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SSS급 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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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안경
작품등록일 :
2022.11.22 00:26
최근연재일 :
2022.12.0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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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3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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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노래방(1)

DUMMY

“금강고 최유리??”

“네. 아는 애예요?”

“2학년?”

“그건 모르죠. 인적사항 넘어오면 보여드릴게요.”


‘설마 내가 아는 그 최유리라고? 고작 고등학생인 애가 무슨 짓을 하고 다니길래 청부 살인 의뢰가 들어오는 거야.’


“아 마침 자료 왔네요.”


전상훈은 팩스로 날아온 종이 다발을 권혁에게 건넸다.


“하...”


혹시나 다른 최유리이길 바랐지만, 인적사항을 받아보니 떡하니 최유리 사진이 들어있었다.


“왜 그래요? 진짜 아는 사람이에요? 설마 의뢰 거절하실 건 아니죠? 하긴 형님같이 인정사정 없는 사람한테... 하하 괜한 걱정을 했네요.”


맞는 말이다. 임무에 있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여자, 노인, 아이 할 것 없이 오로지 임무만을 위해 움직였고 남을 죽이며 살아왔다.


어느 순간부터 죄책감 따위도 느끼지 못하게 됐다. 감정을 차단해버리는 법을 배웠으니까.

수많은 목숨을 빼앗고 전쟁 속에서 극도로 잔인한 장면을 매일같이 봐오던 권혁이 온전한 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온전한 정신을 가졌다기보다 마음이 굳어버렸다는 표현이 맞겠지.


그런 권혁의 마음속에 유일하게 물렁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딸 지영이다.


딸과 연관만 되면 일이면 감정 차단이 되지 않는다.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권혁에게는 중요한 일이었다.


딸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듣고 카르잔에서 그 사실을 숨겼다는 정보를 입수했을 때조차 감정 차단이 됐다면 인간성조차 상실해버린 살인 병기로 살아갔을 텐데.


다행히도 감정을 차단한 상태였음에도 딸을 찾았다는 소식에 기쁨에 눈물이 흘렀고 한편으로는 카르잔에게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어쩌면 인간으로서 살 수 있도록 해준 사람이 딸 지영이다.


“이건 접어.”


‘그런 딸의 친구를 지켜주진 못할망정 내 손으로 죽일 순 없지.’


“접으라고요? 의뢰를 거절한다는 뜻이에요 지금?”

“그래.”

“아니 2억이라고요!! 이게 어떻게 온 기회인데?! 삼엄한 경계를 뚫고 야쿠자 조직 보스도 암살했으면서 고작 고등학생 하나 죽이면 2억인데 이걸 안 한다고요?!”

“그래, 이 새끼야. 몇 번 말하냐.”


전상훈은 핏대까지 세우며 억울함을 토해내더니 이내 해탈한 듯 포기해버렸다.


“마음대로 하세요. 형님이 안 받는다고 하면 다른 사람한테 넘기면 그만이에요.”

“거절하라고 했다.”

“하 형님. 저도 먹고살아야죠. 아무 이유 없이 이런 아까운 의뢰를 제 발로 차라고요? 전 못합니다!”

“너 내가 많이 편해졌나보다?”

“...”


2억이라는 큰 돈에 고작 고등학생 하나 죽이는 일.

전상훈에게 있어 그냥 포기하기에 아쉬운 건이었다.


‘하, 돈에 눈이 멀어서 말로 해서는 들을 거 같지도 않고.’


“그래. 일단 자료 줘봐.”

“오 형님 하시려고요? 형님이 해주면 제일 깔끔하긴 하죠. 하하하.”

“입에 침이나 바르고 말해. 속으로는 다른 놈에게 넘기면 수수료 더 받을 수 있어서 좋았으면서.”

“하하...”

“일주일 안에 해결할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여부가 있겠습니까!”


어차피 의뢰를 거절한다고 해도 의뢰인이 다른 놈에게 청부하게 되면 더 골치 아파진다.

차라리 일을 처리하는 척하면서 배후를 찾아내는 게 낫다.


‘협상으로 안 통하면 무력을 쓸 수밖에 없겠지만.’



* * *



“덕호!!! 오늘 학교 끝나고 코인노래방 가자. 나 요즘 연습하는 노래 있는데 네가 한 번 들어줘.”


이제는 쉬는 시간에 최유리가 권혁의 반에 찾아와 옆에서 재잘재잘 떠드는 게 일상이 됐다.


“너는 뭐가 그렇게 좋다고 매일 웃고 있냐.”


