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여동생과 친구의 여동생을 교환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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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가위
작품등록일 :
2022.12.04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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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28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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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 9

DUMMY

그 후로는 자스민 누나의 지도 하에 순조롭게 촬영이 계속 됐다.


결과적으로는 그 일이 있었기에 더 좋아진 것 같다.


우리의 관계도, 그리고 영화의 퀄리티도 말이다.


그렇긴 해도 촬영할 수 있는 기간이 그렇게 많이 남아있지는 않았기 때문에 영화를 전체적으로 대폭 수정하는 건 불가능했다.


우리는 마감 1주일을 남겨두고서 촬영을 마치고 부랴부랴 편집에 들어갔다.


편집은 자스민 누나가 집에 머무르며 홀로 진행했기에 우리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도 모르는 채, 그저 믿고 기다릴 뿐이었다.


어차피 편집 기술도 없고, 애당초 스토리도 제대로 모르는 우리로선 나서지 않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꼭 그런 이유를 떠나서 3주일 가깝게 이루어진 강행된 촬영 때문에 지칠 대로 지쳐서 뭘 할 힘도 없었다.


공모 마감을 이틀 남겨놓고서 작품이 완성되었고 우리는 부실에 모여 시사회를 열었다.


물론 관객은 우리뿐이었다. 이런 걸 남에게 보여줄 용기를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까.


"자. 시작할게요."


자스민 누나가 영화를 실행하자 프로젝터를 통해 영화가 흘러나왔다.


사실, 오늘 여기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이렇게 영상이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신기하게도 조금씩 기대가 느껴지는 게 아닌가?


아무래도 그동안 해놓은 고생이 눈앞에 결과물로써 나타난다는 흥분과 그래도 자스민 누나가 이것저것 손을 봤으니 그럭저럭 볼만한 영상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영상에 처음 나타난 것은 나였다.


산에서 열심히 팔굽혀펴기를 하던 나는 10여 회를 반복한 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실행에 옮길 때가 됐군.> 이라고 중얼거린다.


저런 대사를 했었던가? 기억이 날 것 같기도 하고···.


나는 인간을 초월한 엄청난 속도로 산을 뛰어내려 갔다.


평범하게 뛰어가는 모습을 찍은 뒤 빨리 감기로 속도를 빠르게 만든 게 아니라, 레노의 능력을 사용해서 평소의 몇 배나 되는 속도로 달렸던 것이기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그놈의 리얼리티 때문에 비탈진 산길을 100km 가까이 되는 속도로 달려 내려간다는 건 공포 그 자체였다.


개고생 해서 찍은 장면이다 보니 편집되진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런데도 보람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지만.


이윽고 장면은 학교가 된다. 화면 전환이 정말 빠르다.


언제 와있었는지 교문에 떡 하니 서 있던 나는 뜻 모를 미소를 지으며 자신 있게 말한다.


<오래 기다렸다. 이 학교는 이제 내 것이 되는 거다.>


그렇다. 산속에서 지옥 특훈을 한 이유는 고작 학교 제패를 하기 위해서였다.


당당하게 몇 걸음 걸어가던 나는 갑자기 온몸이 굳어버린 듯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선다.


<저, 저건!?>


과도하게 오버하며 바라본 대상은 효연이였다!


<저, 저렇게 예쁠 수가!?>


나는 깜짝 놀라며 자석에 이끌린 듯 효연이에게 다가간다.


<너. 누구냐?>


<네!?>


마치 연기를 하는 것처럼 소스라치게 놀란 건 효연이였다.


<왜, 왜 그러세요?>


<나와 사귀어주지 않겠어? 이 학교의 절반을 주겠다.>


<꺄악!?>


이렇게 객관적인 화면에서 보니 효연이의 연기력은 나보다도 떨어지는 것 같은데···.


<그 손 놓지 못할까!?>


그때 압도적인 발연기와 함께 튀어나온 게 준영이였다.


<뭐야? 넌 누구야?>


<나는 아가씨의 보디가드이자 이 학교의 학생인 김찬수다! 아가씨께 손가락 하나라도 댔다간 날아갈 줄 알아라!>


<호? 그래? 그럼 어디 한 번 날려보시지!?>


나는 일부러 효연이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이 자식!>


그러자 준영이가 성큼성큼 다가가서 나를 한주먹에 날려버린다.


<우아앗!?>


몇 미터나 날아가 바닥에 처박힌 나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물론 영화상에서는 독백으로 나타난다.


<이 녀석. 강하다!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렇게 센 녀석이 이 학교에 나타났을 줄은!>


나는 벌떡 일어나 아무렇지도 않은 척 자신 있게 외친다.


<제법 강한 녀석이군! 네 이름이 뭐냐?>


<아까 말했잖아!? 김찬수라고!>


<후. 그런가? 좋다. 지금은 이대로 돌아가겠다. 하지만, 조만간 네 앞에 나타나 너를 쓰러트리고 그 여자를 내가 차지할 것이다!>


나는 두 팔을 들어 각각 두 사람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친다.


<흥! 그랬다간 이렇게 쉽게 끝나진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의 지독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더 이상 이야기를 길게 말해봤자 아무도 관심 없을 테니 생략하겠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알고 보니 효연이는 조직 폭력배의 외동딸이었고, 나는 굉장히 험난한 길을 걷게 된다.


