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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회귀한 기사가 복수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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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잭꿀
작품등록일 :
2022.10.11 18:24
최근연재일 :
2022.12.12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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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02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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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최종 시험 (4)

DUMMY

발리안은 추가 시험이라는 명목으로.

자신을 상대로 십 분을 버티면, 기사 자격증을 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어때? 해볼 테냐?”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기사의 작위에 욕심이 생겨서가 아니다. 어차피 황실에서 주최하는 기사 시험에 참여하게 된다면, 작위를 얻는 것은 시간문제일 테니까.

다만 발리안 정도 되는 강자와 붙어볼 수 있다는 것은, 이든에게 있어서 아주 좋은 기회였다.


‘지금의 내 수준을 확실히 가늠할 수 있겠군.’


과거로 회귀한 이후.

이든은 제구인 레볼리티오의 능력과, 전생에 연마한 제국류 검술로 수많은 강적들을 쓰러트려왔다.

하지만 발리안을 상대로는, 제구와 제국류 검술. 이 두 가지 모두를 사용할 수가 없었다.


그의 허리에 매달려 있는 것이 제구라는 사실은 함부로 밝혀서는 안되는 중요한 기밀.

여기서 제구의 능력을 사용했다가는, 눈썰미 좋은 발리안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 것이다.


게다가 아직 훈련소도 졸업하지 않은 훈련병의 신분이기에, 제국의 기사들에게 전수되는 제국류 검술을 사용할 수도 없었다.

이곳에 있는 발리안과 교관들은 모두가 기사의 자격을 가지고 있는 자들.

여기서 제국류 검술을 사용하는 순간, 수많은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지게 될 것이다.


‘제구와 제국류 검술 없이, 6성의 기사를 상대로 얼마나 해낼 수 있을까.’


제구와 제국류 검술에 의존할 수 없는 지금.

발리안과의 대결은, 순수한 나 자신의 전력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도전하겠습니다.”

“좋아, 당연히 그래야지.”


장난스러운 말투.

하지만 발리안이 뿜어내는 흉흉한 살기는 절대로 우습게 볼 수가 없었다.


“자신 있는 걸로 먼저 들어와 봐라. 사랑스러운 제자에게 선공을 양보하마.”


발리안이 칼을 뻗어 자세를 취했다.

그의 칼날이 닿는 범위 안에 들어가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팔과 다리가 잘려나가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이런 위압감은 너무나도 익숙했다.

눈앞에 높은 벽이 나타났을 때에, 이든은 돌아가는 성미가 아니었다. 넘을 수 없다면, 벽을 부숴서라도 반드시 나의 길을 관철하리라.


“갑니다.”


이든의 검에 검기가 솟아오른다.

양 다리에 마나를 가득 싣고, 순식간에 발리안을 향해서 튕겨져 나갔다.

지켜보던 교관들조차 동작을 놓칠 정도로,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는 맹렬한 돌진.


까앙!


하지만 있는 힘껏 내리친 이든의 칼날은 허무하게 저지당했다. 궤도를 전부 꿰뚫어보고 있던 발리안이, 손쉽게 검을 튕겨낸 것이다.


깡! 까강! 깡!


이후로도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검격.

하지만 발리안은 어린아이와 놀아주는 것처럼, 아주 손쉽게 공격을 막아냈다.

입가에는 옅은 미소마저 띤 채로.


“이 애비가 특별히 가르침을 하나 주마. 넌 공격이 너무 정직해.”


검술은 곧 그 사람의 성품을 담아낸다.

성질이 급한 자는 검격 또한 다급하고, 진득한 자는 천천히 기회를 노린다. 그리고 올곶은 자가 휘두르는 검의 궤도는 너무나도 정직하다.


“지금까지 너보다 약한 녀석들은, 네 공격에 반응조차 하지 못했을거다. 하지만 너보다 강한 자를 상대로는 절대로 통하지 않지.”

“그렇습니까?”


이든의 검격이 직선으로 내려친다.

