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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림씨
작품등록일 :
2022.10.31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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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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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DUMMY

연구소 정문.


주변 탐문을 끝내고 연구소에 방문한 단테가 연초를 피고 있었다.


“예상한 것보다 더 까다로운 시설이군.”


연구소로 위장 된, 마약 제조 시설이라고 의심하고 있었는데. 하지만 시설의 외곽을 따라 구축된 수십 종의 마법을 보니.


생각을 달리 할 수밖에 없었다.


“진짜···, 연구소인가.”


단테는 입맛을 다시며 열려있는 정문 게이트를 통과해 길을 막고 있는 경비실이라, 적힌 건물로 향했다.


그에게 경비실, 불투명한 유리창에서 변조된 목소리가 말을 걸었다.


“본원은 관계자 외에는 출입을 금하고 있습니다. 방문 목적과 신원을 밝히시기 바랍니다.”


단테는 의뢰서를 꺼내 출납구에 넣었다. 유리창에 얼핏 보이는 실루엣을 관찰하던 단테.


“안으로 들어오시기 바랍니다.”


끼이이익!


열린 경비실의 입구로 들어간 단테.


안에는 철제 책상과 의자가 있고 전면에는 예의 그 불투명한 유리창이 붙어 있다.


그는 삭막한 풍경에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취조실?”


단테는 철제 탁자를 가운데에 두고 마주보는 철제 의자 중, 하나에 앉았다.


천장에 매달려 있는 밝기가 약한 기름등이 머리 위에서 흔들거리고 있다.


‘의심을 사는 행동을 한 것도 아니고. 그저 의뢰서를 주고 대화를 나누기만 했을 뿐인데.’


에녹 마을에 대한 질문을 던지거나. 첩자 색출과 같은 의뢰 내용을 말하지도 않았다.


그 때 철컥! 끼이이익.


생각에 잠겨 있던 단테는 녹슨 경첩에서 들린 불쾌한 소음에 문가로 시선을 옮겼다.


한 사내가 서류철을 들고 문을 열고 들어왔다.


‘광대도 아니고 몰골이 왜 저러지.’


불룩 솟은 챙이 긴 검은 모자를 쓰고, 얼굴에는 분칠한 한 것처럼 짙은 화장으로 덮어놨다.


단테의 시선에도 그 사내는 태연하게 단테의 맞은편에 앉아, 손에 들고 있는 서류철을 보며 입을 뗐다.


“처음 뵙겠습니다. 본 연구소의 채용 검사를 맡게 된 시험관입니다.”


“채용 검사? 그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는데. 난 비토 클레멘자의 의뢰를 받아서 왔네.”


“질문은 받지 않습니다.”


시험관의 중성적인 목소리. 높낮이 없는 말투.


“시험에 들어가 전 본 연구소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


“본원은 신비를 품은 생물들을 연구를 하고 있으며 전문적인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각별한 주의 기울이고 있습니다.”


사내의 대화 방식은 일방적이고 입력된 정보를 나열하는 느낌을 들게 했다.


“질문이 있습니다.”


사내를 관찰하던 단테는 손을 들어 질문을 던졌다.


“신비를 품은 생물에서 인간도 포함이 되어있습니까.”


“보안등급 상, 말씀드릴 수 없는 정보입니다.”


“채용된다면 들을 수 있습니까.”


“보안등급 상, 말씀드릴 수 없는 정보입니다.”


일정한 음정으로 같은 말만 반복하는 시험관.

짙은 화장기가 없는 시험관의 목을 봤을 때···.


피부 탄력이 떨어져가는 평범한 중년인이다.


“본 연구소에 대한 주의사항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경비로 채용 시, 순찰 지역만 출입이 가능하며 식당을 제외한 연구소 내부 시설은 이용이 불가합니다.”


톡톡,


손가락으로 철제 탁상을 치며 시험관의 반응을 살피던 단테는 이내 철제 의자에서 일어났다.


“···.”


단테의 돌방행동에도 시험관은 방금까지 단테가 앉아있던 자리를 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단테는 시험관에게 다가가 그를 만져봤다.


“피부도 따뜻하고···, 심장도 뛰는 걸 봐서는 사람이 맞는데. 게임에서 보던 NPC 같군.”


단테는 그가 인간이 아닌 프로그램 된 기계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연구소 내에서는 신비는 금지당하며 위 사항을 동의하신다면 서명하시면 시험은 시작됩니다."


