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 후 공장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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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2.10.2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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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1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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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JH그룹의 사훈

DUMMY

'극세사 대걸레' 제작은 '불판식탁'과 같은 원리로 하청을 주는 업체의 작은 협조만 있다면 과거 인도 출장을 갔을때처럼 모든 일을 내가 컨트롤 할 필요가 없다.

특히나 청소용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윤하영 공장장은 깐깐하기로 소문난 윤 남매 중 가장 똑소리나는 막내였다. 그래서인지 인도 출장이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문순기후에 최적화 된 내구성 최강의 '극세사 대걸레'를 만들어왔다.


"이거면 되제?"


천지희를 떠올리게 만드는 걸크러쉬 숏컷이지만 껌을 쫘악쫘악 씹어대며 다리를 떠는 모습을 윤하준 상무가 제지했다.


"가스나야 가마이 몬있나? 정신사납꾸로!"


부산 출신답게 편한 사람과 있으면 바로 사투리가 튀어나온다.


"와! 갖다줘도 지랄이가!"

"까악! 마! 오늘 한 따까리 해삣까!"

"상무님 진정 하시고.. 전 괜찮습니다."


중간에서 말려보려했지만 대표실이라는 것을 잊은 두 사람에게 난 안중에도 없었다.


"이기이기 걸레 만드는 게 뭐 대단한 일이라꼬 유세고?"

"그럼 때리 치아라 마! 누가 하고 싶다켔나! 바짓가랑이 붙잡고 사정하길래 내 불쌍해서 적선해줬더니마는 이거 완저이 은혜도 모르는 문디 아이가!"


-탕탕탕


보다못한 이세창이 노크로 시선을 끌었다.


"진정들 하시고, 우선 공정과정에 대해서 윤하준 상무님께 설명을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윤하영 공장장님"


둘이 잠깐 얼굴을 같이 보더니 동시에 고개를 휙~


-허~ 참!


돌리는 모습이 영락없는 쌍둥이 모습이다.


"설명이랄게 음따! 마 이대로만 하믄 댄다. 눈깔이 빙시가 아이고서야 틀리면 나가 뒤지삐야지"

"푸흡!"


참다 못한 나도 웃음이 튀어나와버렸다. 왜냐하면 윤하영 공장장의 말대로 공정과정부터 공장 세부 동선까지 모조리 짜왔기 때문이다. 아무리 친오빠라고 할지라도 이렇게까지 공장 동선을 공개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와 웃는교?"

"남매간에 우애가 좋아보이셔서요."


-아이거든!?


"앗넵, 아무튼 이 정도면 충분하다 못해 넘칠 것같구요. 그럼 윤 상무님은 곧장 인도로 향해주세요. 강해종 실장이 미국 법인 준비중이니까 도착하시는 시간과 얼추 맞아 떨어 질겁니다."


윤하준 상무가 알겠다며 자리를 떠나자 타이밍 좋게 어머니가 대표실로 오셨다.


"어머 하영아~~!"

"언니이~!!"


서로 쿵짝이 잘 맞는 모양인지 인사치레가 소란스러웠다.


"어서오세요. 인도공장 관련해서 추가 상의할 것이 있습니다."

"추가상의? 대걸레만 파는 거 아니였어?"

"여기 계신 윤 공장장님이 최대로 보내주셔도 인도 공장 2개면 충분하거든요."

"인도 공장이 그렇게나 커?"

"뉴델리 공장은 작지만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호스펫의 경우 만평이 넘습니다."


휘파람을 불며 입맛을 다시는 두 여인,

공장장 출신이라 그런지 흥미가 생기는 모양이다.


"다음에 한번 같이 가시죠"

"참말이가? 아이고오 고맙꾸로~간 김에 한식이 오라바이나 보고와야지"


얼떨결에 윤하영 공장장까지 오케이 되버렸다.


"아무튼 그래서 남는 공장들은 서민중에게도 필요한 습기 제거제를 팔아볼까 합니다."


인도의 어마어마한 땅들은 다양한 기후들이 나타나지만 몬순기(6~9월), 몬순후기(10~12월)그리고 겨울(12~1월)의 습기는 그들에게 그야말로 천적이나 다름없었다.


"오~ 아들 제법인데?"


얼토당토하지 않는 대단한 물건보다 그 나라에 확실한 니즈를 고려하자 기특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신다.


