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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김
작품등록일 :
2022.12.15 21:08
최근연재일 :
2024.09.0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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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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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6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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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문 open 2

DUMMY

지옥문 open 2



아오...아직도 아프네.


영웅이 얼얼한 뒷통수를 문질렀다.


딱 피가 나오기 직전까지. 영웅은 뒤지게 맞았다.


교수 경력 N년차의 박동석 교수는 티는 나지 않지만 아프기는 뒤지게 아픈 절묘한 그 지점을 아주 잘 알고있었다.


'그래. 나영웅이라고 했나?'


'네? 아 네...그런데요?'


'이 꽉 깨물어라.'


교육시간이라고 쓰고, 매타작시간이라고 부른다. 영웅은 내가 이렇게까지 맞은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맞고 왔다.


그리고 현재.


"자. 오늘 수업은 끝."


"수고하셨습니다!"


"와아아아아!!"


1교시부터 7교시 수업이 끝날때까지. 영웅은 난생처음으로 교과서라는 것을 책상에 펴놓고, 수업이라는 것을 들었다.


만약 그의 부모님이 이 소식을 들었다면 아마 눈물 한 방울은 떨구시지 않았을까?


- 우리 영웅이가...! 드디어...!


- 드디어 철이 들었구나 아들.


원래 2교시쯤 느즈막히 등교해서 냅다 엎어져서 잠부터 자는 것이 일상이었던 인천짱 나영웅의 대변신.


현실은 피터지기 직전까지 야무지게 맞고 정신교육이 된 것이지만.


"어이. 나영웅이."


"예"


"기숙사 가기 전에 교무실 한 번 들러라."


"예 알겠습니다. 교수님."


"그럼 내일보자 얘들아."


박교수가 미련없이 교실을 나섰다.


교실은 잠시 정적에 휩싸였다.


다들 안 그런 척, 교실 맨 뒷편의 영웅에게 모든 기감을 집중하고 있었다.


영웅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자신의 눈치를 보는 학우들은 알 바 아니었다.


'어쭈? 이래도 눈깔을 세모로 떠?'

'악! 쌤! 아아악!'

'쌤은 뭐가 쌤이야 인마. 선.생.님. 따라해. 선.생.님.'

'아니 씨, 선생님!'

'아. 생각해보니까 나 선생이 아니라 교수다. 야 다시 따라해. 교.수.님.'

'아아아아악! 선생, 교수님!'


새록새록 떠오르는 몇 시간 전의 추억.


영웅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끙끙거린다.


"...아오 씨발."


내 가오 돌려도.


***


- 똑똑


들어온나.


문 너머로 박교수의 걸쭉한 사투리가 들려왔다.


"왜 부르셨어요?"


영웅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며 삐딱하게 말했다.


문 너머의 공간은 흡사 사극 드라마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곳이었다. 사극보다 더 사극. 한지를 바른 창과 척 봐도 오래된 나무로 만든 테이블, 비단으로 지은 방석까지.


존나 구려.


이미 삐딱선을 탄 영웅이 생각했다.


박교수는 구석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박교수의 맞은편에는 처음보는 남자가 앉아있었다.


옆반 담임인가보다.


영웅이 생각했다. 옆반 담임이 무슨 배우 뺨치게 잘생겼다고 호들갑을 떨어대는 반 여자애들의 말이 생각났다.


그리고 두 남교수의 사이.


방의 한 가운데에 앉아있는 하얀 얼굴의 중년여성과 눈이 마주친 영웅이 흠칫했다.


잠깐...내가 왜 놀라지?


스스로 흠칫하고 나서도 왜 그런지 몰라 혼란스러운 영웅을보며 미소를 지어보인 도화 교수가 입을 열었다.


"어서오세요. 나영웅 군. 오랜만이네요."


"...저를 아세요?"


"네."


"네?"


박교수의 눈초리가 따가웠으나, 영웅은 할 말은 해야하는 성격이었다.


"아니, 저를 아신다고요?"


"일단 앉아요. 기나긴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도화 교수가 그녀 앞에있는 방석을 가르키며 말했다.


도화 교수의 어투라던가 분위기는 퍽 다정했으나, 그와 동시에 거스를 수 없는 힘이 있었다.


"아. 네."


영웅이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앉았다.


영웅이 자리에 앉자마자 어디선가 찻잔이 날아와서 영웅의 앞에 둥둥떠있었다. 도화가 받아들라는 듯이 눈짓했다. 영웅이 찻잔을 엉거주춤하게 잡자마자 찻잔에는 향긋한 매화차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미친. 개쩐다.


영웅이 속으로 생각했다.


"마셔요. 향이 좋을거에요. 박교수가 이번에 새로 만든 찻잎이거든요."


"앗 넵. 잘 먹겠습니다."


호록. 영웅이 차를 마시며 눈알을 굴렸다.


내가 왜 여기에 온 거지?


"흠...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할까요. 우선, 나는 영웅군이 아주 어렸을때 영웅군을 봤었어요. 영웅군이 태어난지 거의 일주일정도 된 시점이었죠."


도화가 덤덤하게 포문을 열었다.


"푸웁-. 케케케켁, 큽, 네에?"


전혀 덤덤하지 않게 사례가 들린 영웅이 되물었다.


"영웅군은 '순양극체'라고 알고 있나요?"


순...뭐요?


무인이라는 것도 웹소설로만 접해보다가 며칠 전에 처음으로 접해본 영웅이었다.


순양극체인지 뭔지를 알 리가 없다.


