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했지만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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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코
작품등록일 :
2022.11.2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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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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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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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케루스와 마르크센

DUMMY

허름한 건물로 가득차 있는, 미국의 한 슬럼가.


케루스가 숲에서 사는 몬스터들을 이끌고, 사람들을 덮쳤다.


차르르르르.


케루스가 몸을 부르르 떨자, 등에 돋아난 뿔에서 가루가 흩뿌려졌다.


그 빛 무리를 몸에 휘감는 케루스.


"바람 마법이다! 바람 마법을 사용하는 거다!"


이미 케루스에 관한 사전 정보가 있는지, 금세 대처를 하는 플레이어들.



-플레이어, [존]이 [하이 윈드]를 발동합니다.


-플레이어, [폴 드나]가 [하이 윈드]를 발동합니다.


...



일제히 주문을 외우고 잠시 후, 플레이어들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 세찬 바람이 불어와 케루스를 덮쳤다.


키이이이...!


그러자 케루스 주위에 모여 있던 가루들이 허공에 흩어져 사라졌다.


그 때문인지, 빛나던 케루스의 뿔의 밝기가 점차 희미해졌다.


"지금이다!"

"쏟아내!"


지금이 절호의 기회인지, 플레이어들이 자신이 쓸 수 있는 스킬을 전부 케루스를 향해 퍼붓기 시작했다.



-플레이어, [월터]가 [파이어 볼]를 발동합니다.


-플레이어, [메리]가 [아이스 블레싱]을 발동합니다.


-플레이어, [마르코]가 [아이스 블레싱]을 발동합니다.


...



그야말로 휘황찬란한 광경!


셈펄마저 그 광경을 잠시나마 넋을 잃고 볼 정도였다.


퍼퍼퍼펑!


키이이이이!


마법에 온몸을 적중당한 케루스가 괴로운 듯, 온몸을 흔들었다.


그리고 그 입에서, 분노에 찬 음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인간들... 증오스러운 인간들! 오직 너희만이 이 자연을 파괴하며, 그래서 우리도 너희만을 증오한다!』


"..."


그 음성을 듣던 셈펄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케루스, 나도 네 사상에 동의한다."


숲에서 사는 쉐도우 엘프의 입장도 케루스와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입장이 조금 특수한 상태니까...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군."


키아아아아!


쾅, 쾅!


케루스를 향해 퍼붓는 스킬이 점점 가열차게 변하자, 셈펄은 눈을 돌리며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는 전투를 지켜보며 살짝 실망하고 있었다.


"제아무리 케루스라 해도 이만한 물량에는 버틸 수 없는 건가."


그렇게 말한 직후, 셈펄은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그럼 미국의 인간들은 지금까지 왜 케루스를 토벌하지 않은 거지?"


키이이...


그리고 잠시 후, 케루스가 희미한 울음 소리를 내며 몸을 움츠렸다.


마치 아르마딜로처럼 몸을 둥글게 만 모습을 보며, 셈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예 전의를 상실했나?"


그러나 그 모습을 본 플레이어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너나 할 것 없이 그 장소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놈이 '대폭팔'을 사용하려 한다! 물러나!"

"버, 벌써...?"


"Shit, 이건 이야기가 다르잖아!"


그야말로 필사적인 도주.


"...?"


셈펄이 침을 꿀꺽 삼키며 케루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등에 돋아 있는 케루스의 풀이 서서히 찰랑거리고 있었다.


츠츠츠츠츠츠...


마치 방울 같은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 뿔.


그리고 반짝이는 가루를 털어냈다.


『숲의 주민이여.』


케루스의 뿔에 주목하고 있던 셈펄은, 귓가에 들리는 목소리에 어깨를 들썩였다.


"뭐, 뭐야?"


어느새 케루스가 셈펄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상태였다.


"... 설마 나한테 말을 걸었어?"


『'우리'의 염화를 듣는 것은 처음인가.』


"... 만나도 보통 케루스는 나한테 말을 걸지 않았다."


『'우리'는 온통 그런 놈들 뿐이니까.』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셈펄은 케루스가 피식 웃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금껏 이 땅의 인간들은 내게 그다지 저항하지 않았다. 마치 '우리'가 살던 숲처럼 평온했지.』


"... 그게 무슨 소리지?"


셈펄이 케루스의 말에 집중했다.


『하지만 놈들이 드디어 나에게 발톱을 드러냈다.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명확하지.』


"... 승산이 생겨서인가."