"이걸로 당분간 건조대를 대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 습기제거제는 내게 맡겨라"


예전에 나였더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직접 공장에 방문해 공정라인을 정비하면서 안전까지 지켜봤을테지만 그때에 나와는 다르다.


이제는 믿고 의지할 사람이 내게 벌써 이렇게나 많이 있다.


"그럼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전 이만 전자로 이동하겠습니다."


아직 어수선한 회사 분위기 각 분야별 미팅을 3일 밤낮으로 준비했다. 어느 상품을 주력으로 밀고나갈지 어떤 상품을 포기할지 어떤 재료를 대체할 지 세밀하고 면밀하게 파악했다.


"가서 다 죽이고 와!"

"네 어머니"


***


대표실 전용 엘리베이터 앞에 서자 항공 승무원처럼 단아한 30대 여성이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전자 회의실로 안내했다.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마치 조폭 영화에서나 볼법한 검은 정장의 사내들이 일제히 내게 고개를 숙였다. JH컴퍼니때 처럼 편한 분위기가 아니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반갑습니다. JH 그룹 회장 한지훈입니다."


-짝짝짝짝!!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항명(抗命)을하거나 선대 회장을 잊지못하는 천치들은 없어보인다.


"듣자하니 선대 회장은 1년 365일 내내 일만 생각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까?"

"......"


사실이지만 그 누구도 선대 회장을 욕되게 하는 직원은 없었다.


"전 그렇게까지 회사를 위해 일할 생각은 없습니다. 어떻게 사람이 모든 걸 잘 할수가 있겠습니까? 전자, 물산, 건설, 조선, 자동차까지 얼마나 많은 전문가들이 있는데 안 그렇습니까?"


-예!


"회장이 되었다고 갑자기 무리하게 기존에 틀을 뒤엎는 어리석은 짓따위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그렇다고 전문 경영인처럼 모든 것을 맡긴다거나 경영일선에서 방관하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부지런한 대표는 못 되어도 게으르기까지 한 회장이 될 생각은 없으니까요."


자신의 일만 똑바로 한다면 터치하지 않겠다는 말은 직장인들에게 더 바랄 것이 없는 최고의 복지였기에 다들 안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그럴 생각입니다. 허나 제 성에 차지않는다면 전 그 어떤 전문 경영인보다 지독하게 간섭할 겁니다. 선대 회장처럼 말이죠"


대우가 폭풍 성장할때까지 많은 노동력들이 갈려 나갔다. 그리고 그런 직원들을 목도하였던 간부들은 모두 사색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갑작스럽지만 제 취임 첫 지시사항은.."


과연 새롭게 취임하는 젊은 회장의 첫 번째 지시사항이 무엇일까 다들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MP3제작입니다."


그렇게까지 특별할 것 없는 MP3는 이미 시중에도 판매가 되는 제품이라서 그런지 다들 어리둥절 하던 차,

군대에서 만나기 싫을 것같은 꼬장꼬장한 배불뚝이 남자가 손을 들었다.


"말씀하세요."

"최무진 전무입니다. 혹시 이런 'MP맨'을 말씀 하시는 겁니까?"


세계최초의 휴대형 MP3플레이어 'MP맨'을 들어보이는 최무진 전무에게 난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런데 그보다 더 작고 이쁜 디자인을 원합니다."


PC에서 원하는 곡을 다운받아 노래를 들을 수 있는 MP3,


우리나라에서 수출대박을 이룬 몇안되는 전자 제품이다.


MP3이야 말로 IMF로 힘든 이 시기에 한국이라는 나라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는 내 히든 카드다. 그런데


"대표님께서 전자에 대해 잘 모르시는 것 같아 조언하자면 크기가 작아질수록 기능성은 줄어들테고 디자인이 이쁠수록 내구력이 낮아질 겁니다.

저희 JH전자의 사훈은 탱크 정신이잖습니까!"


저런 미친놈을 봤나,


"TV도 만들고 냉장고도 만들고 세탁기도 만드는 분들께서 고작 노래나 재생하는 MP3 버튼 몇개가지고 우는 소리를 하시는건가요?"

"아니 그건..!"

"제 말 아직 안 끝났습니다. 또 무슨 이쁠수록 내구력이 떨어진다구요? 이봐요! 최무진 전무! 이쁘고 단단하게 만들면 되잖아요? 제가 설득하면서 시켜야하는 사람으로 보입니까?"


사람좋게 웃으면서 이야기했더니 아무래도 당분간 전 대움 직원들의 기강을 확실히 잡아둬야겠다.


