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쌍둥이가 야구를 잘함

웹소설 > 일반연재 > 스포츠, 현대판타지

天外客
작품등록일 :
2022.10.26 10:41
최근연재일 :
2023.02.12 16:57
연재수 :
109 회
조회수 :
24,492
추천수 :
626
글자수 :
869,684

작성
22.11.20 19:00
조회
161
추천
4
글자
18쪽

제 36 회

추천과 선작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DUMMY

36









그러고 잠시 후 드디어 이재희와 연락이 되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저도 던지고는 싶은데, 제가 어깨가 좀 안 좋아져서 오늘부로 재활군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하는데, 거기서 이형준이 무슨 말을 할 수가 있었겠는가.


노지원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럼 어쩔 수 없네요. 오늘 이 승부는 일단 취소하죠.”


이재희 외에 마땅히 던져줄 투수가 없었고, 그렇다고 해서 실전 투구가 아닌 배팅볼을 상대로 한 홈런 더비라면 이태혁 쪽에서 거절할 것이 뻔했기에 노지원으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이참에 이태혁의 기를 누르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오늘만 날이 아니지 않은가.


그는 아쉬운 마음에 왕태양을 바라보며 물었다.


“태양이, 너 당분간 여기 계속 올 거지?”


“최소 1주는 여기서 훈련해야겠죠.”


왕태양과 왕태성이 앞으로 최소 1주는 이 잠실구장에서 훈련하게 되었으니, 굳이 오늘이 아니더라도 이태혁과 승부할 기회가 있을 것이었다.


“태혁이 형 들으셨죠? 오늘만 날이 아니에요.”


“언제든지.”


이태혁은 코웃음을 쳤다.


실전 투구를 상대로 한 승부라면 자기가 질 리가 절대로 없다고 확신한 탓이었다.


‘오히려 더 잘 됐어. 재희보다 더 수준 높은 투수를 섭외하는 거야.’


그는 생각과 함께 공을 던져줄 수 있을만한 투수들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연투를 해야 하는 불펜 투수보다는 선발 투수가 당연히 여유가 있겠지? 가만? 선발 투수?’


선발 투수 하니까 그는 갑자기 떠오르는 선수가 있었다.


‘왜 이 생각을 진즉 못했지? 그래. 크루즈가 있었어.’


호세 크루즈는 이번 시즌 로얄 카이저스에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투수였다.


네바다 주립대학교 출신으로 2013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지명되었고,


2016년 7월에 MLB에 처음 데뷔한 후, 2017~18시즌에는 각각 15승 10패 방어율 3.69, 13승 9패 방어율 3.57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에 3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며 팀의 확실한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았지만,


2019시즌에는 완전히 폭망하여 승 없이 7패에 방어율 10. 23라는 처참한 투구 성적을 기록하다 결국 시즌 도중에 웨이버 공시되었고, 콜로라도 로키스로 이적하였으나 산동네에서 더욱 처참한 투구를 하다 끝내 반등하지 못하고, 결국 마이너에서 시즌을 마쳤고,


2020시즌에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스플릿 계약을 맺고 원소속팀에 복귀했지만, 코로나로 시즌이 단축 시즌으로 치러진 탓에 끝내 MLB에 복귀하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2020시즌은 마이너리그 전체 시즌이 취소된 탓에 사실상 1년을 공친 것이나 다름이 없었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역시 스플릿 계약이나 마이너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 평가되었으나, 스플릿 계약이나 마이너 계약을 통해 다시 MLB 복귀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그는 로얄 카이저스의 구애를 받아들여 KBO리그 행을 선택하게 되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한신 타이거스를 포함한 NPB리그의 4~5팀에서도 그에게 관심이 있었기에 그가 NPB를 제쳐놓고 KBO 행을 선택한 것은 의외라 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그가 이번 시즌 KBO리그에서 어떤 성적을 기록할지가 야구팬들의 관심사였으며, 특히 로얄 카이저스 팬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대단히 컸다.


