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게 받은 마법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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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라트
작품등록일 :
2022.11.21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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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30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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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_ (2)

DUMMY

마을에는 아이가 한명도 없었다.

그도 당연한 것이 마을은 정말 형편이 없었고 밤에는 항상 도적떼들의 위협에 떨어야만 했다.

자칫 잘못하면 아이들이 그들에게 당하기 일쑤였다.


마을은 아이를 키울 환경이 전혀 되지 못하였기에 점점 마을에는 성인들만 겨우 남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 지경이 되기 전에 앵간한 사람들은 마을을 다 떠나갔다.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 생각없이 떠난 사람들은 한명도 없었을 것이다.


그들도 버티고 버티다 참다 못해 떠났으니 어쩔 수 없다.


그렇게 마을에 남은 사람들은 대략 30명 정도 되었다.

뭔가 마을이라 부르기에도 애매한 정도로 처참하게 적은 인원.


허나, 지팡이의 개수는 훨씬 더 적었다.

총 4개의 지팡이.

예현의 것을 빼면 3개인데, 이 3개의 지팡이로 마을 사람들이 돌려가며 마법 연습을 하는 짓을 계속 할 수는 없다.


예현은 록스에게 마을 사람들을 맡긴 후, 토파즈 마을 밖 어딘가를 향해 걸어갔다.


그 황수정 마을에서 도망쳐 나온 마법사들이라는 2명의 노인들의 말에 따르면, 마을 저 멀리에 있던 산에는 수많은 마법사 연합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그곳은 아무리 쪽수가 많은 도적무리들도 절대 발을 붙이지 않는다고 한다.


예현이 집의 문을 열고 처음 이 세계로 왔을 때의 위치를 기준으로 마을로 가는 방향이 아닌 그 반대쪽 방향으로 올라가면 그 산이 나온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몰랐으나, 점점 그곳을 향해 가까이 걸어가니 꽤나 높고도 큰 산맥들이 보였다.


그리고 조금 더 걸으니 울창한 숲이 웅장하게 펼쳐져 있었다.


이곳저곳 울퉁불퉁한 지형들과 곳곳에 자기 멋대로 자라있는 수풀, 거대한 나무들과 큼지막한 나뭇잎.

그 나뭇잎들은 정말 지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정도의 커다란 크기였다.

또한, 나무의 기둥 역시 굉장히 굵었는데 그 둘레가 거의 20명의 사람이 양팔로 가득 껴안아야 다 안길 수 있을만한 정도로 보였다.


예현은 그 나무기둥 주변을 걸으며 그 아득히 높이 자란 나무의 기운을 느꼈다.

그러한 나무들이 곳곳에 수도 없이 존재하는 경치.


지구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도 없었을 기괴한 산림 그 자체였다.


예현은 지팡이를 꽉 움켜쥔 채 그 2명의 노인들이 알려준 방향대로 침착하게 걸어갔다.

바닥은 온갖 돌멩이들과 바위가 즐비했다.


평탄하지 않은 울퉁불퉁한 땅바닥 탓에 숲 속을 걸은 지 몇 분도 되지 않아, 벌써부터 발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통을 참으며 계속해서 걸어가는 예현.




허나, 아직까지도 그 2명의 노인들이 말한 '넓은 공터'가 보이지 않았다.


예현은 그 노인들에게 미리 들어둔 것이 있다.


마법사 연합원들은 그래도 자기들만의 품격을 유지한답시고, 서로 어느 정도 지키는 선이 있다고 한다.


첫째로, 낮에는 누구든지 간에 마법으로 선제공격을 하지 않는다.

둘째로, 그들이 지정한 '넓은 공터'라는 곳에서는 낮이든 밤이든 간에 마법으로 선제공격을 하지 않는다.


이것이 그들의 규칙이다.

어떻게 보면 아주 간단한 규칙.


어쨌든 그리하여서 예현은 밤이 되기 전에 공터에 도착해야 했다.


우선은 낮에, 안전한 넓은 공터에 가서 숨은 뒤, 그들을 지켜보려는 계획.

정말로 그 규칙이 진짜라면 최악의 상황이 오더라도 그들에게 마법으로 공격을 받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낮에는 분명 아주 평화롭다고 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예현의 목적은 평화 따위가 아니였긴 하다.

평화롭게 면담을 할 생각은 아니었다.


아무리 규칙이 있고 뭐가 있고 하더라도 그들이 낯선 사람, 심지어 토파즈 마을 사람의 말 따위를 가만히 들어줄 리가 없을 테니까.


싸워서 지팡이를 빼앗아오든, 능력치를 빼앗아오든 어떻게든 갈취할 생각으로 왔다.

