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코인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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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수퍼콜라
작품등록일 :
2022.10.2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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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1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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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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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9. 인수전 2라운드

DUMMY

“아 형, 잠시만······.”


이대웅은 한숨을 크게 내쉰 다음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야! 연기하지 마라. 그냥 일어난다.”

“일, 일 퍼센트만 내려줘요.”


시간 여유가 조금 더 있었으면 다른 거래소 하나 붙여서 프리미엄 경쟁 시켜 버리고 싶었지만 사실 소미 계좌로 보내줄 현금이 필요한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러게 애초에 까불지를 말았어야지 확 그냥.’


이대웅과의 관계를 너무 악화시키는 것도 단기적으로 이로울 게 없는 상황인지라 이 정도 선에서 물러나 주었다.

4% 할인해서 던지려고 했는데 우리 대웅이가 까불어준 덕분에 오히려 비싸게 건넸다.

협상은 손쉽게 끝났고 나는 노트북에 렛져를 연결하고 코인을 전송할 준비를 마쳤다.

이대웅과 같이 온 재무 이사도 은행과 통화하며 송금을 진행시켰고 원래부터 알고 있던 지인과의 거래라 손쉽게 인증 절차를 마무리했다.

통상적으로 코인의 OTC(장외거래)는 디스카운트가 들어간다.

하지만 지금은 특수한 상황!

답답한 건 코인을 사야 하는 거래소이기 때문이다.

내가 갑이 되는 건 당연한 결과이다.

거래를 마치고 소미와 함께 밖으로 나왔다.


“선배 우리 오랜만에 여의도에서 밥 먹을래요?”

“좋지. 근데 너 여기 어디가 맛있는지 아냐?”

“검색해 보면 되죠. 잠시만요.”


윤소미는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더니 나에게 보여 주며 말했다.


“여기 평점 괜찮네요. 예약했어요.”


이럴 수가.

이곳은 스강신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예약이 힘들다는 초밥집!

그런데 이렇게 한 번에 예약이 가능하다니.


“왜요? 선배 이 집 알아요? 맛없어요?”

“아니 한 번에 여길 예약한 네가 신기해서 그래.”


1년에 한 번 예약에 성공할까 말까 한 초밥집을 단번에 성공시킨 소미 덕분에 오늘은 별미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여의도의 축복이라고 불리는 가게에서 만들어준 18가지 요리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이러니 전국에서 이거 먹으려고 사람이 몰려들 수밖에.


“우와! 여기 언제 생겼데요?”

“우리 헤어질 때쯤에.”

“선배는 그럼 와 본 적 있어요?”

“소미야 내가 밥 먹을 때 줄 서는 거 봤냐.”

“역시, 이래야 우리 철웅 선배죠.”

“그런데 선배 암호화폐 거래소 저래도 돼요?”

“뭘?”

“고객이 예탁한 자산 말이에요. 항상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맞춰 놔야 하잖아요.”

“원래는 그게 맞지 하지만 말이야. 규정도 감시도 없었으니 헤이해 질 수밖에. 그나마 최근 들어서 사고가 터지기 시작하니까 이제야 정부도 투자자들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거지.”

“별 관심을 안 가지고 있었는데 진짜 엉망이었군요.”

“아직까지 제도권 금융까지 영향을 미칠 정도로 규모가 커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터진 게 천만다행이지.”

“그러게요.”

“가상자산 시장이 완전히 자리 잡고 나서 거래소 부실문제가 터졌으면 아마도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큰 재앙이 벌어졌겠지.”

“하긴 그나마 이제라도 거래소들이 정신을 차리고 있다니.”

“아니 저거도 눈속임이야.”

“네? 방금 전에 코인 수량 맞췄잖아요.”

“그래 저렇게 자금력이 있는 대형 거래소들이야 어떻게든 실제로 고객예탁금을 맞추겠지만 중소형 거래소들은 그렇지 못해.”

“그럼 감사를 어떻게 받는 거예요?”

“코인이 손쉽게 전송 가능한 걸 이용해서 거래소끼리 감사 전에 서로서로 돌려 막기 해주는 거지.”

“뭐라고요?”

“내가 볼 땐 중소형 거래소들은 아마도 2년 내에 깡그리 다 사라질 거야.”

“하는 짓 들어보니 그렇겠네요.”

“지금도 거래소들이 문을 닫을 때마다 엄청난 피해자들이 생기는데······.”

“그런데요. 대형 거래소 쓰면 되지 사람들이 왜 중소형 거래소를 사용하는 걸까요?”

“몰라서 그래. 몰라서.”

