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폴란드, 주적은 나치 소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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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츠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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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31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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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3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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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2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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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패국가들 - 기습공격

DUMMY

갑자기 나타난 에스토니아군의 장갑 열차에 발트 독일군의 기세는 꺾였다.


“말도 안 돼! 에스토니아군에 또 격퇴당했다고?”


골츠는 당황스러웠다. 당연히 에스토니아를 쫓아내고 전 라트비아를 확보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 뒤 공산주의 세력을 격퇴하는 데 다시 힘을 기울이며, 막바지에 이른 베르사유의 휴전 조약에서 다시 한번 연합군의 묵인을 얻어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연합군의 인정 이전에, 그 약소국 에스토니아의 군대를 물리치지 못하고 막혀 버렸다.


“장군님.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적이 예상 밖의 분전을 보였다면, 그에 걸맞게 진지하게 다시 상대하면 그만입니다!”


“으음, 확실히.”


골츠는 끄덕였다. 에스토니아군을 얕본 점이 컸다. 중화기나 기병의 수에서는 발트 독일군이 더 우세하다.


방금 전은 장갑 열차라는 깜짝 카드에 당했다. 하지만 이제 알았으니 대비할 수 있다.


골츠는 꺾이지 않고 다음 공격을 준비하려 하였다.


다음엔 독일군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그러나 세상은 골츠의 기대대로 흐르지 않았다.


우선 에스토니아가 계속해서 증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서방이 격분했다.

분명 공산당을 물리치라는 구실로 발트 독일군의 무장을 용인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라트갈레의 소비에트는 놔두고 러시아 백군을 돕는 에스토니아를 공격했다. 이는 명백한 내부총질이었다.



***



“보십시오! 독일인들의 뼛속까지 새겨진 침략 본능을! 당장 저들을 무장해제시켜야 합니다!”


드모프스키 본인의 이름을 걸진 않았지만, 폴란드는 발트 독일군이 사고를 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드모프스키는 이를 근거로 독일 측을 압박했다.


“독일 정부는 모르는 일입니다! 발트 독일인들이 멋대로 저지른 반란으로서...”


“멋대로 저지르면 다입니까? 독일 국적을 가진 독일군과 독일 자유군단이, 러시아 백군을 돕는 에스토니아를 공격했단 말입니다! 공산주의자들을 놔두고!”


반격의 시간이었다. 과거 대폴란드 봉기에서 독일은 폴란드가 공산당과 협력한 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었다.


폴란드는 이를 그대로 되돌려줬다. 공산주의를 막으라고 보냈더니, 반공 진영의 내부 분열만 일으킨 발트 독일인야말로 공산당과 협력한 것 아닌가.


“서방을 대신해서 공산당으로부터 라트비아를 지켜라. 이는 상식이 있다면 어길래야 어길 수 없는 조건입니다.

이걸 멋대로 저질렀다? 여러분. 이것은 독일인들의 민족성에 타국에 대한 침략과 탄압 본성이 뿌리박혀 있다는 근거밖에 되지 않습니다!”


드모프스키가 자료들을 꺼냈다.


PMO가 라트비아에서 조사한, 리가에서 벌어진 자유군단의 민간인 학살.


“분명 우리는 민간인 탄압 건으로 과거에도 독일을 규탄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폴란드의 안보와 소수민족의 자유를 위해, 폴란드 분할 이전의 국경으로의 복귀를 결정하지 않았습니까?”


드모프스키는 대폴란드 봉기 건을 꺼냈다.


대폴란드 봉기의 마무리는 세 가지였다. 다른 하나는 동부 국경이고, 마지막 하나는.


“우리는 독일이 소수민족 정책에 대한 교훈을 얻고, 다시는 소수민족에 대한 부당한 탄압을 가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마주리아에서 철수하자는 영국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더는 안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마주리아에 있는 우리 동포들이, 독일 치하에서 과연 안전하고 탄압받지 않는 삶을 영위할 수 있을지가 말입니다!”


마주리아의 위임통치령화 제안.


영국은 이것이 말만으로 끝날 거라고, 독일에 대한 경고 차원으로만 제시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안이 현실화되려 하고 있었다.


“폴란드는 우리의 땅을 얼마나 더 가져가야 만족하려는 겁니까!”


