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SSS급 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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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안경
작품등록일 :
2022.11.22 00:26
최근연재일 :
2022.12.0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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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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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회(1)

DUMMY

허억... 헉.


알파팀 소속 2팀장 이안은 괴물이라도 상대한 듯 겁에 질린 상태로 단장실 문을 열었다.


쾅!


“단, 단장님! 지금 당장 피하셔야...!”


베네딕은 세계 Top 용병단인 카르잔을 이끄는 수장답게 담담하게 대답했다.


“호들갑 떨지 말고 말해.”


한번 호흡을 고른 이안은 한 마디로 상활을 설명했다.


“놈이... 드디어 일을 내고야 말았습니다.”


‘놈들’이 아니라 ‘놈’이라.


놈이라고 했을 뿐이지만 베네딕은 누군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팀장 직위를 가진 이안조차 피를 질질 흘리며 도망쳐 나와 보고하는 게 고작인 상대.


세계 곳곳에 영향력이 뻗칠 정도로 강력한 힘을 지닌 용병단 카르잔을 단신으로 흔들 수 있는 사람은 한 놈 뿐이다.


“괜히 병력 소비하지 말고 들여보네.”


그 순간. 힘찬 쾅! 소리와 함께 단장실 문이 열렸다.


책상에 정갈하게 앉아 있는 베네딕을 향해 한 사내가 터벅터벅 걸어왔다.


사내는 전쟁이라도 한바탕 한 듯 누더기가 된 옷을 입고 있었지만, 상처는 찾아볼 수 없었다.


“너 이 새끼. 이게 무슨 짓이야!!! 네가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아?!”


“그만.”


사내를 향해 소리치는 이안과 그를 가로막는 베네딕. 그리고 예상했다는 듯 차분하게 사내에게 물었다.


“혁아. 방법이 너무 거칠구나. 이렇게까지 해야 했나?”


침묵을 지키던 권혁이 입을 열었다.


“왜, 말 안 했어요? 당신은 내가 딸을 얼마나 찾고 있는지 알고 있었을 텐데.”


“딸을 찾으면 네가 어떻게 할지도 잘 알고 있지. 일 잘하는 개가 집을 나간다는 데 좋아할 주인이 어디 있겠니.”


한치의 흩트림도 없던 권혁의 표정이 찌그러지기 시작했다. 꽉 쥔 주먹에서 선혈이 흐른 뒤에야 평정을 찾을 수 있었다.


“베네딕. 그래도 한때 당신을 존경했다. 그때의 마음을 생각해 목숨만은 살려줄게. 다시는 날 찾지 마라. 흔적조차 알려 하지 마.”


베네딕은 놀리기라도 하듯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누구 말씀인데.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동안 개처럼 구르느라 수고 많았다.”


권혁은 그 말을 끝으로 유유히 단장실을 빠져나갔다.


탁.


문이 닫히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소리치는 이안.


“단장님!!! 저놈 저렇게 보낼 겁니까?! 저놈 때문에 죽은 애들이 한 두명이 아니라고요!! 이렇게 보내기에 저희 카르잔의 자존심이...”


“안 보내면?”


“네?”


“멍청한 새끼야. 네가 그러고도 권혁이랑 같은 팀장이냐?”


이안 못지않게 베네딕 또한 머리에 핏줄까지 서며 격양된 감정을 억눌렀다. 권혁을 상대할 때의 여유로움과 사뭇 반대되는 표정이었다.


“국가급 용병이라는 칭호가 괜히 붙은 줄 알아? 지금 괜히 저놈 건드리면 카르잔이 무너진다. 지금 피해 정도면 싸게 친 거야.”


S급 용병과 차원을 달리하는 용병.


세계 Top급 용병단에 1명 많게는 5명까지 소속되어 있는 S급과 달리 전 세계에 두 명뿐인 그야말로 네임드 중에 네임드 용병이다.


이런 용병을 통칭 국가급 용병이라 칭하며 권혁를 아는 세간에서는 흔히 UM(Unlimited Man)이라 불린다.


