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의 드래곤으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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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룬펠시아
작품등록일 :
2022.11.17 09:27
최근연재일 :
2022.12.1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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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1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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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뿔멧돼지 던전

DUMMY

"뭐? 네놈들?"


이를 뿌득 간 놈들이 주먹을 쥐는 순간 김상우가 앞을 가로막았다.


"아니, 왜 이러는거야 너네들."

"1조 대장이 모셔왔다길래 낯짝이나 구경하러 왔다. 뭔 수습과정만 지나면 바로 수호대 1조로 투입된다지? 누군 쎄빠지게 경쟁해서 들어갈랑 말랑인데?"


그런 이유였나. 가당치도 않은 걸로 시비다.

무시해도 좋을만한 놈의 말에 나는 콧방귀나 한번 뀌고 떡볶이를 마저 집어 들었다.

그런데,


"퉷!"


내 배식판에 침을 뱉은 놈이 히죽히죽 웃는다.


"왜, 치게? 사고라도 치면 아무리 모셔왔어도 1조에 들어가는 건 꿈도 못꾸지 않아?"

"이병호!"


김상우가 벌떡 일어나 놈의 멱살을 잡는다.


"너... 저 사람들 등급이나 알고 그래?"

"잘해봤자 B플러스 등급 아니야? 그리고 더 높으면 어쩔건데? 치기라도 하게?"


잡스러운 것이 열 받게 하네.

수저를 탁 내려놓고 일어나는 내게 뮤리엘이 걱정의 시선을 보낸다. 작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린다. '죽이지는 마세요.' . 당연하지. 죽이지는 않는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주먹을 쥐었다. 얄밉게 웃는 놈이 정면에 보이고,


"앗! 란님...!"


김상우가 말리기도 전에 내 주먹은 놈의 명치에 꽂혔다.


퍼어억!


"쾌애액!"


놈은 비명과 함께 날아가 바닥을 뒹굴었다.

그대로 미동도 없이 뻗어버린 놈에게 놈의 무리들이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란님..."


김상우가 눈썹을 휘며 보자 나는 손을 털며 말했다.


"겨우 이정도로 문제 되나?'


그러자 그는 씩 미소지었다.


"아뇨. 이정도 쯤이야 종종 보는 인사법인걸요. 하하."


말처럼 식당안의 사람들은 웅성 거리며 쳐다볼 뿐 적극적으로 제재하는 사람은 없었다. 내 식판에 침을 뱉은 놈의 무리도 별 다른 짓은 못하고 쓰러진 놈을 챙기고 달아날 뿐이었다.


"안그래도 이병호 그 놈, 우리조 막내한테도 자꾸 시비를 걸어 손 봐주려고 했는데 잘 됐네요. 더 혼내주셔도 됐는데."

"설마 같이 행동해야 하는 건 아니겠죠?"


강준우의 말에 그가 손을 젓는다.


"어휴! 아니에요. 5조 놈인데 같이 행동할 일은 없을 거에요. 1조가 되지 못했다고 툭하면 시비라 영 성가셔서 마주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죠."


그 말에 끄덕이며 놈이 사라진 방향을 응시한다. 아무래도 너무 가볍게 때려준 것 같다.


"그런데 주먹이 매우시네요. 육체계도 아닌데 말예요. 역시 A급이라 그런가."

"아무래도?"


대충 말을 받으며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걸 본 강준우가 내 등을 쿡쿡 찔렀다.


"떡볶이 더 퍼다 줄까...?"

"아냐. 됐어. 입맛 떨어졌어."


팔짱을 낀 나는 자리에 앉아 물만 홀짝였다. 그런 내 눈치를 보던 김상우가 밝게 웃으며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그럼 이제 3구역으로 출발할까요?"

"그러지."


내 대답에 이마에 흐른 식은 땀을 닦은 김상우는 우리를 3구역이라는 곳으로 안내했다.

안내를 받아 도착한 3구역은 어째 익숙한 곳이었다.

내가 예전에 폭주한 던전에서 나온 뿔멧돼지들을 잡던 곳이다. 그 때 얻어 놓은 고기는 지금까지도 유용하게 쓰고 있는데 말야.

까뮤에게 던져주던 뿔멧돼지 고기 조각을 흘깃 보며 생각했다.


"다 도착했어요."


