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교 종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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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키루카스
작품등록일 :
2022.10.29 22: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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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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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40.

DUMMY

“석불은?”

“예. 역시 기관장치가 되어 있고 따로 위험한 함정은 없습니다.”


장우극이 위진성을 돌아보았다. 위진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눈에 공력을 주입하라.”


한 명이 공력을 주입한 손가락을 두 눈에 갖다대자 석불이 들리는 듯 하더니 옆으로 움직였다.


그르르르륵


밀려난 석불 자리에 시커먼 동혈이 나타났다.


화르륵


화섭자를 가까이 하자 내부가 보였다.


계단, 돌계단이 밑으로 쭉 뻗어 있었다. 다시 장우극이 위진성을 봤다. 그리고 기관 전문가 셋에게 앞장서게 했다.


그 뒤를 향주 둘이 따랐고 장우극과 위진성도 밑으로 내려갔다. 일부는 입구에 경계를 서게 하고 나머지는 줄줄이 계단 안으로 사라졌다.



[장형, 입구인데도 경비가 없군요.]

[아마도 입구가 이곳 하나가 아닐 겁니다. 여러 개 중 하나고 저들은 설마 이곳이 들킬리 없다 생각 했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앞장 선 이들에게 언제 경비가 있을지 모르니 주의하라 일러뒀습니다.]


역시 주도면밀한 일처리다. 위진성도 진기를 끌어올려 기감을 극대화했다. 기관진식은 앞선 전문가들이 담당하고, 경비는 자신이 먼저 알아차리면 된다.


불빛에 비친 석벽을 보니 약간의 거친 부분과 대부분의 매끄러운 곳이 혼재했다.


‘아마 천연 동굴에 인공을 많이 가미했나 보군’


얼마나 밑으로 내려갔을까? 한 칠십여 계단은 내려온 거 같다. 그러자 계단이 끝나고 평평한 통로가 나왔다.


이곳에 이르자 기관 전문가들이 매우 신중해졌다. 살얼음판 걷듯 조심히 행동했고 특이한 기구들을 꺼내 들고 여러 곳을 조사하며 느리게 전진했다.


그러자 아니나 다를까? 여러 종류의 함정들이 발견됐고 빠르게 해체됐다. 덕분에 오십 장 정도를 방해받지 않고 갈 수 있었다.


“대주, 여기서부터는 기관이 없을 겁니다. 대신에 경비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수고했다. 뒤로 빠져라.”


이제 세 명의 향주가 앞에 섰고 그 뒤를 위진성과 장우극이 받쳤다. 다른 향주 둘은 맨 뒤에 섰다. 말 없이 따르던 위진성이 장우극에게 낮게 말했다.


“장형, 이렇게 많은 인원이 같이 움직일 게 아니라 여기서부터는 내가 먼저 정찰을 하겠소.”

“그게 좋겠구려. 그럼 위형과 나 둘이 먼저 상황파악을 하기로 합시다.”


장우극은 대원들을 산개시켜 대기하게 했다. 그리고 둘이서 앞으로 향했다.


“동굴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소.”

“같은 생각이오. 굉장히 큰 곳 같소.”


둘은 공력을 돋워 어두컴컴한 길을 살피며 걸어갔다. 자기 손 끝도 안 보이는 어둠이지만 그들의 심후한 공력 때문에 보는 것에 어려움은 없었다.


졸졸졸


‘물소리?’


십오 장여 정도 앞쪽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더욱 사주경계를 하며 위진성은 전진했다. 가까워질수록 소리가 뚜렷해졌고 물냄새가 진해졌다. 그리고 저 앞에 뻥 뚫린 공간이 보였다.


[조심합시다.]


장우극의 전음을 들으며 한 발, 한 발 다가갔다. 통로 밖 공간이 보이고 마침내 그들은 길 끝에 다다랗다. 그리고,


‘오~. 이런!’

‘허어~~’


둘은 자기도 모르게 속으로 감탄사를 터뜨렸다. 뭐가 있길래 그럴까?


통로 끝에 이르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뻥 뚫린 공간은 지하 광장이었다. 거대한 광장이 존재했고 자신들은 광장으로 통하는 수십 개의 통로 중 하나에 있었다.


더구나 자신이 있는 통로는 광장 지면이 아니라 십 장 높이의 허공에서 끝나는 길이었다. 그 밑으로도 통로들이 층층이 아래로 세 개나 더 있었다. 즉, 발 밑에 수직으로 세 개의 통로가 더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길이 끝나는데 어떻게 내려가야 할까? 그래도 통로인데 뛰어내려야 하나? 두리번 거리니 옆에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파여 있다.