“...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라. 카르잔은 받은 대로 돌려준다. 다 계획이 있으니까 넌 가서 부상자들이나 살펴.”


“네!!”


이안이 방을 나가고 어딘가로 전화를 거는 베네딕.


달칵.


“단장이다. 그래. 기장 대기시켜. 그놈 딸년 감시하는 녀석들도 호출하고. 새로운 임무다.”



* * *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


지영이가 살아있었어... 지영이가.

얼마나 변했을까. 날 알아보긴 할까? 아픈 곳은 없겠지?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에 가득 차 있었지만, 끝에 다다르는 결론은 딱 하나였다.


‘빨리 보고 싶다. 내 딸.’


“손님, 물 드릴까요?”


샌드위치를 먹고 있는 권혁에게 승무원이 다가와 웃으며 물었다.


“...아니요. 괜찮습니다.”


그 순간 두 방향에서 날아오는 칼날.


하나는 승무원의 등 뒤였고 하나는 옆에 앉아서 졸고 있던... 아니 그런 척을 하고 있던 남자에게서 날아들었다.


권혁은 이미 누군가 다가올 때부터 전 방향 경계를 하고 있었기에 두 사람의 손목을 잡아 눈앞까지 온 칼날을 막을 수 있었다.


“카르잔이 보냈나?”


질문과 동시에 반대 손에서 다시금 칼날이 날아들었고 더 이상 막을 손이 없던 권혁은 가까스로 칼날을 피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카르잔이 전쟁을 원한다면 응해줘야지.”


꺄악!!!!


이미 비행기 안은 아수라장이었다. 혼잡한 분위기 속에서 반짝이는 총구 하나가 권혁을 향하고 있었다.


“여기 비행기 안이야 이 미친놈아...”


탕!


“커억!”


방아쇠를 당기기 전 사시미를 들이대던 승무원의 다리를 걷어차 넘어트려 날아오는 총알의 방패막이로 삼았다. 정확히는 총알이 아니라 마취총이었다.


다행히 생각은 있는 놈들이었다.


승무원의 몸이 땅에 채 닿기도 전에 사시미를 던져 총구를 겨누던 놈의 왼쪽 가슴팍에 찔러넣었다.


모든 동작은 물 흐르듯 이어졌으며 불필요한 움직임은 조금도 없었다.


적들의 공격이 행동으로 이어지기 전에 모든 공격 패턴을 예상했고 가장 안전하면서 확실하게 적들을 사살해갔다.


“카르잔이 미친놈들인 줄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비행기 안에 타고 있던 승객은 물론 승무원 중 50%가 고용된 자객들이었다. 그리고 그 50%의 자객은 지금 피떡이 돼서 쓰러져있고.


“꺄아아악!! 꺄아아아!!”


고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여학생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잘 가던 비행기에서 칼부림이 일어나고 총알이 난무했는데 제정신인 게 이상하지.


권혁은 광기를 일으키는 학생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학생 괜찮아. 이제 괜찮으니까 걱정말... 그럼 그렇지.”


여학생은 권혁이 사정권 안으로 들어오자 머리 뒤쪽에 숨기고 있던 독침을 스윽 꺼내더니 목덜미를 향해 찔렀다.


동정심을 자극하는 건 전쟁에서 흔한 공격 패턴이었다. 바늘을 가볍게 피하고 팔을 꺾어 여자를 완전히 제압했다.


파각.


“으읍...!”


어깨를 골절시켰는데도 신음 하나 안 내다니.


“오. 젊어 보이는데 꽤 훈련을 받았나 보네?”


“크흐흐흐. UM이라 불릴만하네요, 아저씨. 당신 정말 사람 맞아?”


“아마도?”


정말 실성이라도 했는지 여자는 실소를 터트렸다.


“크흐흐. 당신 딸이 죽는 꼴을 봤어야하는데.”


“... 괜한 심리전 걸지 마라. 진짜 고통이 뭔지 알고 싶으면 계속 까불고. 카르잔이 내 딸을 건들 리가 없어. 그랬다간 정말 나한테 죽거든. 전부.”


