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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ari
작품등록일 :
2022.09.27 10:13
최근연재일 :
2022.10.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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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5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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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 2

DUMMY

”돈 되는 정보를 알려드려 외삼촌이 더 큰 부자가 되는 게 저도 좋아요. 그래서 지난번에 적당한 비용을 주고 저를 옆에 두라고 말씀을 드렸던 거구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제가 성인이 될 때까지 저와 거래를 하시면 제가 돈을 벌어다 드리도록 할께요.“


성인이 될 때까지라는 단서를 붙이며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말을 하니 외삼촌이 입을 열었다.


”성인이 되모? 내하고 거래해서 받은돈 갖고 다른 사람한테 갈 생각이가?“

”성인이 되면 저도 제 사업을 해야죠. 외삼촌 말고 어른이 되어서까지 또 다른 사람 밑에 들어갈 생각은 없어요. 그리고···“

”그리고?“

”제가 성인이 되어서 외삼촌 밑에 안 있고 다른 사람한테 가면 외삼촌이 가만두지 않을 것 같기도 하고요.“


내 말을 듣던 외삼촌의 눈이 잠시 희번덕거리다 바뀌었다. 이 사람은 분명 그런 생각을 했을거다. 과거에도 이 사람이 이용하고 망하게 한 사람들을 몇 번이나 본 적이 있기 때문에 잘 안다.


”제가 성인이 되어서 제 사업을 하더라도 저는 외삼촌에게 여전히 도움이 되는 정보를 드릴 거에요. 굳이 평생 황금알을 낳을 오리의 배를 가를 이유는 없지 않을까요?“


쓸데없이 감추고 머리를 쓰는 게 때로는 속마음을 그대로 말하는 것보다 못할 때가 있다. 상대가 생각하는 걸 오히려 밖으로 꺼내 얘기하면 꼼수를 쓰지 못한다. 외삼촌의 얼굴이 묘하다. 설마 내가 이런식으로 나올 줄은 몰랐을 거다.


”···니가 원하는 기 뭔데?“


여전히 외삼촌은 나를 쳐다보고 있다. 내 얘기에 본심이 들켰는지 눈빛이 약간 흔들리는 듯 해보였다.


”이번에 말씀드린 부동산 수익을 계산해볼 때 1억을 투자한다면 10년 뒤 최소 10억 정도 수익을 예상했어요. 그래서 제가 받을 돈을 천만 원으로 말씀드렸던 거에요. 이제부터는 건 당 수익의 10%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정보까지 다 주는데 절반도 아닌 10%밖에 요구를 않는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다·········면 아직 사회생활의 독한 맛을 안 본 사람이다. 내가 아무리 정보를 준다고 해봐야 누가 그걸 믿고 투자할 것 같은가? 다른 사람한테 가서 말하면 덜컥 믿고 내게 절반을 줄 사람이 있을까? 절대 없다.


지금 외삼촌에게 10%를 요구할 수 있는 이 정도의 관계를 만든 것도 어쩌면 재수라 생각한다. 어찌 됐든 외삼촌은 내 능력을 확인했고 그 덕분에 나는 이 정도 제안이라도 던져볼 수 있으니까···


”10%? 10%라고? 하하, 니 그기 얼마나 큰 돈인지 알고 말하나?“

”모르고 말씀드린 게 아니란 거 알잖아요. 10%가 아깝다고 90%의 이익을 포기하실 건가요?“


외삼촌은 입을 다물고 눈동자만 열심히 굴리고 있다. 그래 봐야 이 사람은 내가 말한 대로 거래를 할 거다. 돈에 대한 욕심이 어마어마하거든.


”그리고, 추가로 어머니에게 매달 생활비를 지원해 주셨으면 해요. 어차피 이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는 외삼촌과 일을 하는 셈인데 그 정도는 해주실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허허허. 기가 차서··· 그라모 10%는 뭔데?“

”그거야 성과급이죠. 성과가 생기면 당연히 보너스도 받는 거지만 먹고도 살아야 하니까요. 월급을 주셔야 제가 더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해 주세요.“


내가 당연한 소리를 한다는 듯 웃으며 말을 하자 외삼촌은 어이가 없는지 쳐다만 본다. 요즘 이 양반이 나한테 이런 표정을 자주 짓는다. 외삼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지만 나 역시 더는 말도 제대로 못 해서 사기당하고 손해 보는 건 안 할 생각이다.


