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를 건냈더니 백만명의 동료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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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극락
작품등록일 :
2022.10.31 22:16
최근연재일 :
2022.11.30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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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1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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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사골곰탕에 관한 추억이 하나쯤 있다.

DUMMY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게 훌륭한 단탄지 조합과 현대문명의 정수 고품질msg가 엄격하게 조합된 안성탕면을 끓여 먹으려고 했으나.


라면에 끓일 생수를 ‘딸깍’하고 돌리는 순간. 녀석의 왜소한 체격이 눈에 들어왔다. ‘살 찌우는데는 사골곰탕이 최곤데..’ 불현 듯 곰탕뚝배기를 녀석에게 먹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수 뚜껑을 닫고 라면을 먹고 싶다는 녀석의 말을 단호한 눈빛으로 제압한 뒤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신의주 사골순대국밥.


“참, 근대 너 이름이 뭐더라 어제 학생증에서 봤는데.. 박경..”


“아, 제 이름은 박경-민입니다. 형 이름은 강동건 맞죠?”


녀석. 어제 내 핸드폰의 정보를 슥삭하더니 스쳐지나갔을 내 이름을 외우고 있다니. 역시 청소년 뇌는 아직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 말랑말랑한 상태가 틀림없다.


“그래, 내 이름은 강동건이다, 가끔 강동원으로 잘못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긴 한데, 동건이나 동원이나 그게 그거지 뭐. 크크.”


“.... 굉장히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은데.. 무튼간 방금 선생님께 문자 보냈거든요, 삼십분 뒤에 회의 끝나실 것 같다고 끝나고 전화 주신데요.”


“아, 그래? 너 졸업해도 선생님이 너는 안 까먹겠다 야. 하하.”


녀석은 횡단보도 앞에서 손을 든 어린이처럼 천진난만하게 갑자기 손을 들더니


“그럼요, 과학고의 이름을 저 높이 알릴 인재는 잊고 싶어도 잊을 수가 없는 법이죠. 크크크.”


때마침 녀석, 아니 경민이를 위한 사골곰탕 특대와 내가 시킨 뼈해장국 한 그릇이 나왔다.


“.... 너를 보면 말이야. 나도 과거에 한 자신감 했거든? 그때마다 선배들이 뜬금없이 왜 내 머리통을 한 대씩 쥐어박았는지 알 것 같아.. 후. 밥 먹자..!”


“ㅋㅋ청소년의 머리는 아직 피가 안말라서 때리면 안돼요. 그럼 숨짐. 그럼 슬픔. 국밥에 깍두기 맛없으면 슬픔. 크~ 라임지려따.”


“... 진짜 너 정신머리에 지려버리기 직전이니까.. 얼른 먹기나 해.!”


“하잇! 잘 먹겠습니다~!”


어제 술좀 했던 나도 해장국을 후루룩 털어버렸고, 녀석도 배가 고팠는지 공기밥 하나를 추가해서 야무지게 먹었다.

식사가 끝나고 우리는 근처 위히얼 카페에 가서 커피를 한잔 시키고 앉자마자 경민이의 핸드폰이 울렸다.

-지잉. 지잉. 지잉.

-담임선생 백마리


.. 어른들에 대한 묘한 반항심의 표시로 하늘 같은 선생님에게 님자를 일부러 붙이지 않은 것은 청소년의 패시브 특성 같은 것일까..


“형, 저 전화좀 받고 올께요.”


“그래, 선생님께 정확한 상황 설명드리고 도움이 필요하다고 반드시 말해.”


녀석이 전화를 받으러 간 사이 나도 담배 한까치가 땡겼다.

흡연부스에서 담배하나를 피고오니 녀석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그래, 선생님께서 뭐라고 하셔?”


“오늘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는지 교무처장님께 물어보신 대요. 그리고 바로 이쪽으로 오신 다는데요? 아마 저랑 같이 학교에 들어갈 것 같아요.”


“오호, 요즘에도 훌륭한 선생님이 계신 것 같아서 내 마음도 훈훈해 지는구만. 나 학교 다닐 때 선생님들 중에 존경하는 마음이 드는 참?선생님은 한 분 밖에 없었는데.”