"아니요."


영웅이 즉답했다.


"그래요? 듣기로는 소설이라던가 책으로 무협에 대해서 많이 접했다고 들었어요. 특히 좋아하는 게 '회귀한 무당파 막내제자가 먼치킨이었던 건에 관하여'라고 불리는 무협 소설이라면서요?"


".....ㄴ,누가,"


영웅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주르륵. 입에 있던 매화차를 그대로 흘렸다.


"영웅군 부모님이요. 내 제자거든요."


"............."


강제 덕밍아웃도 모자라서, 부모님의 스승님까지 알게되었다.


"무협소설을 좋아한다면 절맥증이라던가 특이체질에 대해서 어렴풋이 들어본 적이 있을거에요."


오 이건 아는거다.


"아. 네. 그건 알아요."


영웅이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영웅군."


시종일관 찻잔에 시선을 두고있던 도화가 천천히 눈꺼풀을 들어올려, 영웅과 눈을 맞추었다.


옥빛의 눈동자가 영웅의 맹랑한 눈동자와 허공에서 맞부딫힌다.


"영웅군은 순양극체라는 특이체질을 타고 태어난 무인이에요."


도화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순양극체가 뭔지도 모르지만 영웅은 어째서인지 아랫배 부근이 뜨거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양기가 가장 강한 시기에 태어난 남자아이들 중, 산모가 강한 영약을 먹으며 단련을 한 경우...아주 극히 드물지만 가끔 나타나는 특이체질이에요. 특이체질은 거의 대부분 자연적으로 타고 태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는 영웅군의 부모님이 정말 심혈을 기울여서 태어나지도 않은 영웅군을 특이체질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거에요."


...뭐라는거지?


영웅이 생각했다.


영웅은 모든 생각이 얼굴로 드러나는 타입이었다.


"한 마디로,"


옆에있던 김재현 교수가 보다못해서 입을 열었다.


"너희 부모가 너를 가짐과 동시에 존나 쎈 영약을 챙겨먹으면서 너를 특이체질로 만들었다. 그런데 어쩌다보니 네가 영약의 기운을 잘 받아 먹어서..."


"태어남과 동시에 불에 타는 것처럼 뜨거운 열에 잠식되어 죽을 뻔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지."


.....그러니까. 내가 태어나자마자 영약의 기운때문에 죽을 뻔 했다는 거지?


"영웅군은 일반적인 아이라면 태어나자마자 금세 죽어버렸을거에요."


도화가 담담히 말했다.


"니도 참 강하다."


"특이체질 중에서도 특히."


두 남교수가 덧붙였다.


"영웅군의 부모님은 일주일이 지나도록 식지 않는 영웅군의 뜨거운 기운을 봉인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리고 나한테 연락을했죠."


".........."


후릅. 도화가 적당히 식은 매화차를 내력으로 다시 뜨겁게 달구며 한 모금 마셨다.


"나는 연락을 받고, 당장 내 소중한 제자들의 아들의 불타는 단전에 금제를 걸었어요. 금제가 존재하는 한, 아이는 일반인일거에요. 무인이었던 아이가 일반인이 되어서 살아가는 게, 죽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내 소중한 제자들이 아들을 잃고 슬퍼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았거든요."


"........윽."


도화의 말이 끝나자마자 영웅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아랫배가 뜨겁게 활활타는 듯한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다.


- 쨍그랑!


손에 들고있던 찻잔도 떨구고 그대로 엎어진 영웅이 헉헉거리기 시작한다.


아랫배에서 시작한 뜨거움은 온 몸으로 퍼졌다.


피가 끓고, 뇌가 녹아내리는 듯한 고통.


영웅은 불타는 지옥에 던져진 듯한 고통에 생리적으로 눈물과 침으로 범벅되어가기 시작했다.


살려줘.


영웅의 머릿속에는 한 문장만이 생각났다.


"많이 뜨겁죠? 방금 영웅군을 막고있던 금제를 풀었어요. 영웅군의 부모님이 이제 때가 된 것 같다고 어제 제게 연락했어요. 이제 금제를 풀어도 될 것 같다고."


도화가 담담히 말했다.


"끄,윽..."


영웅이 폭포처럼 땀을 흘리며 신음한다.


방바닥에 쓰러져서 몸도 가누지 못하고 끙끙대는 영웅을 세 교수는 가만히 지켜보았다.


"살,려주세...윽...."


"견뎌요."


도화가 말했다.


"그 기운을 받아들여요. 영웅군의 원래 기운이에요. 곧 새로운 세계가 열릴거에요. 아, 기운이 다시 돌아온 것을 미리 축하해요."


도화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영웅은 기절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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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어린 무인들 2 24.08.06 28 0 6쪽
60 어린 무인들 1 24.08.01 24 0 9쪽
59 온 세상이 난리다 2 24.07.26 31 0 8쪽
58 온 세상이 난리다 1 24.07.24 2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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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갑자기 몽골 5 24.07.19 24 0 7쪽
55 갑자기 몽골 4 24.07.18 27 0 10쪽
54 갑자기 몽골 3 24.07.11 25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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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갑자기 몽골 1 24.07.08 2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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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신입생 비무대회 11 24.06.17 30 0 6쪽
42 신입생 비무대회 10 24.06.14 2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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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신입생 비무대회 8 24.06.09 26 0 7쪽
39 신입생 비무대회 7 24.06.09 27 0 8쪽
38 신입생 비무대회 6 24.06.09 2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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