지금 이 거래도 내가 돈만 있고 나이만 있었으면 다 내 거····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끝이 없으니 그런 생각은 이 정도로 해야겠다.


”···그래, 그라마 뭐 우째하꼬? 계약서라도 쓰까?“

”아시잖아요. 부모동의 없는 미성년자와의 계약은 무효라는 거···그냥 신의성실의 원칙으로 믿고 가죠.“


외삼촌은 이미 말하는 걸 잊은 모양이었다. 내가 민법까지 말할 줄은 생각도 못 했나 보다. 내가 법을 외삼촌만큼은 모르겠지만 이 정도야 기본 상식 아닌가.


”저는 돈이 되는 확실한 정보를 제공하고, 외삼촌은 제가 말씀드린 걸 제공해 주시는 거로 하면 서로 좋을 것 같은데요?“


외삼촌은 늘 하듯이 한참을 나를 보며 생각을 하다 결정을 내렸는지 말을 꺼냈다.


”좋다. 그래하자. 대신 니는 절대 다른 데 가서 함부로 돈 되는 정보를 흘리모 안된다. 알았나?“


마지막까지 참··· 욕심은 하여튼 알아줘야겠다. 아니다. 외삼촌이 돈을 주는 만큼 이 양반 성격대로 확실하게 하는 게 맞다는 생각도 들었다.


“근데 말씀드렸던 서울 쪽 부동산은 문제없이 매입하고 계신가요?“


다시 지난번 말해줬던 부동산 얘기가 나오자 외삼촌은 그걸 왜 묻느냐는 표정으로 나를 보다가 말을 한다.


”···일단 여윳돈이 많이 없어서 많이는 몬사고 니 외숙모보고 몇 군데만 사오라 캤다.“


거짓말이다. 지난번 주식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나 몰래 더 많은 부동산을 사놓았을 거다. 하지만 신경 써봐야 나만 배가 아플 뿐이니 내가 먹을 수 없는 건 과감하게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제가 묻는다고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받는다고 한 거 말고는 신경 안 써요. ”


속마음을 들켰는지 눈동자가 커진다. 이 양반은 본인이 상대방과 대화하면서 상대를 읽으려고 계속 쳐다보는 버릇이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나도 마주 보고 있으니 이 양반의 속마음을 읽을 수가 있었다.


“외삼촌이 얼마나 사서 얼마나 이익이 생기든 어차피 제 돈도 아니고 수익을 나눠달라고 말 안 해요. 따로 투자한 수익에 대해서 제가 아무 말 안 하듯이 저에게 주신 성과급에 대해서도 뭐라고 안 하시면 뭐··· 상관없을 것 같은데요”


내가 선을 긋고 따로 돈을 투자해 버는 돈에 대해서는 말 안 하듯이 성과급으로 받는 돈에 대해서도 말을 하지 말라고 하니 얼굴이 일그러졌다.


”말씀드린 대로 성과급은 성인이 될 때까지 모아두기만 할 거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되요. 돈 벌 일이 있으면 외삼촌께 꼭 말씀드릴게요.“


이렇게까지 말을 하고 나니 외삼촌의 얼굴이 다시 펴진다. 이 양반 참 알기 쉬운 양반이다.


”그럼 지금은 여유자금이 하나도 없으신가요?“


이제 다시 사업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아 여윳돈이 없느냐고 넌지시 다시 물었다.


”와? 어데 다른데 돈 될기 또 생깄나? 요번엔 뭔데?“


그럼 그렇지. 이 양반이 바로 이렇게 태도가 변하는 걸 보면 서울에 부동산 좀 샀다고 여윳돈이 없다는 건 헛소리다.


”돌리지 않고 먼저 물어볼께요. 외삼촌 미국에 아는 사람이 혹시 있나요?“

”미국에? 미국에···미국, 미국 아! 있긴 있지. 근데 미국은 또 와?“


역시 미국에 아는 사람이 있다. 외삼촌은 갑자기 미국에 아는 사람이 있냐고 물어보니 목청이 올라간다.


”뭐 하시는 분인데요?“

”이놈에 자슥이 어른이 묻는데 자꾸 지얘기만 하네. 미국은 와?“


자기말에 대답은 하지않고 뭐하는 사람인지 다시 물으니 짜증을 낸다. 어련히 알아서 답을 안해줄까 성질은···


”주식을 사고싶어서요. 미국 주식“

”미국 뭐? 하하하. 니하고 만날 때마다 니 입에서 나오는 말이 이제 기가차서 내가 뭐라캐야 될지를 모르겠다만 니는 그기 가당키나 하다고 생각하고 말하는기가?“


주식, 그것도 미국 주식이란 말이 나오자 외삼촌은 대번에 펄쩍 뛰며 소리를 지른다. 하긴 이 양반은 지금 1980년을 사는 사람이니 그럴 수도 있지.