여유롭게 받아치기 위해, 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순간. 발리안의 입가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분명 직선으로 곧게 뻗어 내려오던 이든의 검이, 잔상을 남기며 휘어졌던 것이다.


‘아니, 이건···!’


부드럽게 휘어지는 채찍 같은 검이, 목덜미를 노리는 뱀처럼 순식간에 엄습해온다.

이제 와서 쫓아가기에는 너무 늦었다.

발리안은 한쪽 무릎을 꿇어 자세를 낮췄다. 그리고, 목을 향해 날아드는 칼날을 간신히 내리쳤다.


까가강!


지켜보고 있던 훈련병들은 물론이고, 교관들까지 너무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유효타를 먹이지는 못했지만, 이든이 교육대장 발리안의 무릎을 꿇린 것이다.


‘변초를 사용할 줄이야··· 설마 방심을 시키기 위해서 지금까지 허수를 뒀던 건가?’


하지만 발리안의 굴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곧이어 몰아치는 후속타를 피하기 위해, 뒤로 훌쩍 뛰어 물러서는 순간.

이든이 연병장의 모랫바닥을 세게 걷어찼다.


화악!


안개처럼 흩뿌려진 모래들이 발리안의 눈앞에 뿌려진다. 눈을 감을 수는 없으니, 발리안은 왼쪽 팔을 끌어당겨서 모래를 막아냈다.


“크윽··· 이 새끼가···!”


이든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발리안의 균형이 무너진 틈을 타서, 순식간에 머리를 노리고 검을 내질렀다.


서걱.


고개를 살짝 틀어 피했지만, 뺨을 스치고 지나간 날카로운 칼날에 핏방울이 묻었다.

훈련병들은 교관들의 눈치를 보며 수군댔다.


“이든은 이제 막 5성이 된 거라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완전히 막상막하잖아?”

“이러다가 교육대장님까지 지는 거 아니야?”


연달아 치욕을 당한 발리안의 눈동자에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차올랐다.

어떻게든 이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 이대로라면, 녀석은 아무런 깨달음도 얻지 못할 테니까.

이 추가 시험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는 제자에게 패배의 감각을 가르쳐주기 위한 것이다.


“이 빌어먹을 새끼가··· 잘도 여기까지 해줬구나.”


발리안의 발아래로 깔리기 시작한 흉흉한 기운이 대지를 잠식하기 시작했다. 6성의 코어가 가진 마나를 아낌없이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츠츠츠츳.


녀석의 자존심을 철저하게 짓밟기 위해서.

지금부터는 여지를 주지 않고, 넘을 수 없는 거대한 격의 차이를 느끼게 해 줄 작정이었다.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몸으로 느끼게 해주마.”


지금껏 방어의 태세를 취하던 발리안이, 처음으로 땅을 박차고 뛰어들었다.

큰 소리와 함께, 지면이 뒤흔들린다.


쿠웅.


바닥에 자국을 남기며 발리안이 사라졌다.

그리고, 순식간에 나타난 것은 이든의 앞이었다.

검과 검이 부딪히는 소리가 아니라, 무언가가 폭발하는 듯한 굉음이 터져 나왔다.


콰앙!


거대한 6성의 검기가 소년을 짓누른다.

어떠한 기교도 필요 없었다. 발리안은 철저하게 힘의 차이를 보여 줄 생각이었다.


콰앙! 콰앙! 콰앙!


우직하게 그저 위에서 아래로 내리뻗는 공격.

하지만 이든은 그의 검격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어때? 정신이 좀 번쩍 드냐?”


가지고 있는 모든 마나를 검기에 실어봤지만, 간신히 막아내는 것이 고작이었다.

후들대는 양 다리가 모래바닥을 깊게 파고 들며 뿌리박힌다.


‘확실히 6성과의 차이는 무시할 수가 없군. 조금이라도 한눈을 팔게 되면, 검기에 짓눌리게 되겠지.’