그것도 영혼이 죽은···, 뇌에 직무에 대한 행동원칙과 대화 방식을 입력당한 살아 움직이는 데이터 덩어리.


“넌 살아있는 사람인가. 아니면 연구소에서 실험당한 피 실험체인가.”


실험관이 단테의 질문에 반응했다.


“보안등급 상, 말씀드릴 수 없는 정보입니다.”


그리고는 서류철을 돌려 반대편 자리에 펼쳐 보였다.


"연구소 내에서는 신비는 금지당하며 위 사항을 동의하신다면 서명하시면 시험이 시작됩니다."


서류를 곁눈질해 읽은 단테는 말도 안 되는 불소조항을 비웃었다.


오러, 마법, 흑마법···, 다양한 갈래의 비전을 뭉뚱그려 신비라 표현할 뿐.

신비 그 자체를 강제로 금지시키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거늘.


게다가 시험관의 경우를 봤을 때, 절대로 허락할 수 없는 사항.


‘더 자세하게 알아보려면 오러를 주입해서 파악해 봐야겠지.’


단테는 오러를 끌어올렸다.


“난 서명을 안했으니까. 해당사항이 없겠군. 안 그런가.”


그가 신비를 사용하려는 하자. 취조실 문을 열고 한 여인이 취조실로 들어왔다.


“그만!”


단테는 하려던 행동을 멈추고 그녀를 쳐다봤다. 그녀는 시험관이라는 사내와는 달리 푸른색 눈동자에 이지적인 색채를 담고 있었다.


이를 봤을 때, 그녀는 실험체는 아니지만.


“네가 이 사내를 이렇게 만들었나.”


오히려 지능을 가졌다는 사실이 단테의 경계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말은 정정해야겠습니다. 시험관에게 위해를 끼치려던 사람은 당신입니다.”


“···.”


“그리고 본 연구소에서는 신비를 금지한다는 조항을 고지 받지 않았나요.”


그녀는 태연하게 종이를 단테에게 보여줬다.


“일반적인 절차로는 저희 시험관이 분류 과정을 담당하지만, 비토님께서 직접 채용하신 분이니, 이후 과정은 제가 진행하겠습니다.”


여인은 단테에게 명함 한 장을 꺼내 건네며 시험관에게 명령했다.


“나가보세요.”


“관리자의 명을 따르겠습니다.”


단테는 그녀가 준 명함을 봤다.


[제약연구소 경비책임. 시에나]


졸지에 생긴 상관. 첩자 색출. 숨겨진 임무가 번뜩 떠올랐다. 의뢰 목표인 그녀다.


단테는 허리춤에 있는 검에 손을 가져갔다.


“비토님께서는 연구소에 대해 걱정이 많으셨습니다. 저 같은 외부인에게 경비를 부탁하시며. 보안에 문제 있을 수도 있다고···.”


그는 취조실을 나가는 시험관을 지목하며 시에나를 추궁했다.


“아님, 연구소 운영에 멋대로 개입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관리자가 있을 수도 있다고 당부하더군요.”


“그런 일은 절대 없습니다.”


“에녹 마을에서 발생하고 있는 불미스러운 일을 알고 있습니까.”


단테는 시에나를 예의주시했다.


그녀에게 서늘한 냉기가 흘러나왔다. 검을 잡은 단테의 손을 보던 그녀가 비웃으며 말했다.


“단테님은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오셨네요.”


찌르르르르.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비토 클레멘자가 보낸 거름 주제에···.”


단테는 눈을 부릅뜨며 오러를 끌어올려 저항하려고 했다.


하지만.


“못 들으셨습니까. 연구소 내부에는 신비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눈에 힘이 풀리고.

경비 소장, 시에나의 형태, 상이 흔들리며 책상이 가까워졌다.


쿵!


“보안은 문제가 없다니까 걱정 마시고.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단테님···.”


****


숲의 한복판에서 눈을 떴다.


“······연구소로 출근하는 날이었지.”


연구소는 불편하게 울창한 숲에 한복판에 위치해 있었다.


“원래 에녹 마을의 벌목장 부지였다고 하는데.”


보통이라면 마을의 공용재산인 벌목장을 밀고 연구소를 설립했다니.

비요텐 남작가와 비토 클레멘자의 관계가 의심스러웠다.


마을에서 봤던 공장 폐수···?!


지이이이잉!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온 단테는 주변을 보며 눈을 껌뻑거렸다.


“······연구소로 출근하는 날이었지.”


