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 복음서와 르네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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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덤
작품등록일 :
2022.11.2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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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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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07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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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44.밀라노, 1523년 겨울, 신은 남자다

DUMMY

“이거예요. 어제 누가 문틈으로 집어넣고 갔어요.”


그리실라가 반으로 접은 종이 하나를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어만이 눈을 깜빡이며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보라는 얘기죠?”


“안 그러면 뭐 하러 꺼내놨겠어요, 새삼 예의 차리시는 척 하시네.”


어만이 종이를 폈다. 그리고 천천히 글을 읽어 내려갔다.


“그리실라, 밀라노를 떠나세요. 당신이 마녀라는 고발이 들어왔어요. 열흘 정도 시간이 있으니까 빨리 떠나요.”


다 본 뒤에 종이를 흔들어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손가락으로 표면을 살짝 문지른다. 그리고 손가락을 코에 가져가 킁킁거렸다.


“뭐하는 거예요?”


그리실라가 종이를 뺏으며 말했다.


“음, 글씨체를 봐서는 본인이 직접 쓴 게 맞군요. 누가 옆에서 대필을 해 준 건 아니고. 그리고 분 냄새가 조금 느껴지는 군. 이건 여자가 쓴 게 틀림없소.”


그리실라가 하나하나 따졌다.


“당연히 본인이 썼죠. 고발장도 아니고 도망치라고 알려주는 문서인데, 누가 대필을 합니까? 그리고 분 냄새? 있다면 아마 내 거예요. 어제, 오늘 하루 종일 몸에 지니고 다녔으니까.”


무안한 표정을 하던 어만이 갑자기 기침을 쿨럭쿨럭 한다.


“목이, 목이 갑자기 아프네요. 엘리시아, 혹시 시원한 포도주라도?”


그리실라가 엘리시아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바티스타, 당신은요?”


“전 괜찮습니다.”


그리실라의 권유를 거절했지만 어만이 막무가내로 시켰다.


“자네도 마셔, 못 마시면 내가 마시지.”


“어라, 멀쩡한가 보네요?”


그리실라가 묻자 어만은 다시 고개를 푹 숙이면서 기침을 해댔다. 그리실라는 엘리시아에게 바티스타 몫까지 두 잔을 가져오게 했다.


“누가 고발했는지 아세요?”


바티스타의 말에 그리실라는 고개를 저었다.


"몰라요, 누가 했는지. 우리가 미운 사람들? 아니면 우리가 마법을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아니면 누군가 우리에게 앙심을 가진 사람들? 여기서 죽은 사람도 있으니까요. 멀쩡하게 집에 돌아가서 몸조리 잘못 해 죽은 사람도 있고. 누가 알겠어요?“


바티스타는 사람들 얘기를 꺼냈다.


“사람들이 가끔 산파와 마녀를 헷갈려하더라고요. 그런데 진짜였네요. 이런 일이 생기는 걸 보니까.”


어만이 대꾸를 했다.


“산파들이 어떨 때는 정말 마법사처럼 보이니까.”


엘리시아가 가져온 포도주를 한 모금 들이킨 어만이 두 팔꿈치를 탁자 위로 올리며 깍지를 꼈다.


“문제는 방법이야. 산파들이 산모들을 다루는 방법. 이건 기가 막히거든. 경험이 없이는 할 수 없는 거야. 이건 아무리 유명한 의사들도, 대학 교수들도 할 수 없는 일이지. 경험이 없으니. 직접 애를 받아봤나, 아니면 낳아보기를 했나. 안 그래요, 그리실라?”


그리실라는 슬쩍 어만에게 눈을 흘리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어만은 계속했다.


“모든 산파들이 그런 건 아니야. 그냥 어쩔 줄 몰라 손 놓고 쩔쩔 매는 산파들도 있어. 하지만 여기 있는, 훌륭한 그리실라를 보게.”


어만은 손바닥을 펴 그리실라를 가리켰다.


“이런 마녀, 아니 산파들은 아파서 숨이 넘어가는 산모들의 진통을 덜어주는 방법을 안단 말이야. 이런저런 약초들을 섞어 진통제를 만들거든. 정신을 잃게 하거나, 반대로 몸은 말을 듣지 않지만 정신은 말짱하게 만들 수 있지.”


“그거 참 신기할 노릇이군. 어찌 그리 잘 아우?”


어만은 그리실라가 감탄하자 신이 나서 말했다.


“산파들은 경험으로 알아. 여자의 몸이 어떤지, 무엇을 원하는지. 의사들이랍시고 자랑하는 샌님들보다 훨씬 낫지. 이것저것 섞어보고, 실험을 해본다고. 결과를 책이나 논문으로 쓰는 게 아니니까 그냥 해보는 거야. 겁이 없지.”


