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은 왜 남북으로 갈라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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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평장
작품등록일 :
2022.11.21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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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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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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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회식 자리

DUMMY

기림동과 상수동에 걸친 넓은 지역은 소위 대학로라 불리는 평양대 근처 핫플레이스이다. 언덕을 등진 이곳은 근처 대학생들이 찾는 맛집이나 술집이 즐비할뿐더러 조금만 걸어가 모란봉 언덕을 오르면 대동강과 능라도가 바로 보여 관광 장소로도 유명하다. 특히 젊은 기운이 묻어나오는 대학로의 불야성과 유적지를 밝히는 조명이 어우러지면 어울리지않는 듯한 현재와 과거가 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김혁 교수는 학기 중 날을 잡아 학생들과 밥 먹고 술 한잔 하는 것을 좋아했다. 이번 학기도 예외는 아니었다. 1차는 김 교수 취향대로 어복쟁반과 불고기를 먹었고 2차는 조용한 미국식 펍에서 좀 더 한잔 하고 싶은 사람들끼리 모이기로 했다.


김 교수는 버드와이저를 한잔 시켰고 학생들은 제각기 마시고 싶은 것을 시켰다. 술을 마시지 않는 누군가는 진저에일을 시키기도 했다. 각자 마실 것을 손에 들고 담소는 이어졌다. 취업에 대한 고민, 이제 막 군대를 갔다왔다는 김 교수의 아들 얘기, 통일 세대에게조차 끈질기게 이어지는 구 남북한 출신들 간의 문화 차이, 그리고 정치적으로는 이번 대선에서 누가 이길까 등등 술과 음료로 이어지는 대화는 깊고도 깊었다.


“학생은 몽골에서 왔다고 했죠.”


“네, 울란바타르에서 왔습니다.”


“지금 몇학년이죠?”


“이제 3학년입니다.”


“한국어를 굉장히 잘하시네요.”


“네, 몽골에서도 고등학생때 처음 공부했고 여기 온 뒤에 한국어 학당에서도 배웠죠.”


“수업에서도 말했지만 제가 울란바토르에도 잠깐 교환학생으로 있었죠.”


“몽골 계셨을때가 언제셨나요?”


“2009년이죠. 그때 한참 지하철 공사한다고 도시 이곳저곳을 뜯고 있었는데. 제가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 얼마 뒤에 개통했다는 것 같네요.”


“맞아요 2011년이었을걸요. 지금은 개통된지 오래됐죠.”


“지하철 뿐만 아니라 몽골이 한참 경제개발한다고 지방도시들도 물론이고 전국이 공사중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지금 몽골 가보시면 교수님 놀라실 거에요. 울란바토르야 말할 것도 없고요. 여기 평양이나 아니면 서울과 비교해도 시설들 다 갖출거 갖췄고요. 지방으로 가는 도로들은 웬만하면 다 포장됐어요. 시골들도 상하수도 어느 정도 다 갖췄죠.”


“확실히 달라졌죠. 몽골도 이제 OECD에 가입도 했고...”


“근데 그건 있어요 교수님. 우리나라는 인구가 너무 적어서 전국을 구석구석 개발하는데 한계까 있어요. 수요가 나질 않아 고속도로도 하나도 없고 지방 사람들이 수도로 오는데 굉장히 불편해요. 거기에다 바다가 없어서 소득은 한국보다 낮은데 물가는 울란바토르만 해도 한국보다 싸다고 할 수 없을걸요?”


“지금 몽골이 블라디보스톡항을 이용하고 있죠.”


“맞아요. 원래는 다롄이라고 북중국 항구를 이용했는데 몇 년 전에 몽골에 미군 기지 세우는거 가지고 북중국이 항구를 사용 못하게 보복을 했어요. 철도도 한동안 끊기고. 그 바람에 주로 러시아를 통해서 수출하고 수입하는데 북중국을 거치는 것보다 거리가 훨씬 길어 많이 어렵죠. 북중국 안거치고 러시아만 통해서 가려면 거의 2배 거리일거에요. 그래서 물가도 엄청 오르고.”


“그래서 몽골이 화물기도 굉장히 많이 쓰지 않나요? 철도 수송을 분산시키겠다고. 제가 공항 갔을 때 화물기 허브가 상당히 컸는데.”


“교수님도 그거 아시는군요. 맞아요. 안토노프라고 우크라이나 국영 회사인데. 거기서 울란바토르 공항에도 대형 화물기 허브를 세웠죠. 그 DHL인가 독일 회사도 같이 있고요.”


“저도 나름 항공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서요. An-225라고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가 우크라이나에서 만든 비행기에요. 석달전에 여기 평양에 왔다갔었잖아요. 그게 아마 몽골을 거쳐왔다고 하던데.”


“그건 몰랐어요.”