일단 4월 한 달 동안은 딱 2019시즌 그대로의 모습을 보이면서 그를 기대하던 야구팬들을 실망하게 했고, 심지어 어떤 성질 급한 이들은 벌써 퇴출을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그러나 5월부터는 차츰 반등하며 좋았던 2017~18시즌 당시의 모습이 나오고 있었는데, 이것이 로얄 카이저스 구단이 기대하던 확실한 외국인 에이스로서의 역할이었다.


여담이지만, 역시 마찬가지로 시즌 개막 이후 열두 게임 동안 45타석 3안타, OPS 0.133, wRC+ -64, WAR -0.8의 처참한 활약으로 카이저스 팬들의 욕받이로 전락한 채, 심지어 구단주인 왕천일에게 ‘초등학생 수준도 못 되는 덜떨어진 폐품 놈’이라는 욕설까지 들어야 했던 호세 페냐도 그 이후 반등하기 시작하여 맹타를 휘두르기 시작했고,


그래서 현재까지의 그는 6월 2일 기준으로 52게임에서 220타석 175타수 64안타, 15홈런, OPS 1.227, wRC+ 220, WAR은 2.7이라는 미친 성적으로 리그를 맹폭하고 있었는데,


물론 아직 시즌이 절반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일단 지금까지 페냐가 보여준 퍼포먼스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이번 시즌 최고의 타자였고, 또 로얄 카이저스 팀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라 할 수 있었다.


카이저스 팬들은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페냐의 퇴출을 노래 불렀고, 심지어 몇몇 극성팬은 페냐의 개인 SNS까지 쳐들어가 인종차별 패드립 악플을 달기까지 했었는데, 페냐는 그런 악플을 보고도 그 팬들에게 오히려 사과를 할 정도로 훌륭한 인성까지 갖추고 있었으며, 팀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할 정도로 팀 동료 선수들과도 잘 지내고, 팀에 완벽히 융화되어 있었다.


뭐 어쨌건 로얄 카이저스는 페냐의 활약에 힘입어 현재 2위 TK 데블스에 0.5게임 차 앞선 1위를 아슬아슬하게 지키고 있는데,


이번 시즌 KBO리그는 압도적으로 독주하는 팀이 없이 1위부터 7위까지의 승차가 단 네 게임에 불과할 정도로 치열한 순위 다툼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자고 일어나면 매일 순위가 뒤바뀌는 이 난장판에서 그나마 평화로운 팀은 8~10위인 샤르 타이탄스, 지아 재규어스, 대화 썬더윙즈, 하위권 팀 세 팀이었다.


웃긴 건 밑에서 확실히 바닥을 깔아주는 이 세 팀 사이에서도 치열한 순위 다툼이 펼쳐지고 있었는데. 7위와 8위의 승차가 무려 16게임인데, 8위와 10위의 승차는 불과 두 게임이었다.


뭐 그렇다는 거고, 아무튼 호세 크루즈는 전날 경기의 선발 투수였고, 그는 그 경기에서 110개의 공을 던져 9이닝 5피안타 12K 무실점의 완봉승을 거두었다.


로테이션 상으로 그의 다음 선발 등판 일정은 다음 주 화요일 경기인 6월 8일 경기였고, 만일 오늘 공을 던져준다 하더라도 4일의 휴식이 그에게는 보장되어 있었다.


물론 전날 경기에 무려 110개의 공을 던진데다 다음 주에 그는 화요일 경기 이후 다시 4일을 쉬고 일요일 경기에 또 던져야 한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가 왕태양과 이태혁의 승부에서 공을 던져주는 것은 무리였지만,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모르는 이태혁은 크루즈가 오늘 던져준다 하여도 4일 휴식이 보장되어 있다는 것만 생각하였다.


이태혁은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았다.


시간은 오전 10시가 좀 넘었는데, 크루즈는 정확히 매일 오전 11시에 출근하니, 곧 있으면 크루즈가 출근할 시간이었다.


이태혁은 자신만만한 투로 말했다.