“캬하하하!! 당신이 정말 신이라도 된 거라고 착각하는 거 아니야? 아무리 날고 기어봤자 결국은 당신도 사람이라고.”


“신은 아니지만 적어도 너희같이 어줍잖은 놈들한테 죽진 않지.”


“오호. 그럼 이 비행기가 쾅. 터지더라도 살아보라고.”


“...”


일반인들이 이렇게 많이 타고 있는데 비행기를 폭파 시켜? 허세다.


용병단이라고 해도 그런 짓을 했다간 국가적인 책임을 져야한다.

그렇게 되면 일반인을 죽였다는 불명예를 안고 모든 고객의 신뢰는 끊기고 만다.

결국 용병단으로써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


아무리 UM을 잃는 것이 엄청난 손해라고 해도 이건 그보다 더한 손해를 초래한다.


카르잔이 미친 집단이긴 해도 영리하기 이로 말할 수 없는 놈들이다. 그런 놈들이 이런 멍청한 선택을 할 리가.


“아저씨 그거 알아?”


광기 넘치는 년이 다시금 대화를 시도했다.


“...?”


“지금 떨어지면 바다가 아니라 육지라는 거?”


“...”


“그럼 열심히 살아봐. 안녕. 임무 완수.”


광년의 임무 완수라 말하고 어금니에 있던 소형 폭탄을 터트렸다.


“시발...”


콰아아아앙!!!!



‘아... 이렇게 죽으면 안 되는데. 지영이 얼굴 한 번이라도 보고 죽어야하는데.’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누군가가 권혁을 애타게 불렀다.


‘아ㅈ.... 아저...!’


‘지, 지영이니...?’

“ㅆㅣ... 아저씨!!!”


“뭐야! 이 시꺼먼 놈은?!”



* * *



콰앙!


“야 이 새끼야, 일어나.”


“헉!! 헉!!! 허...! 여, 여긴...?”


정신이 들어보니 나무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상황을 보니 눈앞에 짝다리 짚고 있는 고딩이 의자를 걷어차서 넘어진 거 같긴 한데...


‘난 분명... 비행기랑 같이...’


“이 새끼 아직 잠이 덜 깼나. 오늘따라 더 어벙하냐 어째.”


‘잠깐 기억을 잃은 건가? 그래도 여긴 누가 봐도 학교인데... 여기 내가 있을 일이... 엥?’


교실 뒤편에 있는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이...


‘내가 아니야?! 이 새끼 뭐야? 어디서 본 거 같기도... 아.’


순간 떠오른 얼굴.


비행기에서 떨어지기 전 멀어지는 의식 속에 마지막으로 아른 거렸던 놈이다.


“시발. 이 새끼 생각났다. 마지막 가는 길 지영이 얼굴이 보고 싶었는데 웬 난생 처음 보는 시꺼먼 놈이 나와서 식겁했는데... 근데 이 새끼 뭐지 진짜. 내가 왜...?”


짜악!!


상황파악이 채 끝나기도 전에 왼쪽 뺨이 후끈 거렸다.


“정신 안 차려? 이 개새끼는 매를 벌어요, 매를.”


짝! 짜아악! 짝! 스-윽.


“어쭈. 피해?”


너무나도 정직하게 날아오는 손바닥을 슥 피했다.


“...고맙다. 정신이 좀 드네.”


일단 따끔거리는 게 꿈은 아닌 거 같고. 환생? 빙의? 아님 인체 실험 같은 거에 당한건가?


‘뭐가 됐건 일단 내가 이놈, 이놈이 난가? 아무튼 이 몸은 일단 내 의지대로 움직인다. 음...’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이토록 빠른 적응력을 보이는 것도 어떻게 보면 전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본능 중 하나이다.


‘이놈 이름이... 구덕호? 이름도 후지네.’


교복에 있는 명찰을 보고 이름까지는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앞머리는 눈을 찌를 정도로 내려와 있고 행색은 며칠 안 씻은 놈처럼 지저분하다는 것 정도.


“이 새끼가 오늘 뭘 잘못 쳐 먹었나?! 어? 또 피해? 이 새끼! 어?”


