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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게임 속 드래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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챠프
작품등록일 :
2022.10.05 14:57
최근연재일 :
2022.10.1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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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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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

DUMMY

드래곤이 되었다.


농담이 아니라 진짜다.


[흠, 그럭저럭 괜찮네. 지능이랑 인지 상태는 정상인가.]

[펜! 방금 낳은 아가한테 할 소리예요? 어쩜 이렇게 예쁘게 생겼을까. 넌 아마, 지상 최고의 미룡이 될 거야!]


나는 웅덩이에 비친 모습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아, 그 옆에 있는 작은 나무를 보고 깨닫는다.

웅덩이가 아니라 이거, 호수다.


[······화이트 드래곤?]

[그래. 넌 화이트 드래곤. 드래곤 중에서도 최고의 드래곤이지. 그에 걸맞는 품격을 가져야 할 거야.]

[레어는 우리가 무려 만 년 동안이나 찾아서 살기 좋을 거란다! 불쾌한 인간놈들이 찾아올 수 없도록, 만년설산 꼭대기에 정했고. 멀지 않은 곳에 드워프 굴이랑, 꽤 큰 엘프 부락도 있으니 마음껏 놀러다니렴. 아, 여길 찾느라 얼마나 고생했던지. 펜이 자기가 쓰고 싶다고 떼써서 말리느라 혼났지 뭐야.]


그런데도 앞에 있는 두 마리의 드래곤은 나보다 훨씬 컸다.

그 말은, 난 방금 태어나서 작은 듯하다. 나는 대충 내 몸을 둘러봤다. 화이트 드래곤 아니랄까봐, 온 몸이 하얗다. 맨들맨들한 비늘. 손에는 분홍빛 젤리. 두터운 꼬리까지.


[네 이름은 아르겐다뮤트. 네 파파 이름은 펜. 마마 이름은 리벨! ······음, 그런데 왜 말이 없지? 무슨 문제가 있나.]

[인지 능력은 문제 없어. 아마 이렇게 얼을 타는 건 반대의 이유겠지.]


펜이라 불린 드래곤은 오른팔, 아니 다리라고 해야하나. 그걸 내 머리 위에 올려놨다.


[갓 태어난 드래곤은 아직 지능을 조절할 줄 모르니 말이야. 이 세계를 분석 중일 거야.]


······뭔 소리 하는 거야?


[정답이었던 모양이네. 봐봐.]

[엇. 그러네요. 게임? 세계관 설정? 캐릭터? 드래곤의 상식. 와, 방금 태어난 아가라 그런지 상상력이 넘치네! 아주 건강해!]

[지능을 줄여라. 아르겐. 드래곤은 필요할 때만 지능을 써야한단다. 그렇지 않으면, 1000년도 안 되서 이 세상에 흥미를 잃을 테니까.]


나는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머! 고개를 끄덕였어요! 귀여워!]


리벨이란 드래곤이 날 끌어 안았다. 머리를 쓰다듬고, 얼굴을 비볐다.


······의외로 부드러운 감촉이다.


그나저나 지능을 줄이라고?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자마자 무언가 달라졌음을 알 수 있었다.

방금 전까진 꿈을 배회하는 듯 멍했다면.

지금은 선명해졌다.


원래의 나로 돌아온 느낌.


[그렇게까지 줄일 필요는 없다. 그건 너무 멍청하지 않느냐. 그래도 역시 2만 년만에 나온 화이트 드래곤 답게 습득 능력이 빠른 거 같아 다행이구나.]

[그럼요! 누구 아이인데요.]


이거 칭찬 맞지···?


[파파랑 마마는 잠시 외출하고 올 테니까. 얌전히 기다려? 화난다고 이 일대를 부수면 안 돼.]

[아르겐. 사고 치지 마라.]

[······외출?]

[응. 200년 정도니까, 금방 올거야.]


외마디 말을 남기고 두 마리의 드래곤은 하늘 높이 사라졌다.


이제 여기에 남은 건 나 혼자.


커다란 공터. 끝에 보이는 드래곤 레어. 쓸데 없이 크지만, 아직 덜 자란 몸뚱아리.


그게 다였다.


**


뒤뚱뒤뚱.


걸음을 걷는 게 아직은 어색했다.

없던 꼬리를 움직이는 것도 생소한 느낌이었다.

다만, 처음부터 잘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있었다.


