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직업엔 비밀이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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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
작품등록일 :
2022.10.01 12:42
최근연재일 :
2022.10.2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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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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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001

DUMMY

“개새끼야! 멀뚱히 쳐 서있지만 말고 뭐라 말이라도 해봐!”


여전히 말이 없다.


“그래! 이젠 지긋지긋한 네놈들과도 안녕이다!”


지금도 내 옆에선 검은 인영을 향해 말하는 아니! 어쩌면 세상에 말하는 나의 마지막 대사다.

언제부터였을까? 내 눈에만 저들이 보이는게.


아파트 옥상에선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선선한 밤공기가 불어온다.

그게 나를 더욱 슬프게 했다.

어젯밤 가족과 함께한 옥상 바비큐 파티 중 내린 비 때문이었을까?

날 좋을 때 다시 먹자던 가족들과의 식사가 어제부로 끝이었을 줄은···


지면을 향해 추락하는 나는 그대로 눈을 감는다. 바람이 내 얼굴을 스치기 시작한다.

오늘 아침의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


“강한얼! 옥상 난간에 기대고 있으면 위험하댔지!”

“어! 엄마? 오늘 출근 안해?”

“얘가!”


짜악! 엄마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내 등짝을 가볍게(?) 때린다.


“오늘 네가 가족 해외여행 다녀오라고 티켓 끊어줬잖아!”

“아! 그게 오늘이구나?”

“그래! 이것아! 아빠랑 누나 데리고 여행 다녀올 테니까 몸 생각해서 게임 적당히 하고 밥 제때 챙겨먹어!”


엄마가 말하는 게임은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그 해 출시한 히어로즈 오브 미드가르드였다.

[Heros Of Midgard] 앞글자만을 따서 H.O.M 그래 홈! 유저들은 ‘홈’이라 불렀다.


가상현실게임답게 다른 이들보다 동체시력과 반응속도가 남달랐던 나는 남들보다 빠르게 성장을 할 수 있었고, 오년이 지나자 게임 내 정점이 되어있었다.

홈 덕에 돈을 제법 벌게 된 나는 가족들과 이곳 강남의 로얄 클래스에 입주 할 수 있었고, 그리고 오늘 해외여행 풀패키지를 잡아드렸다.


“아 알았어! 잔소리 좀 그만해! 게임 덕에 집도 구하고 해외여행까지 가는데···”


캡슐 안에만 들어가려하면 잔소리가 자동 반사되듯 나오는 엄마를 며칠간이라도 입막음하고자 보내드리는 효놈여행이었다.


“아들 몸 상하니까 그렇지! 엄마 맘도 몰라주고는!”

“아! 몰라~ 빨리가!”


떠나는 엄마의 뒷모습도 보지 않은 채 나는 여전히 옥상에 기대어 사람들을 구경했다.

쿵! 옥상 문이 닫히는 소리에도 나는 바라보지 않았다.

여전히 옥상 난간에서 기대어 주차장을 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나.


저 아래에 우리 가족이 보인다.

그리고 가족들 옆에 희끗하게 보이는 검은 인영. 그들인가? 에이, 설마! 그늘이겠지.

'이때 난 편안한 휴일을 보내고 싶었기에 애써 부정했던 게 아닐까?'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영종대교에서 일어난 40중 추돌사고

수많은 사상자가 나와 뉴스에서 대서특필 되었지만, 나는 홈을 하느라 늦은 밤이 되어서야 부재중 전화와 문자를 보고 그 사실을 알았다.


아빠, 엄마, 누나 모두가 죽었다는 사실을.

내가 정하고 고른 여행일정 때문이었을까?

검은 인영이 보였는데도 무심코 지나친 것 때문이었을까? 아무래도 상관없다.

나로 인해 비롯된 일이니까!


***


차가운 바람에 정신을 차리자 나는 여전히 지면을 향해 추락하고 있다.

지면에 부딪히기 직전.

뇌리에 남아있는 기억이 떠오른다.

오늘 아침 게임 속에서 낯선 이에게 받은 메시지!


설마?


지면에 부딪치기 직전 눈을 질끈 감은 나는 어떠한 것도 느끼지 못했다.

1, 2, 3 ···

머릿속으로 숫자를 세는데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천천히 눈을 뜨자 보이는 천장.

천장에 부착된 거대한 거울이 침대와 나를 비추는지 흐릿한 초점이 돌아오자 내 모습이 거울에 선명하게 보인다.

어? 저건 내가 아닌데? 꿈인가?

