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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림씨
작품등록일 :
2022.10.31 02:02
최근연재일 :
2023.01.05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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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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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DUMMY

‘추가 의뢰’


금화 주머니에 담긴 의도를 깨달은 단테는 무릎을 떨며 일어섰다.


“순간 감동 받을 뻔했네. 능력 밖의 일은 안 맡고 싶으니까, 간단한 사정 설명은 듣고 싶은데. 그리고···.”


단테는 에드워드를 지긋이 보며 경고 섞인 충고를 날렸다.


“네가 내게 의뢰를 주면, 이번 호위 업무는 완료 처리를 할 거야. 이유는 알고 있겠지.”


“···네. 알겠습니다.”


“그럼 말해봐.”


알프레드가 목이 타는 마른침을 삼키고는 천천히 입을 뗐다.


“제 선친께서는 물려받으신 철공소를 기반으로 부를 축적하셔서 가문을 일으키셨습니다. 중략···, 그러니 제 외삼촌, 빈 헤인츠를 죽여주세요.”


치익.


단테는 연초를 태우며 방금 들은 이야기를 머릿속으로 정리해 나갔다.


“흐음···. 불행한 사건이 복상사였나.”


부르주아 노인네가 말년에 노욕으로 몰락 귀족과 결혼을 통해 혈통 세탁 한 번 하려다가 복상사.


눈앞에 있는 청년은 그 늙은이의 외동아들로···, 젊은 시절. 하룻밤의 불장난으로 태어나고, 방치된 자식.


대충 생각을 정리한 단테는 연초를 끄고는 물었다.


“그 양어머니, 젠장. 애매하네. 그 몰락 귀족가의 팔려 오신 영애도 죽었나.”


“네. 그날 돌아가셨습니다. 하지만 그때 본 사체와 지금의 제 모습이 흡사한 걸로 봐서는···살인입니다.”


단테도 동의했다.


‘거식증을 갑자기 걸릴 일은 없고.’


호텔 선샤인에서 발견한 저주술사의 단지에 담긴 한 여성의 사념.


[고통스러워.]


눈이 욱신거려 왔다.


돈을 위해서 친동생에게 저주를 건 개자식은.

죽은 자의 넋을 달래기 위한 제물로 제격이다.


그때.


조용히 옆에서 듣고 있던 딕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형님. 이 의뢰는 거절하시죠.”


“?”


“빈 헤인츠는 비토 클랜의 간부입니다. 아무래도 벤티드 가문 일은 비토 클랜에서 작업 친 것 같습니다.”


옆에서 딕스의 말을 들은 에드워드 벤티드가 당황하며 물었다.


“이, 이게 어떤 상황이죠? 비토는 뭐고. 가문이 작업을 당했다고요?”


에드워드가 재차 딕스에게 대답을 종용했지만, 딕스는 단테를 쳐다볼 뿐이었다.


단테는 턱을 만졌다.


비토 클랜.

한스 짐머 의뢰 건으로 방문한 도박장을 운영하던 갱단.


슬럼가를 떠돌면 흘러들어오는 소문으로···.


보스가 비토 클레멘자라는 얼굴도 밝혀지지 않은 신비인이고,


빈민가에서 유통되고 있는 마약의 절반··· 아니 그 이상을 과점하는 거대 갱단.

부르주아 가문 하나 정도는 먹어치울 수 있는 체급이다.


“그곳이 간부가 나섰다면, 작전이 맞겠군.”


“네. 그리고 사실···호텔 선샤인이 비토 클랜에서 운영하는 자금 세탁용 사업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카지노도 있었지. 젠장. 날 엄청 벼르고 있겠네.”


순간 탁자를 치며 후회하는 단테.

얌전히 일처리하고 빠졌어야 했는데. 괜히 깽판을 쳐놔서는.


“가격이 싸지면 숙소를 옮길 계획이었는데. 물 건너갔네.”


“잘 못 들었습니다.”


“아니야. 그건 그렇고. 에드워드 씨. 대충 돌아가는 상황은 파악 됐습니까.”


단테의 질문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는 에드워드.

그 둘의 대화에 딕스가 놀라며 소리쳤다.


“형님!”


“넌 좀 조용히 하고 있어. 본의 아니게 나까지 당신의 일에 엮여 들어갔습니다. 당연히 책임지리라 믿겠소.”


“···.”


“비토 클랜이 노리는 사업체를 당신에게 넘겨주는 거요. 금화 한 주머니? 턱없이 부족하네.”


단테의 말에 에드워드 벤티드가 눈을 부릅떴다.