발리안은 이든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는 망아지처럼 여기고 있지만, 사실은 달랐다.

이든은 하늘이 얼마나 높은지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생에는 반드시, 그 하늘을 붙잡아서 지상으로 추락시킬 생각이었다.


‘하지만, 고작 여기에서 쓰러질 수는 없다.’


그는 전생에 ‘제국 최강’이라는 이름의 봉우리에 올라섰다.

하지만 자신이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고 착각했던 순간. 결국 자신보다 더 높은 곳에 있는 적들의 손에 의해서 죽음을 맞이했다.


자신에 얼마나 초라한 존재인지 깨달았기에.

어떠한 것도 그의 마음을 흔들 수는 없었다.

향하는 목표를 향해서, 오롯이 나아갈 뿐이다.


‘내가 가야 할 곳은 훨씬 더 멀리에 있으니까.‘


콰앙! 콰앙! 콰앙!


발리안의 일방적인 폭력은 계속되었다.

전신으로 전해져오는 엄청난 압력 때문에, 검을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겨웠다.


“벌써 포기한 거냐? 어디 한번 발악을 해봐!”


5성급 기사와 6성급 기사의 코어는 감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차이가 난다.

비교하자면, 호수와 바다의 차이.

호수의 물은 가뭄이 들면 메마르지만, 바다는 절대로 바닥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이든이 마나로 발리안을 상대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한 일.


‘제구도, 제국류도 쓸 수가 없다. 그렇다면···’


하지만, 진짜 실전에서 단순히 코어의 수준만으로 승패가 결정되지 않는다.

마나는 그저 하나의 수단일 뿐.


누가 더 치밀하게 패를 준비하고 있는가.

얼마나 치열하게 삶을 갈구하고 있는가.

때로는 이러한 것들이 기적을 일으키고는 한다.


‘이 정도 기술은 보여줘도 되겠지.’


이든은 결심을 굳힌 듯.

단단해진 눈빛으로 발리안을 응시했다.


“아직도 깨닫지 못한 거냐? 세상은 넓고 너보다 강한 자들은 천지에 깔려있다. 그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언젠가 무너지게 될 거다!”


발리안이 꺾이지 않는 제자의 의지를 완벽하게 짓밟기 위해, 회심의 일격을 내리쳤다.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뭐라고?”


콰콰콰콱!


발리안은 놀라움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전력을 다해서 몰아친 자신의 공격이 공중에서 멈춰 섰던 것이다.


“아··· 아니?!”


놀라움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든의 손에 들린 두 개의 검이, 서로의 날을 교차하며 발리안의 검기와 대등하게 맞서고 있었다.


‘뭐지? 설마 하나의 검을 더 숨기고 있었던 건가? 하지만 훈련소 안에 반입할 수 있는 무기는 하나로 제한했을 텐데···’


자세히 보니 그게 아니었다.

이든의 검은 여전히 오른손에 쥔 한 자루 뿐.

왼손에 쥐고 있던 검은, 진짜 검이 아니라 손날에서 솟아오른 검기였던 것이다.


“검기를 두 개나 사용하는 거냐?”


오른손에 쥔 칼날의 검기.

왼손에는 손날의 검기.

이든은 두 개의 검기를 동시에 운용하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두 개의 검기를 만들어 내는 것은, 평생을 검술의 연마에 힘써 온 발리안이라고 할지라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비유를 하자면, 앞을 보면서 동시에 뒤를 봐야 하는 수준으로 말도 안 되는 기술이랄까?

그러나 눈앞의 소년은 너무나도 선명하게 솟아난 두 개의 검기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있었다.


‘그렇구나···’


그 순간, 발리안의 머릿속에 깨달음이 스쳤다.


‘감히 나와 비교를 해서 미안하구나.’


이 작은 소년에게서 자신의 과거를 비춰보았다.

나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지만, 그건 착각이자 오만이었다.


‘너 또한 내가 넘볼 수 없는 하늘이었다.’