자기가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헤헤 웃고 있는 최유리를 보니 답답한 마음에 말이 튀어 나왔다.


“잉? 갑자기 그렇게 공격한다고? 즐거우니까 웃냐?! 웃어야 즐거워지지!!”

“그래. 네 나이 때는 낙엽 떨어지는 것만 봐도 웃을 나이지.”

“진짜 누가 보면 반평생 산 줄 알겠어?”


뭐, 틀린 말은 아니지.


“아, 아무튼 오늘 코인노래방 갈 거지?? 응??”


아이돌 연습생이라는 애가 연습실에서 부르면 되지 노래방에 꿀이라도 발라놨나.


“연습실에서 안 부르고?”

“코인노래방 에코 감성 몰라?! 지영이한테도 물어봐야지~”

“아아 안 돼! 지영이 요즘 공부한다고 바빠. 지금까지 뒤처진 거 따라잡아야 한다고 얼마나 열심히 하는데. 친구야 옆에서 방해하면 되겠어, 안 되겠어.”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잔소리에 혀를 쭈욱 내밀며 반격하는 유리.


“메에에. 잘 나셨어요 아주.”

“대신 오늘 같이 가줄게. 얼마나 늘었나 보자.”

“그럼 오늘 둘이 데이트네? 쿸쿸.”


쿸쿸 거리며 자기 반으로 돌아가는 유리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짠했다.


청부 의뢰가 들어 온 이후 유리에 대해 뒷조사 하면서 몇 가지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유리의 아버지는 꽤 튼튼한 경호 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다. 지금이야 잘나가는 사업가지만 몇 년 전만 해도 ‘마진파’라는 조폭 두목이었다.


지금 운영하는 회사도 조폭 생활을 하면서 벌어들인 돈으로 설립했다. 직원들도 절반 이상이 마진파 식구들이었다.


유리가 18살 나이에 살해 위협을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었다.


유리 아버지가 조폭 생활을 하던 당시 사업장을 두고 경쟁했던 ‘신도끼파’는 경쟁에서 밀리고 점차 쇠약해져 갔다.


계속해서 승승장구하는 유리 아버지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 딸인 유리를 죽이려 한 것이다.


최근에 이쪽 업계에서 성공률 100% 청부업자가 나타났다는 소문을 듣고 유일한 연락망인 전상훈에게 연락을 한 거겠지.


‘자신이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 걸 탓해야지 왜 남에게 화풀이야.’


여기서 재밌는 건 신도끼파 보스의 아들이 박건일이었다.


그 애비에 그 아들이구만.


아직 의문이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더 조사 중이긴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결판을 봐야지.



* * *



“와아!! 우리 노래방 엄청 오랜만에 가는 거 아니야?! 나 너무 설레!!!”

“우리 저번 주에도 갔어.”

“큰 방으로 가자!! 너 발 냄새나니까 신발 벗지 말구!!”

“나 발 냄새나?”

“일단 입부터 풀어야지. 푸르르. 푸르르.”


‘아오, 내 말은 듣지도 않네.’


“예약했으면 나도 리모컨 줘.”

“너도 노래 부르게?”

“노래방을 왔으니까?”

“연습 좀 했어? 아님 보컬 트레이닝을 받아보는 건 어때? 내가 잘 아는 선생님 소개시켜 줄게!”

“...그렇게 못 들어 줄 정도야?”

“응!”

“아이씨. 내 노래 듣기 싫으면 나랑 노래방에 오지를 마세요!!”

“조용, 조용! 노래 나온다.”


‘하, 또 무시... 내 말도 좀 들어!!’


쾅!


이제 막 전주가 흘러나오려는데 금강고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무리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응? 뭐야. 학생들 방을 잘못 찾은 거 같은데?”


무리 중 제일 앞에 서 있던 놈이 방안으로 들어와 권혁에게는 시선도 주지 않은 채 최유리 앞에 섰다.


“와 진짜 여기 있었네, 최유리? 내 연락 다 무시하더니 여기서 뭐 하냐?”


‘요즘 애들은 사람이 말을 하면 듣지도 않고 자기 할 말만 하네... 우리 지영이랑 한솔이는 안 그렇겠지?’


“내가 연락하지 말라고 했잖아. 네 똘마니들 데리고 빨리 나가.”

“나 좋다고 그렇게 붙어 다닐 때는 언제고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여?”

“여자친구도 있으면서 들이댄 게 누군데? 서로 이용한 거로 하고 깔끔하게 제 갈 길 가자?”

“이용? 무슨 개 소리야.”