“아무리 몰라도 자기 돈이 사라질 수도 있는데.”

“고수익이라는 마약에 취한 거지. 비트코인을 사면 향후 4년 이내 10배의 수익을 볼 수 있다고 치자. 그럼 이름 없는 잡코인을 사면?”

“몰라요 전 안 살 거 같은데요.”

“넌 안 사겠지. 그런데 말이야 한 달 만에 10만 퍼센트씩 오르는 걸 보면 사람들은 눈이 뒤집어지게 되어있어.”

“그런 게 어딨어요?”

“시바이누 코인 알아?”

“아뇨.”

“1년 만에 9억 배가 올랐지. 400만 원 투자했던 사람이 1조 원을 벌었다는 전설적인 코인.”

“하! 기가차서 말이 안나오네요. 그렇게 해서 수익낸 사람이 많아요?”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9억배가 올랐을 때 사서 지금 지옥을 경험중이야. 지금 수익률이 –98%일걸.”

“이거 봐 이렇다니까.”

“그래서 내가 상담소를 열었잖아.”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셨어요?”

“최근에 상담소가 어떤 지경인지 너도 잘 알잖아.”

“그러고 보면 선배 요즘 진짜 딴 사람 같은 거 알죠?”

“어떤 면이?”

“음, 예전에 내가 알던 선배는 OTC거래할 때 분명 렛저를 들고 혼자 갔을 것이고, 아까 가격부를 때 상대가 1% 낮춰달라 하면 짤 없이 2% 올려 버리던 사람이었는데. 이게 뭐랄까. 아무튼 그래요.”

“긍정적인 거네.”

“뭐 인간으로서는 긍정, 트레이더 로서는 글쎄요.라는 말이죠. 어찌 됐건 대단하네요 2000억을 하루 만에 통장에다 입금하시다니.”

“이렇게 편리하지만 이걸 증여나 탈세에 쓴다고 생각해 봐.”

“와우! 대박인데요. 세금 한 푼 없이 그대로 이전이 가능하네요.”

“이러니까 빨리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법을 정비해야 하는 거야.”

“뻔하죠 뭐. 정치하는 사람들이야. 복잡하고 어려우면 그냥 덮어놓고 못하게 하잖아요.”


소미와 함께 대화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윤지후 요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아무래도 크라겐 거래소와 관련된 일일 것 같아서 전화기를 테이블 위에 올려둔 채 스피커 폰으로 통화를 했다.


“무슨 일이세요?”

“안녕하세요 대표님! 다름이 아니라 크라겐 거래소에서 아직 연락이 없어서요.”

“소미야 그렇다네. 골드만 삭스에 연락 한번 해줄 수 있어?”


윤소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으며 전화기에다 말을 했다.


“저기 처음 뵙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윤지후라고 합니다.”

“미국이랑 한국이랑 시차가 있으니 조금 기다려 주실래요? 지금 뉴욕은 오전 2시거든요. 회신이 일찍 오더라도 한국시간으로 새벽 1시는 넘어야 할 거예요?”

“음 그렇지만 저희가 어제 이미 메일을 보냈는데······.”

“거기 일하는 사람 대부분이 한국 사람처럼 빠르게 움직이지 않아요. 그래도 대주주인 골드만 삭스 본사에서 요청을 했으니 빨리 회신해 줄 겁니다.”

“회신이 와야. JP모건 사람들을 소환하는데 너무 늦어지면 저 사람들 귀국해 버릴까 봐 마음이 조급해서 그렇습니다.”

“걱정 마세요. 골드만 삭스가 인수포기를 선언한 걸 보면 반드시 연락이 올 겁니다. 회신은 걱정 마시고 JP모건 놈들만 확실히 처리해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후 소미를 호텔에 데려다주었다.


“선배 그런데 이제 어쩌실 거예요? JP모건까지 인수를 포기하면 이제 인수전은 원점인데.”

“기다려봐. 인수가가 5000억으로 낮아지면 이제 다른 선수들이 입장할 테니.”

“네? 고비트를 인수할 기업이 나타난다고요?”

“그래 고비트 이미 지분의 25%를 가진 한울기술투자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비록 연일 하한가를 맞긴 했지만 그래도 주가는 그동안 상당히 많이 올라 지금도 원래 가격의 3 배지. 시총 3000억짜리 회사가 지금은 시총 9000억짜리 회사가 되어 있단 말이지.”

“한울기술투자가 인수전에 뛰어든단 말인가요?”

“내가 한울기술투자의 주인이라면 한번 도전해 볼 것 같은데.”