거울에 비춰진 나로 짐작되는 남자는 자신의 오른 손을 들어 볼을 꼬집는다.


“악! 씹··· 개아프잖아!”


설마 회귀, 빙의, 환생 뭐 그런 건가?

게임뿐 만아니라 게임판타지까지 즐겨보던 나는 소설 속에서만 보던 일을 겪고 있었다.

자세히 얼굴을 보자 꽤나 남자답게 생긴 얼굴이었다.

입가에 잔뜩 묻어있는 거품들.

아··· 이 자식도 죽은 건가?!

죽을 때 개거품 무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데 그렇게 숨졌나보구나!

그나저나 지금 몇 시지?


왼손으로 폰을 찾으려 더듬어 본다. 물컹!


“물컹?”


이상하고도 기분 좋은 촉감에 두꺼운 흰색 이불을 저만치 던지자 보이는 나체의 여성 둘!

천장을 바라보니 한눈에 침대 위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이게 무슨!”


깜짝 놀라 소리치자 좋은 촉감을 가진 여성이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으음··· 오빠 또 하게? 한 시간 전에도 했잖아~”

“네, 네? 했다니요? 뭐, 뭘 말이에요? 일단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는데 자리 좀 비켜주시겠어요?”


나는 일단 이 상황을 정리하고자 오른편에 자리한 여인도 흔들어 깨운다.


“아··· 왜요. 오빠~ 좀만 더 자고 갈게요. 지금 가면 택시도 없단 말이에요.”


택시? 창밖을 바라보자 아직 어둑한 밤이었다.


“지갑! 내 지갑이 어디 있지?”


내 지갑인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일단 지갑을 찾아본다. 그때 내 앞에 건네진 두툼한 장지갑 하나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게 오빠 꺼 아니야? 루이빚통 장지갑!”

“아! 그런 것 같네요!”

“엥? 오빠 왜 갑자기 존댓말? 벌써 술 깬 거야? 완전 웃겨!”

“아하하하 술이 깼나 봐요.”


나는 일단 이 상황을 정리하기위해 이 몸의 것으로 추정되는 남자의 지갑을 열어젖힌다.

이름 신 건우?

얼마를 주면 되지? 뭐야! 뭔 현찰을 이리 많이 들고 있어? 이건 또 수표네? 이게다 얼마야···

현금을 일단 손에 잡히는 데로 그녀들에게 내밀자 그녀들이 휘둥그레 눈을 뜨며 차례로 내 볼에 뽀뽀를 한다. 돈을 챙긴 그녀들은 나체상태로 일어나 옷을 주섬주섬 입으며 방을 나간다.


“창피하지도 않나?”


그녀들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이전의 상황을 회상해본다.

나는 분명 강남의 우리 집에서 뛰어내렸다. 지금 이곳은 모바일 네이벌 상으로 강남 신나 호텔이라는 것과 내가 뛰어내린 시간대와 몇 분 차이 안 난다는 것 이 두 가지를 확인했다.

시간대는 동일하다는 건데 그러면 이 몸의 주인이 죽은 시간이 내가 뛰어내린 시간이랑 동일한 건가?

게임 속 무수히 많은 퀘스트를 깨면서 향상된 추리력을 발휘해본다.


때마침 밖에서 들려오는 사이렌소리.

창밖을 내려다보자 근거리에 위치한 우리 집이 보이고, 그 주변엔 경찰차와 구급차가 잔뜩 모여 있다.

어쩌면 내 몸을 수습하기 위해 왔으리라. 멍하니 내 몸에게 작별 인사를 한 나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방안을 둘러본다.

호텔방 같은데 개인 물품들이 여기저기 자리해 있는걸 보면 개인 방인가?

들어본 적 있는 것 같다. 부자들은 호텔방을 지역마다 하나 둘쯤은 전세 내다시피 소유했다고.

드레스 룸으로 추측되는 문을 열자 내 방과 비슷한 면적의 옷장이 펼쳐진다.

우와! 홈에서 돈 욕심냈으면 나도 이 정도 호화생활을 누렸을까?

문득 홈에서의 내 위치를 떠올려본다.


옷들을 살펴보고 있던 나는 이내 가운데 자리한 시계 콜렉션이 눈에 들어왔다.


“손목에 채워진 시계도 놀랙스꺼였구나!”


손목에 찬 시계를 어루만지다가 콜렉션들과는 사뭇 어울리지 않은 구석의 낡은 시계에 눈이 갔다.

저 시계는 특별한 사연이 있는 걸까? 다른 시계들과는 안 어울리네!

