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등급 고양이와 세계 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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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라임
작품등록일 :
2022.09.02 09:57
최근연재일 :
2022.10.1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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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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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결 발레스타인 (1)

DUMMY

에스테로트 왕국의 수도 프레이를 떠난 지 8일째 되는 날 점심쯤, 드디어 저 너머로 발레스타인 백작령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발레스타인의 진가는 바로 국경, 거대한 산맥을 수직으로 깎아 놓으면 이러한 형상이 될까

안 그래도 높은 지형에서 절벽을 양쪽으로 끼고 그 중간에 높디높은 성벽을 쌓아 올려놓으니 불가침의 요새가 따로 없었다.

루시우스 제국에서 에스테로트 왕국을 직접 공격하려면 필연적으로 이곳을 거칠 수밖에 없는데, 상당한 각오를 해야 할 것이리라

10년 전의 전쟁에서 루시우스 제국의 진출이 여기에서 막힌 것은 이유가 있었다.


“예를 들어서 불에 관련된 마법을 사용하려면 음··· 불을 일으키려면 연료와 열, 산소까지 3가지가 필요하잖아?”


발레스타인을 코 앞에 두고 계속 이동중인 우리 하킨 용병대, 레이몬드 조 사이에서 모리가 열심히 떠들고 있었다.

간단하게나마 마법 수업의 마침표를 찍으려는 것이었다.


“수학에 이어서 이번엔 과학이네”


무슨 방정식이니 뭐니 계산법에 대해 알려주다가 이번엔 불의 구성 요소 같은 과학적 지식을 설명하고 있었다.

간단한 예시이기에 내가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지만 심층적으로 들어갈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아찔하다.


“맞아 과학,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하거든”


“현실에 개입해서 어떤 현상을 만들어 낸다는 건 그 지식에 마나를 변환해서 대입하는 거야”


화악-

모리가 검지를 치켜세우더니 손 끝에 불꽃을 만들어 냈다.


“내가 이렇게 만들어 낼 수 있는 건 이 위치에 이 크기의 불꽃을 유지할 만한 요소를 마나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야”


“상위 마법을 사용하려면 공부할 게 정말 많기 때문에 여러 속성을 다루는 건 진짜 어려워”


“나도 이렇게 가르치고 있지만 E등급밖에 안 된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그

더 이상 말을 안하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수업의 마지막인 듯했다.


“고마워, 그래도 느낌은 좀 알겠다”


짧은 시간에 가르치는 것이라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세하게 들어가진 않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마법이란 것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마법사 길드에서의 3개월은 기초 단계부터 자세하게 들어가니 중간에 끝내면 남는 게 없었으니까

그리고 모리는 은근히 가르치는데 재능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럼 이걸로 정산은 끝난 거다! 진짜 아낌없이 퍼준 거라고”


그가 학을 떼고 있었다.


“하하하, 정산할 것도 없었는데 뭘”


다 같이 목숨걸고 싸운 판에 빚지는 게 가당키나 한 말인가

그렇게 따지면 내 옆에 있는 베키만한 빚쟁이가 없었다.

서로 고생했다고 한 마디 하는 것으로 끝내면 될 것이었다.


“풋, 핑계대기는, 그냥 가르쳐 주고 싶었던 거 아냐?”


그녀가 모리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이것 봐라, 한동안 감사 인사를 전하고 다닌 모양이지만 바로 평소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시끄러”


그가 우리 둘에게서 살짝 거리를 두며 멀어졌다.


“자, 이제 발레스타인이다!”


후웅!

레이몬드가 최근에 사용하기 시작한 그 거검을 휘둘러 앞을 가리킨다.

우리가 지나고 있는 언덕 아래로 발레스타인 영지가 넓게 펼쳐져 있었다.

철저하게 구획화를 한 것인지 이쪽 근방은 논과 밭, 가축 등 보급에 필요한 것을 생산하는데 중점을 둔 듯한 느낌이었고 저 멀리 국경 쪽은 군사적인 느낌이 강했다.


““좀 더 속도를 낸다!””


선두에 있는 아리엘이 크게 외쳤다.

우리의 일정이 하루 늦어졌기 때문에 합류를 서두르는 것이었다.




에스테로트 왕국의 최동방, 발레스타인 백작이 국경의 수호를 위해 직접 거주하는 도시 ‘메이든’의 초입

프레이만큼은 아니지만 꽤 규모가 있는 도시로 주변을 둘러친 성벽 안쪽에 주점, 음식점, 무구점, 숙박업소 등 서비스업 가게들이 유독 많았고 활발히 장사중이었다.


“와, 생각보다 시끌시끌하네”


프레이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렸을 때, 메이든은 많이 비교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각기 다른 디자인의 갑옷이나 정복을 입은 병사들이나 용병, 상인 등 어마어마한 인파가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모습

활기가 넘치는 게 전쟁을 앞두고 있는 것이 맞는가 의문이 들었다.


