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코인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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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수퍼콜라
작품등록일 :
2022.10.2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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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1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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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2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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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투기자본

DUMMY

내 앞에 있는 알렉스가 골드만 삭스에서 어느 정도의 영향력이 있을지.


“소미야, 이 사람 어느 정도 위치야?”

“글쎄요 직접 물어보세요. 뭐 때문에 그러시죠?”

“골드만 삭스가 크라겐 거래소의 대주주인데 거래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인지 궁금해서.”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알렉스는 나와 소미를 번갈아 보며 궁금한 표정을 지었다.

윤소미가 나의 궁금증을 전달하자 그는 자신 있게 웃으며 말했다.


“거래소에 협조 요청하는 것 따윈 일도 아닙니다. 그보다 저희가 인수를 포기하면 JP모건이 다음 가격일 것인데.”

“JP모건은 절대 인수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떻게 자신합니까?”

“이미 고비트 임원과 JP모건의 사람들이 불법적으로 정보를 주고받은 증거를 포착했습니다. 다만 JP모건에서 비트코인으로 대가를 지불했다는 증거가 필요한데 그걸 하기 위해서는 크라겐 거래소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거래소에서 뭘 해드리면 되죠?”

“비트코인 지갑 주소의 주인을 찾아 주시면 됩니다. 한국 수사기관에서 요청을 할 것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해외 기업들은 개인정보보호 차원이라며 거절합니다.”

“특히 미국의 기업들은 더 심하겠죠. 일단 그건 해결해드릴 수 있습니다만 그것만으로 저들이 인수를 포기할까요?”

“그렇게 될 겁니다.”

“만약 실패할 경우에는요?”

“제가 JP모건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해서 인수해버리겠습니다.”

“미스터 박이 JP모건보다 자본력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그걸 어떻게 믿죠?”


들어올 때부터 이 인간은 나를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소미야. 설명 좀 해줘라 내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이 인간 뉴스도 안 보고 뭐 하냐?”

“선배 우리나라 뉴스를 이 사람들이 어떻게 이해하겠어요.”

“JP모건은 작당해서 주작 방송도 내보내 던데? 이거 유능한 인간 맞아?”

“그건 아마도 한국에 그들을 돕는 자들이 있어서 그런 걸 거예요. 잠깐만 있어 보세요. 제가 그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할게요.”


윤소미는 알렉스에게 내가 무슨 일을 했었고 인수전에 뛰어들어 어떤 일을 당했었는지.

그리고 한울기술투자와 아제르의 지분을 상당히 확보하고 있다는 말까지 전했다.

한참을 둘이서 대화를 나누더니 알렉스는 그제야 경계의 눈초리를 풀었다.


“몰라 봬서 죄송합니다. 이거 제가 실수를 조금 한 거 같습니다.”

“아닙니다. 그럼 크라겐에 압박을 넣어 주시는 걸로 알고 있으면 될까요?”

“문제없습니다.”


생각보다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크라겐에 협조만 받을 수 있다면······. 아니 그전에 JP모건의 진짜 의도를 알았으니 소미에게 알려주는 게 우선이겠지’


나는 알렉스를 데리고 나서는 소미를 살짝 잡아당겨 말했다.


“저놈 보내고 혼자 다시와. 중요한 일이야.”

“저만요? 그래도 여기 호텔인데 혹시 딴생각 품고 부르는 거 아니죠?”


생각지도 못한 소미의 대답에 살짝 당황해 버렸다.


“야, 무슨, 그런 거 아니야.”


윤소미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하며 나를 톡 치며 말했다.


“당황하기는! 장난이에요. 장난. 금방 올게요.”


이로써 JP모건을 확실히 날려버릴 퍼즐은 모두 맞췄다.

고비트의 임원에게 돈을 주고 개인정보를 빼돌린 것만으로도 충분히 저들을 밀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지금 한국에 있는 저들의 개인적인 문제일 뿐이다.

JP모건에서 진짜 고비트를 인수할 의지를 보인다면 어쩌면 판세가 뒤집어질 수도 있는 리스크는 아직도 존재한다.