“그럼 처음부터 이걸 노리고 주식을 쓸어 담은 거예요?”


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암호화폐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곳이 어딜까?”

“아마도 가상현실을······. 그럼 게임회사인데?”

“그래 아제르는 게임포털 서비스를 하는 회사지.”

“하하하하하하하!”


윤소미는 뭔가 감이 왔다는 듯 소리 내어 웃었다.


“선배 진짜 권모술수가 장난이 아니네요.”

“뭐 그런 거지. 어차피 JP모건 애들도 비트코인을 전송하고 내 개인정보를 받은 게 법적으로 큰 처벌을 받지 않을 거란 걸 알고 있을 거란 말이지. 다만 내가 일을 크게 만든 건 대중의 시선을 집중시켜 저들이 전면에 나서지 못하게 하려고 한 거야.”

“재미있네요. 이거 월드컵 결승보다 흥미진진하겠는데요.”

“주식계좌에 돈도 든든하게 충전해놨으니 내일도 잘 부탁해.”

“걱정 마세요. 내일부터는 하한가 완전히 풀리도록 매수하면 되죠?”

“이제 나오는 물량은 좀 비싸게 사줘도 될 거야. 분명 한울 기술투자와 아제르의 보유 물량이 나오기 시작할 거거든.”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두 회사는 경영권 방어를 할 수 있는 물량만 남기고 던질 거다. 이거죠? 거기다 제 이름으로 된 차명 계좌를 사용하고 있으니 두 회사는 안심하고 던질 거다.”

“그렇지. 그리고 나머지 부족한 돈은 남은 주식을 담보로 조달하겠지.”


며칠뒤 JP모건의 루카스는 아예 소환요청을 거절해 버렸고 고비트의 정운재 상무이사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고 풀려났다.

가상자산이라는 것이 아직도 법의 테두리 밖에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고 개인정보를 넘겨준 것에 대한 처벌도 경미한 수준이었기에 이미 예상했던 결과였다.

하지만 이들의 행위는 이미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것이 사람들을 더욱 분노케 하였다.

그리고 나의 예상대로 원래 고비트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던 두 회사가 새로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자연스레 JP모건은 인수전에서 빠지는 모양새가 되었다.


**


한울기술투자가 인수전에 뛰어들기 하루 전.

JP모건의 헨리와 윤소미가 한울 기술투자 입구로 들어서고 있었다.


“헨리 다시한번 말하는데. 일을 망치면 각오해야 할 거야.”


항상 윤소미를 멸시하던 눈으로 당당히 말하던 헨리는 한풀 꺾인 말투로 대응했다.


“걱정 마라. 내가 실패하는 일은 없을 테니.”

“많이 급했나 봐. 루카스 몰래 달려와서 고개 숙이고 도와 달라고 한걸 보면. 영상이라도 찍어 둘걸 그랬네.”


윤소미의 조롱 섞인 말투에 헨리는 발끈하며 소리쳤다.


“닥쳐라 원숭이년.”

“뭐? 나 그냥가? 일반 통역사 붙여줘? 아직 자기가 어떤 입장인줄 모르나봐.”


돌아서는 윤소미를 당황한 듯 급히 잡는 헨리!


“왜? 원숭이년 이라면서.”

“아, 아닙니다. 미스 윤. 제가 잠시 미쳤나 봅니다.”


헨리는 굴욕감에 속으로 이를 빠드득 갈았다.

하지만 중요한 제안을 하러 온 만큼 일반 전문가인 윤소미의 도움 없이는 일을 진행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헨리는 평소 사람 취급도 안 하며 멸시하던 동양인 여성에게 싹싹 빌며 부탁을 하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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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91 남자는핑크
    작성일
    22.12.27 17:37
    No. 1

    궁금한게 있는데요. 극심한 인종차별자라고 해도 앞에서 대놓고 원숭이라 부르고, 그걸 그냥 발끈하는 정도로 넘어가는게 현실적인가요? 월가에서는 그러나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6 수퍼콜라
    작성일
    22.12.27 18:56
    No. 2

    설정 입니다.
    실제로 아직 다소 남녀 차별은 존재하지만 상당히 개선 되었구요.
    여성 ceo가 나올 정도로 많이 변했습니다.
    그리고 원숭이라는 표현은 동양인보다는 개미 투자자들에게 주로 쓰는 표현입니다.
    실제로 레딧에서는 한국에서는 원숭이를 개미라고 부른다고 신기해 하는 글들이 종종 올라오곤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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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1. 리플과 헤어질 결심! 22.12.04 1,344 3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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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4. 기승전 가격은? +9 22.11.27 1,778 4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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