K-고딩이 뻗는 주먹을 팔짱을 낀 채 요리조리 피하는 권혁.


‘일단 주변 구조부터 파악하자. 여기가 어딘지부터...어? 금강고?’


권혁은 ‘금강고등하교’라고 적힌 교복 마크에 꽂혔다.


열이 오를 대로 오른 K-고딩의 야심찬 주먹을 뻗으려는 찰나.


“너희 금강고등학교 학생이니?”


갑자기 눈앞까지 들이댄 권혁 면상을 보고 깜짝 놀란 녀석이 엉덩방아를 찧었다.


“우악! 깜짝아!! 나, 쫀 거 아니다? 못생긴 얼굴 들이대서 놀란 거 뿐이다?!”


“병신 ㅋㅋㅋㅋㅋㅋ 누가 병식이 아니랄까봐 병신 짓만 하고 있냐. 야, 비켜봐. 이 새끼 교육 좀 시키게. 야? 어, 이 새끼 어디 갔어?”


K-고딩치고 덩치가 꽤 커다란 놈이 나서려고 했지만 이미 권혁은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진 후였다.


* * *


분명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권지영은 금강고등학교 학생이었다. 그리고 어떤 운명의 장난이지 뭔지 모르겠지만 권혁 또한 금강고에서 구덕호라는 학생 몸에 들어와 있다.


그렇다면 지금 권혁이 할 일은 딱 하나.


딸 권지영을 찾는 것.


‘지영아... 아빠가 간다...!’


교실을 나오며 마주친 학생에게 권지영의 반이 어디인지 알아냈다.


“2-8반... 2학년 8....반... 여기다!”


드르륵! 탁!


거침없이 열린 미닫이문은 반 아이들의 이목을 집중하기에 충분했다.


“아 놀래라... 뭐야 쟤.”

“3반 찐따 아니야? 미쳤나 저게.”

“오병식이 또 뭐 시켰나보지. 냅둬.”

“헐... 불쌍해.”


권혁은 주변에서 하는 헛소리 따위 들리지 않았다.


11년 전에 생이별한 딸이 문 건너편에 있을지도 모르는데... 조금이라도 빨리 권지영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권혁은 지금 UM이나 국가급 용병 따위가 아닌 그저 한 아이의 부모로 돌아갔다.


“찾았다...”


창 쪽 맨 뒷자리. 긴 머리에 하얀 피부. 선한 눈매. 어릴 적 장난치던 볼살도 조금 남아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숙녀가 다 됐지만... 확실하다.


터벅터벅.


한발 한발 떨리는 마음으로 권지영에게 다가가는 권혁.


“지영아... 많이 늦었지...? 미안하다. 아ㅃ...”


“뭐야, 이 새끼는. 냄새나니까 더 이상 가까이 오지마라. 발로 차기 전에.”



“어?”


11년 만에 만난 딸이 좀... 많이 변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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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23 skyzero
    작성일
    22.12.08 16:18
    No. 1

    작가님 돌았어요? 다음 화 읽게 고민하기도 바쁜 참에 마지막에 -끝-을 왜 박아요? 당장 싹 다 지우세요 그것만이 문제는 아니겠지마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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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참호격투(2) 22.12.09 48 2 13쪽
13 참호격투(1) 22.12.08 51 3 13쪽
12 체력검증 22.12.07 52 2 13쪽
11 제안(2) 22.12.06 57 1 12쪽
10 제안(1) 22.12.05 66 1 12쪽
9 진짜 의뢰인 22.12.02 76 1 13쪽
8 코인 노래방(2) 22.12.01 70 1 12쪽
7 코인 노래방(1) 22.11.30 85 2 11쪽
6 내 딸의 남자(3) 22.11.29 84 3 12쪽
5 내 딸의 남자(2) 22.11.28 94 2 12쪽
4 내 딸의 남자(1) 22.11.25 131 2 14쪽
3 재회(3) 22.11.24 151 2 12쪽
2 재회(2) 22.11.23 192 4 13쪽
» 재회(1) +1 22.11.22 32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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