펄럭-


그건 날개였다.

나는 어떤 도움 닫기도 없이 날개를 움직였다.

그러자, 몸이 금새 떠오르며 절경이 펼쳐졌다.


나는 한동안 아무 생각 없이 하늘을 날았다.


크오오오—!


기분이 좋아서 소리도 한 번 질러봤다.

탁 트인 절경과 아름다운 숲이 한 눈에 보인다.

그래, 나는 이걸 원하고 이 게임을 시작 했······.


[이게 말이 되냐고!]


**


일주일이 지나고.


나는 이 생활에 어느정도 적응했다.


드래곤으로 태어났다는, 다시 봐도 믿을 수 없는 소리도 제대로 인지했다.


물론 인지는 태어난 순간부터 했지만.


아무래도 내가 가지고 태어난 몸뚱아리는 적응력 하나는 끝내주는 모양이다.


[200년 동안 뭐하지.]


부모라는 놈들이 갓난애기 두고 200년 동안이나 외출 하는 게 맞아?

아니, 애초에 200년이란 시간을 어떻게 외출로 치부한단 말인가?

나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


푸하하하학!


근데 한숨을 쉴 때마다 새하얀 브레스가 뿜어져 나와, 주변이 엉망이 됐다.


이것도 이젠 적응했다. 다리에 묻은 얼음을 흔들어 깨부수곤, 어디론가로 걸어갔다.


쿵, 쿵-


아직 시간이 이르지만, 사냥을 해야할 듯하다.


**


숲엔 동물이 많다.

마물도 많은데, 처음 마주했을 때 엄청 겁먹었었다.

그러나 그 마물이 더 겁먹어서 도망가는 걸 보고 안심했다.


숲에 들어온지 얼마 안 되서 멧돼지를 마주했다.

멧돼지는 날 보자마자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치려 했다.

저건 좀 곤란하지.


[도망가지 마.]


미쳤다고 그 말을 듣겠냐고?

말 잘 듣는다.

이건, 드래곤만 할 수 있는 언령.

드래곤을 제외한 다른 생명체는 이 말을 거부할 수 없다.


그렇게 쉽게 사냥에 성공한 나는.


으적—.


멧돼지를 한 입에 삼켰다.


‘시발, 이번에도야?’


꼭 구워서 먹으려고 했는데, 이 몸은 어려서 그런지 말을 잘 안 들었다. 먹을 게 있으면 일단 삼키고 봤다.


꿀꺽-.


그래도 맛은 있으니까 다행이지만, 처음엔 비위가 얼마나 상했는지. 다 먹어치워 놓고 헛구역질까지 했다.


물론 토는 고사하고 새하얀 브레스만 나왔지만.


나는 쩝쩝 멧돼지를 씹어 삼키곤, 하늘을 바라보았다.


두 개의 달.

아니, 행성.

이 세계는 아침에도 행성이 보인다. 내가 드래곤이기 때문인지 그것도 꽤 선명하게 보인다.


게임 속에 빙의라.

그것도 드래곤으로.


이제 와서 꿈일 거야느니, 그런 소린 안 한다.

다만······.


우리 집은 가난하다.

그래서 내가 돈을 벌어서, 꾸준히 보내줘야 한다.


엄마는 어떻게 되는 거지?

당장 월세 낼 돈도 없을 텐데.

다른 건 다 제쳐두고, 그거부터 걱정이다.

무엇보다.


‘지금쯤, 많이 걱정 하시겠지.’


나는 우울한 얼굴로 내 짜리 몽땅한 다리를 바라보았다.

······이래서야, 알아볼 수나 있으려나.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드래곤은 만능이다.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다.

인간의 돈을 버는 것정돈, 하찮다 여길 정도로 쉬운 일이겠지.

폴리모프로 외견도 바꿀 수 있고.


지구로 돌아가기만 하면, 호화스럽게 살 수 있다는 소리였다.


드래곤으로 빙의한지, 아니 태어난지 일주일.

나는 결심한다.

기필코 다시 돌아가야겠다고.


**


[알다시피 내 출신은 리. 지금은 용. 신축 레어 위. 땡큐 마 형님. 곧 돈 벌어 고향··· 그 다음 뭐드라.]


전생에 자주 듣던 랩을 흥얼거리며 요리 중이었다.

어, 어. 타겠다. 나는 재빨리 멧돼지 다리살을 뒤집었다.