“사실 30여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미국이 90년대 이후 해온 일들의 결과물 중 하나죠. 여러분이 태어나기 전 일인데 여기 92년 이전에 태어난 친구 없죠? 세계사 교과서에도 잠깐 언급이 됐었죠. 냉전이 끝나자마자 미국이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에 대규모 경제 지원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국무장관이었던 제임스 베이커의 이름을 따서 베이커 어덴덤이라고 불렸죠. 체제 전환과정에서 혼란에 빠질 수 있었던 구 공산권, 정확히는 구소련권과 위성국들의 시장경제 이행을 효과적으로 돕고 고성장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고 하죠.”


“북중국은 아니었죠?”


남학생 한명이 반문했다. 교수가 막 대답을 하려던 찰나 추가로 주문한 음식이 나와 담소가 잠시 중단됐다. 미국식으로 게살을 빵가루, 소스와 빚어 구워낸 일명 크랩 케이크(Crab Cake)였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속을만한 이름이었다. 게는 청진에서 잡아 공수했다고 한다. 각자 포크로 이 요리를 퍼서 입에 넣었다. 교수가 아차하고 다시 답을 이어나갔다.


“그렇죠. 왜냐면 그때 북중국은 천안문 사태로 경제제재를 받았다가 슬그머니 서방과의 교류가 재개된 상태였는데 그래도 경제 지원을 하는데는 부담이 컸죠. 다른 구 공산권 국가들은 사회주의를 포기하고 민주주의를 도입했다는 명분으로 지원할 수 있었고요. 그래서 중앙아시아 일부 나라들이 독재 국가로 전락했을 때 독재자들에게 돈다발을 쥐어준 꼴이었다는 비판도 있었어요. 그래도 대부분 국가들이 효과적으로 체제 전환을 하고 오늘날 신규 선진국에 들어서게 만든 원동력이었죠.”


“경제 지원이 없었고 체제도 그대로 유지하는데도 북중국이 이렇게 위협적인 국가가 된건 놀라운 일이네요.”


“어쨌든 이 나라는 정치는 그래도 경제는 어쨌든 시장경제로 변했고 인규 규모도 워낙 크잖아요. 미국의 2배 가까이 되고 유럽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러시아의 3배죠. 그리고 서방의 민간 기업들이 진출을 많이 해서 돕기도 했고. 특히 같은 동포 국가인 남중국이 북방 정책이라 해서 좀 많이 도와줬고.”


“남중국이 후회할 것 같은데요.”


“그런 얘기 많죠. 우리 스스로 마구 퍼줘서 적을 키운 꼴이라고. 아닌게 아니라 북중국이 경제에 힘을 쓴 것보다도 군사력 증대에 많은 돈을 퍼부었죠. 핵무기도 그렇고.”


“북중국의 군사력이 남중국보다 훨씬 강하지 않나요?”


“객관적으로 말해서 그건 맞죠. 다 알고 있듯이. 그런데 그렇다고 남중국을 북중국이 전쟁으로 적화시킬수 있느냐 그건 또 아닐거에요. 왜냐면 북중국만 핵을 가지고 있는게 아니라 남중국도 가지고 있으니까.”


“남중국이 핵무기 수량이 더 적지 않나요?”


“사실 이런 핵보유국끼리 관계에서 수량은 생각보다 중요치 않아요.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얼마나 무력화시킬 수 있냐는거죠. 그런 관점에서는 남중국이 가진 핵무기 수도 만만치 않아요. 물론 북중국이 가진 수량으로 남중국 전체를 초토화시킬 수 있지만 남중국이 가진 핵무기로도 북경과 주요 도시 그리고 지방 도시들은 충분히 날릴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북중국도 남중국을 함부로 못건드리는거죠. 대신에 국지 도발이라든가 사이버전, 간첩 침투, 친북세력 지원 같은 비군사적 요소로 싸우는 거죠.”


“남중국이 이길 수 있을까요?”


한 학생이 조금 단순한 질문을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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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식사 자리에서 핵무기 비사를 얘기하다 +2 22.12.27 69 3 8쪽
» 13. 회식 자리 +2 22.12.25 69 3 8쪽
12 12. 번외: 티베트의 독립 +2 22.12.11 84 2 9쪽
11 11. 북중국의 전쟁 개입 미화 +2 22.12.05 89 3 9쪽
10 10. 양 중국은 한반도에서 어떻게 싸웠는가 +2 22.12.03 100 3 9쪽
9 9. 두 영화 +2 22.12.01 82 3 7쪽
8 8. 남중국은 어떻게 생존했는가 +2 22.11.30 91 3 10쪽
7 7. 회하에서 공산당의 진격을 저지하다. +2 22.11.29 105 3 12쪽
6 6. 장개석, 휴전을 파기하다 +2 22.11.28 106 3 12쪽
5 5. 위구르의 분리 그리고 웨드마이어 +2 22.11.25 114 3 9쪽
4 4. 브란덴부르크 문에 성조기를 건 미군 +2 22.11.24 134 3 12쪽
3 3. 분단 과정을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다. +2 22.11.23 173 4 11쪽
2 2. 오리엔테이션 (교수가 수업을 시작하다) +4 22.11.22 185 5 10쪽
1 1. 프롤로그 +2 22.11.21 296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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