폐건물들로 둘러싸인 공터에서 걸음을 멈춘 김상우가 말했다.

공터에는 커다란 천막이 쳐져 있었고 많은 사람들키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여기가 3구역 입니다. 곳곳에 뿔멧돼지 무리와 미들쿤 무리들이 돌아다니고 있으니 조심해야해요."


미들쿤도 위험한가? 갸웃거리던 나는 고블린도 잡아먹었단 말을 떠올리곤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잡식성이었지.


"거기 비켜!"


우리의 옆으로 들것을 나르는 인간들이 외치며 달렸다. 들것을 보니 팔 다리가 뜯겨나간 남자가 혼절한 상태로 실려 있었다.


"미들쿤에게 당한 상처네요."


김상우가 조용히 속삭였다. 그렇게 위험한 놈이구나.

그는 우리를 천막 안으로 안내했다.


"여긴 3구역 순찰대 막사예요. 일단 인사 먼저 드리죠."


막사를 젖히고 들어서자 안은 그야말로 난장판 이었다. 지도며 이동식 칠판이 널부러져 있었고 인간들은 통신용 아티팩트로 여기저기 연락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 가장 안 쪽 넓은 탁자 위의 종이를 보고 있던 남자에게 향했다.


"뭐냐."


말은 남자에게서 먼저 나왔다.

김상우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우리를 소개했다.


"대장님이 보내서 왔습니다. 여긴 우리조 수습생인 란과 엘, 강준우 라고 합니다."

"이제 수습생도 받냐?"


보던 종이를 턱, 놓고 허리를 편 남자가 우리를 스윽 스캔하듯 쳐다봤다.


"이철호다. 한 놈은 수습생일 실력이 안되어 보이는데?"


그의 시선은 강준우에게 향해 있었다. 강준우는 그 말에 입술을 깨물었지만 별 다른 태도 없이 자신을 소개했다.


"짐꾼입니다."

"음."


짧게 끄덕인 이철호는 주변 말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상황은 알고 있겠지? 저번 뿔멧돼지 던전 폭주로 보스가 뛰쳐 나온 뒤로 또다시 돼지들이 난리다. 그런데 저번하곤 좀 다르다."

"돌연변이들이 있다고요?"

"그래. 검은 털에 붉은 눈. 다른 뿔멧돼지와는 외형도 다르고 성향도 더 거칠지. 죽을 때까지 도망도 치지 않아."


설명을 들으니 떠오르는 게 있다. 타락의 씨앗으로 변한 마물.


"미들쿤도 마찬가지야. 아주 돼지들이 쌍으로 난리가 났어."


후 한숨을 내쉰 이철호는 지도를 짚었다.


"게다가 여기. 이 빨갛게 칠해 놓은 구역 보이지?"

"엇. 이건 뭐에요? 저번엔 없었는데."


김상우가 가까이 다가간다.


"식인꽃 플로리케의 번식 구역이다."


나는 플로리케라는 단어에 움찔 몸을 떨었다. 가까이 가서 지도를 보니 산과 그 주변 지역이 전부 빨갛게 칠해져 있었다.


"어느 던전에서 흘러나왔는지, 못 본 사이에 여기까지 번식해 있었어. 번식력도 왕성한데다가 식육 활동도 왕성해서 경계선만 대충 보고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불로 태우면 되잖아요?"

"그게 이상한게."


그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어째 던전에 있는 놈보다 화염 내성이 강해서 플로리케를 태우려다 주변 것들이 먼저 불타서 없어지더라. 수도 너무 많고. 내가 연구용으로 꽃잎을 하나 가져온게 있는데 말야."


이철호가 뒤에 있는 붉은 천 같은 것을 끌어 내렸다. 그것에서는 달콤한 향이 났고 가장자리에는 흰 무늬가 있었다. 어째 익숙하다.


"봐봐. 이 무늬. 원래 플로리케에겐 없는 무늬잖아. 아마도 이것도 돌연변이 아닌가 하고 있어."

"이게 플로리케 꽃잎이에요? 세상에!"


김상우는 양 팔을 뻗어도 다 잡히지 않는 거대한 꽃잎에 뒷걸음질로 물러났다.

아, 플레케가 특별한 아이라고 했던 그 플로리케구나. 저 흰 무늬를 보니 생각난다. 그러고보니 내 팔찌에 달린 플로리케 꽃봉오리도 저것과 같았는데.

