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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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김
작품등록일 :
2022.12.15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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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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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문 open 3

DUMMY

지옥문 open 3



영웅이 온 몸이 불타는 듯한 지옥같은 고통을 겪고있을때. 같은 시각의 진짜 지옥에서는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 긴급상황. 긴급상황. 모든 직원들은 광장으로 모여주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긴급상황입니다. 모든 직원들은...


쉴새없이 울리는 사이렌.


전기가 나갔다가 들어오기를 반복하는 불안정한 지옥 시스템.


"아니 이게 무슨 난리래?"


"누가 뭐 잘못건든거 아니야?"


웅성거리며 몇 만명의 지옥에서 일하는 이들이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광장에 전에 없던 긴장감이 조성되기 시작하고있었다.


웅성거리는 몇 만명의 지옥 직원들의 목소리가 광장을 혼란스럽게한다.


"진짜 큰일 난 거 아니야?"


"에이 설마..."


그 때였다.


- 우웅


갑자기 광장 한복판 허공에 나타난 인영에 지옥 직원들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잠잠해진다.


허공에 둥둥 떠서 무료하게 주위를 슥 훑어본 남자가 입을 열었다.


그의 손에는 어느새 마이크가 들려있었다.


한국 음악방송에서나 볼 법한 POP 글씨로 귀엽게 꾸며진 명찰에는 'MC염라'라고 적혀있었다.


진지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


그 와중에 남자는 꽤나 준수한 얼굴이었다.


그렇다.


남자의 정체는...


- 안녕하십니까. 염라입니다.


취임 후 몇 천년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로 유명한 염라대왕이었다.


대부분의 지옥 직원들이 염라대왕의 목소리 조차 들어본 적 없었다.


"...미친?"


"진짜 대왕님이신가...?"


- 네. 저 진짜에요.


염라대왕이 한껏 귀찮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한다.


귀도 좋으셔라.


- 여러분을 이렇게 모이게 한 건 다름이 아니라...음, 18초 후에 3차 지옥문이 여기서 열릴 예정이거든요. 이미 1차, 2차 지옥문은 열려버렸어요. 지금 여기서 3차 못막으면 인간계로 통하는 마지막 4차 지옥문이 바로 뚫립니다.


염라대왕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침착했다.


요컨데, 어젯밤 꾼 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도 저것보다는 더 흥미진진하게 이야기하겠다 싶을 정도로.


"...잠깐, 지금 그러니까 지옥문이 열린다는거야?"


"인간계와 지옥을 막고있는 문들이?"


"그거 지옥 곳곳에 퍼져있는 거 아니었어? 그것도 엄청 두껍고 강하게 보호되고있는걸로 아는데?"


"이게 무슨 상황이야..."


한 발짝 늦게 이해한 직원들이 경악했다.


- 알죠? 그거 못 막으면 우리 좇돼요.


염라가 처음으로 진지하게 말했다.


- 지금 여러분이 밟고있는 광장 바닥이 3차 지옥문의 입구입니다.


".......미친."


- 3초 남았네요. 자 여러분 숨을 크게 들이쉬고,


염라의 말은 채 끝나지 못했다.


- 콰르르....


화려한 조각이 새겨진 광장 바닥이 흔들리며 큰 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 2초


염라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붉게 변했다.


- 1초


염라가 균열이 가기 시작하는 광장 바닥으로 빠르게 하강한다.


- 콰아아아아앙!


커다란 굉음을 내며 광장 바닥에 균열이 갔다. 그리고 균열은 곧 산산조각이났다. 산산조각 난 광장바닥은 끝도없이 지하로 빨려들어갔다.


"..............."


"..............."


"..............."


너무 놀라면 비명도 지를 새가 없다.


광장에 잠시 죽음같은 침묵이 흘렀다. 깊은 지하는 너무 어두워서 어떠한 어둠도 집어삼킬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 지하에서, 아니 지옥에서 손 하나가 튀어올라왔다.


- 턱.


잘 관리된 여자의 고운 손이 광장 바닥을 짚었다. 그리고 가볍게 손의 주인이 지하에서 튀어올라왔다.


"안녕? 오랜만이다."


균열의 틈에서 험한 것이 튀어나왔다.


찰랑이는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마라가 싱긋 웃었다.


"그러게, 오랜만이네."


염라가 손에 하얀 불꽃을 만들어내며 똑같이 싱긋 웃어보였다.


"친구들이랑 같이 왔는데. 인사할래?"


"사양할게."


"응?"


마라의 뒤를 이어 지하에서 험한 것 '들'이 솓구쳐 튀어올라왔다. 광장에 있던 지옥 직원들이 험한것들을 보고 기함함과 동시에, 그들은 공격과 방어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전쟁의 시작이었다.


"하하. 사양은 사양할게."


마라가 말했다.


쉿쉿거리는 듯한 뱀의 목소리. 몇 천년간 지옥 깊은 곳에서 힘을 완전히 회복한 마라의 목소리는 난리통에서도 뚜렷이 들렸다.


마라 뿐만이 아니었다.


마라를 따라서 튀어나온 험한 것들의 힘 또한 어떤 이유에서인지 완전히 회복되어있었다.


그에 반해, 지옥 직원들은 몇 천년간 지속된 평화때문에 기강과 정신 뿐만 아니라 실력까지도 헤이해져있었다.