어만은 잔을 들었다.


“반대로, 도서관에서 책만 뒤지는 꼰대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야. 겁이 많아. 새로운 걸 시도해서 비난을 받느니, 아리스토텔레스나 갈레노스, 아비첸나 같은 과거 인물들의 저작물 내용을 순서만 살짝 바꾸고 자기 의견 조금 넣어서 발표하지."


어만의 비판은 계속 이어졌다.


“그걸로 충분해. 어차피 다 똑같은 인간들이야. 따지기는 뭘 따져. 좋은 게 좋은 건데.그 꼰대들은 자기들보다 잘난 인간을 싫어해. 특히 여자의 경우 더 그렇지. 여기에다 사람들의 착각이 시작되면서 비극이 일어나.”


“착각?”


바티스타의 말에 어만은 생각해 보라는 듯, 허공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저 무식한 여자들이 어디서 저런 지식을 얻었을까? 글도 제대로 못 읽는 여자들이. 알 수 없는 무언가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았을까? 여기서 그 무언가는 바로?”


그리실라가 대답했다.


“악마죠, 그런데 우스운 건 마을에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악마와 계약을 맺은 마녀 탓이에요. 암소가 송아지를 낳다 죽어도 마녀 탓이고, 헛간에 불이 나도 마녀 탓, 길을 가다 넘어져도 마녀 탓, 빨래를 널었는데 없어졌어요. 그것도 마녀 탓. 그런데 산모와 아이의 목숨을 건지는 일도 악마와 계약을 맺은 마녀 탓이라니. 우습지 않아요?”


“산파를 좋아하지 않는 교회 잘못도 있어요. 그렇죠, 그리실라? 은근히, 재주 많은 산파들을 의심하게끔 혐오를 조장하지요.”


어만이 그리실라의 눈치를 슬쩍 보았다.


“그렇죠, 어만. 참 말씀 잘하시는구려.”


바티스타가 질문을 했다.


“교회가 산파를 싫어한다는 건 좀 의외인데요? 성경에는 자녀를 낳고 번성하라고 하지 않았나요?”


어만과 그리실라의 눈이 마주쳤다. 그리실라가 양보했다.


“어만, 당신이 얘기해요. 아주 근질근질해 죽겠죠, 입이.”


어만이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


“맞아, 성경에는 자녀를 낳고 번성하라고 되어 있어. 그러니 교회도 그 말씀을 따라야지. 그런데 거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있지. 맞춰보게.”


바티스타는 또 서서히 어만의 분위기에 휩쓸려 들어가는 걸 느낀다. 그리고 이번에는 여자 어만, 그리실라도 함께 있다. 두 사람의 어만이다. 저항할 바에는 차라리 즐기는 편이 낫다.


“모릅니다.”


“간단해. 여자는 잉태의 고통을 겪어야 한다는 거야. 성경 구절에 이렇게 나와 있지. ‘또 여자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게 잉태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 네가 수고하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


“아, 알겠어요. 그러니까 산모의 고통을 덜어주는 건 신의 말씀을 거역하는 것과 같다?”


“요한복음에서도 산모의 고통에 대해 잠시 언급을 하지. 그것도 아주 조금. 그 조금의 내용도 간단해. 아이를 낳으면 그때까지의 모든 고통을 잊게 된다는 거야. 결국은 똑같아. 고통을 느끼면서 낳아라.”


어만은 허리가 결린지 손으로 등 아래쪽을 통통 때렸다.


"결론은, 자네 말이 맞아. 성경에 나와 있는 신의 말씀을 거역하고 산모의 고통을 덜어주는 건 죄악이라는 거지. 그 죄악을 저지르는 인간이 산파이고, 그래서 교회는 산파를 좋아하지 않아. 우습지?"


어만은 쓴웃음을 지으며 허리를 폈다. 그리고 술잔을 입에 가져가며 말했다.


“이런 걸로 봐서 신은 남자가 분명해. 장담해. 한 번이라도 여자의 고통을 겪어봤으면 그런 얘기 못할 걸.”


그리실라가 나섰다.


“그러니까 높으신 분들, 교회의 높은 자리를 차지한 남자들은 그 고통을 받아드리라고 강요를 해요. 남편들도 입을 다물고. 왜? 당연하니까요. 성경에 쓰여 있으니까, 죄를 지은 대가라면서.”