긴 팔을 스윽 내려 팔찌를 가린 나는 귀를 기울였다.


"아무튼, 일반적인 놈보다 끌어들이는 향도 강한지 꽃 주변엔 온통 몬스터 천지다 천지. 완전 하나의 경계선이 되어버렸어. 식인꽃 자생지 주변이 말이야."

"그럼...?"


조심스런 김상우의 말에 이철호는 담배를 하나 빼물며 말했다.


"우린 이 경계선 가까이 가지 않으면서 최대한 돼지들을 죽이고 있어. 그런데 돼지 놈들이 자꾸 폭주한 던전에서 기어나온단 말이지. 우리끼리 가보려 해도 도시로 쳐들어 오려는 돼지 막기에도 힘들고."

"그래서..."


김상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폭주한 던전 좀 닫아 줘야겠다."


이철호가 담배를 쭉 빨아들이며 입을 열었다.


"말이 되는 소리에요?!"


김상우가 소리를 꽥 질렀다.


"고작 셋이서 폭주한 던전을 닫으라고요? 심지어 돌연변이 개체도 있을 지도 모르는 데요?"

"거, 수호대가 하는 일이 던전 공략 아니었나."


이철호가 씩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안해요. 못해요. 도와주는 것도 정도가 있지. 대장님한테 이르러 갈거에요! 자, 갑시다. 여러분!"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김상우가 우리를 끌고 막사를 나서려 하자 이철호가 걸어나와 그의 어깨를 잡았다.


"악, 이러기에요?"

"내가 설마 셋이서 들어가라고 하겠어? 심지어 둘은 수습생이라며?"


이철호의 진지한 목소리에 김상우도 몸에 힘을 빼고 들을 자세를 취했다.

같이 더 갈 사람이 있는건가? 나야 큰 상관이 없었기에 흥미진진하게 둘을 바라봤다.


"내가 지원 요청을 했지. 이거 이대로 있으면 방어선 뜷린다고. 그랬더니..."

"그랬더니요?"

"도시에서 아예 수호자 팀원을 지원해 줬지 뭐야."

"뭣, 진짜요?"


정말?!

얌전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내 귀가 쫑긋 섰다. 수호자 팀원이라고?


"그것도 둘이나."

"와... 와아아. 누군데요?"


김상우가 설레는 표정으로 이철호를 재촉한다. 나도 설레였다. 너무 설렌다.


"막내 김가은이랑 화염마녀 김설영."

"뭐어! 진짜예요?"


펄쩍 뛴 김상우가 주변을 의식하고 두리번 거리며 목을 가다듬는다.


"엄청나다... 막내 김가은은 몰라도 화염마녀가 온다니요!"

"아마 막내 경험삼아 데리고 나오는 모양인데, 우리야 잘 된 일이지."

"이러면 해볼만 하죠."


가만히 듣던 나는 물었다.


"그래도 다섯 명인데 그정도로 가능한가?"

"허어... 화염마녀 김설영의 무력을 몰라서 그래요? 지금은 A급이지만 거의 S급에 다다렀다고 알려진 화염마녀잖아요. 그녀에다가 A급인 여러분들까지 있으면 어떻게든 되겠죠."

"자네들, A급이었나?"


김상우의 말에 오히려 이철호가 놀라 우리를 본다. 나는 어깨를 으쓱여 대신 대답한 뒤 말을 이었다.


"그래서, 폭주한 던전에는 언제 가는 거지?"

"지금 당장이라도요."


목소리는 뒤에서 들려왔다.

냉랭하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였다.


"수호대 1조의 수습생이 당신들 인가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새까만 머리칼의 날카로운 이미지의 미녀가 우리를 보며 걸어 오고 있었고, 옆에는 유순해 보이는 여자가 검을 옆에 차고 천천히 걸었다.


"김설영이라고 해요. 뿔멧돼지 던전에 투입되는게 맞으시지요?'


까만 머리의 여인, 김설영이 재차 확인한다.

그러나 나는 정신이 다른 곳에 팔려 있었다. 난다. 냄새가 난다. 이 여자에게서도, 저 여자에게서도 냄새가 났다. 동족의 냄새, 엄마의 냄새가 풍긴다.

킁킁킁, 냄새를 맡던 나는 입이 찢어져라 웃는걸 손으로 가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맞아."