“크루즈가 던져주면 어떨까?”


이태혁의 입에서 크루즈라는 이름이 나오는 순간 노지원, 이형준, 김연수, 최금성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고야 말았다.


이재희가 A+레벨 투수였지만, 크루즈는 MLB 레벨 투수였고. 가장 좋았던 2017~18시즌에는 MLB에서도 나름 준수한 선발 투수였었다.


투수의 레벨이 더 올라가면, 당연히 왕태양에게 더 불리해질 수밖에 없으니 그들로서는 크루즈의 이름을 언급하는 이태혁이 곱게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형, 크루즈는 어제 110개나 던졌잖아요. 그런데 오늘 던지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왜 안 돼? 오늘 던져도 4일이나 쉬잖아.”


그 당당하고 뻔뻔한 말에 노지원, 이형준, 김연수, 최금성은 순간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


그러나 그의 이어지는 말은 노지원, 이형준, 김연수, 최금성, 왕태양, 왕태성의 어이를 더욱 털리게 하였다.


“외국인 투수잖아. 용병이잖아. 팀을 위해 이 정도도 못 해줘?”


그 말에 왕태양과 왕태성은 두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이거 진짜 알면 알수록 너무 심하게 개새끼네.’


왕태양과 왕태성의 두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 게, 그들은 이태혁을 한 대 치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꾹 눌러 참고 있었다.


“내가 크루즈한테 얘기해 볼게.”


이태혁의 뻔뻔한 말에 노지원이 뭐라 말을 하려는 순간 라커룸의 문이 열리고 한 사내가 들어왔다.


이 사내는 한국인이 아닌 히스페닉으로 그 키가 190㎝은 족히 넘어보였는데, 이 사내가 바로 호세 크루즈였다.


“올라 아미고.”


이태혁, 김연수, 노지원, 최금성, 이형준을 보자 크루즈는 스페인어로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크루즈는 본래 멕시코 태생의 멕시코계 미국인으로 그의 부친은 멕시코 마약 카르텔 조직의 조직원이었다.


그러나 그가 아홉 살 때 그의 부친이 사고를 치는 바람에 그의 가족은 조직의 보복을 피하고자 국경을 넘어 미국에 이민을 왔고, 그의 부친은 그가 열한 살이 되던 해에 레드넥과 다툼을 벌이다 총을 맞아 죽고 말았다.


불법 이민자 가정의 매춘부 홀어머니 슬하에서 불행한 유년 시절을 보냈던 그는 열네 살 때 어머니가 아일랜드계 미국인과 재혼하면서야 비로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러한 성장배경 덕분에 그는 스페인어와 영어에 모두 능통했는데, 그가 일상에서 말할 때는 스페인어와 영어를 섞어 쓰는 버릇이 있었다.


그는 왕태양과 왕태성을 보더니 영어로 물었다.


“이 친구들은 누구? 우리 팀에 이런 선수들이 있었어?”


그의 영어 발음은 뚜렷하고 정확했는데, 본래 스페인어가 미국에서는 국어인 영어 다음으로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언어였기에 멕시코계 미국인이 영어를 잘 배우려 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그가 이토록 정확한 영어를 구사하는 것은 의외라 할 수 있었다.


노지원, 최금성, 이형준은 영어를 전혀 할 줄 몰랐고, 김연수는 2년을 미국에 있었지만, 영어를 전혀 못 하는 건 마찬가지였다.


결국 왕태양과 왕태성을 제외하고 이 자리에 있는 사람 중 크루즈의 말을 온전히 알아들은 이는 이태혁 뿐이었지만, 낯가림이 심한 그는 평소에 크루즈와 따로 말을 나눠본 적이 없는데다 또 왕태양, 왕태성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그는 왕태양과 왕태성을 크루즈에게 소개해주고 싶지 않았기에 입을 다물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왕태양이 유창한 영어로 크루즈에게 반갑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안녕. 호세. 만나서 반가워. 나는 태양이라고 해. 이쪽은 내 쌍둥이 동생 태성. 우리 아버지가 이 팀 구단주고, 우리 형이 널 이 팀에 영입한 사장이야. 물론 우리도 고등학교에서 야구를 하고 있어.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학교 훈련 사설이 폐쇄되어서 며칠 동안 여기서 따로 훈련할 거야. 잘 부탁해.”