“ㅋㅋㅋ 뭐 요즘도 비슷해요. 그래도 우리 담임선생님은 좋은 분인 듯. 좀 냉정한 모습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상식적이고 공평하달까? 규칙을 잘 지키는 학생들한테는 이것저것 서포트를 잘해주세요.”


“오.. 진짜 멋있는 선생님이네. 아까 언 듯 보니까 성함도 백마리 선생님이시던데 너같은 K-잼민이 백명을 사람으로 만드려나 보다. 크크크.”


“... 요즘이 어떤 시댄데 이름으로 선입견을.. 이런걸 보고 틀.. 아니다 트..트러블메이커.. 라고 하죠-!”


“오. 틀니딱딱, 대신 트러블 메이커~! 역시 다이아3 반응속도 좋아. 다이아3 티어 맞네, 진짜 이마에 다이아 생길 때 까지 꿀밤 맛좀 볼래!?”


“하하. 친구들이랑 맨날 하는 말이다 보니 순간 말이 헛 나왔어요, 그래도 딱 직전에 멈췄으니까 넓은 양해 부탁 드립니다-!!”


녀석의 귀여운 너스레를 보다 보니 어제까지 가정 폭력을 피해 집을 나와 세상을 원망하는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던 청소년이 아니라. 그 어떤 사소한 것에도 웃을 준비가 되어 있는 밝고 명랑한 아이가 있었다.


심지어 경민이는 이런저런 상황속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기만의 스케치를 훌륭하게 그리고 있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녀석이다. 십 몇년 만에 청소년과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어 보니 경민이 뿐만 아니라 한국의 많은 청소년들에게 아직 어른들의 내리 사랑과 배려가 많이 필요 하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 그건 그렇고, 이제 몇 달 후면 졸업하고 나서 무엇을 할지 생각해둔 건 있니?”


“네, 일단 컴퓨터 공학과 생각 중이고 해외에서 큰 프로젝트 참여한 적이 있는 교수님이 계신 학교에 들어갈 예정이예요. 원래 대학교 안가고 바로 청소년들의 온라인 안전지대가 되는 플랫폼을 만들려고 했었는데.

선생님이 그건 학교에 들어간 다음 의견이 맞는 여러 친구들과 같이 진행 해보는 게 여러모로 더 큰 성장동력이 될 거라면서..”


“이야, 백선생님이 맞는 말만 하시네, 그래, 일단 중퇴를 하던 뜻이 안 맞아서 자퇴를 하던 1학년은 경험해봐. 이 사회에 정의와 공평 공정만 있지 않다는 걸 너도 경험해 봐야지.

혈연, 지연, 학연, 비리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선진국 곳곳에서 오늘도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니까.

백마디 말보다 직접 조금씩 경험 해보는 게 훨씬 이해가 빠른 법이지. 흐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커피 한잔은 순식간에 클리어 되었다. 나는 콜드브루 한잔을 주문하고 녀석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우리는 새로 나온 커피를 빨때로 쪽쪽 빨면서 훌륭하고 멋진? 인생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경민이 내면에 있는 속마음과 고민을 하나씩 듣다 보니 나도 청소년 시절에 빨리 자리 잡고 성공해서 부모님께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세상의 다양한 쾌락들을 접하고 부끄러운 실수를 했던 흑역사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갔다.


경민이가 지금 가장 크게 고민하고 있는 것은 세 가지였다.


하나. 자신이 코인으로 많은 돈을 번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티도 별로 안 냈는데, 그 이유는 이 돈 때문에 엄마와 아빠가 더 싸울 것 같다는 위기감이 느껴져서 부모님께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명품을 사고 친구들에게 사치를 부리지 않은 이유는 학교 친구 대부분 굉장히 잘사는 녀석들이 많고, sns에 올라오는 다른 학교 친구들과는 다르게 자기 친구들은 명품을 걸치고 sns자랑을 하는 것을 돈 쓸줄 모르는 멍청이 취급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있는 집 자식들이라 그런지 가정교육을 빡세게 받은 느낌이다.


두 번째는 자신이 경험한 가정불화로 몇 번의 가출을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마다 늘 갈곳이 마땅치 않아서 pc방이나 지하철 화장실 등에 머물다가 너무 불편한 나머지 가출 청소년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를 몇 개 찾아서 채팅을 나누어 봤는데 수상하고 이상한 점이 너무 많아서 직접 방문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학폭은 늘 발생하고 있으며 많은 학생들이 학교폭력이 몹시 큰 잘못이며, 잘못을 하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것 같다고 했다.