내 대답에 김설영의 미간이 꿈틀거린다.


"말이, 짧네요?"

"그러네."


내 대답에 강준우가 안절부절 못하며 끼어들었다.


"저, 란이가 외국인이라 그래요. 아, 이쪽이 란, 저쪽은 엘이 이름이고요 전..."

"짐꾼 이름은 들을 필요 없어요."


딱 잘라 말한 김설영은 이철호를 재촉했다.


"그래서, 던전의 위치는 어떻게 되지요? 들어갈 사람만 오면 바로 알려주겠다 약속했잖아요?"


재수 없는 인간이다. 애초에 수호자 김성호의 팀원이니 그러려나?


"재촉하지 않아도 알려줄 생각이었습니다."


후, 한숨을 내쉰 이철호가 지도를 가리켰다.


"여기가 뿔 멧돼지 던전, 여기가 미들쿤 던전입니다. 가까운건 미들쿤 던전이니 여기서부터..."

"공략법은 됐어요. 알아서 할테니까요."


말을 자른 그녀가 나를 본다.


"들었어요. 당신과 엘? 두명이 A급 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검증되지 않았으니 리더는 제가 맡겠어요. 이견 없죠?"


아주 혼자 다 해먹으신다. 그렇지만 나는 리더가 누구냐가 증요한게 아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별 말 없이 수긍하자 김설영이 만족스런 표정을 짓는다.


"그럼 바로 갈게요."


그대로 휙 뒤듈아 막사를 빠져나가는 그녀다. 그 뒤를 유순한 얼굴인 김가은이 어쩔 줄 몰라하다 꾸벅 인사를 하며 쫓아갔다.


"김, 김가은이라고 해요. 언니가 저래도 꽤 다정하신 분이에요... 잘 부탁드려요."


김설영의 태도가 별로인건 아나 보군. 피식 웃은 나는 일행에게 말한다.


"알아야 할 다른 사항은 없나?"

"그래."

"그럼 화염마녀를 쫓아가도록 하지."


우리는 먼저 막사를 나간 김설영을 따라 뒤쫓았다. 그녀는 우리가 늦게 나온게 불만인지 긴 지팡이를 바닥에 두드리고 있었다.


"가죠. ...음?"


그녀의 눈이 강준우에게 머무른다.


"짐꾼의 목숨까진 못 챙겨요."


그러더니 걸음을 옮긴다.


"아? 하하... 제 목숨은 제가 챙기겠습니다."


벙찐 강준우가 곧 웃으며 말한다. 그런 그를 김상우가 걱정스레 봤다.


"정말 괜찮겠어요? 진행 속도가 꽤 빠른데다 너무 소수라 지켜드리기 힘들거에요."

"내가 지킬거니 걱정 마."


나는 그리 말하며 발을 뗐다. 내 던전 구성원은 내가 지킨다. 애초에 다른 인간을 믿을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도시를 떠나고 나서는 앞장 선 김설영이 거침없이 길을 걸었다. 그 사이에 나오는 뿔멧돼지들은 그녀가 마법으로 바짝 구워버렸다.


"파이어 볼!"


화르륵!


예전에 봤던 파이어 볼과는 전혀 다른 위력인 것이 날아가 뿔멧돼지에게 적중한다.


"뀌이이익!"


몸통에 맞자 폭발하며 몸을 태우는 마법의 불길에 뿔멧돼지가 비명을 지르며 죽어간다.

털이 타는 매캐한 냄새 속에 김설영이 신경질을 낸다.


"뿔멧돼지가 끝이 없네! 이러다 던전에 가기 전에 마력을 다 써버리겠어."

"언니, 지도 상 조금 있으면 던전이 보일 것 같아요."

"그래?"


바닥을 구르는 뿔멧돼지를 혐오스럽게 내려다 본 그녀가 투덜거린다.


"왜 대장은 이런 데에 날 보내서..."

"죄송해요. 제가 가겠다고 했잖아요."


쩔쩔매는 김가은의 말에 김설영이 안쓰러운 표정을 짓는다.


"그러게 왜 굳이 이런데서 경험을 쌓겠다고 해서... 넌 좀 더 안전한 곳에서 수련해도 됐는데. 이런건 수호대에 맡겨버리고 말야."


듣고 있는 우리는 상관 하지 않는 대화였다.