“땅을 가져가겠다는 게 아닙니다! 위임통치령을 통해 보호를 받고, 독일이 소수민족을 탄압하지 않겠다는 믿음이 생겼을 때 선거를 통해 스스로 독일에 복귀하라는 겁니다!”


그리고 마주리아 주민들이 분리를 선택하면, 폴란드로 합류할 것이다. 아니, 폴란드와 거의 같은 민족인 만큼 그냥 독립을 해도 좋다.


“자, 일단 발트 독일군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프랑스가 나서서 중재했다. 얼핏 시간을 끈다는 점에서 독일에 유리해 보이지만, 프랑스는 폴란드의 편.


독일 대표는 프랑스가 왜 이러나 하고 고민하다가, 금세 알아차렸다.


모리어티가 했던 장담. 발트 독일군이 사고를 칠 거라는 것.


그리고 드모프스키는 마치 준비했다는 듯이, 마주리아 위임통치령 안을 다시 꺼냈다.


폴란드가 이를 다 예측하고 있었다면.


‘설마, 발트 독일군을 무너트릴 계책도 가지고 있는 것인가!’


독일 대표의 손이 떨렸다.


휴전 조약도 막바지에 다다랐다. 조금만 있다가 발트 독일군이 사고를 쳤으면 이렇게 곤란하지 않았을 것이다.


발트 독일군이 라트비아를 통일했으면 그래도 독일에 유리하게 활용할 가능성이 있었다.

독일 민심이 환호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독일은 ‘전국민적 의지’라는 것으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었다.

라트비아에서 주민들에 의한 민주 선거가 열려야 한다면, 단치히에서도 똑같은 대우를 해달라는 주장을 다시 꺼냈을 것이다. 마주리아를 포기하는 대신 라트비아를 확보하는 방안도 고민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은 발트 독일군이 라트비아 전역을 협상 카드로 쥐었을 때의 이야기다. 그러나 발트 독일군은 겨우 에스토니아도 돌파하지 못하고 막혀버렸다.


남은 수습 방안은, 시간을 끌어 중요한 결의를 막은 뒤 독일이 직접 발트 독일군을 해산시키고 본국으로 데려오는 것. 그럼 ‘골츠와 현지 독일계 발트인이 친 사고’를 독일이 수습했다며 넘어갈 가능성도 있었다.


그런데, 폴란드가 발트 독일군을 제압할 방법을 이미 마련했다면? 독일이 손을 써보기도 전에 라트비아에서 발트 독일군을 제압한다면?


‘설마.’


그럴 리 없었다. 발트 독일군은 독일 정규군을 기반으로 했다. 독일 정규군이 폴란드에게 질 리 없다.


하지만 만약 폴란드가 이긴다면, 라트비아를 발트 독일인으로부터 해방시키고 독일의 만행을 널리 규탄한다면.


드모프스키가 다시 꺼낸 마주리아 위임통치령 안이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마주리아마저 잃어버리면, 동프로이센은 폴란드의 바다로 가는 길을 위협하기는커녕, 도리어 단번에 돌파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독일의 약점으로 전락한다.


물론 선거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귀속 여부를 정할 것이고, 그럼 마주리아가 독일로 무난히 돌아올 가능성도 있었지만, PMO 등이 보여준 첩보와 여론전 능력을 보면 도저히 안심할 수가 없었다.


‘골츠 장군. 제발 버티게. 해산될 거면 우리 손에 해산당해야 하네.’


독일 대표는 골츠의 무운을 빌었다. 빌 수밖에 없었다. 에스토니아에 막혀버린 지금, 그가 폴란드군이라도 격파해야 독일이 체면치레할 수 있으니까.



***



“뭐, 뭐야!”


망원경 너머로 보이는 한 발트 독일군 병사가 깜짝 놀란 듯이 외쳤다. 그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했다.


그 병사뿐만 아니라, 우리의 기습공격에 많은 발트 독일군이 놀란 듯했다.


리투아니아에서 라트비아로 가는 철도를 통해, 나의 군대와 리투아니아군은 강철 장갑과 중화기로 무장한 장갑 열차를 앞세워 북상하고 있었다.


쾅!


장갑열차에 달린 포가 발트 독일군의 진지 인근을 타격했다. 이어 열차의 기관총이 난사되며 주변의 발트 독일군을 제압했다.