‘결국 그렇게 된다면 비싼 값으로 인수할 수밖에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돈이 아까운 짓이었다.

내가 거래소를 인수하지 않고도 JP모건이 인수를 못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도 참 어쩔 수 없나 보다. 사표 던지고 은퇴한다던 놈이 결국 돌고 돌아 제자리네.’


코인판 떠난다고 하던 놈이 이제 거래소를 인수전에 기웃거리고 있으니.


나간 지 채 10분도 되지 않아 경제 신문을 손에 들고 윤소미가 돌아왔다.


“여기 누가 쓰는 곳이에요?”

“왜?”

“신문이 4종류나 와 있길래. 들어오는 길에 경제 신문 하나 들고 와봤죠. 인터넷 기사만 읽다가 오랜만에 신문을 보니 참 새롭네요.”


윤소미는 무심히 탁자 위로 신문을 휙 던졌다.


“이방 주인이라면 이라면 충분히 그럴걸. 그보다 소미야.”

“네?”

“너 JP모건이 고비트 인수하는 거 막으러 왔다 했지?”

“그런데요?”

“이거 잘 짜인 함정 같은데?”

“좀 알아듣게 말해요.”

“좀 전에 JP모건 해킹한 녀석이 전해준 문서에 JP모건은 고비트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나와 있었어.”

“확실해요? 정말 중요한 문서는 서류로만 보관하는데 인터넷상에 있었다는 것은 뭔가 좀 이상한데요?”

“개요 정도만 적혀있는 한 장짜리 문서 이긴 한데 빅테크 기업과 금융 회사들의 포지션이 나뉘어 있었어.”


말로 하는 것보다 문서를 보여 주는 것이 빠르겠다 싶어 윤지후에게 연락을 했다.

그는 흔쾌히 영문으로 된 원본 문서를 보내주었고 내용을 확인한 소미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마요. 저거 정식 공문 아니니까. 굳이 한국 거래소를 인수 안 하고도 테스트는 충분히 할 수 있어요. 그보다 해커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대단하네요.”

“나도 깜짝 놀랐어.”

“그런데 선배 일이 잘못되면 정말 고비트 인수하실 거예요?”

“안 그래도 내가 인수하는 것은 정말 미친 짓 같아서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 중이었는데. 네 덕분에 방금 해결 됐어.”

“전 별거 안 한 거 같은데요.”

“정확히 말하자만 탁자 위에 신문 기사 덕분이지. 한번 봐봐”


탁자 위에 올려진 신문 기사 1면을 손으로 가리키자 윤소미는 천천히 신문을 들고 기사를 읽었다.


「외국 사모펀드가 국내 외식업 잠식··· 전재산 투자 가맹점주 위협


경영 합리화 내세우며 수익 극대화 치중

음식 배달업체도 외국 자본이 좌지우지

본사 배불러도 가맹점은 수익구조 취약

국회ㆍ공정위 사모펀드 감시강화 필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국내 외식업체의 상당수가 최근 10년간 외국계 사모펀드의 손에 넘어가고 있다. 블랙홀처럼 외식업체를 빨아들이는 사모펀드의 기세가 워낙 드세다 보니, 토종업체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다.


‘소상공인의 꿈은 프랜차이즈, 프랜차이즈의 꿈은 매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식업체 매각은 자본시장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사모펀드는 매각을 염두에 두고 단기수익에 치중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쥐어짜기식 경영이 이어질 경우 생계형 가맹점주에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사를 읽은 소미는 인상을 찌푸렸다.


“참나 이런 기레기들 기사 쓰는 꼬라지 하고는······.”

“기사 읽어보니 완전 사모펀드가 나쁜 놈들인 것처럼 적혀있지?”

“어떻게 20년째 이런 인식은 바뀌지 않는 걸까요?”

“그러게 말이다.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하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닌데.”

“금융 후진국 다운 기사네요. 그런데 이 기사가 왜요.”

“일반 사람들이 이 기사를 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외국계 사모펀드들이 완전 자국민 피 빨아먹는 나쁜 놈들이라 생각하겠죠.”