하지만 계단이 너무 좁고 작아서 대단히 위험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역시 석벽에 잡을 수 있는 손잡이가 박혀 있었다.



위진성은 통로 끝에 서서 다시 지하 광장을 한 눈에 담았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봐서 그런지 한 눈에 들어왔다.


광장이 정말 컸다. 자신이 서있는 곳에서도 고개를 젖히고 천장벽을 봐야할 정도였다. 그러면 광장 지면에서부터는 천장이 얼마나 높은 걸까?


대략 삼십 장? 못 해도 그 이상은 되어 보였다. 넓이도 높이 못지 않다. 적어도 오십 장은 되는 거대한 크기였다.


그런 지하 광장 사방으로는 위, 아래로 수십 개의 통로들이 거미줄처럼 뻗어 있었다. 그리고 왼편에는 물줄기가 있다.


크기를 보면 물줄기 보다는 호수라 해야할 판이다. 상당한 크기의 호수가 있고 한 쪽에 서, 너척의 배들이 메여 있다.


‘휘유~! 여기라면 용이 산다해도 믿겠는데?’


용이 살고도 남을 넉넉한 크기였다. 이렇게 큰 지하 동굴이 있는데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게 신기했다.


‘설마 저들이 수백 년 동안 만들어 온 건 아니겠지?’


천혈사 말이다.


그런데 사람이 아무도 없다. 인공의 흔적이 곳곳에 있는 광장에 인기척이 전혀 없자 괜히 을씨년스럽다.



[장형, 아무도 없군요.]

[··· 그렇군요. 이렇게 없는 것도 이상한데?]


장우극은 전방의 한곳을 응시하며 맞장구쳤다. 위진성도 그가 보는 곳을 바라봤다.


전면 벽의 중앙이 반월형으로 파여 있었고 제단 같은 것이 있다. 밑은 돌을 층층이 깎아서 단을 돋운 모양새였다.


‘무슨 제사 같은데?’


종교적인 냄새가 물씬 났다. 천혈사라 하더니 사찰인가? 그 때였다.


‘ ! ’


위진성의 기감에 움직임이 느껴졌다.


[장형, 누군가 오고 있소. .. 아니, 누군가들이군.]


희미하게 하나만 느껴지던 것이 금새 수십 명으로 늘어났다. 장우극도 느끼는지 끄덕거린다.


수십 명은 어느새 수백 명으로 불어났다. 그리고 한 방향이 아니었다. 그들이 있는 높이의 통로들을 제외하고 온갖 곳에서 기척이 전해졌다.


잠시 뒤 한 명의 흑포인이 저쪽 동혈에서 광장으로 들어서자 둘, 셋 늘어나더니 삽시간에 수십 곳에서 인원들이 광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방금 전까지 아무도 없던 지하 광장이 순식간에 수백 명의 흑의인들로 채워졌다. 그들은 하나같이 짙은 흑의를 입었고 모두 대머리였다. 그러고 보니 흑의가 승복 비슷했다.


‘천혈사’


광장 중앙에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지만 소란스럽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 간에 말을 주고 받을 때도 작게 소곤 거렸다.


뿌우우—뿌우--- 뿌우우우----- 우우우-----


멀리서 뿔고동 소리가 났다. 위진성이 광장 중앙에서 호수로 눈을 돌렸다. 물길 저 안쪽에서 들려왔다. 소리가 나자 약간의 소곤거림도 멈췄다.


끼익 끼익 끼익

뿌우우---- 우우우-----


동굴이라 소리가 반사되고 공명되어 메아리쳤다.


끼이익 끼익 끼익


‘배?’


호수에 배가 모습을 보였다. 신경을 자극하는 게 뭔가 했더니 노 젓는 소리였다. 그런데 배가 꽤나 크다.


묶인 배들처럼 몇 명 타는 크기가 아니라 이십 명도 거뜬히 탈 수 있는 배 두 척이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


뿌우우우— 뿌우우-------


뱃머리에 한 발을 올리고 나선형으로 말린 동그란 소라 같은 걸 문 사내가 힘차게 불었다. 그때마다 벗어제낀 웃통이 울끈불끈한다.


뿌우우우------


“마하테라!”

“마하테라~.”


광장 중앙에 모여 있던 자들이 양손을 눈 높이까지 올려 산 모양을 하고는 일제히 소리쳤다.