단테는 정원를 날카롭게 관찰했다.


반복적인 조명의 배치.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진 가로수들이 소로를 따라 심어있었다.


생각보다 규모가 큰 연구소.


신비를 품은 생물체를 실험한다, 설명을 들은 기억이 났다.


“언제 들었지.”


단테는 턱을 긁적이며 기억을 끄집어내려 했다.


정사각형의 건물의 외관에 다면체의 형태의 타일이 붙어있고, 타일의 색상이 시야를 어지럽힌다.


“오래보다가는 최면에 걸리겠는걸.”


최면. 환각.


호텔 선샤인의 정원이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이곳도 비슷한걸.”


단테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긴장한 상태로 걸어갔다.


연구소 근처에 다가서자,

금강석이 박혀있는 뱀의 형상이 양각된 철문이 나왔다. 단테는 문고리를 잡아, 노크했다.


그 순간, 금강석에 빛이 어렸다. 생각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철컥! 쿠르릉.


‘자동문인가.’


요란한 소음과 함께 열린 철문 사이로 보이는 진입로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단테.


누군가 서 있다.


‘낯이 익은데.’


금발의 여신상을 닮은 듯한 벽안. 여인이었다.


“안녕하세요. 시에나라고 합니다. 경비 소장을 맡고 있죠.”


“네. 단테라고 합니다.”


사근사근한 눈웃음에 마음이 녹아내린 단테는 공손하게 인사했다.


“어떤 용무로 저희 연구소에 방문하셨죠.”


“연구소 경비를 맡기로 했습니다.”


“이런! 저희 연구소에는 결원이 없는데···. 어쩔 수 없죠. 비토님의 명이라니.”


그녀는 꾀꼬리 같이 말하며 뒤를 돌아 손짓했다.


“따라와 주세요.”


단테는 그녀의 뒤를 따랐다.


“이곳은 비토 클레멘자님이 설립하신 연구소로 미궁에서 발견된 생물들과 제국 각지에서 나타나는 신비를 품은 동물을 연구하고 있어요.”


“호? 그럼 운영이 만만치 않겠군요.”


“하지만 걱정은 없답니다. 저희 연구소 소속된 전문가들이 철저하게 빈틈없이 관리하고 있으니까요.”


단테는 시에나의 말에 생각했다. 사람이 하는 일에는 조금한 틈이 생긴다.


“그래도 실수가 있을 수 있지 않습니까.”


“저희는 없어요. 그리고 방금 지나온 숲. 그곳에 펼쳐진 결계가 연구소 안에서 사용하는 신비를 제약하거든요.”


단테는 감탄성을 터트렸다. 방대한 구역을 펼쳐진 신비라니. 얼마나 많은 마정석을 쏟아부어야 했을까.


“천문학적인 돈이 들였지만요. 그럼 안내해드릴게요.”


시에나 소장의 안내를 받으며 연구소 안을 둘러봤다.


단테는 그녀의 말을 최대한 외우려 노력했다.


무균실. 사육사. 사육실. 배양실.


안내를 받은 장소들.


많은 연구들이 진행하는 각 실마다 검은 까마귀처럼 흑사병시대의 역병의사들이나 입을 법한 정복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있었다.


“사람들이 많군요.”


“네···. 당신도 저 사람들처럼 입으셔야 해요.”


“시에나님은 안 입으십니까.”


“전 괜찮아요.”


단테는 시에나의 안내로 들어선 탈의실로 들어갔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사물함에는 명찰은 없지만, 왠지 자신의 사물함이 어딘지 알 것 같았다.


‘내가 어떻게 알고 있지···?’


의문이 잠시 스쳤지만. 의심은 빠르게 사그라 들었다.


단테는 정복으로 꺼내 멍하니 옷을 탈의했다.


그때 그의 가슴팍에서 툭 하고 담뱃갑이 떨어졌다.


이를 본 단테는 평소처럼 연초를 꺼내 물었다.


“라이터가 어디 있더라.”


라이터를 찾을 수가 없었다. 단테는 선천화기를 깨웠다.


“?”


반응이 없다···. 마치 마력을 감지하는 감각이 절제당한 것처럼.


그렇다면.


단테는 순수한 의지로 영혼에 담긴 업을 일깨웠다.


새카맣게 물들어가는 시야에서.


목 안쪽에 자리 잡은 무언가가 보였다.


기생···충?


“젠장! 구충제를 처먹던가 해야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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