『그래. 개체 하나하나는 약할지라도 교활한 놈들이다. 이미 날 죽일 방법을 찾아 시험해보려 하겠지.』


그리고 케루스가 갑자기 몸을 일으켜 몸을 세차게 흔들었다.


그러자, 반짝이는 가루들이 마치 눈처럼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하지만 호락호락하게 당할 생각은 없다.』


그리고 케루스의 머리에 돋아난 뿔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


칙.


『'우리'의 힘을 보여주지.』


"잠깐...!"


그리고 한순간, 빈민가를 뒤덮을 정도로 밝은 빛이 일어났다.



-엘라만느 숲의 수호령, [케루스]가 [대폭발]을 발동합니다.



쾅!


그 자리를 뒤덮은 거대한 폭발.


빈민가에 있는 모든 건물이 폭발에 휘말려 삽시간에 무너지자, 그곳에서 살고 있던 빈민들도 무사하지 못했다.


쾅, 쾅!


그리고 폭발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연쇄적으로 터져 주변을 아예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잔해에 깔려 죽는 플레이어들.


'이게 도대체...'


셈펄은 그림자에 숨은 채 몸을 떨어야 했다.


압도적인 힘이었다.


이 정도로 강한 케루스를 감히 누가 죽일 수 있단 말인가. 적어도 셈펄 자신은 상상도 가지 않았다.


쿠르르...


폭발이 끝난 후, 무너진 건물 파편밖에 남지 않은 빈민촌에 케루스가 발을 내딛었다.


『증오스럽다 한들, 이번 전투와 무관한 인간마저 죽였다.』


'...'


셈펄은 케루스의 표정을 읽을 수 없지만, 무척 괴로워하고 있다는 건 어쩐지 알 수 있었다.


『내 죄는 어떤 속죄의 행위로도 씻을 수 없겠지. 그렇다면 죄를 죄로 덮을 수밖에.』


척.


케루스가 빈민촌을 밟고 지나간 그 앞에, 커다란 남자가 서 있었다.


'저 남자는...!'


셈펄도 사전에 사진을 통해 본 적 있는 남자였다.


마르크센.


세계 최강이라 추측되고 있는 미국의 플레이어였다.


"마, 마르크센이다...!"

"영웅이 돌아왔다! 아메리카의 영웅이 우릴 구하러 왔다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마르크센의 이름을 불렀다.


반쯤 전의를 상실했던 플레이어들이, 다시 의기를 충전하고 있었다.


'역시 저 남자는 미국에서 입지가 대단하군.'


왜 지금껏 케루스와 싸우지 않았는지.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건지.


그런 불만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아니.'


하지만 셈펄은 이 모습을 보며 확신했다.


이 전투를 통해 마르크센은 그저 그 이름을 더욱 드높일 뿐이라고.


이미 절대적인 입지를 갖고 있는 그가, 더욱 높이 추앙받을 뿐이라고.



"괴물 사냥, 가자고."


캉!


마르크센이 두 주먹에 낀 너클을 부딪히자, 주위에 강렬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소리에 이끌려 케루스가 마르크센을 쳐다봤다.


『... 그렇군. 네놈이 이 대지의 강자인가.』


본능적으로 마르크센이 가장 강한 자라고 판단한 케루스가 자세를 낮추고 위협적인 울음소리를 냈다.


키이이이리리리릭...


"으윽...!"

"소름 끼쳐...!"


마르크센을 제외한 모든 플레이어가 귀를 막은 채 괴로워했다.


"흠."


하지만 마르크센은 여유롭게 웃으며 그 울음소리를 흘려넘겼다.


"궁지에 몰린 짐승이 짖는 울음소리다. 두려워할 필요가 없지."


케루스가 고개를 저었다.


『내가 약해진 틈을 타 찾아온 인간이여. 내가 두려운 게 아니라면, 어째서 이제야 날 찾아왔는가.』


"..."


마르크센이 대답하지 않자, 케루스가 고개를 돌려 뒤의 무너진 빈민촌을 가리켰다.


『잔해에 깔린 저 빈민들은, 마지막까지 네놈 같은 강자가 구하러 와주길 바랐겠지.』


"왜냐하면..."


마르크센이 씩 웃으며 두 주먹을 바닥에 갖다대며 소리쳤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 순간, 마르크센 발 앞의 토지가 갈라지며 잔해가 뾰족하게 솟아올랐다.



-플레이어, [마르크센]이 [어스퀘이크]를 발동합니다.



"어엇..."

"무너진다...!"


마르크센 주위에 있던 플레이어도 바닥이 거세게 흔들리자, 넘어지기 일쑤.