‘불교는 아닌 거 같다. 사이한 종교 같구나’


뿌우- 뿌우 뿌우 뿌우우우----


배가 멈추기 전, 사내가 먼저 내린 뒤 뿔고동을 불며 제자리에서 한바퀴 돌았다.


“오~, 오---. 아후라 마즈다의 대리인이여!”

“신의 사도여~!”


광장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배가 완전히 멈추자 사람들이 하나, 둘 내리기 시작했다. 지금 내리는 이들의 복장도 광장에 있는 자들과 다르지 않았다. 다른 점은 머리에 사각 모자를 썼다는 것 정도?


그렇게 열두 명이 내리고 다음 차례다. 다음은 어디로 보나 평범치 않아 보였다. 분위기도 심상치 않았고 다른 자들의 반응도 그랬다.


입고 있는 복장부터 남달랐다. 그 자는 유일하게 흑의 대신 회색 옷과 모자를 썼다.


그런데 특이하게 팔부분이 새의 날개 모양이었다. 독수리 날개처럼 큼직한 깃털이 달려 있어서 그가 걸으며 팔을 흔들면 날개를 퍼떡이는 것 같았다.


하얀 눈썹과 수염, 그리고 두드러진 매부리코와 움푹 들어간 눈. 얇게 앙다움 입술, 길쭉한 얼굴. 다소 중원인과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 그 자가 제단에 올랐다.


“마하테라를 뵙니다.”


그러자 신도들이 다같이 한쪽 무릎을 꿇었다.


“형제들이여, 일어나라!”


웅성웅성


마하테라가 어수선함이 잦아들기를 기다렸다 입을 열었다.


“형제들이여-, 우리 부모의 부모들은 신의 계시에 따라 고향에서 머나먼 이곳으로 성화를 되찾기 위해 왔었다. 우리의 선조들은 계시에 따랐지만.. 달성하지 못했다.

신의 부름에 응하지 못했기에 우리는 오랜 시간,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마하테라가 공격적인 시선으로 좌우를 쓸어보았다.


“형제들이여~! 그러나 인고의 시간이 끝나간다. 드디어 우리가 일어날 때가 다가왔다.”


“와아~~”

“그렇습니다, 마하테라. 이제 시작입니다.”


“형제들이여, 흥분하지 말지어다. 우리는 같은 실수를 해선 안 된다. 선조들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마하테라의 뜻대로 하소서.”

“우리는 뒤따르겠습니다.”


신도들이 다시 손을 올려 산 모양을 만들었다.


“충직한 마즈다의 신도들이여-, 내가 말하로니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리면 된다. 그러면 이 암흑의 지하에서 벗어나 광명으로 나갈 수 있다.”


“마즈다-! 마즈다~!”

“저는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제 대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조만간 실혼인들이 완성되어 마즈다의 군단으로 우리를 도울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신의 부름에 응하는 아들들이기 때문이다. 아니 그런가~아-?”


“와아---”

“맞습니다,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마하테라시여, 진격의 명을 내려 주소서.”


“맞다. 우리 앞에는 승리만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마하테라가 광망을 빛내며 좌에서 우로 쓸어봤다.


“신교로부터 성화를 되찾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텅빈 성전을 다시 신의 불로 밝힐 것이다. 그리고 마즈다의 뜻을 이 땅에 실현시킬 것이다.

우리는 곧 그 시간을 맞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형제들이여~~?”


“예에~~”

“신이시여---”

“맞습니다, 맞습니다.”


신도들이 열광적으로 호응했다.


“나··· 굽타는 신의 사도로써, 신의 대리인으로서 선언한다! 여기서 말한 대로 이뤄질지니.. 우리는 신성한 불로 세상의 오염을 불태울 것이다. 모든 더러움을 정화할 것이다!”


“우와아----”

“신이시여~!”


“눈 있는 자, 보아라! 깨끗한 새 세상이 열린다. 귀 있는 자, 들어라! 신의 부름을.”


마하테라의 선언이 있자 광장은 아주 광적으로 변했다. 그의 몇 마디에 신도들은 광기를 내비치며 부르르 떨었다.


개중에는 눈물을 쏟는 자도 보였고 흥분을 주체 못해 껑충껑충 뛰어오르거나 머리를 쥐어 뜯는 자도 있었다. 심지어 칼로 허벅지나 팔뚝을 긋는, 자해를 하는 자들까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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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255. 23.05.22 154 4 11쪽
254 254. 23.05.21 174 4 11쪽
253 253. 23.05.20 151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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