이태혁으로서는 왕태양이 이 정도로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할 거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겠지만, 재벌 집안 아들인 왕태양과 왕태성은 혼혈로 미국에서 태어난 데다 어렸을 때부터 원어민 강사로부터 영어 조기교육을 받아 왔으며, 또 미국에 1년 동안 유학을 다녀온 경험도 있었으니 영어를 못하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었다.


“오. 보스의 동생? 전혀 안 닮아서 몰랐어. 그래. 잘 부탁해. 그런데 이런 말 하면 실례지만, 혹시 혼혈이야? 아시안 같지 않아 보여.”


상대방이 혹시라도 인종차별로 느낄 수도 있기 때문에 크루즈는 정말 조심히 말을 하였다.


“응. 엄마 얼굴은 본 적이 없지만, 엄마가 미국인이라나 봐.”


“어쩐지. 그래서 보스와 안 닮았던 거구나. 혹시라도 내 말에 기분 상했다면 미안해.”


“아니야. 괜찮아.”


외국인 투수인 크루즈로서는 로얄가에 대해 모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왕태양은 크루즈를 탓하지 않았고, 이어서 그는 이번엔 유창한 스페인어로 크루즈와 대화를 이어 나갔다.


“호세, 여기 태혁이라는 놈은 아주 개새끼인 것 같은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개새끼인 건 모르겠지만, 확실히 재수 없는 놈인 것 같긴 해. 근친상간이나 하는 그 촌뜨기 레드넥 새끼들 같다고나 해야 할까? 표정도 띠껍고. 솔직히 팀 동료만 아니었으면 한 대 팼을 수도 있을 것 같아.”


크루즈 역시 스페인어로 대답했고, 크루즈의 대답에 왕태양은 내심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져서 헛웃음을 지으며 생각했다.


‘대체 저 늙은 병신 새끼는 어떻게 사회생활을 해왔기에 외국인 투수조차 이런 반응을 보일까?’


크루즈의 말을 듣고 나니 이태혁이 더욱 한심해 보이는 것이었다.


그보다 왕태양이 스페인어까지 이토록 완벽하게 구사하는 것은 이태혁으로서는 의외일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 왕태양과 절친한 관계였던 노지원과 이형준, 김연수, 최금성도 왕태양이 이토록 스페인어에 능통하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너, 스페인어도 할 줄 알았어?”


노지원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물었다.


물론 노지원은 당연히 스페인어를 전혀 할 줄 몰랐지만, 왕태양과 크루즈의 방금 대화가 스페인어였다는 것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알 수 있었다.


“어쩌다 보니 그냥 하게 되었는데, 그냥 기초 수준이에요.”


말은 기초 수준이라지만, 노지원, 김연수, 최금성, 이형준, 이태혁이 듣기에는 기초 수준이 전혀 아니었다.


그보다 그들은 왕태양과 크루즈가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가 더욱 궁금해졌다.


그들의 말을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태혁’이라는 말이 나온 거로 봐서는 이태혁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은 뻔했지만, 결코 좋은 이야기는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이태혁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왕태양과 크루즈는 이태혁이 스페인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할 거로 생각했지만, 그래도 마이너 생활 5년의 짬밥이 있었던 이태혁은 왕태양과 크루즈의 대화를 전부는 아니더라도 3~40%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었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왕태양은 스페인어로 크루즈에게 계속 이태혁이가 얼마나 개새끼인지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저 개새끼가 하도 재수 없어서 내가 라이브 배팅 대결로 혼 좀 내주려고 했는데, 저 개새끼가 네가 던져야 한다고 우기는 거야. 그러면서 뭐랬냐면, 너는 용병이니까 자기가 시키면 무조건 해야 된대. 정말 개새끼 아니냐?”