그리실라의 말도 점점 길어지며, 바티스타의 눈에는 두 사람이 하나의 어만으로 겹쳐서 보이기 시작한다. 약간 어질어질하다.


아쉬운 표정으로 그리실라는 자기의 말에 덧붙였다.


“아내의 고통을 직접 자기가 줄여줄 수는 없어도 산파에게 귀띔만 해주면 그나마 나을 텐데 오로지 신의 말씀을 따르잡니다. 여기서 문제, 통금 시간에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사람은?”


앗, 바티스타는 허를 찔린 느낌이었다. 그리실라마저 문제를 내다니. 아까도 생각했지만 저항할 수 없을 때는 즐겨야 한다.


“야경꾼.”


어만이 한심하다는 눈으로 바티스타를 쳐다봤다.


“그건 당연한 거고.”


어만은 손가락을 꼽으며 얘기했다.


“먼저 의사, 갑자기 밤에 환자가 발생하는 경우, 두 번째 성직자, 밤에 신도의 임종을 지켜 봐야 하는 경우, 세 번째 산파지. 밤에 아기를 받아야 하는 경우. 왜냐고? 아기가 줄어들면 미래의 수입도 줄어들거든.”


“미래의 수입이란 건···”


“신자들. 나라에 공짜로 노역도 하면서 세금도 내고 교회에 헌금도 갖다 바치고 면죄부도 기꺼이 사줄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줄어들면 안 되니까. 그러니까 산파를 없애지도, 그렇다고 대우를 해주지도 못하는 거야. 뭐 언젠가 산파가 사라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지만.”


“씁쓸하네요.”


“씁쓸한 현실이야. 교회가 없어지지 않는 이상은 이런 모순들은 계속 되겠지. 앞으로 영원히. 그런데 그리실라, 도망가라는 메모는 누가 쓴 겁니까?”


“우리 집에 왔던 손님 중 하나겠죠. 아까 어만이 여자라고 말한 건 맞아요. 우리 손님들 중에 아기아빠가 되는 사람들은 내가 누군지도 모르니까요. 언제쯤 체포하러 올지 아는 걸 보니까 아기아빠가 치안이나 재판 관련된 일을 하는 가 봐요.”


“그런데 남편이, 그러니까 아기아빠가 그리실라를 모르다니요? ”


바티스타의 질문에 어만이 끼어들었다.


“아기아빠라고 해서 다 남편은 아니지. 그리고 이곳은 보통 사람들이 오는 곳이 아니니까. 아마도···”


그때 이 층에서 누가 내려왔다. 흰 모자로 머리카락을 감추고 앞치마를 두른 노년의 여인이었다.


"그리실라, 산모가 꿀차가 마시고 싶대요."


그리실라가 일어섰다.


"오늘은 그냥 지내야 된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리실라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 여인도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나도 얘기했수. 그냥 하루만 견디라고. 그런데 목이 너무 마르다기에 뜨거운 차 한 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잠시만 기다려요. 엘리시아."


엘리시아가 잔에 꿀차를 담아왔다. 여인이 받아든 뒤 다시 이 층으로 올라갔다


"조금씩 천천히 먹이세요."


그리실라가 여자의 등 뒤로 주의해서 마시라고 일렀다.


"누군가요?"


바티스타가 물었다.


"손님인 산모를 따라온 하녀예요. 손님이 누군지는 말 할 수 없고, 다만 교회 높은 분 중 한 명이 아기아빠라는 것만 얘기해두죠. 방금 그 여자는 산모 집에 있는 하녀 중에 입이 가장 무거운 사람이래요. 그래서 산모와 함께 여기로 왔죠. 이렇게 아기아빠는 항상 뒤에 숨어 있어요. 모든 건 여자들이 다 알아서 할 일이에요. 남자는 필요한 돈만 주면 되니까."


그리실라는 엘리시아가 벽난로 앞아 앉아 부지깽이로 불씨를 모으는 걸 보며 말했다.


"이렇게 매일 장작으로 불을 피우고 물을 끓이고 깨끗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건 다 고객들이 지불하는 돈 덕분이에요. 여자 둘이서, 그것도 산파 일을 하면서 어떻게 이런 큰 집에서 여유롭게 살 수 있겠어요? 다 보이지 않는 거래가 있답니다. 우리는 숨기고 싶은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받아주기도 하고 또 낙태를 시키기도 하죠.“


엘리시아는 불씨를 살펴보고는 벽난로 앞에 작은 의자를 놓고 책을 보기 시작했다. 책을 본다, 그것도 여자애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바티스타에게는 대단한 광경이었다.