“우리가 마지막이기도 하고, 사람이 모이면 이런 법 아니겠어, 하하하!”


레이몬드가 익숙한 듯 호쾌하게 웃는다.


“아, 맛있는 냄새! 오빠!”


베키가 거리에 퍼져있는 음식 냄새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하긴, 이동하면서 현지 조달로 먹는 식사엔 한계가 있었으니까


“맛있겠는데··· 이따가 올까?”


꼬르륵-

그녀의 반응을 보고 나니 괜히 나까지 배고파진다.

이리저리 수속을 마치면 늦은 저녁 정도는 가능할 것이었다.


“응!”


그녀가 나와 마주보며 눈을 빛냈다.


“흐음~”


우리를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고 있는 레이몬드가 눈에 띈다.

무언가 귀여운 동물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의 느낌!


‘뭘 했다고···’


저번에 그가 마누라 얘기를 꺼낸 이후로 저런 반응을 보게 되면 괜히 민망하기 그지없었다.


“오빠! 장비도 꽤 팔고 있는데? 가격도 괜찮아”


오면서 손상된 장비를 수리할지 교체할지 고민하기 시작하는 그녀

오른 주먹을 입 근처에 올려둔, 별거 아닌 자세임에도 늘씬하니 모델이 따로 없었다.

착하고 야무지기까지 한데다 가끔 보면 귀엽기도 하고···


‘안 돼! 정신차리자’


불현듯 떠오르는 지구에서의 마지막 기억

섣부르게 설렜다가 고백 공격이라도 하는 날에는 돌이킬 수 없었다.

무엇보다 지금의 관계도 나에겐 충분히 소중했다.


‘평소처럼, 평소처럼’


그리고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던 무슨 상관인가!

내 마음이 한 단계 더 성장을 이뤄냈다.


‘영빈! 좋으면 좋다고 해!’


내내 조용하던 까망이가 한 마디 한다.


‘고양이는 조용히 하도록’


누가 몬스터 아니랄까봐 상당히 본능에 충실한 모습

이 건에 대해서는 최대한 신중히 접근할 것이었다.


“가슴보호대는 교체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지난 번 오크와의 전투로 그녀의 장비 대부분이 손상되었지만 특히 심한 게 있었다.

애초에 수리가 가능한지도 불분명한 상태의 장비


“그치? 거의 부서졌으니까, 이따 이것도 제대로 봐보자”


덥썩-

그녀가 내 오른팔을 붙잡고선 걷는 속도를 올린다.


“하하하, 그런다고 빨리 못 가”


성미가 참 급하다니까


‘그런데’


왁자지껄한 분위기 아래로 꺼림칙한 느낌이 든다.

우려했던 부분이 맞은 것인가


‘위험한 인간이 많아!’


까망이가 품 속에서 고개를 꺼내들어 이리저리 살펴보기 시작했다.


‘숙주는?’


전쟁 피해로 인한 사념의 대량 감염

이곳은 최전선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던 부분이었다.


‘넷··· 아니 다섯? 더 있을 것 같아!’


당장 보이는 것만 다섯이라

숨길 수도 있는 것을 생각하면 훨씬 많을 거라 보는 게 맞았다.


‘때가 됐네’


정체는 들키지 않으면서 빠르게 정화를 할 방법을 생각해 둔 게 있었다.

우선 어둠이 짙게 깔릴 때를 기다려야 할 것이었다.




메이든을 벗어나자 저 너머 절벽 사이의 성벽 ‘월 잔느’까지 평야가 넓게 펼쳐져 있었다.

평야 위에 최소 2만의 병력 정도는 수용 가능해 보이는 시설을 갖추어 놓은 모습

저번 전쟁 이후로 얼마나 이를 갈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흐음, 그래 수고했어”


앞에서 아리엘이 미리 보냈던 전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쪽이다”


그녀의 인도로 이동을 재개하는 우리

이동은 우리가 ‘월 잔느’를 바라보는 방향에서 시설의 우측 끝에 가서야 끝이 났다.


“헹, 용병은 죄다 여기다 박아 놓나 보네”


모리의 말대로 근처의 병영에는 죄다 용병대의 깃발이 올라와 있었다.

아무래도 통솔을 편하게 하기 위한 조치인 듯 싶다.


“가까이서 보니까 더 괜찮은데”


나는 솔직히 놀라고 있었다.

200명 정도는 충분히 수용 가능해 보이는 2층짜리 목조 건물에 연병장, 목욕탕까지 딸려있다니

퀄리티를 떠나서 이 정도 구색을 갖춰 놓는 것부터 대단한 것 아닐까


“우리 조는 이쪽으로!”


아리엘과 하킨에게 갔었던 레이몬드가 돌아와 앞장서기 시작했다.

향한 곳은 숙소 건물의 2층 첫 번째 방이었다.


“오, 침대잖아!”


베키가 방 안을 확인하고선 살짝 기뻐하고 있었다.