벌써 이곳에 빙의한지 한 달.

나는 어느 정돈 적응한 뒤였다.

사냥을 하는 것도, 하늘을 나는 것도, 무엇보다 요리를 하는 것도.


굳이 익혀 먹을 필요가 있나 싶지만, 그래도 내 근본은 인간이다.

근본을 잊으면 그때부턴 정말 인간이 아니게 되는 거겠지.

이미 드래곤이더라도, 나는 그걸 유지하고 싶었다.


밥을 두둑하게 먹은 나는 뒤뚱뒤뚱 레어 안으로 들어갔다.


내 전용석에 꼬리를 틀고 누웠다. 여기 와서 알게 된 사실. 드래곤의 꼬리보다 훌륭한 베개는 없다.


[심심한데.]


잠은 아까 잤고.

더 잘려면 잘 수 있을 거 같긴 한데, 영 내키지 않는다.

모처럼 드래곤이 됐는데 뭐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인간이나 찾아볼까.]


잠깐 생각하다 바로 고개를 저었다.

이 살벌한 세계는 어린 드래곤을 보면 보통 잡으려 한다.

드래곤이 ‘최강의 생명체’라 불리는 것도 성년이 지난 이후다.


드래곤의 성년은 500년 뒤.

그 전까진 해츨링이라 부르는데, 원래 기량의 10% 밖에 내지 못한다.


말하길, 이때가 유일하게 드래곤을 죽일 수 있는 시기랬다.


그래서 어린 해츨링은 드래곤들에 의해 철저히 보호 받는다고 알고 있는데, 내 부모라는 놈들은 갓난애기를 유기하고 도망쳤다!


[그렇다고 500년 동안 레어에 갇혀 있긴 좀.]


드래곤의 레어엔 보통 각종 금은보화나, 값비싼 아티팩트들이 널려 있다고 한다.


그게 다 어디서 났겠나?

뺏었겠지.

나도 드래곤인데 그런 거 하나 둘 채워놓아야 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이 들 때쯤, 처음에 부모 드래곤이 했던 소리가 떠올랐다.


-멀지 않은 곳에 드워프 굴이랑, 꽤 큰 엘프 부락도 있으니 마음껏 놀러다니렴.

[그렇지!]


나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놀러 다녀라, 이 뜻은 아마 미리 언질이 돼 있다는 뜻 아닌가?


안전은 물론, 날 환대해주고 같이 재밌게 놀아줄 게 틀림 없었다!


**


[엘프—! 엘프 나와!]


날개 몇 번 펄럭여 레어가 있는 고지대에서 내려온 나는, 바락바락 소리치며 돌아다녔다.


쿵, 쿵—.


한 걸음 움직일 때마다 산이 울부짖는 느낌이다.

새들은 도망치고, 동물들도 급히 튀었다.


[어딨어 애들아! 같이 놀자!]


꽤 오랫동안 소리질러서 그런 걸까?

목 중간이 간질간질 했다.

나는 코를 벌렁거리며 재채기를 했다.


엣, 취.


쿠하아아아악—!


[···어라.]


아이, 이 놈의 브레스는 시도 때도 없이 나오고 지랄이다.


산맥 중간이 뻥 뚫려 있었다. 그 끝이 어딘지 보이지 않을 정도.

파릇파릇했던 나무들은 하얗게 얼어 붙었다.

드넓은 초원이 설산으로 변한 것이다!


[큼큼. 실수했군. 엘프! 어딨니!]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뻘쭘한 나머지 꼬리를 흔들었다.


“위, 위대한 존재시여!”

[응?]

“불경을 용서 하소서—!”


밑에서 삐약이들이 소리쳤다.

눈을 게슴츠레 뜨고 보니 얼굴이 자세히 보였다.

귀가 뾰족한 노인이었다.


[와, 엘프다.]

“죄, 죄송합니다! 진작에 찾아가야 하것만, 위대한 설산의 지배자이자, 고귀한 화이트 드래곤님이 이곳에 레어를 정하신지 모르고 있었습니다!”

[죄송할 건 없고. 네 마을이나 소개 시켜줘.]


나는 최대한 친절하게 웃으며 말했다.


[심심하던 참이거든.]


어라, 그런데 이 엘프.


왜 벌벌 떨고 있지······?


나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많이 추워? 떨고 있네.]


아무래도, 오늘 날씨가 좀 추운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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