”안될건 없죠. 우리나라도 외국인 주식투자가 가능한데요?“

”임마, 자슥아. 그건 우리나라고! 미국은 다르지!“

”다를게 뭐가 있어요? 어차피 외국인들도 우리나라에 회사 하나 세워서 주식투자 하듯이 우리도 미국에 회사 하나 만들어서 하면 되죠.”


미국과 엄연히 다르다는 헛소리를 내뱉다가 내가 던진 한마디에 더 말을 못 하고 눈썹만 계속 찌그러진다.


“니말은 그라마 미국에다 회사를 차리자 그말이가?”

“당연하죠. 그래서 회사를 세우면 외삼촌 대신 관리해 줄 사람이 있는지 물었던 거고요.”


내가 당연하다는 듯이 답을 하자 외삼촌은 다시 콧방귀를 뀌며 말을 했다.


“이거···내가 어이가 없다없다 캐도 이래 쪼매난 거한테 말이 막히기는 첨이네. 니 회사 만드는기 어데 동네 길바닥에 좌판 깔아놓고 장사하는거 같이 그래 생각하나? 더군다나 미국에서? 미국에서?”


물론 지금까지는 외삼촌의 말처럼 미국에서 사업은 이민을 가지 않는 이상 힘들었다. 특수한 목적이 아니고선 여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니까···. 하지만 1981년 8월 여권법 간소화로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된다. 얼마든지 가능하다.


“외삼촌, 좀 있으면 외국여행 자유화가 시행될 거에요. 그럼 지금처럼 비자를 받는데 걸리는 시간도 줄일 수 있어요. 여행을 겸해서 충분히 일을 볼 수 있다구요.”


이 양반은 미국이 뭐가 그리 대단한 거라고 이렇게 강조를 하는지 모르겠다. 미국 가서 외삼촌하고 같은 직업 찾아서 회사 만들어달라고 하면 될 일인데 이렇게 호들갑이다.


“외삼촌···외삼촌 변호사 아니에요? 미국이라고 해도 법인 만드는데 사규 만들고, 이사진 구성해서 자본금 만들고, 사무실 구해 아는 사람 뽑아 관리시키는 건 한국하고 별다를 게 없을 것 같은데요. 관련 세금이나 사업 허가취득은 외삼촌이 그쪽 미국에 있는 변호사한테 전화하든 법률사항을 서류로 받든 해서 처리하면···어려울까요?”


외삼촌이 하도 미국에 회사 세우는 게 뭐나 되는 것처럼 떠들길래 미국법인 설립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면서 이것도 못 하냐는 식으로 말했더니 바로 반응이 나왔다.


“하 이거····하하 진짜 돌아삐겠네. 니 누구야! 니 누구야 새끼야! 열 살짜리가 어? 열 살짜리가 이것도 책을 보고 배았다고? 니가? 이것도 그냥 알았다고? 똑바로 말해라. 아니, 그래 내가 돌았다 치고 물어보자. 니 속에 든 그 귀신인가 뭐시기 한테 물어보자. 니 정체가 뭐고?”


내가 아무 말 없이 외삼촌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 외삼촌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다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허 참...인자 내가 돌아삘라하네.”


미친 듯이 나에게 따지고 들던 외삼촌은 어느 정도 진정이 됐는지 다시 조용히 말을 한다.


“니가 귀신이 들었다 카면서 도저히 니 나이에는, 니 나이로는 할 수 없는 말을 너무 자연스럽게 해대니 내가 이걸 우째 이해를 해야될지 모르겠다......”


내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지금 이 사람이 필요하고, 앞으로 얼마나 많은 미래의 일들을 말할지 모르는데 얘기를 할 때마다 이런 식으로 하나하나 반응을 하면 이것도 문제가 될 거 같았다.


“외삼촌······. 지난번에도 제가 소리가 들린다고 말을 할 때 안 믿으셨지만 제가 말한 대로 일들이 생긴 거 아시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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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번엔 주식으로 - 1 +3 22.09.30 1,386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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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내기바둑 - 1 +3 22.09.29 1,432 42 12쪽
2 재회 그리고 현실 +1 22.09.28 1,550 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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