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화랑이 무림을 정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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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이야기
작품등록일 :
2022.10.2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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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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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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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전투(2)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에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작가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지어진 허구입니다.




DUMMY

백령도 서북쪽 두무진 일대.


밤바다에는 조용히 파도가 쳤고, 초겨울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선선한 날이었다.


해변가에는 하늘로 치솟은 기암괴석들이 가득 했는데, 그 사이 사이에는 수상한 천막들이 수도 없이 세워져 있었다.


그들의 정체는 혈천문 소속 흑사단.


바로 무림 중원에서 사파를 통일한 집단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천막 안.


어딘가 묘하게 닮은 두 사람이 비밀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 대주님. 언제까지 이런 곳에 있어야 합니까? 사천당가가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이 세상에 알려지기라도 한다면···."


" 이놈. 그 입 다물지 못하겠느냐. 어디서 가문의 이름을 함부로 꺼낸단 말이야."


" ...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 나도 네 마음을 다 안다. 하지만 어쩌겠느냐. 단주님의 명령이신걸. 우리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따를 뿐."


" ... 단주님도 그렇습니다. 어쩌자고 그런 자의 밑으로 들어간단 말입니까? 저희 가문이 사파와 손을 잡았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 그래서 어쩌겠다는 것이냐? 숙부님의 말씀을 거역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냐?"


" 그건 아니지만. 답답해서 그랬습니다."


" 가문의 생존을 위해 그러셨겠지. 너도 알지 않느냐? 이제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


" 하지만... 사파의 개가 되는 것도 모자라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이···."


" 오랑캐를 잡아 와서 넘기는 일이다. 가축과도 다를 것이 없는 이들 아니더냐. 마음 편하게 생각하거라···. 어쩌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는구나."


" 그래도···."


" 조만간 단주님께서 이쪽으로 직접 오신다고 하니 기다려 보자. 우리도 중원으로 곧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대화는 상황 보고를 위해 들어온 수하로 인해 잠시 멈추었다.


급하게 들어 온 수하가 그날의 상황을 보고했다.


" 대주님과 부대주님을 뵙니다."


" 그래. 말해라."


" 오늘은 남자 서른 명, 여자 스무 명을 데리고 왔습니다. 전국에서 데리고 온 이들로, 반항이 심한 자들은 방침대로 살해했습니다."


" 그래. 잘했다. 그리고 개경에 갔던 일은 어떻게 되었느냐?"


" 첩보 받은 대로 그곳에서 산삼과 관련한 연구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연구일지와 그곳을 지키고 있던 어린 계집 하나도 데리고 왔습니다. 연구일지는 여기 있습니다."


수하에게 서책을 건네받은 당자약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었다.


연구일지를 천천히 살펴보던 그의 표정에서 놀라움이 가득했다.


" ... 그래 알겠다. 이 사실은 누구에게도 비밀로 해라. 내가 단주님께 직접 말씀드릴 것이다."


" 네. 알겠습니다."


" 다른 특이사항은 없느냐?"


" 별것은 아니고···."


" 무엇이냐?"


" 개경에 갔던 인원 중 두 명이 아직 복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혹시나 하여 말씀드립니다."


" 기강이 해이해진 것은 아니냐. 돌아오면 네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해라."


" 네. 알겠습니다."


" 그럼 나가보도록."


"네."


수하가 천막 밖으로 나가자 대주 당자약이 동생이자 부대주인 당소방에게 말했다.


" 정말···. 말도 안 되는 물건을 얻었구나. 산삼을 인공적으로 배양해 내다니."


" 이 서책이 정말 사실일까요? 산삼이라고 한다면 당가의 '천독단'을 만들어 내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물건이 아닙니까? 그뿐만 아니라 각 정파의 비전으로 내려오는 영약들을 만드는데도 이 산삼을 주재료로 사용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 그렇지···.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 당가는 엄청난 기연을 얻은 것이다."


" 흠···. 정말이지. 말도 안 되는 물건이군요. 연구해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습니다."


" 그래. 수하들의 입단속도 잘하거라. 하나 같이 믿을 수 없는 놈들이니깐. 이것은 우리가 꼭 차지해야 한다."


" 네 알겠습니다. 형님. 이것을 지키고 있었다는 계집도 제가 직접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 그래. 부탁한다."


***


그 시간 백령도 북쪽.


어인마니 배운성의 도움으로 무사히 도착한 위민은 산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 위민아. 적들은 서쪽에 있을 가능성이 커. 그곳에 도착하면 산길을 따라서 이동하는 것 잊지 말고. 해안가는 발각될 확률이 높으니까.


용상의 말대로 서쪽으로 향한 위민의 눈에 홀로 경계를 서고 있는 사내가 보였다.


늦은 시간 불침번을 서고 있는 듯한 사내의 모습에서 긴장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가 무기를 내려놓고 소변을 보기 위해 바지춤을 내리는 순간, 위민이 달려가 그의 목덜미에 검을 올려놓았다.


반쯤 바지가 내려간 상태에서 위민이 중국어로 말했다.


" 내가 묻는 말에만 잘 대답하면 목숨은 살려주겠다."


사내는 어설픈 중국어에 의아함을 느꼈지만, 자신의 궁금함을 해결할 상황이 아니었다.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자 질문이 날라왔다.


" 너는 누구냐?"


