 짜짠!”
- 헉! 저 시집갈래요. 이 악물고 버틸게요! 초면이지만 사랑해요! 왕자님!
- 닥쳐! 난 방금 저 웃음을 보고 임신한 거 같아! 왕자님! 책임지세요.
- 어허! 애기가 보는데 무슨 망발을! 다 나가라. 나만 막시온과 있을 거다.
여자 시청자들이 난리가 났다. 벨루아 그룹 외아들의 위상은 실로 대단했다. 그때였다.
- 공주님! 너무 하세요!
낯선 채팅이 올라왔다.
“어? 여러분 잠시만!”
마가리타 엘라시엘이라는 닉네임을 본 이클립스가 채팅을 얼린 뒤 매니저로 그 닉을 올렸다. 그러자 둘만의 대화가 이어진다.
- 왜 막시온을 이렇게 보여주시는 거에요!
“음... 마가리타. 그저 난 시청자들에게 동생 자랑을 하고 싶어서...”
- 그런데 왜 저들이 막시온에게 시집을 온다면서 구애를 하는 거죠? 이건 저를 무시하시는 처사에요.
“아니... 그런 것이 아니라...”
이클립스는 진땀이 났다. 그러자 마가라티가 말했다.
- 제가 화면을 켤 테니 저를 연결해주세요.
그 말에 이클립스는 꼼짝도 못 하고 화면을 연결했다. 그러자 이클립스 방송 화면의 상단 구석에 마가리타의 얼굴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 헉! 저 사람은...
- 아니! 그 분 아냐? 온천 본부장님?
- 맞네. 덜덜덜. 사람이 아니므니다...
마가리타의 미소짓는 얼굴이 화면에 나타났다. 그리고 마가리타의 말이 이어졌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마가리타 엘라시엘입니다. 저는 막시온 왕자님과 운명적으로 이어진 사이이니 그분을 두고 이상한 말 하지 마시고 진중하신 태도로 방송에 참여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화면으로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저는 지금 놀라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앞으로는 저도 방송을 가끔 할 예정이니 저희 회사 홈페이지 공지를 보시고 방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공주님! 죄송합니다. 이만 갈게요.”
그렇게 제 할 말을 다 하고는 쏜살같이 사라지는 엘프를 보고 이클립스는 헛웃음을 지었다.
“여러분! 제가 뭐라고 할 새도 없이 저러고 갔네요. 하하하하하....”
그리고 큰일은 다음 주에 일어났다.
***
마가리타는 방송을 하며 흥분(?)에 들떠 있었다.
‘가만히 웃고 있는데 사람들이 돈을 준다. 이건 새로운 노다지야!’
웃는 얼굴과는 다르게 머릿 속에서 계산이 핑핑 돌아가는 이 냉정한 엘프에게 개인방송이라는 지구의 새로운 기능(?)이 남다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음... 이 사진은 지난 주에 결혼을 하신 메타버스 사장님과 부사장님이시구요. 멋지죠? 두분 다 선남선녀에요. 회장님께서 직접 지시를 하셔서 서둘러서 결혼식을 올리셨어요. 저도 부러워요. 어서 빨리 막시온이 커서 저도 저렇게 예쁜 드레스를 입고 결혼을... 어머! 호호호. 제 맘이 그렇다구요.”
- 흥! 나이도 많아서 어딜 막시온 왕자님을! 언니! 내가 이길 거에요!
“어머! 어딜 초딩이 감히! 잠시 진실의 방 다녀오세요. 어리면 다인 줄 아나. 그리고 한 번만 더 막시온에게 이상한 말 하시면 블랙합니다. 저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여성 시청자들의 도발을 강퇴로 수비하는 마가리타를 보며 남자들은 빵 터지고 있었고 여자들도 그런 방송 분위기에 맞춰서 적당히 도발을 하며 방의 텐션이 점차 올라가는 무렵이었다.
- 벨루아 그룹 서열 2위 님께서 입장하셨습니다.
순간 채팅창이 얼었다. 그리고 다급한 채팅메시지가 생겨난다.
- 부회장님 안녕하십니까? 벨루아 미디어 방송지원실 서현창 대리입니다!
- 네. 수고가 많아요.
시청자들은 다들 조용해졌다. 이클립스의 방에서 보던 그 모습이 이 방에서 또 생기고 있었다. 더군다나 함초롱 부회장은 이런 곳에 처음 등장하는 모습이었으니.
“부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제가 당황해서 인사를...”
- 아니야! 내가 말없이 와서 놀랐지? 미안하다.
“아닙니다!”
- 딸 같은 네가 방송을 시작했다는데 내가 예전에 우리 아빠께서 이클립스에게 하시던 일들도 기억나고 해서 들렀어.
말이 끝나자 놀라운 메시지가 화면에 떴다.
- 벨루아 그룹 서열 2위 님께서 별풍선 10,000,000개를 선물하셨습니다.
“헉! 왕비... 부회장님! 감사합니다.”
- 이건 회장님께서 주시라고 한 거다.
- 벨루아 그룹 서열 2위 님께서 별풍선 100,000,000개를 선물하셨습니다.
사람들은 말이 없었다. 오랜만에 보는 별풍선 테러에 모두 기시감을 느꼈다.
- 여러분! 재미있게 방송 보시는데 참견해서 죄송해요. 우리 마가리타 예쁘게 봐 주시고 우리 큰딸도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그리고 막시온은 호호호호! 아마 한국에서 결혼을 하기는 힘들 거 같아요. 깔깔깔. 이해해주세요!
그렇게 말을 마치고 함초롱 부회장이 사라지자 마가리타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이클립스 공주님이 이런 기분이셨겠군요. 회장님! 부회장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 첫 방송에 와 주신 모든 분들께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만 마칠게요.”
마가리타의 방송이 끝나자 모든 신문들이 다시 오랜만에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 이클립스의 새로운 라이벌이 등장했다. 이포스 회장! 드디어 개인방송국의 드러나지 않는 회장으로도 등극! 함부회장의 첫번째 개인방송 나들이에서 110억 투척되다!
- 그 아버지에 그 딸. 한국 개인방송의 파워는 어디까지인가? 1일 후원 최고 기록을 갱신한 함초롱 부회장.
- 향후 개인방송의 패권은 누구에게 이어지나? 이포스 회장과 함초롱 부회장 그리고 마가리타의 관계를 파악한다. 딸에게는 후원하지 않았던 부모가 후원한 이 여자의 정체는?
- 놀라운 미모와 냉정한 언변. 벨루아 그룹 후계자 막시온은 과연 그녀의 품에 안기게 될 것인가?
무슨 아침드라마같은 타이틀로 신나게 씨부리는 기사를 보며 함정상 회장은 쯧쯧쯧, 혀를 찼다.
“에잉. 어린애 버릇 나빠지게... 그나저나 이 애가 진짜 손주며느리가 될 모양이긴 한가 보구만. 나도 가봐야 하나? 아니다. 우리 이클립스 서운해 할라. 진짜 손주며느리가 되면 가보든가 하지 뭐.”
그런 함정상 회장을 차명진 비서실장이 조용히 큭큭큭, 웃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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