“바로 그거야. 저런 인식을 고비트에다 심는 거지.”

“하지만 JP모건은 사모펀드가 아니잖아요.”

“상관없어 어차피 사람들은 구분도 못해. 사모펀드나, JP모건이나 해외 투기자본으로 인식할걸.”

“선배 그런데 아직도 사회 분위기가 외국자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아요?”

“엄청나지 특히 IMF때 외국 사모펀드들이 우리나라 기업 사고팔면서 엄청난 이익을 얻었잖아. 국민들은 어떻게든 이사태를 극복하려고 금 모으기 하고 난리 부르스를 추고 있는데 눈앞에서 사모펀드들이 그 짓거리를 하고 있었단 말이지.”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IMF는 1997년 이잖아요.”

“그때의 악몽이 사라지기도 전에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 문제가 수면 위로 들어 났고 또 이 사건은 블랙머니라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었지.”

“그러니까 미디어와 언론들이 지속적으로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계속 심어 주고 있었다는 거잖아요.”

“지금도 신문 기사 봐봐. 저런 기사들만 나오는데 어떻게 인식이 좋아지겠냐?”

“JP모건이 고비트와 짜고 우리나라 암호화폐 시장을 장악하려 한다는 식의 언론 플레이를 해서 여론을 움직이겠다는 거네요.”

“여론이 악화되면 정부차원에서 고비트 압수수색이 들어갈 수도 있는 문제고 아니면 스스로 매각을 포기할 수도 있는 문제지.”

“그럼 한울기술투자와 아제르 주가는 폭락할 건데요? 그래도 하한가에 쓸어 담아요?”

“물론이지 고비트 인수전이 산으로 가버리면 차선책으로 뭘 선택하겠냐?”

“고비트 인수가 간절한 JP모건은 고비트 지분을 가진 기업들의 주식을 노릴 것이다.”

“그런데 내가 벌써 다 쓸어 담아서 유통 물량이 별로 없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의미심장한 웃음을 나에게 보냈다.


“개·폭·등.”

“이틀 뒤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걱정 마시고 현금이나 충분히 준비해 주세요.”


짧은 미팅을 마치고 윤소미를 숙소로 데려다주었다.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능력이 없는데 우연한 기회에 회사가 커져 제대로 경영을 못하는 창업주보다는 기업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모펀드가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부실한 기업을 인수해서 내실 있는 기업으로 바꾸고 비싼 값에 되파는 것이 나쁜 일인가?

그럼 헌집을 사서 리모델링 한 다음 파는 행위도 나쁜 행동이라고 비판받아야 한다.

그런데 전자에겐 굉장히 부정적이고 후자는 아주 당연히 받아들인다.

심지어 롯데카드도 롯데그룹의 소유가 아니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소유다.

맘스터치는 사모펀드인 케이엘 앤 파트너스, 공차는 유니슨 캐피털.

수도 없이 많은 기업들이 현재 사모펀드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

사람들이 못 느끼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모르고 살던 사람들에게 해외투기 자본이 우리 기업을 인수하려 한다는 소식이 퍼져 나가면 여론은 엄청나게 들끓을 것이라는 것이다.


‘일단 먼저 크라겐 거래소의 비트코인 지갑주소 주인부터 알아내야지.’


모든 계획이 정리되고 나니 한결 기분이 나아졌다.

잠시 숨을 돌린 다음 크라겐이 협조해줄 거라는 소식을 전하기 위해 윤지후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대표님.”

“지금 바로 크라겐 거래소로 비트코인 지갑 주인 확인해달라고 요청해주세요.”

“안 그래도 서류는 작성을 해놓았습니다. 그런데 거래소에서 연락이 올까요?”

“네. 올 겁니다. 일단 빨리 보내세요.”

“옷, 그럼 대표님 믿고 바로 보내겠습니다.”


내일이 매우 기대되기 시작했다.


‘기다려라 이 잡놈들아 네놈들이 누굴 건드렸는지 알게 해 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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