"...우리는... 중국에서 온 상인입니다."


사내의 답변에 위민의 검이 움직였다.


목에서 흐르는 혈흔을 느낀 사내가 다급하게 외쳤다.


" ...죄..죄송합니다. 저는 혈천문의 흑사단 소속입니다."


" 혈천문? 무림이란 곳에서 사파를 통일했다는? 고려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납치는 너희들의 소행이 맞느냐?"


사내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자신에게 검을 겨누고 있는 사내는 우연히 이곳으로 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길게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목에 있는 칼날에 조금만 더 힘이 들어간다면 자신은 이 자리에서 절명할 터였다.


" ...이야기하신 내용이 모두 맞습니다."


" 이곳에 온 인원은 총 몇 명이냐?"


" 백오십 명 정도 됩니다."


" 납치된 자들은 어디 있느냐?"


" 북서쪽으로 조금 더 가면 두무진 일대...추.."


" 뭐라고?"


" 두무진 일대 축사 안에 있습니다."


사내의 말을 들은 위민은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었다.


이들은 고려인들을 납치한 것도 모자라 가축들이 있어야 하는 축사에 그들을 가두어 놓았다.


강하게 일어나는 살심을 참으며 위민이 말했다.


" ...약속대로 목숨만은 살려주지."


- 퍽


위민은 손날을 이용하여 사내의 목을 강하게 가격했다.


나무를 부여잡고 쓰러진 사내를 뒤로하고, 위민은 다시금 북서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천막이 세워진 곳에 위민이 도착했다.


조금 전 만난 사내의 말대로 천막들 앞에 축사로 추정되는 건물이 보였다.


말이 축사지 언제 무너져도 이상할 것 없는 폐건물이었다.


위민이 은밀하게 이동했지만, 축사 앞을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납치되어 온 자들 중에 헛된 희망을 품고 도망을 치려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축사 안으로 들어간 위민은 매캐한 냄새에 코를 막았다.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니, 축사 안을 비추는 달빛 사이로 손과 발이 기둥에 포박된 채 서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들 모두는 가축과 같은 취급을 받고 있었다.


" 저는 여러분들을 구하기 위해서 온 사람입니다. 제가 도와 드리겠습니다."


위민의 말에도 사람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흐리멍덩한 눈빛들.


대부분의 사람은 제대로 된 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하는 것 같았다.


위민의 소리가 그들에게 닿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 저는 계림에서 온 위민입니다. 제가 집으로 다시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위민이 조금은 더 커진 목소리로 이야기하자, 가장 깊숙한 곳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여...기요. 여기."


위민이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달려가자, 서른은 넘은 듯한 초라한 안색의 사내가 힘겹게 말을 건넸다.


" ... 혹 우리를 구하러 온 것이요?"


" 그렇습니다. 제가 돕겠습니다."


" 흑흑흑···. 다행이군요. 고려의 군대가 온 것이요?"


" ...아닙니다."


" ...그럼. 어느 귀족의 사병들이라도?"


" 아닙니다. 저 혼자 왔습니다."


위민의 말에 사내의 안색이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실망한 듯한 그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 에이씨. 누구를 놀리는 거냐. 죽고 싶으면 너나 가서 죽거라. 잠깐이라도 희망을 품은 내가 미친놈이지. 어서 빨리 꺼지지 않으면 내가 경비병을 부르겠다."


" 이 앞은 아무도 없습니다. 저를 따라 나가시면 됩니다."


" 이런 천지 분간도 못 하는 놈을 봤나. 이곳이 백령도라는 것을 잊었다는 말이냐? 이곳에서 탈출하는 순간 바로 죽은 목숨이다. 네 용기는 가상하나···. 어서 괜한 짓 하지 말고 이곳을 떠나거라. 이 섬에서 빠져 나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 말을 들은 위민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들이 위민을 믿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축사 안에 갇혀있는 사람들을 보며 위민이 다시금 입을 열었다.


"그러면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말을 마친 위민이 다시 축사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때, 갑자기 축사 안으로 한 사람이 들어오며 말했다.


" 오늘 개경에서 잡혀 온 계집아이가 누구냐?"


서툴게 고려 말을 하던 사내와 위민이 좁은 축사 안에서 마주쳤다.


그는 흑사단의 부대주이자 당가의 혈통인 당소방이었다.


예사롭지 않은 위민의 모습을 본 당소방이 큰소리로 외쳤다.


" 침입자다!!"


조용했던 무두진 일대가 부산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수많은 천막에서 무인들이 가지각색의 무기를 들고나오기 시작했다.


하나하나 평범해 보이는 사람들이 없었다.


이들 모두가 중원에서 한 가락 하던 사파 무림인.


그들이 소리가 난 축사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이제까지 위민이 경험했던 위험과는 차원이 다른 순간이었다.


위민이 허리에 매달려 있던 검을 꺼내 들었다.


검에 반사된 달빛이 축사 안에서 아름답게 흩뿌려지고 있었다.


" 고려에 온 것을 후회하게 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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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남궁세가 구출 작전 (3) 23.02.06 8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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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위민, 무림으로 향하다 (3) +1 23.01.20 112 4 13쪽
54 위민, 무림으로 향하다 (2) +1 23.01.18 96 4 12쪽
53 위민, 무림으로 향하다 (1) +1 23.01.16 104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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