능력치가 아니더라도, 적어도 지팡이 여러 개는 챙겨올 생각이었다.


여러 생각을 하며 예현은 그 산속의 숲을 걸었다.

그 후, 얼마나 더 걸었을까.


저 멀리 공터가 보이기 시작했다.

나무기둥과 수풀 사이의 그 틈새로 빈 공터가 보여왔다.


예현은 시야를 가리는 수풀을 걷어내고 공터를 살펴보았다.


그 넓은 공터의 가장자리에는 나무울타리가 둥글게 박혀져 있었고, 커다란 꽃들과 잎사귀로 된 장식이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공터의 한 가운데에는 커다란 붉은 나무가 있었으며 몇몇 마법사들이 그 나무 근처에 앉아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예현은 큰 수풀 뒤에 숨어 그들의 대화를 엿들어 보았다.




"···자네는 너무 보수적일세, 우리도 이정도면 이런 산림에서 숨어 지낼 처지는 아니라고!"


"거참, 말 많네. 이때까지 이곳에서 잘 지내놓고 왜 남의 마을을 침범한다고 난리인거요?"


"침범이라니? 거기는 거의 주인 없는 땅이오. 침범은 무슨, 하!"


"아니......."



그러던 중 마법사들이 몇 명 더 와서 대화에 끼기 시작했다.

사람 수가 대략 총 10명정도가 되었다.


"다들 무슨 일로 그리 얼굴을 붉히는지?"


"설마 또 토파즈 마을 얘깁니까?"



계속해서 상황을 보아하니,

같은 연합인 마법사들끼리도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서로 싸우는 듯 했다.

결국에는 어차피 생존을 위해 모인 연합들이니 역시 서로 생각이 같을 수는 없었던 건가 싶었다.


그나저나, 진짜로 이 마법사 연합원들은 공터에서는 마법으로 선제공격을 하지 않고, 아예 마법으로 위협을 하지도 않나보다.


얼굴을 붉히며 말다툼하는 모습을 봤을 땐, 뭐 품격을 유지하니 뭐니 하는 건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들은 정말로 그 두 가지 규칙을 지키는 것 같다.


예현이 굳이 이들만의 규칙을 지킬 필요는 없었으니 별 상관은 없었지만,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이들이 지팡이를 들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낮에는 싸우지 않기 때문에 그런 건지, 아니면 지팡이가 없이도 마법을 쓸 수 있기에 그런 건지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기습을 해서 지팡이를 빼앗으려니 이들의 손에 지팡이가 없으니 문제고, 아니면 어떻게든 능력치를 얻자니 저번처럼 이들에게 능력치가 전혀 없다면 그것도 그거대로 낭패일 수가 있다.


우선은, 계속해서 숨은 채로 그들을 지켜보기로 했다.



".......맞지 않는가! 이때까지 우린 여기서 잘 지내왔으며, 이렇게 나름대로 규칙도 지켜가며 살아왔소. 보시오, 아무도 지팡이를 들고 오지 않았소. 평화롭게 살면 되지 뭘 점령이니 뭐니 난리요?"


"그럼 자네 혼자 여기서 있을 건가? 나도 자네를 생각해서 말하고 있는 거지 아니었으면 말 안 했네. 이 답답한 사람아...."


순간, 그들 중 조용히 있던 어느 한 명이 일어나 말을 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진짜 이곳에 계속 있어도 좋을 것 같습니까?"



"이, 이때까지 잘 지내왔지 않소?"


"이때까지 잘 지내왔다, 그것 뿐입니까?"







"..........."



"저 마을에는 땅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살고 있죠. 만약 우리가 저곳을 점령한다면 저곳의 사람들 역시 우리의 것이 되는 겁니다."



"생각해보십시오, 단순히 그들을 부려먹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법으로도 불가능한 많은 것을 할 수 있죠. 그들의 노동력을 이용해 건축물을 지을 수 있습니다. 그들을 이용해 농작물을 키울 수 있습니다. 그들을 이용해 광물을 캘 수도 있습니다. 혹은 그들을 실험체로 쓸 수도 있죠. 그들을 이용해 어쩌면 어떤 쾌락을 채울 수도 있겠죠."



"그들은 우리의 노예가 될 것 입니다."






모두가 잠잠해졌다.

마치 그의 말에 반박할 수 없다는 듯이, 반박해서는 안된다는 듯이 말이다.

예현의 호흡 역시 심히 잠잠해졌다.


이어지는 분위기를 보아하니 저 말에 다들 동의하는 것 같았다.



예현은 침을 삼키며 아까 들었던 말들을 계속해서 곱씹었다.