“앞으로! 계속 앞으로 가라!”


나는 외쳤다. 이번 작전은 기습 공격이다. 파리 강화 회의에서 한참 드모프스키가 독일을 규탄하고 있을 때, 그 분위기가 가기 전에 우리가 라트비아를 해방해야 했다.


그럼 독일군 진지를 제압하는 데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다. 내가 탑승한 장갑열차와 그 뒤를 따라오는 열차들은 발트 독일군을 무시하고 계속 나아갔다.


걸어서 움직이는, 그래서 열차의 속도를 따라올 수 없는 보병들이 독일군 진지의 제압을 맡았다.


탕!


“으아악”


“항복해라!”


저 뒤편에서 우리 보병과 발트 독일군 국경수비대가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망원경을 들고 살짝 돌아봤다.


발트 독일군은 주력 병력을 에스토니아와의 싸움에 투입했다. 우리는 셰프티츠키 장군의 폴란드군을 이용해 소비에트 러시아의 관심을 돌리고, 그 틈을 타 주력 병력을 라트비아 전선으로 투입했다.


그러니 우리가 수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우위였다. 발트 독일군이 하나둘 진지를 잃고 투항하는 게 보였다.


후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나는 다시 앞을 돌아보았다.


지금쯤 발트 독일군은 에스토니아군의 반격을 받고 있을 것이다. 조만간 퇴각을 결정하겠지.


우리 목표는 발트 독일군이 돌아오기 전에 먼저 수도인 리가로 입성하는 것이다. 그렇게 발트 독일군의 본거지를 장악하고, 에스토니아군과 힘을 합쳐 남북에서 발트 독일군을 섬멸할 것이다.


우리는 달리고 또 달렸다. 이곳 발트는 신생국들의 전장이다. 병력 밀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


“전방에 적입니다!”


관측 장교가 말했다. 나도 망원경을 들고 전방을 관측했다.


도시가 보였다. 옐가바. 리가로 가는 길의 중간 거점이었다. 확실하게 장악할 필요가 있었다.


“열차를 멈춰라!”


나는 내릴 것을 지시한 뒤, 도시를 포위했다.


발트 독일군은 나름의 방어 태세를 갖추는 듯했지만, 놀란 기색이 보였다.


최전방의 장갑열차가 보병들과 발을 맞춘 뒤 천천히 전진하고, 나는 소수 병력들을 이끌고 재빠르게 움직여 다리로 향했다.


옐가바엔 강이 있었다. 리가로 가는 길에 있는 유일한 자연장애물. 독일군이 똑똑하다면 이 강의 다리를 폭파하려 할 것이다.


“저격수!”


무언가를 들고 다리를 향해 움직이는 몇몇 발트 독일군이 보였다. 과연 독일군답게 대응이 빨랐다. 하지만 내 계산범위 안이었다.


오스트리아 제국군 복무 시절부터 함께 했던 저격수가 자리를 잡고 사격했다. 폭약을 든 독일군을 맞췄고, 폭약이 폭발하면서 독일군 무리가 쓰러졌다. 미처 다리에 다다르기 전이었다.


“확보 성공!”


난 신호탄을 발사했다. 전방의 발트 독일군을 물리친 장갑열차가 전방의 발트 독일군을 물리치고, 다리를 건너기 위해 다가오고 있었다.


나와 저격수들은 강변에 자리 잡았다. 강 반대편에서 독일군이 다리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다행히 강 건너의 독일군은 재빠르기 반응하지 못했다. 우리의 장갑 열차 통과가 더 빨랐고, 장갑열차의 기관총이 사격을 개시하더니, 어느새 다리 건너편을 완전히 장악했다.


“됐다! 거의 다 이겼다!”


옐가바에서 리가까지는 열심히 걸으면 하루 거리. 그리고 리가는 발트 독일군 주력이 체시스에서 싸움을 벌이고 있었기에 상대적으로 방어가 허술할 것이다.


특히 우리가 그런 것처럼, 대비할 틈도 없이 철도를 통해 기습적으로 빠르게 돌파했다면, 그나마 있는 병력들도 제대로 방어준비를 하지 못한 채 우릴 상대해야 할 것이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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