콰드드드득.


파편이 케루스를 향해 뾰족하게 솟아오르자, 케루스가 앞발을 들어 그대로 바닥을 내리찍었다.


그 순간 뒤틀리던 땅의 움직임이 한순간에 멎었다.


『잔꾀를 사용하는군.』


그리고 케루스가 발을 내리찍은 지점에서, 넝쿨이 솟아 마르크센을 향해 뻗어갔다.


"흥."


마르크센이 주먹을 휘두르자, 넝쿨은 끊어지긴 커녕 마르크센의 몸을 휘감았다.


꾸드득.


"윽..."


두 팔을 움직여 넝쿨을 당기는 마르크센.


하지만 넝쿨은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키이이이!


그 틈을 노려 앞발을 내리찍는 케루스.


하지만 어느새 넝쿨을 끊은 마르크센이 높이 뛰어올라, 케루스의 머리 위에 착지했다.


"짱돌을 굴려도 짐승은 짐승이군."


『!』


그대로 두 주먹을 맞잡은 채 머리를 내리찍었다.



-플레이어, [마르크센]이 [밤 스매시]를 발동합니다.



쾅!


단단 물체끼리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케루스가 비명을 질렀다.


키에에에에에!


"엇차..."


케루스가 고통스러운 듯 머리를 흔들자, 머리에서 떨어져 바닥에 착지하는 마르크센.


"잘 먹힌 것 같은데?"


그러자 어느새 마르크센의 몸을 휘감고 있던 뱀이 작게 속삭였다.


-케루스는 질기다. 목숨을 끊기 위해선 더 확실하게 공격해야겠지.


"그렇군."


마르크센이 손가락을 구부려 뚜둑 소리를 냈다.


"그럼 그 스킬을 써볼까."


『인간!』


키이이이이.


충격에서 벗어났는지, 케루스가 마르크센을 향해 커다랗게 울었다.


"주먹 맛 확실하지?"


『네놈의 힘... 인간의 것이 아니군?』


케루스의 말에 마르크센이 눈을 깜빡였다.


"그런 것도 알 수 있나?"


『지금은 빌린 힘으로 남들에게 과시할 수 있겠지.』


케루스가 앞발을 구르며 달릴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기억해라. 언젠가는 모든 걸 뺏길 것이다.』


"유언은 그게 다냐!"


그리고 케루스가 울음소리와 함께 마르크센을 향해 돌진했다.


마치 투우사처럼 케루스를 향해 중단 지르기 자세를 잡는 마르크센.


그대로 땅을 박차고 힘껏 주먹을 뻗었다.


그 주먹에는 감히 거역할 수 없는 힘이 담겨 있었다.



-플레이어, [마르크센]이 [천벌]을 발동합니다.



번쩍.


케루스와 마르크센, 두 거력이 부딪히는 순간 밝은 빛이 일어났다.



-퀘스트 종료까지 남은 시간: [18일 11:32:14]



[하이윈드]

-지정하는 방향을 향해 세찬 바람이 불도록 만든다.


[파이어 볼(화염구)]

-마나로 불덩이를 소환해서 적에게 날린다. 마나를 많이 소모할수록 위력이 정직하게 늘어나는 기초 스킬.


[아이스 블레싱]

-지정한 영역에 눈의 축복을 내려, 얼음 속성 마법의 피해를 증가시킨다.


[어스퀘이크]

-대지에 강한 충격을 가해 적을 공격한다. 지정한 범위가 넓을수록 더욱 커다란 파편이 솟아오른다.


[밤 스매시]

-두 손을 모아, 대상을 향해 내리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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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139 파티 23.04.04 23 0 11쪽
139 138 뜻밖의 만남 23.04.03 27 0 11쪽
138 137 키메라 드래곤 23.04.02 26 0 12쪽
137 136 만티코어 23.04.01 26 0 11쪽
136 135 세 번째 백색 바벨탑 23.03.31 30 0 11쪽
135 134 애시드 드래곤 무기 23.03.30 33 0 11쪽
134 133 밝혀진 사실 23.03.29 32 0 11쪽
133 132 배드엔딩 23.03.28 32 0 11쪽
132 131 해피엔딩 23.03.27 33 0 11쪽
131 130 설란 23.03.26 30 0 11쪽
130 129 영웅의 역할 23.03.25 31 0 12쪽
129 128 영웅이 되어라 23.03.24 33 0 11쪽
128 127 한 마리의 짐승 23.03.23 63 0 11쪽
127 126 교단의 습격 23.03.22 3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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