막말로 애들이 '깜빵 가면 가는 거지'라고 큰소리 쳐봐야, 그게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감옥에 갇히게 되면 옆자리에 있는 녀석과 베프가 되었을 때 그것이 어떤 인과관계로 이어지게 될지, 감옥에서의 생활은 또 얼마나 불편할지, 출소하고 나면 사회적인 편견으로 잃어버릴 많은 기회들을 알고 그렇게 당당하게 소리치면서 범죄를 저지르는 청소년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정신질환급 장애가 있는 것이 아니고 서야 대부분 본인이 나쁜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겠지만. 자신의 행위가 자신의 인생 전체를 비틀어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 탈선 청소년들은 인지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하여 경민이와 나는 다양한 문제로부터 청소년들이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법과 생활의 사각지대에서 크게 탈선하여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발생 하기 전에 청소년들의 안전을 예방하고 문제가 생긴 청소년에게는 즉각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플랫폼을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역시. 사람은 고통받은 만큼 변화 하는게 분명한 것 같다.

예기치 못한 극딜을 받은 소년의 마음에는 세상이 어떤 곳 인지 두루 경험해보기도 전에 세상을 바꿀 서비스를 고민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아빠가 술버릇을 고치고 부모님이 극적으로 화해를 하고 화목한 가정이 되는것 이였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문제와 해결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오후 한시 쯤 백선생님이 우리가 있는 카페로 방문하셨다.


이야기를 나누던 경민이가 자신의 정면에서 두리번 거리고 있는 선생님을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


“선생님 여기예요~!”


-또각. 또각. 또각.


“어, 그래 경민아. 급하게 왔더니 목이 마르네, 나도 커피한잔 시키고 올게, 그런데 어제 밤부터 너를 ‘보호’해주신 분이 이분이시니.?”


유독 보호라는 단어에 강한 힘을 준 백마리 선생님의 어투에서 만약 보호가 아닌 부정적인 행위가 발견되면 바로 경찰에 신고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방어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다.


“안녕하세요, 어젯밤 우연히 가출 청소년을 발견하고, 이 친구를 저희 집에서 재운 뒤 식사와 커피를 책임진 백수 강동건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백마리 담임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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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거절을 했더니 새로운 고객이 나타났다. +1 22.11.23 27 2 11쪽
19 베테랑 노인들의 미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22.11.22 23 1 14쪽
18 아무리 어려운 길도 3인이 함께 걸으면 웃음꽃이 핀다. +1 22.11.21 27 2 11쪽
17 인생에서 달콤한 결과는 늘 쓴맛을 거쳐 완성된다. 22.11.19 27 1 10쪽
16 사업과 게임은 친구와 듀오를 할 때 더 재미있어진다. 22.11.18 24 1 12쪽
15 첫 번째 매출 850만원 22.11.17 23 1 10쪽
14 첫 번째 고객. 목화상생 이만재 사장님. 22.11.16 33 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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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행운은 내게 돈이 아닌 사람부터 주었다. 22.11.14 30 1 11쪽
11 뭐라도 하나 더 주고 말겠다는 서비스 마인드 22.11.12 35 1 10쪽
» 누구나 사골곰탕에 관한 추억이 하나쯤 있다. 22.11.11 40 1 10쪽
9 빌런과 히어로는 어렸을 때, 한끗 차이로 결정된다. 22.11.10 44 1 12쪽
8 나이를 떠나서 두려움과 고통이 사람을 움직이게 만든다. 22.11.09 39 1 11쪽
7 오지랖은 예상치 못했던 인연을 만든다. 22.11.08 43 1 13쪽
6 나만의 데이터 쌓기와 가설검증 22.11.07 50 2 14쪽
5 함께 마셨던 술잔 만큼이 아닌, 존중과 배려로 깊어진다. 22.11.05 55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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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방향을 잃었을 때는 귀인찬스를 써야 하는 법. 22.11.03 102 12 12쪽
2 할 수 있다는 상상이 성공이 진행되는 첫 번째 조건이였다. 22.11.02 143 13 15쪽
1 고통은 질량이 없는 상상일 뿐이다. +2 22.11.01 239 2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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