자신이 올라가 봤다고 생각했던 곳은, 진짜 하늘이 아니었던 것이다.

녀석은 감히 자신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손 닿을 수 없이 높은 하늘에 있는 존재였다.


“흐아압!”


이든이 결국 발리안의 검을 밀어냈다.

이후로 예측할 수 없는 수많은 궤도에서, 두 개의 칼날이 정신없이 날아들었다.


까강! 깡! 깡!


판도가 단숨에 뒤집혔다.

쉴 새 없이 밀려드는 공격을 막아내던 발리안이,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두 개의 검기를 쓰는 이든의 모습에서, 어쩐지 제국의 대장군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왜 갑자기 그분의 얼굴이 떠오르는지 모르겠군.’


그가 싸우는 모습을 본 것은 딱 한 번뿐이지만, 뇌리에서 절대로 잊히지 않는 절경이었다.

양손에 하나씩 검을 들고. 적진을 홀로 누비는 대장군의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준 전신(戰神)과도 같았다.


두개의 검을 사용한다는 점이 같았기 때문일까?

발리안은 소년에게서 대장군의 그림자를 보았다.


‘지금 감상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지.’


발리안은 고개를 휘저었다.

딴 생각을 하면서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이든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으니까.


“이제 좀 재밌어지는데!”


발리안은 즐겁게 웃으며 검격을 받아쳤다.

두 개의 검기를 운용하는 만큼, 이든이 가진 코어의 마나는 순식간에 고갈 될 것이다.

이대로 시간을 버티면 자신의 승리가 되겠지만, 그런 치졸한 방법으로 이기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를 이기려면, 아직 천만 년은 멀었다!”


발리안의 검에 흉포한 기운이 솟아났다.

이 한방에 모든 것을 건 것처럼.

가지고 있는 모든 마나를 실어낸 것이다.


끼긱. 끼긱. 끼기기긱.


마나가 주변의 대기를 찢어내면서, 귀신이 곡하는 듯한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 이제 어떻게 할 거냐?”


물러설 곳은 없었다. 그렇기에, 이든은 태풍의 핵으로 과감히 뛰어들었다.


“좋아! 그렇게 나와야지!”


양손에 실린 검기가 발리안에게로 파고든다.

거대한 힘과 거대한 힘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서로를 향해 부딪히는 그 순간.


스스스슷.


이든의 검기가 허공으로 흩어져 버렸다.


‘크윽, 하필 이럴 때···!’


하필이면 결정적인 그 순간에.

코어의 마나가 전부 고갈되어 버린 것이다.


콰콰콰앙!


대지를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하늘 위로 모래 구름이 피어올랐다. 모두가 숨을 죽이고, 뿌연 모래가 사라지길 기다렸다.


그곳에서 나타난 것은, 바닥에 쓰러진 이든.

그리고 두 발로 당당하게 서 있는 발리안이었다.


“후우······.”


발리안은 이든의 검기가 사라지는 것을 본 순간, 간신히 궤도를 틀어냈다.

쓰러진 소년의 옆으로,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대지가 반으로 갈라져 있었다.

이것이 한때 천재라고 불렸고, 이후로는 노력으로 이 자리까지 올라온 남자의 기술이었다.


“어이, 교관들.”


발리안이 교관들을 향해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모두가 궁금해하는 그것을 물었다.


“십 분 지났냐?”


시간을 재고 있던 한 교관이, 발리안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났습니다.”

“그래? 얼마나?”

“진작에 지났습니다.”


발리안이 무언가를 퉤 뱉었다.

떨어진 것은 침이 아니라 걸쭉한 핏덩이.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이야기했다.


“쯧, 어쩔 수 없지 뭐. 다들 도장 찍을 준비해라.”


전설로 남게 될, 제국군 훈련소 977기.

그중에서 첫 번째 기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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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던전 브레이크 (2) +9 22.11.17 17,799 346 13쪽
34 던전 브레이크 (1) +13 22.11.15 19,320 35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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