단테의 말이 그의 역린을 건들기라도 했을까.


“넘겨준다고요?!”


갖은 풍파를 겪으며 살아온 거친 분위기가 물씬 풍겨왔다.


그 반응에도 태연하게 초를 문 단테.

빌어도 모자랄 판국에 역정을 내서 어쩌라는 건지.


부르주아의 버려진 애송이 주제에···.


하지만.


“단테님. 비록 과거에 아버지에게 버려지고, 지금의 몰골이 볼품없을지 모르지만, 전 제국에서 공인 명장입니다.”


“···.”


단테는 무의식중에 자세를 고쳐 앉았다.


‘얘가 제국 명장이라고?!’


명장은 황제의 무구를 주조하는 야장만이 붙일 수 있는 칭호다.


그런데 저런 청년을 수식한다면, 천재···, 그것도 대륙 단위로.


그 말인 즉.

에드워드에게 해를 입는 순간, 제국 고위층들에게도 소식이 전해지고,


‘잔챙이들은 그냥 박살나겠어.’


나이가 어려서 얕보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거물이었다.


“제가 비록 가문과 성을 되찾으려 성급히 와서는 물정도 모르고, 무시를 당하지만.”


에드워드 벤티드가 타오르는 안광으로 단테를 매섭게 노려본다.


“절 모욕하지는 마십시오.”


“···알겠네. 내 사과하지.”


“저도 은인에게 무례를 끼쳤군요. 죄송합니다.”


단테는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그러면, 일이 간단하게 됐군. 난 빈 헤인츠를 죽이고 오겠네, 비토 클랜? 마약쟁이가 뭉개면, 제국 명장의 격을 보여주면 되겠군.”


“돈은···괜찮으시겠습니까?”


“명장이라며.”


단테는 허리춤을 탕탕 쳤다.


“검 한 자루면 잘 나신 기사나리조차 아양 떨게 만드는 그 실력으로···알지?”


“휴~. 오히려 제 손해가 크군요.”


에드워드 벤티드의 정체를 듣고는 얼이 빠져 있는 딕스를 단테는 뒤통수를 쳐 깨웠다.


“빈 헤인츠를 사냥하고 오지.”


***


“이 앞이 비토 클랜의 아지트입니다.”


빈민지구 8구역.


딕스가 폐가를 개조 만든 이층 높이의 술집을 가리켰다.


단테는 딕스에게 수신호를 던지고는 혼자서 그 술집으로 향했다.


치익.


단테는 마력 라이터를 켜, 연초를 태웠다.

한때, 값싼 밀주를 사 마시러, 자주 들렸던 술집이었다.


“바텐더랑 친했었는데.”


단골 술집을 잃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단테는 술집으로 진입했다.


출입 문에 달린 풍경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왔다.


안에는 테이블 위에 카드를 펼쳐놓고 앉아있는 사내들이 있었다.


그들은 대략. 이십 명 남짓에, 테이블마다 마정석이 박혀있는 무구들을 걸쳐놓았다.


‘마도구.’


눈어림으로 상황 파악을 끝낸 단테는 그들을 지나쳐, 바 테이블에 기댔다.


“지난번과 같은 걸로.”


“문패 못 봤나. 장사 안한다고 걸어놨을 텐데.”


단테는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내들을 턱짓했다.


“바람에 날아 갔나보지. 그리고 영업을 안 하기는.”


탁!


바텐더가 바 테이블에 술잔을 거칠게 올려놓았다.


“빨리 마시고, 꺼져.”


단테는 술잔을 굴리며 향을 머금었다. 싸구려 주정 향이 그윽하게 코끝을 때렸다.


“그건 그렇고 이 술집이 비토 클랜의 아지트라며.”


재빨리 바테이블 밑에 있는 석궁을 꺼내 단테의 머리를 겨누는 바텐더.


“너 뭐하는 녀석이야!”


바텐더를 잠깐 보던 단테는 술을 한 모금 넘겼다.


원인 모를 불쾌감이 혀를 감겨온다. 이것 또한 그리워질 맛이겠지.


“빈 헤인츠는 어디 있지.”


“네가 뒤지면 알려주지.”


단테는 2층을 흘끗 올려다봤다.

마정석이 박힌 쇠뇌를 겨누고 있는 장정들이 있었다.


그 사이에서 이 술집과는 어울리지 않는 말쑥한 복장의 사내가 난간에 기댄 채, 내려다보고 있다.


‘저 자가 빈 헤인츠군.’


단테는 고개를 뒤로 돌려 1층으로 봤다.