왕태양은 이태혁이 했던 망언을 살짝 왜곡하여 말했고, 크루즈는 몹시 분노한 듯 이태혁의 멱살을 잡고는 목소리를 높였다.


“뭐? 네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무조건 하라고? 이 마더 퍼커 좆같은 씹새끼야. 네가 내 보스라도 되냐?”


크루즈는 대단히 험한 환경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기에 이러한 비속어를 쓰는 것에 아무런 거부감이 없었고, 또 다혈질적인 측면도 가지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크루즈가 이태혁을 칠 것 같았기에 노지원과 이형준, 김연수, 최금성은 황급히 크루즈를 이태혁에게서 떼어놓았다.


“대체 크루즈한테 뭐라고 한 거야? 왜 저렇게 화를 내는 거야?”


노지원은 어이가 없어져서 왕태양에게 물었고, 왕태양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태연히 말했다.


“저 찌질한 병신 양반이 조금 전에 지껄인 개소리를 그대로 들려주었죠.”


물론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왜곡이 어느 정도 들어갔지만, 왕태양은 굳이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크루즈는 화가 조금 진정되었는지 왕태양에게 다시 스페인어로 물었다.


“그런데 라이브 배팅 대결이라고?”


“응. 말 그대로 저 개새끼랑 나랑 실제 투수를 마운드에 세워놓고, 실전 그대로 1:1로 대결하는 거야.”


“재미는 있겠네. 근데 괜찮겠어? 저 씹새끼는 이 KBO리그의 최고 타자고, 넌 아직 프로 선수가 아니잖아.”


“나는 MLB에서도 최고의 타자를 꿈꾸고 있어. 그런 내가 고작 A도 못 뚫고 돌아와서 고작 이 KBO리그 같은 작은 리그에서 골목대장 노릇하며 정신승리하는 한심한 패배자 찐따 새끼 하나 이기지 못한대서야 체면이 서겠어?”


왕태양의 말에 크루즈는 흥미롭다는 듯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래. 꿈은 크게 가져야지. 네 꿈이 이뤄지길 빌게. 내가 볼 때는 너는 해낼 거야.”


말을 하면서도 그는 왕태양의 체격을 유심히 관찰하고는 말했다.


“너는 지안프랑코 스탠슨이나 배런 로이어처럼 될 수 있을 거야.”


“고마워. 너도 꼭 MLB에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거야.”


물론 로얄 카이저스의 오너의 아들이자 로얄 카이저스의 팬이기도 한 왕태양으로서는 모쪼록 크루즈가 오래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그건 그나 팬들의 욕심이었고, 크루즈 본인으로서는 MLB 복귀를 꿈꾸고 있을 것이 당연했기에 그는 웃으며 덕담을 건넸다.


“그래. 우리 언젠가 됐든 나중에 MLB에서 꼭 만나자.”


“상대 투수면 절대로 봐주지 않을 거야. 조심해.”


“그건 내가 할 말이야.”


두 사람은 잠시 말없이 서로 응시하였다.


마치 언젠가 MLB의 마운드와 타석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를 상상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먼저 침묵을 깬 건 크루즈였다.


“저 씹새끼랑 한다는 그 라이브 배팅 대결에서 내가 공을 던져도 될까?”


그의 말에 왕태양은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


“넌 어제 110구나 던지면서 완봉했잖아. 괜찮겠어? 설령 네가 괜찮다고 해도 네 감독이나 코치가 허락하지 않을 텐데?”


“나는 괜찮아. 감독한테는 내가 잘 말해볼게. 네가 어떤 실력을 갖추고 있을지 한번 상대하고 싶어졌어. 그리고.”


크루즈는 이태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다시 말을 이었다.


“저 허접한 씹새끼한테도, 내가 지 따위가 감히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되는 투수라는 것을 확실히 가르쳐 주고 싶고.”