김상우도 처음의 동경은 사그러 들었는지 미묘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앗, 저기 던전이 보여요! 음... 그러니까 위치상 뿔멧돼지 던전이네요!"

"드디어 도착이구나."


김가은의 발랄한 목소리에 김설영도 밝게 대답했다.

보랏빛으로 일렁이는 게이트 앞에 선 김설영이 지팡이를 휘두르며 당부한다.


"여기서부터도 내 지시대로만 움직이세요. 솔직히 당신들은 인원 수 맞추기 용이니까요."


그래 보인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나와 뮤리엘이 뭘 할 수 있는지조차 물어보지 않았으니까.

그래. 그렇게 무시해라. 약점을 보이는 순간 내 이빨이 널 노릴테니.

게이트에서 튀어나오는 뿔멧돼지를 날려버린 김설영이 게이트로 들어가는 뒤를 따라 게이트를 통과하니 뿔멧돼지 던전의 풍경이 드러난다.


<던전에 입장하셨습니다. 던전 마스터가 존재하는 던전입니다. 적대적 던전입니다. 자동적으로 전쟁이 선포됩니다. 상대방의 던전 코어를 무력화 시킬 시 승리합니다.>


오랜만에 시스템 메세지가 떠오른다.

던전은 황폐화된 숲이었다. 마르고 부러진 나무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고 숨죽인 뿔멧돼지 무리들이 바위 뒤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김설영이 숨어 있는 뿔멧돼지들에게 지팡이를 휘두른다.


"파이어 월!"


사람 키의 몇 배만한 불의 장벽이 지팡이 끝에서 넘실거리며 번져나간다. 번져나간 불의 파도는 마른 나무들을 장작 삼아 계속 퍼져 뿔멧돼지 무리의 주변을 감싼 채 좁혀 들어갔다.


"뀌이익!"

"뀌익!"


불의 장벽에 갇힌 뿔멧돼지들이 천천히 타들어간다.

대신 우리의 주변도 불길에 휩싸여 버렸다. 그러나 김설영은 아랑곳 않고 지팡이를 휘두른다. 휘두른 지팡이 끝에서 불길이 갈라지고 그 사이로 그녀들이 달려나간다.

블길 사이로 난 길이 금방 닫히려 하길래 우리도 허겁지겁 달려 길을 빠져 나갔다.


"김설영님!"


불길 속에 갇힐 뻔한 김상우가 화난 목소리로 김설영을 불러 세우지만 그녀는 못 들은척 앞서며 지팡이를 휘두르기만 할 뿐이었다.


"알아서 따라와야죠."

"죄, 죄송해요..."


김가은이 꾸벅 숙여보이며 검을 빼들고 달려드는 뿔멧돼지를 가른다.


"우리 언니가 좀 빠르죠...?"


뿔멧돼지를 갈라버린 검을 털어낸 김가은이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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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 드디어 (1부 완결) +1 22.12.19 140 3 18쪽
» 44. 뿔멧돼지 던전 +1 22.12.19 91 2 16쪽
43 43. 수호대로 +1 22.12.19 81 2 16쪽
42 42. 챙겼지? +1 22.12.19 78 2 16쪽
41 41. 코 끝을 스치는 +1 22.12.19 79 2 16쪽
40 40. 수호대 +1 22.12.19 82 2 16쪽
39 39. 이동 +1 22.12.19 80 3 16쪽
38 38. 배웅 +1 22.12.19 77 3 16쪽
37 37. 밖에 나간다면 +1 22.12.19 86 2 16쪽
36 36. 둥지 +1 22.12.19 86 3 16쪽
35 35. 밀린 일 +1 22.12.19 88 2 17쪽
34 34. 잠이 들다 +1 22.12.19 89 3 17쪽
33 33. 검은 털의 카로프 +1 22.12.19 86 3 16쪽
32 32. 카로프 +1 22.12.18 96 3 16쪽
31 31. 뿔토끼 +1 22.12.17 106 3 16쪽
30 30. 경계태세 +1 22.12.16 107 3 19쪽
29 29. 사라졌다 +1 22.12.15 115 4 16쪽
28 28. 타락의 씨앗 +1 22.12.14 117 3 16쪽
27 27. 검은 날개 +1 22.12.13 115 3 17쪽
26 26. 페어리 드래곤 +1 22.12.12 123 3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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