조직 폭력배의 원한을 사서 총격전을 벌인다거나, 한강에서 기습을 당해 추락할 뻔하기도 했고, 그 와중에서도 효연이에 대한 찝쩍댐은 여전했다.


그러는 와중에 찬수와 효연이는 눈이 맞았고, 두 사람이 연결되는 것으로 해피엔딩···.


······.


이 이야기들을 고작 15~20분 만에 이야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스토리 라인 자체도 별로 대단하지 않지만, 단편에 어울리는 이야기도 아니다.


생략된 연출도 엄청나게 많고 부자연스러운 화면 전환도 잔뜩 있었다.


역시···예상은 했지만.


어떤 훌륭한 요리사라 할지라도 썩은 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만들어내는 건 불가능한 일이야.


그래도 지금까지 찍었던 비연속적인 영상들이 일단 이해는 할 수 있는 하나의 시나리오로 정리되었다는 것만큼은 놀랄 만한 일이다.


"음! 성공적이구나!"


레노는 아주 만족스러운 듯했다.


본인이 직접 찍은 작품이라 만족스러운 건지 아니면 정말로 레노가 원했던 게 이런 거였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무엇이냐?"


"맨 처음에 등장했던 것도 나고, 그 이후의 행동도 그렇고 당연히 내가 주인공인 것 아니었어? 막상 끝나고 보니 나는 그냥 찌질하기 짝이 없는 악역인 것 같은데?"


그러자 레노는 한숨을 내쉬었다.


"주인공을 시켜주지 않아서 실망한 것이냐? 알았다. 다음 작품은 너에게 주인공을 맡기겠다."


"아니! 그런 건 절대 아니고 그러고 싶지도 않아! 그냥 순수하게 이상해서 물어보는 거야."


"흐음. 그래. 주인공인 줄 알았던 민혁이가 왜 주인공이 아니었느냐는 질문이냐?"


내가 맡은 배역 이름이 민혁이었어? 지금 처음 알았네.


"그건 의도한 연출이었느니라."


"연출?"


"그래. 처음에 등장해서 존재감을 보이고 특이한 행동을 하면 당연히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느냐? 다들 그렇게 생각했다가 반전이 있는 것이다. 바로 사랑의 방해꾼이라고만 생각되었던 찬수가 진정한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어떠냐?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연출이 아니겠느냐?"


그, 그건 반전이라기보단···시나리오를 대충 썼다가 중반에 급하게 뜯어고치면서 생긴 문제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을걸?


그런 식의 반전은 아무도 놀래키지 못하고 아무에게도 감동을 줄 수 없어!


"어떠냐? 본 소감은?"


"아. 감동받았어요. 역시 레노님입니다!"


저 녀석. 어거지로 칭찬하는군.


"나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단기간에 이 정도면 잘했어."


다들 적당한 이야기를 떠들고 있군. 어쩔 수 없는 걸지도 모르지만.


"성일이는?"


"응? 아. 괜찮네. 특이하기도 하고."


여기서 재미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간 최악의 사태. 즉, 며칠을 남겨두고 재촬영 및 재편집을 하게 되는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흐음. 다들 평가가 좋구나. 이래서야 수상은 우리 것이 아니겠느냐?"


"그야 당연한 말이죠."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마! 그러다가 수상을 하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서 진짜로 충격받고 2탄을 찍으려 들지도 모른다고.


"좋아! 이대로 투고하자꾸나!"


"알겠습니다."


"음. 오늘은 이것으로 끝이다! 모처럼 일찍 끝났으니 간식이라도 함께 먹자꾸나."


드, 드디어 끝인가!


나도 모르게 환호성을 지를뻔했다.


이 영화 촬영이라는 것, 정말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피곤했던 작업이었다.


이제 오늘부터는 다시 평온한 나날로 돌아오는 건가···.


레노가 쓸데없이 영화 촬영에 눈을 떠서 앞으로 영화 제작 동아리가 되지만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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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 9 22.12.28 20 0 9쪽
24 학교 - 8 22.12.27 20 0 9쪽
23 학교 - 7 22.12.26 20 0 11쪽
22 학교 - 6 22.12.25 21 0 11쪽
21 학교 - 5 22.12.24 22 0 10쪽
20 학교 - 4 22.12.23 19 0 8쪽
19 학교 - 3 22.12.22 16 0 9쪽
18 학교 - 2 22.12.21 20 0 7쪽
17 학교 - 1 22.12.20 21 0 8쪽
16 생일 - 6 22.12.19 28 0 9쪽
15 생일 - 5 22.12.18 22 0 9쪽
14 생일 - 4 22.12.17 21 0 10쪽
13 생일 - 3 22.12.17 24 0 8쪽
12 생일 - 2 22.12.16 24 0 7쪽
11 생일 - 1 22.12.14 27 0 8쪽
10 시험 - 2 22.12.13 31 0 7쪽
9 시험 - 1 22.12.12 33 0 8쪽
8 레노 - 8 22.12.11 38 0 8쪽
7 레노 - 7 22.12.10 40 0 7쪽
6 레노 - 6 22.12.09 42 0 9쪽
5 레노 - 5 22.12.08 50 0 13쪽
4 레노 - 4 22.12.07 73 1 11쪽
3 레노 - 3 22.12.06 84 1 10쪽
2 레노 - 2 22.12.05 98 1 6쪽
1 레노 - 1 22.12.04 159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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