그 시계를 만지는 순간!

드르르르륵! 거리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드레스룸 한 쪽의 벽면이 열리기 시작한다.


“설마! 금고인가?!”


밀실사이로 새어나오는 붉은 빛.

안으로 들어서자 내 눈에 들어오는 광경은 욕설이 절로 나오게 만들었다.


“와 이 새끼! 변태색마새끼였잖아!”


붉은 빛이 가득한 내부는 그야말로 홍등가 분위기를 한껏 뽐내고 있었다.

한쪽 벽면을 채운 성인 용품.

채찍부터해서··· 나머지는 상상에 맡긴다.


“도대체 이 새끼는 어떤 삶을 살아온 거지?”


빨간맛 컬렉션을 한참 둘러본 뒤에야 몸의 주인이 누군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설마 성인 용품 팔아서 호텔 세우고 뭐, 그런··· 그래, 그런 거면 인정이지!


그때 띠!띠!띠! 비음과 함께 누군가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기척을 느낀다.

밀실 밖으로 헐래 벌떡 뛰어나가 밀실 문을 닫는다.


또각또각또각!

하이힐 소리가 방 밖에서 들리고 잠시 뒤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온다.


“상무님. 여자들이 마음에 안 드셨나요?”


매끈하고 볼륨감 넘치는 몸매를 지닌 여성이 내게 물어온다.


“어···”


마음에 들었다 말하기도 이상했고, 별로였다 말하기도 난처한 상황. 하지만 그녀가 내 반응을 보고 별로였음을 인지했는지 난처해하는 모습을 보이며 말한다.


“죄송합니다! 연락 주셨으면 직접 조치했을 텐데··· 지금이라도 다른 애들을 불러올까요?”


내게 상무님이라 칭하며 저자세로 나오는 그녀.

내 비서구나!


“아! 아니야 괜찮아! 너무 만족스러웠어!”


나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뱉으며 비서를 내보내기위해 웃음을 지어보이자

그녀는 몸을 가늘게 떨며 한걸음 뒤로 물러선 뒤 고개를 숙인다.


“죄, 죄송합니다! 시정하겠습니다! 바로 다른 여성들을 데려오겠습니다!”


아니! 내가 괜찮다는데도 겁에 질려하며 90도 인사를 하는 건 또 뭐람!

그런 비서를 보자 나는 환생을 해도 개 같은 인물에게 했구나! 란 생각으로 천장을 바라봤다.

거울에 비춰진 내 모습···

비서가 저러는 것이 이해가 된다.

애써 웃은 내 미소는 사악하고 음흉하게 보이기까지 했다.


간신히 비서를 달래고 달래서 돌려보낸 나는 그녀와 대화를 통해 몇 가지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 몸은 이곳 호텔의 주인인 신나 그룹 회장의 손자라는 것 그것도 장손이라는 것!

또한 가문 내에서 내 위치가 개차반이라는 것 등등 짧지만 많은 것을 유추해볼 수 있었다.

변태 놈의 몸에 환생시켜준 걸 보면 전생에 내가 나라라도 팔았나 보다!

홈에서 내 나라는 안 팔았는데···


“아, 그래! 게임 내 메시지!”


죽기 직전 떠오른 메시지가 생각났다!

하지만 호텔방 안을 아무리 돌아다녀도 캡슐은 보이지 않았다.

아, 이놈은 겜창이 아니라 그냥 창이였지?!

‘내겐 개인 비서가 있지!‘ 라는 생각과 함께 핸드폰의 지문인식을 찍고 연락처 목록을 보니···


-왕가슴 비서(132)

-영원한 내편 울엄마 (15)

-김대표 (10)

-싸가지1(5)

-꼰대 (2)

-싸가지2(1)


하아.. 이런 개차반 같은 놈! 성이 왕 씨라고 왕 가슴이라니··· 시대가 어느 땐데.

비서가 그간 얼마나 이 몸뚱아리의 주인에게 시달렸을지 짐작이 간다.

최근 통화목록이 저 모양이라니···

비서에게 통화 버튼을 누른다.


-네 상무님!

"미안한데 내 호텔방으로 가상머신캡슐 하나만 놔줄 수 있어요?"

-물론 가능합니다.

"아! 되도록 빨리 부탁드려요~"


머신캡슐 하나가 최소 천은 나가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가능하다고하네. 돈이 좋긴 좋지!

후우··· 통화도 마쳤고 오늘은 공친 것 같으니 샤워나 해볼까?