테이블에 앉아있던 사내들도 일제히 마도구를 꺼내들고 있었다.


‘더 마시기는 글렀나.’


단테는 술잔을 내려놓고 바텐더에게 말했다.


“그동안 말 못했는데. 술맛이 형편없어.”


피고 있던 연초를 술잔에 짓이겨 넣은 단테.


“딕스!!!”


쾅!


고함을 내지르며 술집 출입문에서 시작 된 폭발을 신호로 단테는 바텐더를 덮쳤다.


그리고는 쇠뇌를 들고 있는 팔뚝을 잡아 하늘을 향하게 했다.


천장에 틀어박히는 화살.


마력의 유동.


‘하나, 둘, 셋!’


단테는 속으로 숫자를 세며 오른손으로 바텐더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콰, 쾅!


등 뒤에서 연신 폭발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빨리.’


단테는 품안에서 버둥거리는 바텐더의 경동맥을 팔뚝으로 압박하며 바 테이블 밑으로 몸을 굴렸다.


“크룩.”


기절하는 바텐더.

지금의 폭발은 금화 한 자루가 만든 마법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에 불과했다.


아직 더 남았다.


일순간,


마력이 한 방향으로 빨려들었다.


순간 건물이 털려오고 삐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막이 뻐근해졌다.


그리고는 부셔진 술집 파편이 투사체가 되어 날아들며 테이블을 관통하고,


기절한 바텐더의 전신을 휩쓸고 지나갔다.

그렇게 폭발의 여파가 사라지길 기다리고 있는데.


술집 안이 소란스러워 졌다.


“불이야, 불!”


“다들 빨리 나가.”


단테는 청각이 돌아오는 걸 느끼며, 인간방패를 밀치고 몸을 일으켰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네.’


창에서 화염이 솟구쳐 올라, 실시간으로 사람의 살갗을 살라먹고 있고,


술집 일 층 바닥에는 비산된 건물 조각에 난자 돼버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시체들이 펼쳐져 있었다.


게다가.


콰직! 하는 파열음과 함께 출입문을 박차고 등장한 딕스.


“이 몸이 동부의 창잡이 딕스 할러웨이다. 이 개자식들아!”


딕스가 어디서 구한지 모를 창을 들고 부상자들 사이를 무인지경 날뛰고 있었다.


“서부의 창잡이도 아니고.”


단테는 피식 웃으며 검을 챙겨, 이층으로 올라갔다.


그때.


술집 이층에 올라서자, 진득한 시취가 코끝을 스쳤다.


그리고는 인간과 짐승의 혼종이나 낼 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만 기다리라고. 후르륵~!”


마도구를 겨누고 있는 장적들이 방벽을 세우고 있었고,


그 너머에 빈 헤인츠가 정체모를 무언가에 얼굴을 처박고 섭취를 하고 있었다.


단테는 안력에 집중해 그 무언가를 봤다.


자세히 보니, 문양이 달랐지만, 분명 저주술사의 단지였다.


“너 인간이길 포기한 건가?”


 빈 헤인츠가 단지를 들어 입안에 떨어 넣었다.


“쩝, 쩝, 꺼억! 인간을 포기했냐고? 뭔 소리야. 아! 이거 때문에 착각했구나.”


그는 입가에 묻은 끈적한 액체를 스윽-닦더니 단테에게 조소를 날렸다.


“무고의 술법이다. 너 같은 하등한 벌레가 이해 할 수도 없는 고등한 신비지.”


우드득 소리를 내며, 거대해져 가는 체고로 단테를 내려다보는 빈 헤인츠.


‘제길 선천화기를 아껴둘 걸.’


상정 외의 강자가 나타났다.


갱단 조무래기들을 상대하는 일.

호텔 선샤인처럼 마도구만 조심한다면, 큰 피해 없이 이번 의뢰를 끝낼 거라 예상했거늘.


단테는 그를 보며 잠시나마, 호텔에서 선천화기를 사용한 걸 아쉬워했다.


하지만 어차피 후회해봤자, 변하는 건 없었다.


단테는 잡념을 물리치고 인간의 태를 벗어던진 빈 헤인츠에게 검을 뽑아들었다.


그게 신호였을까. 술법을 마무리한 빈 헤인츠가 몸을 일으켰다.


“비켜라!”


앞을 막아서는 부하를 날려버리며 단테에게 돌진 하는 빈 헤인츠.


그의 주먹이 막아서는 단테의 검을 부셔버리고, 단테의 가슴에 틀어박혔다.


“커헉!”


단테의 동체가 난간 아래로 떨어져 내려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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