“난 싸움 잘하는 애랑 있으면 안전하고, 넌 나처럼 이쁜 애랑 다녀서 기 살았을 테고. 아니야?”

“하. 시발 그렇다 치자. 근데 왜 갑자기 연락은 안 받는데?”

“넌 진짜 강한 사람이 나타나면 자기 살겠다고 날 먼저 버릴 거 같았거든. 난 그런 남자 필요 없어.”


대화를 들어보니 갑자기 들어온 저 멀대같이 큰 양아치와 최유리는 아는 사이인 듯했다.


남의 사랑싸움은 꽤 흥미진진했다.


‘오호...이렇게 직관하다니.’


팝콘이라도 먹으면서 보고 싶을 지경이다.


“하... 그래서 이제는 이 새끼한테 붙었... 어? 구덕호?”


최유리와 썰전을 한참 오가던 멀대는 그제야 권혁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크크크킄. 와 최유리 붙어먹을 애가 없어서 구덕호한테 붙어? 아님 빵셔틀이 필요했던 거야? 그럼 말을 하지. 그냥 줬을 텐데. 캬하하.”


‘잉 날 알아?’


잘 보고 있던 드라마에 갑자기 출연하게 된 권혁.


“뭐?ㅋㅋㅋㅋㅋㅋ 아, 최유리 앞이라고 모른 척 해줘야 하나? 꼴에 여자 앞이라고 자존심은 있나 보지?”

“우리 아는 사이였던가?”


이 녀석 구덕호랑 아는 사이였나? 누구지?


“아, 아. 알겠어. 비밀로 해달라는 거지? 근데 어디까지 비밀로 해야 하는지는 알려줘야지?”

“무슨 소리이신지.”

“내가 네 입에 잠자리 물리고 먹게한 것도 비밀이야? 팬티 벗기고 영상 찍은 건? 내가 버린 음식물 주워 먹었던 것도 비밀로 해야겠지? 말을 해줘, 덕호야. 큭... 카하하하.”


억지로 참던 웃음을 결국 터트리는 멀대 녀석.


비웃음과 함께 조롱 섞인 말을 던지자 뒤에 있던 무리도 뭐가 안다는 듯 낄낄거리기 시작했다.


최유리는 뭔가 잘못됐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다.


“그만해. 갈게, 가! 나가서 이야기해!”

“진작 그렇게 나왔어야지. 우리 덕호 요즘 안 놀아줬더니 살만한가 봐? 조만간 얼굴 보러 갈게, 덕호야?”


녀석은 권혁의 머리를 강하게 쓰다듬고는 유리의 손목을 강하게 잡아끌었다.

저릿한 고통이 밀려왔지만 빨리 이 자리를 나가야겠다고 생각한 유리는 별말 없이 뒤를 따랐다.


“잠깐, 학생. 사랑은 그렇게 힘으로 하는 게 아니야.”

“하. 역시 넌 처맞아야 말귀를 알아듣나 봐.”


권혁의 도발에 깜짝 놀란 유리가 서둘러 멀대를 밖으로 밀어냈다.


“가자. 그만하고 가자고 좀!”


하나 가녀린 체구로 아무리 밀어봤자 녀석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얘는 아무 상관 없으니까 그만 좀 해!”

“아니야. 나도 상관있어, 저 녀석이랑.”


권혁은 둘의 사랑싸움에 정식으로 끼어들었다.

어떻게든 상황을 수습해보려는 유리의 노력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문... 철호. 기억났다.”


멀대의 교복 명찰에 붙어있는 이름, 문철호.

구덕호가 일기장에 제일 자주 거론된 인물. ‘참교육 리스트’ 1순위.


“너 얼굴 한번 보러 가려고 했는데 요즘 통 내가 바빠서 못 갔거든. 이제야 보네.”

“이 새끼가 진짜 뭘 잘못 처먹었나.”


이쯤 되면 정말 어디 잘못 맞아서 머리를 다치진 않았을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문철호.


권혁은 가볍게 입꼬리를 올리며 유리를 불렀다.


“유리야. 넌 왜 이따위 애랑 사랑 놀이하고 있냐. 참 남자 보는 눈도 없다.”

“뭐? 무슨 사랑이야!!! 그냥 잠깐 이용한 거라니까. 이렇게 질길지 알았으면 말도 안 섞는 거였는데.”

“그래? 그럼 너도 이 녀석이랑 악연이라는 거네?”

“어? 어... 뭐, 그렇지.”


“그럼 내가 이 새끼 패도 되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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