6개의 침대와 함께 각각 간단하게 물건을 정리해 둘 수 있는 관물대가 마련되어 있는 모습


“역시 싸구려··· 뭘 좋아하고 있는 거야”


모리는 침대를 살짝 눌러보더니 실망한 눈치였다.


“하하하, 있는 게 어디야”


솔직히 좋은 건 나도 그녀와 마찬가지였다.

그동안만 해도 바닥에서 잔다고 고생깨나 한 참이 아니었던가


“당분간 계속 머물거니까 익숙해지는 게 좋을 거다, 간단하게 짐들 풀고 여독을 풀라는 명령이야 하하”


“내일 아침에 모일 거니까 알아서들 쉬도록”


텅-

레이몬드가 거검을 내려놓자 묵직한 소리가 울린다.

순식간에 대충 짐을 풀더니 침대에 드러눕는 그


“오빠, 씻고 앞에서 만나!”


계속 마음 급하던 베키도 짐을 빠르게 풀고선 목욕탕으로 뛰어갔다.


‘생각보다 금방인 걸’


자유시간까지 걸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짧았다.

이제 막 저녁 시간쯤 되었을까

저녁 식사와 쇼핑, 그리고 정화까지 하기에 충분할 것 같다.




“어때?”


무구를 취급하는 노점 두 곳, 일반 가게인 무구점 두 곳을 들른 다음 도착한 세 번째 무구점

베키가 가슴보호대에 해당하는 갑옷을 고르고 있었다.


“응 괜찮은데?”


가격이 꽤 되는 상품으로 무척 단단한데도 가벼운게 장점인 상품이었다.

모서리에 십자 모양의 장식이 되어있는 게 디자인의 포인트로 색감 또한 기존의 장비들과 크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빠는 계속 괜찮다고만 하네, 아 다 좋은데 이 장식이 좀 걸려”


소재가 안 좋아서, 색감이 별로여서, 디자인이 별로여서 등 다양한 이유로 사지 못 한지 한참이었다.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상품을 찾는 건 불가능한 게 아닐까


“아니 그냥 괜찮다는 게 아니라, 소재도 좋고 잘 어울리고 그 장식도 내가 보기엔 너무 좋은데?”


지금까지 보았던 것 중에서 제일 괜찮은 건 정말 사실이었다.


“안목이 정말 뛰어나신 것 같습니다 하하하··· 제가 보기에도 이 상품만한 게 없을 것 같습니다요”


무구점의 사장님이 가득 쌓인 갑옷들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맞장구를 치고 있었다.


“음··· 그래?”


거의 넘어온 듯한 그녀의 모습


“그렇다니까! 저녁도 먹으러 가야지 안 그래?”


생각보다 길어진 쇼핑에 저녁 시간이 아슬아슬했다.

더 늦어진다면 제대로 된 음식은 커녕 간단한 술 안주나 먹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럼 이걸로 할게요”


활짝-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이는 그녀

나까지 기분 좋아지는 미소였지만 정말 쇼핑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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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검은 귀신 (2) 22.10.06 22 0 12쪽
33 검은 귀신 (1) 22.10.05 26 0 12쪽
32 집결 발레스타인 (2) 22.10.04 24 0 11쪽
» 집결 발레스타인 (1) 22.10.03 28 0 11쪽
30 베키, 그녀 (4) 22.10.01 31 0 11쪽
29 베키, 그녀 (3) 22.09.29 26 0 11쪽
28 베키, 그녀 (2) 22.09.28 25 0 11쪽
27 베키, 그녀 (1) 22.09.27 30 0 11쪽
26 조 결성, 마법과 오러의 등장 (3) 22.09.26 28 0 12쪽
25 조 결성, 마법과 오러의 등장 (2) 22.09.24 32 0 11쪽
24 조 결성, 마법과 오러의 등장 (1) 22.09.23 33 0 11쪽
23 전쟁을 맞이하기 전에 (3) 22.09.22 31 0 11쪽
22 전쟁을 맞이하기 전에 (2) 22.09.21 32 0 10쪽
21 전쟁을 맞이하기 전에 (1) 22.09.20 41 0 11쪽
20 갑자기 전쟁 (3) 22.09.19 32 0 11쪽
19 갑자기 전쟁 (2) 22.09.18 41 0 11쪽
18 갑자기 전쟁 (1) 22.09.17 41 0 11쪽
17 숲과 엘프 그리고 악마 (6) 22.09.16 45 0 11쪽
16 숲과 엘프 그리고 악마 (5) 22.09.08 45 0 11쪽
15 숲과 엘프 그리고 악마 (4) 22.09.08 43 1 11쪽
14 숲과 엘프 그리고 악마 (3) 22.09.08 43 0 12쪽
13 숲과 엘프 그리고 악마 (2) 22.09.07 44 0 11쪽
12 숲과 엘프 그리고 악마 (1) 22.09.07 47 1 12쪽
11 하수도와 사제 (4) 22.09.06 4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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