“뭐 네 생각이 그렇다면야.”


그것으로 왕태양 VS 이태혁, 왕태양 VS 호세 크루즈, 이태혁 VS 호세 크루즈가 되는 이 대결이 마침내 성사되고 말았다.




본 소설은 픽션이며, 본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기관명, 인명, 상호 등과 그에 대한 묘사는 실제 현실과 전혀 무관한 철저한 허구이고, 만일 실제 현실과 같거나 비슷할 수가 있더라도 이는 우연에 의한 것임을 밝힙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재벌집 쌍둥이가 야구를 잘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수정 내역 (2022-11-27 21:01 경신) 22.11.01 91 0 -
공지 이 소설은 월~일 주 7회 19시에 연재됩니다. 22.11.01 297 0 -
109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1 23.02.12 246 1 2쪽
108 제 108 회 +1 23.02.12 92 2 17쪽
107 제 107 회 +1 23.02.12 42 2 16쪽
106 제 106 회 +1 23.02.12 47 2 18쪽
105 제 105 회 +1 23.02.10 58 2 16쪽
104 제 104 회 +1 23.02.09 55 2 17쪽
103 제 103 회 +1 23.02.06 67 2 17쪽
102 제 102 회 +1 23.02.04 57 2 17쪽
101 제 101회 +1 23.02.02 61 2 17쪽
100 제 100 회 +1 23.02.01 72 2 17쪽
99 제 99 회 +1 23.01.30 82 2 17쪽
98 제 98 회 +1 23.01.29 82 2 17쪽
97 제 97 회 +1 23.01.28 73 2 17쪽
96 제 96 회 +1 23.01.27 83 2 17쪽
95 제 95 회 +1 23.01.26 80 2 18쪽
94 제 94 회 +1 23.01.25 80 2 17쪽
93 제 93 회 +1 23.01.23 79 3 17쪽
92 제 92 회 +1 23.01.21 90 2 18쪽
91 제 91 회 +1 23.01.20 80 2 18쪽
90 제 90 회 +1 23.01.19 81 2 19쪽
89 제 89 회 +1 23.01.18 77 2 16쪽
88 제 88 회 +1 23.01.17 84 2 18쪽
87 제 87 회 +1 23.01.15 82 2 17쪽
86 제 86 회 +1 23.01.14 79 2 18쪽
85 제 85 회 +2 23.01.13 84 2 17쪽
84 제 84 회 +1 23.01.11 88 2 17쪽
83 제 83 회 +1 23.01.10 90 2 17쪽
82 제 82 회 +1 23.01.09 81 2 17쪽
81 제 81 회 +1 23.01.08 89 2 17쪽
80 제 80 회 +1 23.01.06 107 2 18쪽
79 제 79 회 +1 23.01.05 93 2 17쪽
78 제 78 회 +1 23.01.04 97 2 17쪽
77 제 77 회 +1 23.01.02 104 2 17쪽
76 제 76 회 +1 23.01.01 101 2 17쪽
75 제 75 회 +1 22.12.31 107 2 19쪽
74 제 74 회 +1 22.12.30 99 2 17쪽
73 제 73 회 +1 22.12.29 107 2 18쪽
72 제 72 회 +2 22.12.28 112 3 17쪽
71 제 71 회 +1 22.12.27 110 2 17쪽
70 제 70 회 +1 22.12.26 114 2 17쪽
69 제 69 회 +1 22.12.24 112 2 17쪽
68 제 68 회 +1 22.12.23 121 2 18쪽
67 제 67 회 +1 22.12.22 110 2 16쪽
66 제 66 회 +1 22.12.21 122 2 19쪽
65 제 65 회 +1 22.12.19 127 2 17쪽
64 제 64 회 +1 22.12.18 130 3 17쪽
63 제 63 회 +1 22.12.17 128 3 17쪽
62 제 62 회 +1 22.12.16 124 2 16쪽