"무엇보다 JH전자의 사훈이 언제부터 탱크 정신이었습니까?"

"하지만 이건 저희 스타일입니다!"


다른 사람들도 동의한다는 듯 고요했다.


총체적 난국이네,

두 눈을 질끈 감으며 머리 속에 떠오르는 육두문자를 애써 억눌렀다.


"혹시 선대 회장도 시장 경쟁력보다 여러분들의 업무 스타일을 존중해가면서 지시를 하셨습니까?"

"........"

"그럼 여러분들은 지금까지 스스로가 원해서 휴일도 반납하면서 일하셨던 겁니까?"

"........"


눈알만 굴리면서 누구든 나서달라고 애원하듯 모든 간부 이마에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한심한 인간들 같으니라고,


"다 필요없고 김우주 회장이 그리운 사람은 지금 저 문 밖으로 나가세요. 내 돈 받아먹으면서 남한테 충성하는 직원 필요없습니다."


역시 아무도 움직이질 않았다.


"최무진 전무! 왜 안 나가십니까? 전 탱크 정신따위 모릅니다만?"

"죄송합니다."

"선을 넘는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어야 할겁니다."


회사를 인수했다고 한들,

직원하나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회장이 될 생각은 없다.


-죄송합니다!


"전 여러분께 부탁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다시 한번 묻겠습니다. 이미 시중에도 나와있는 'MP3'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립니까?"


찌릿하게 모두를 노려보며 묻자,

손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식은 땀을 닦는 백발의 중년이 대답했다.


"오인수 부장입니다. 회장님께서 말씀하신 시장 경쟁력을 충족하려면 3개월의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중간한 제품을 만드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던 전대 회장의 업무 스타일이 몸 깊숙히 베어있는 모양인지 기간 선정에 굉장히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3개월이요?"

"MP3에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만 남긴다면 당장 이번 주 안으로도 완성 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표님께서 말씀하시는 시장 경쟁력을 갖춘 디자인이라는 부분은 아직 저희가 시도해본 적 없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송구스럽지만 전문 디자이너를 스카웃 해야만 원하시는 상품을 만들 것 같습니다. 제게 기회만 주신다면 제대로 만들어보겠습니다.


잔뜩 긴장한 모습이지만 그는 정답을 말한 것이다.

난 징징대는 어린아이를 돈주고 고용한 것이 아니니까. 설령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지시에도 어떻게든 해결책을 생각해낼 수 있는 오인수 부장같은 사람이 필요했다.


"좋습니다. 그럼 첫 번째 지시인 만큼 정답을 먼저 알려드리도록 하죠, 이 시안대로만 만드세요."


한때 대한민국 MP3시장 점유율 80%, 세계 시장 점유율 30%까지 집어삼킨 바로 그 잠수함 디자인을 건네받은 오인수 부장이 화면을 띄웠다.


확실히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델과는 차별화된 사이즈,


"3달 드립니다. 디자인까지 넘겼으니 여기에 필수 기능만 넣고 메모리를 최소한 100MB는 넘을 수 있게 만드세요."

"예!"


이 회의장에 대답하는 사람은 오인수 부장뿐이다. 다들 실적에 도움도 안되는 폭탄을 떠 안고싶지 않은 모양이다.

그렇다면 용기 낸 자에게 상을 하사하는 게 군주의 도리다.


"오인수 부장이 'MP3' 개발을 진행하도록 하세요. 결과는 제가 책임 집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잠시 착각이 들 정도로 김우주 회장과 똑같은 말을 하는 새로운 젊은 대표에게 모두가 적잖이 놀란다. 그럴수밖에,


"아시는 분이 계시는 지 모르겠지만 저도 김우주 회장처럼 공장 출신입니다. 그리고 제가 만들었던 상품들은 단 한번도 불량으로 소송을 치뤄본 적이 없습니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겠습니까?"


기간이 얼마나 길어지든지 결코 떨어지는 퀄리티로 상품화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게 식탁이 되었건 게임기가 되었건 포털 사이트가 되었건 대움을 인수한 JH 그룹이 되었건 똑같다.


"예외는 없다는 뜻입니다. 전자,건설,물류,조선,자동차 모두

'소비자가 돈을 쓰는데 망설임이 없는 제품'을 만드는 게 제가 추구하는 JH그룹의 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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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화 공장 조립 +3 22.12.17 3,796 7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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