온 몸 여기저기가 끈적거린다. 왜일까?

화장실 가득 보이는 어메니티들.

오호 호텔 전용인건가? 킁킁. 향이 참 좋네. 이 몸은 평생 이런 걸 쓰고 다녔나


샤워를 마치고 발가벗은 몸으로 화장실을 나오자

눈앞에서 왕 비서가 서있었다.


“우악! 왜 여기 서있는 거 에요!”

“꺄악! 죄, 죄송합니다!”


왕비서가 허겁지겁 방을 나가고, 급한 데로 중요 부위를 가린 나는 가운을 둘러 입는다.

거실에 나가자 붉어진 얼굴로 소파 옆에서 고개를 땅에 내린 채 숙연히 서있는 왕비서.


“사, 상무님 제가 일부러 그러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

“괜찮아요. 뭐 비서인데! 충분히 그럴 수도 있긴 하죠! 무슨 일 인가요?”

“아, 아 네! 연락을 드렸는데 안 받으셔서요. 부재중이신 줄 알고 이곳 거실에 캡슐을 설치했습니다.”

“벌써 설치했다고요? 이렇게나 빨리?”

“저어··· 상무님은 원래 하루를 넘기시는 거 싫어하지 않으셨나요?”


비서가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자 그럴 리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환생한 사실을 들키지 않기 위해 적당히 둘러댄다.


“아아! 그렇긴 한데··· 이거는 그리 급한 게 아니라서··· 아하하하”

“상무님 혹시 아직 약기운이 남으신 건가요?”

“약? 약이요?”

“그··· 상무님이 항상 하시는 그 흰색 약 있잖아요.”


뇌리를 스치는 아까의 상황.

이놈이 거품 물고 죽은 것은 약 때문이었나?


“아아. 아직 덜 깼나 봐요. 왕 비서! 내가 머리가 아파서 그러는데 아침에 다시 와줄래요?”


그녀가 꾸벅 인사를 하며 집에서 나간다.

후우. 도대체 앞으로 누구로 살아가야하는 걸까?

일단, 홈에 접속해보자! 메시지부터 확인하는 거야.


-생체정보가 불일치합니다!


-생체정보가 불일치합니다!


-생체정보가 불일치합니다!


씨발! 홍채가 다르네!

창밖에 사이렌은 아직까지 울리고 있었다.

저기 가서 내 눈알이라도 가져와야하나?


사실 메시지는 오늘 아니 정확히는 어제 아침에 읽었다.

자정이 지난 시간이니까.

랭킹 1위 캐릭터를 팔거나 공적치 전체를 양도하라는 제안.

홈 내에서 내게 그런 제안을 할 브로커는 전무했다. 공적치 전체를 달라는 것은 왕국을 넘기라는 의미.


난 홈을 시작 할 때부터 돈 욕심은 크게 없었다. 그저 평범한 삶에 도피처가 필요했으니까.

꽤 많은 세금을 관리했음에도 내 몫으로 따로 챙기는 것 하나 없이 대부분 백성NPC들에게 나누거나, 유저들의 편의성을 위해 투명하게 사용했다.

내가 다스리는 미드가르드 왕국을 좋아하기도 했고, 유저와 NPC들 모두가 즐겁게 플레이를 하게끔 만드는 것이 애초 궁극의 목적이었다.


물론 아직 게임을 접기엔 내 나이도 어리고, 그곳의 삶에 미련이 있었기에 상대의 거액에도 쌍욕을 박으며 차단했다. 아니! 차단을 넘어서 그를 대상으로 국왕의 척살령 퀘스트까지 내렸다.

내 순수한 의도를 단지 돈을 바라고 캐릭터를 키운 유저인 양 모욕한 이에게 죽음을 선고한 것이다.

그리고 그가 척살 당했다는 메시지를 받기 직전 그에게서 한통의 메시지를 받았다.


-내 제안은 이 캐릭터의 죽음 전까지 유효한 겁니다. 그런데 척살령이라니··· 이제 당신의 대답을 들었으니 나도 보답 할 차례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섬뜩한 메시지였다. 당시에는 돈 많은 초보 유저의 객기정도로 치부했다.

'왜 놈과 가족의 죽음을 연관 짓지 못했을까? 아까 그대로 죽었다면 존나 억울했겠지?'

더 이상은 아니다! 우리 가족을 파탄 나게 만든 장본인일지도 모르는 그를 찾아내는 것으로 목표를 정했다!


그리고 놈이 내 목표가 맞으면 그땐 철저하게 복수하리라!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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