61 제 61 회 +1 22.12.15 118 2 16쪽
60 제 60 회 +1 22.12.14 120 3 16쪽
59 제 59 회 +1 22.12.13 121 2 17쪽
58 제 58 회 +2 22.12.12 126 2 17쪽
57 제 57 회 +1 22.12.11 121 2 17쪽
56 제 56 회 +1 22.12.10 125 2 19쪽
55 제 55 회 +1 22.12.09 131 2 17쪽
54 제 54 회 +1 22.12.08 131 2 17쪽
53 제 53 회 +1 22.12.07 135 2 16쪽
52 제 52 회 +1 22.12.06 135 3 18쪽
51 제 51 회 +1 22.12.05 130 3 18쪽
50 제 50 회 +1 22.12.04 138 2 17쪽
49 제 49 회 +1 22.12.03 135 2 16쪽
48 제 48 회 (2022-12-03 17:43 수정) +1 22.12.02 140 2 17쪽
47 제 47 회 +1 22.12.01 146 2 17쪽
46 제 46 회 +1 22.11.30 143 2 17쪽
45 제 45 회 +1 22.11.29 145 2 17쪽
44 제 44 회 +1 22.11.28 145 2 16쪽
43 제 43 회 +1 22.11.27 165 2 17쪽
42 제 42 회 +1 22.11.26 149 2 17쪽
41 제 41 회 (2022-11-27 20:59 수정) +1 22.11.25 158 2 17쪽
40 제 40 회 +1 22.11.24 171 2 16쪽
39 제 39 회 +1 22.11.23 160 3 17쪽
38 제 38 회 +1 22.11.22 161 1 16쪽
37 제 37 회 +1 22.11.21 166 1 18쪽
» 제 36 회 +1 22.11.20 162 4 18쪽
35 제 35 회 +1 22.11.19 160 2 17쪽
34 제 34 회 +1 22.11.18 158 4 16쪽
33 제 33 회 +1 22.11.17 170 3 20쪽
32 제 32 회 +1 22.11.16 167 5 20쪽
31 제 31 회 +3 22.11.15 178 4 19쪽
30 제 30 회 +3 22.11.14 192 6 17쪽
29 제 29 회 +1 22.11.13 191 5 18쪽
28 제 28 회 +2 22.11.13 193 7 18쪽
27 제 27 회 +1 22.11.12 203 8 17쪽
26 제 26 회 +1 22.11.12 213 8 17쪽
25 제 25 회 +1 22.11.11 222 9 17쪽
24 제 24 회 +1 22.11.11 224 10 17쪽
23 제 23 회 +3 22.11.10 249 9 18쪽
22 제 22 회 +2 22.11.10 259 10 20쪽
21 제 21 회 +1 22.11.09 252 12 16쪽
20 제 20 회 +1 22.11.09 272 11 21쪽
19 제 19 회 +1 22.11.08 267 12 17쪽
18 제 18 회 +1 22.11.08 290 12 17쪽
17 제 17 회 +1 22.11.07 300 13 18쪽
16 제 16 회 +2 22.11.07 329 15 19쪽
15 제 15 회 +1 22.11.06 360 13 18쪽
14 제 14 회 +1 22.11.06 364 12 17쪽
13 제 13 회 +1 22.11.05 450 9 25쪽
12 제 12 회 +1 22.11.05 485 9 26쪽
11 제 11 회 +1 22.11.04 516 10 19쪽
10 제 10 회 +2 22.11.04 557 13 21쪽
9 제 9 회 +2 22.11.04 574 14 19쪽
8 제 8 회 +1 22.11.03 632 15 20쪽
7 제 7 회 +3 22.11.03 686 15 21쪽
6 제 6 회 +1 22.11.03 722 17 21쪽
5 제 5 회 +3 22.11.02 786 17 18쪽
4 제 4 회 +2 22.11.02 954 23 21쪽
3 제 3 회 +1 22.11.02 1,146 39 18쪽
2 제 2 회 +2 22.11.01 1,465 36 16쪽
1 제 1 회 +4 22.11.01 2,139 64 1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