마법사의 품격은 무슨, 극악무도한 말들이었다.

토파즈 마을을 침공하는 것이 단순히 거주할 공간이 필요하다거나, 안락한 집과 침대가 필요하다는 둥의 이유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예현은 위선을 부릴 생각은 없었다.

어쩌면 자신 역시 그들에게 뭐라 할 처지가 못 되었기 때문이다.

자신도 이전번에는 강력하고 화려한 마법에 취해 마을 사람들이 자신을 따르다 죽든 말든 신경을 전혀 쓰지 않았었다.


"·······."



어찌되었건 간에, 지금이 기회일지도 모른다.

예현은 지팡이를 꽉 움켜쥐고 눈을 감았다.


예현은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작디작은 불씨를 한 개 생성해냈다.

그 불씨는 티끌 같았지만 분명 엄청난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또한, 점점 회전하며 소리없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상태로 마력을 집중해 그 하나의 티끌을...



하늘을 향해 쏘았다.



'∥휘이이잉∥'


그 불씨가 공기를 가로지르며 빠르게 위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아니, 날아올랐다는 표현이 적절했을 것이다.

그 불씨는 하늘 끝까지 날아가는가 싶더니 곧 빠른 속도로 땅을 향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곧 바로 공터에 모여 있던 마법사들 중 어느 한 명의 정수리에 꽂혔다.


"뜨으, 끄아아악!"


그들은 순간 비명소리에 깜짝 놀라며 소리를 지른 그를 쳐다보았다.

다들 눈을 크게 뜬 채로 대체 왜 그러냐는 표정을 지었다.


당연하게도 그들에게는 그 하늘에서 떨어진 티끌만한 불씨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허나, 불씨를 맞은 마법사의 정수리에는 이미 시커멓게 탄 자국이 나있었다.



"끄으으... 마법....마법이오! 대체 어떤 놈이 마법을 쓴 거요? 낮인데다 심지어 공터 안이잖소!!"


"아니, 아니오, 보시오 우리는 지금 지팡이를 들고 있지도 않잖소!"


"이 사람 머리를 봐요! 정말 탄 자국이 있습니다!"


"그럼 내가 뭐 연기라도 하는 줄 알았소? 으으으윽!"


난장판이 된 공터.

혼란스러운 말들이 오고가는 중에, 드디어 예현이 원했던 말이 들려왔다.


"당신! 당신이 유일하게 지팡이 없이도 마법을 쓸 수 있는 자 아니였소?"


"마,맞아! 이 사람 빼고는 지팡이도 들고 있지 않았고, 마법을 쓸 수도 없었어."


그들은 큰 망토를 뒤집어 쓴 남성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로써, 공터에 있는 10명 중 저 남성만이 지팡이 없이도 마법을 부릴 수 있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그 남성은 천천히 일어나며 말했다.


"진정하십시오. 이곳은 공터 안입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규칙이 없어진다면 더 위험해 질 사람은 누구겠습니까?"


그는 대놓고 한 손을 위로 뻗으며 그들에게 외쳤다.



"....협박하는 거요?"

"이 사람이... 이봐! 어서 앉게!"


"협박이 아닙니다. 진정하십시오."

"우리는 같은 연합입니다. 연합원들끼리 이러는 모습은 보기 좋지 않습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이미 그의 손에는 불꽃이 장전되어 있었다.

그의 손가락은 기괴하게 뻗어져 있었고 굉장히 힘을 준 상태였다.

당장이라도 그 불꽃을 쏠 수 있다는 듯 말이다.


어쩌면 당연하다.

사람을 노예로 이용해서 온갖 짓거릴 다 할 수 있다는 사람이 그 까짓 규칙 따위를 어기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그에게는 평화를 위한 규칙 따위도 결국 불리한 상황일 때는 깨버리면 그만인 것이었다.


다른 이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며 두려워하기 바빴다.



그러던 중, 한 명이 기회를 틈타 어딘가로 도망쳤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아요는 저에게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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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팡이_ (2) 22.11.30 36 2 12쪽
11 지팡이_ (1) 22.11.29 38 2 14쪽
10 마을의 왕_ (3) 22.11.28 41 2 12쪽
9 마을의 왕_ (2) 22.11.27 43 2 12쪽
8 마을의 왕_ (1) 22.11.26 50 2 12쪽
7 더 강력하게_ (4) 22.11.25 50 3 13쪽
6 더 강력하게_ (3) 22.11.24 49 3 12쪽
5 더 강력하게_ (2) 22.11.23 51 3 13쪽
4 더 강력하게_ (1) 22.11.22 53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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