지옥은 시스템으로만 돌아갔다.


즉, 관리로만 돌아갔다는 소리다.


지옥에서 살아남은 험한 것들에 비해, 지옥을 관리만하던 지옥의 직원들은 약했다.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군.


마라를 상대하며 염라가 직감했다. 불과 몇 천년 전까지만해도 마라를 손 쉽게 봉인할 정도로 강했던 염라가 어느새 염라와 비등비등하게 싸우고 있었다.


염라의 직감은 슬프게도 항상 적중했다.


***


"좋...좋아해요...!"


입학식 이후. 딱 24시간 지났다.


"응?"


카이토가 제게 대뜸 들이밀어지는 초콜릿을 엉겁결에 받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나?"


"ㄴ,ㄴ,네...! 첫눈에 반했습니다...!"


저러다 숨 넘어가겠다. 멀리서 츠크미와 함께 고백 현장을 지켜보던 츠키나가 말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제 막 입학식 후 24시간이 지났다.


"카이토 선배 또 쩔쩔맨다."


"어우 지겨워"


"저 선배도 참 한결같아 그렇지?"


"맞아맞아."


어느새 츠키나와 츠쿠미 사이로 끼어든 츠키노가 투덜거렸다.


"............"


언덕 위. 무표정의 츠쿠미의 치맛자락이 바람에 휘날린다.


무표정으로 카이토를 쳐다보던 츠쿠미가 발걸음을 돌려 어디론가 걸어가기 시작한다.


"어어? 츠쿠미 어디가!"


"기숙사에 두고 온 게 있어서. 너희 먼저 가."


"엥?"


"엥?"


꼼꼼하기로는 월야학원, 아니 일본 열도에서 손에 꼽힐 성정의 츠쿠미가 무엇인가를 두고 왔다고?


"아니, 츠쿠ㅁ...어라?"


"어디갔지?"


눈깜짝할 사이에 츠쿠미는 자신의 기숙사로 들어가는 골목길로 경공을 펼쳐서 와버렸다.


기숙사에 뭘 두고 왔다고?


말도 안되는 변명이었다.


'멍청이. 변명을해도 꼭...;'


츠쿠미 스스로가 가장 잘 알았다. 변명을해도 꼭 말이 안되는 걸 해버리는 자신이 너무나도 멍청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머리가 새하얘져서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났다.


카이토가 고백받는 장면?


조금 오버해서 100번도 넘게봤다.


카이토는 츠쿠미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다정했으니까.


어린 시절부터 그랬다.


오죽하면 집안의 사용인들 중에서 카이토에게 반해버려서 주인 아가씨의 약혼자인 걸 알면서도 고백하던 종자까지 있었으니까.


물론 카이토는 항상 부드럽게 그 마음들을 전부 거절했었다.


항상 그랬듯이 이번에도 카이토가 자신 때문에 그 고백을 거절할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마음이 편치않은 건 어쩔 수 없었다.


사실 편치않은 정도가 아니었다.


수만갈래로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츠쿠미는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 어이.


"....윽."


- 또 우냐?


뚱뚱한 고양이 요괴. 카구야가 불만스럽게 꼬리를 바닥에 탕탕 내리쳤다. 현관에 쭈그리고 앉아서 훌쩍대는 주인은 언제봐도 마음에 들지 않다는 듯이.


- 수업 곧 시작하잖아


"응...알아."


- 얼굴이 엉망이야


".........."


- 어휴, 넌 나 없으면 어떡하려고 그러냐?


카구야가 통통한 앞 발로 츠쿠미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 또 그 놈이 고백받았어?


"........."


- 아휴 지겨워. 걔는 뭐 맨날 그런대냐? 너 이렇게 힘들어할 거 알면서도 그러는 거. 사람 착한 것도 정도껏이지...약혼녀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고.


".....윽."


방울방울. 츠쿠미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떨어진다.


- 쯧. 이거 쓰고 얼른 교실로 꺼져버려.


어디선가 물고 입에 온 두꺼운 뿔테안경을 안경을 건네 준 카구야가 불만스럽게 다시 한 번 꼬리를 탕! 하고 세게 내리쳤다.


"...고마워."


- 아휴 지겹다 지겨워.


아줌마 마냥 투덜거리지만, 그 말 속에 숨은 츠쿠미를 향한 애정은 확실하다 못해 넘쳐흐른다.


하지만 불만은 불만이다.


아니 그 놈은 도대체 뭐가 문제길래 우리 주인(츠쿠미)의 눈에서 눈물이 나오게 하는 거야?


숨을 고른 츠쿠미가 현관을 나설 때까지 카구야의 꼬리는 계속해서 바닥을 내리쳤다.


- 쟤는 저렇게 지 스스로 지옥에 걸어들어가는구만.


너무 오래 살아서 요괴가 되어버린 고양이 카구야가 안타깝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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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어린 무인들 1 24.08.01 2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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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온 세상이 난리다 1 24.07.24 2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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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갑자기 몽골 4 24.07.18 27 0 10쪽
54 갑자기 몽골 3 24.07.11 25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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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갑자기 몽골 1 24.07.08 2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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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신입생 비무대회 10 24.06.14 24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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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신입생 비무대회 8 24.06.09 27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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