“처음에는 부르는 대로 여기저기 다 갔어요. 아기를 받고 산모를 돌보며 지냈죠. 그런데 늙어가면서 부지런함보다는 꾀가 많아졌어요. 몸도 예전 같지 않고, 일도 점점 힘이 부치게 되니, 어떻게 이런 쪽으로 특정 고객만 상대하게 됐죠. 돈도 더 많이 받았고. 훨씬 더."


얘기를 하던 그리실라가 처음 보여줬던 종이를 꺼내 흔들었다.


“아까 얘기했지만, 아마 이 종이에 떠나라고 경고를 쓴 사람은 우리 손님 중 하나일 거예요. 아마 우리 집에 와서 아기를 낳던지 아니면 지웠던지 했던 여자이겠죠. 남자들은 우리 존재는 아예 모르니까. 다행히 우리에게 좋은 인상을 가졌나 봐요. 이렇게 알려준 걸 보면.”


“그래서 아까 어만이 말한 대로 떠날 준비를 하는 거군요.”


“그래요. 버릴 거 버리고 떠나야죠. 이젠 나이가 있어서 더 이상 이런 생활은 못 하겠어요. 이제 쉬고 싶어요.”


“그래서 어디로 떠나려고?”


어만이 물었다.


“도체스터.”


“도체스터?”


“알아요, 어만? 거기가 어딘지?”


“바다 건너 잉글랜드 땅이잖소.”


그리실라가 웃었다.


“이 양반 진짜 모르는 게 없네. 내 얘기 전에 당신 얘기부터 물어봅시다. 도대체 뭐하시는 분이요? 수도사 복장을 했는데 전혀 수도사처럼 보이지도 않고.”


어만이 자기 얘기를 털어놨다.


“한때 옥스포드에서 공부를 했소. 중간에 그만 뒀지만.”


“아, 바다 건너 프란체스코 수도사였군. 그럴 줄 알았어.”


“그럴 줄 알았다니?”


“꽉 막힌 도미니크 수도사 같지는 않아서요. '도미니 카네스'라는 말이 뭔지 알죠?”


어만이 중얼거리듯 대답했다.


“'도미니 카네스(Domini canes)', '주님의 개들'. 표현을 조금 더 하자면 ‘주님의 개자식들’이란 뜻이죠. 이단 심판관들, 마녀 사냥꾼들을 자처하는 도미니크 수도사들을 그렇게 부릅니다. 사람들 목숨을 파리 목숨으로 여기는 인간들이 많지요.”


“역시 잘 아시네. 누군가 '사실이 아니다, 도미니크 수도회는 그렇지 않다'라고 얘기하더라도 사람들이 ‘주님의 개자식들’이라고 부르는데는 그 이유가 있기 마련이에요. 그러니 무슨 변명이 필요하겠어요. 과연 먼 훗날 자신들이 저지른 이 악행들을 인정하고 뉘우칠까요?”


“절대 안 한다는 데, 내 손모가지와 음, 걸게 없군. 아무튼 그렇소.”


“그렇게 사람들을 죽여 놓고도 없었던 일처럼 그냥 뭉개고 지나가겠죠. 고상한 수도사인 양 수도복을 펄럭거리고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미소를 짓겠죠. 이봐요, 나는 신을 사랑해요. 신은 위대하고 자비로워요, 과거요? 과거? 그게 뭔데? 어쨌든 신은 자비로워요. 이러면서요.”


그리실라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침울한 표정을 짓다가 다시 어만에게 물었다.


“그런데 옥스포드 수도사께서 바다를 건너 와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요?”


어만이 대답했다.


“그냥 떠돌아다녔습니다. 어차피 탁발 수도사라는 게 딱히 거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신의 말씀을 전하면 되니까. 그러다 피렌체에 있는 메디치 도서관에 들어가서 몇 년을 썩었고, 지겨워서 때려치우고 나와서 그냥 이렇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팔자 좋은 양반이네.”


“덕분에 이런저런, 볼 거 못 볼 거 다 보고 다녔죠. 책에 있는 지식만이 진리가 아니라는 것도 배웠고, 살아있는 지식이라고 할까요? 당신 같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죠. 덕분에 넓고 얇게 압니다. 그런데 당신은요?”


어만이 질문을 던졌고 바티스타도 그리실라의 얘기가 궁금했다. 그리실라는 눈을 감고 옛 기억을 더듬는 것 같았다.


“엘리시아, 차 한 잔 더 다오.”


엘리시아가 식어버린 차를 가져가고 뜨거운 김이 오르는 차를 가져왔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찻잔을 입술을 댔다. 뜨거운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옛날을 추억하듯 잠시 허공을 바라봤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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