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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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김
작품등록일 :
2022.12.15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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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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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문 open 4

DUMMY

지옥문 open 4



입학식 이후 이틀이 지났다.


이틀 내내 월야학원은 서소아의 이야기로 뜨거웠다.


열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며칠이 지나도록 식을 기세가 조금도 없었다.


"진짜 너무 멋있지 않아?"


"내 이상형임"


"아 꺼져 내가 먼저 찜함"


"개멋있음..."


서소아의 입학식 연설 퍼포먼스는 그야말로 전설이었다.


그 누구도 듣도보도 못한 것.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그 퍼포먼스, 아니 광경을 본 사람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경험을 반드시했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토대로 신입생들은 끊임없이 떠들었다.


입학식 이후 풀린 (도대체 언제 찍은 지 모를) vr 비디오는 월야학원 설립 이래로 최단 기간, 최고 판매기록을 달성했다.


그 날 현장에 있었던 신입생뿐만 아니라, 재학생들까지도 그 비디오를 보게되었다.


이제 모두가 서소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모두의 시선이 서소아에게 집중된다.


자연스레 그녀의 전남친 이슈라던가, 전남자친구 이슈라던가, 결별 이슈는 묻혔다. 청월 기숙사에서는 벌써 그녀의 팬클럽이 만들어졌을 정도니 말 다 했다.


"이야 난리네."


류신이 서소아의 얼굴이 박힌 피켓을 들고 돌아다니는 여학생을 보고 낄낄댔다.


"윤이 너도 연설할때 마공 보여주지 그랬어?"


류신이 옆에있는 왕윤을 툭 치며 말했다.


"헛소리 마라."


왕윤이 차갑게 말했다.


서소아의 연설 덕분에 앞서 연설했던 카이토와 왕윤은 완전히 묻혔다.


카이토는 이렇다할 반응이 딱히 없었지만, 왕윤은 상당히 자존심이 상했다.


물론 서소아는 뛰어났다.


인정할 건 인정한다.


하지만 인정한 것과 별개로, 서소아도 한 걸 왕윤 자신은 하지 못했다는 게 짜증이 났을 뿐이다.


이른바 '서소아 열풍'은 적월이라고해서 다르지 않았다. 물론 다른 기숙사처럼 대놓고 찬양할 수는 없었다. 첫째로 기숙사장이 서소아를 싫어했고, 둘째로 기숙사의 실세가 서소아를 싫어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들 쉬쉬하면서도 뒤에서는 몰래몰래 서소아를 찬양하는 분위기였다.


- 월야학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단정한 외모에 그렇지 못한 화려한 실력.


황금빛의 빛 결정이 그녀의 손짓에 일렁이는 걸 한 번이라도 봤다면 그녀에게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었다. 특히, 화려한 것에 환장하는 적월 학생들이라면 더더욱.


"서소아가 오늘은..."


"서소아가 어제는..."


"서소아가 내일은..."


방금 류신과 왕윤을 지나쳐 간 적월 여학생들이 속닥거리는 목소리를 못 들을 두 사람이 아니었다. 왕윤의 미간 간격이 실시간으로 좁아진다.


"그거 알아? 청월에서는 서소아 팬클럽도 생겼대. 하여간 일본인들 오타쿠스러운 건 알아줘야 해. 어라? 그러고 보니 우리 적월에도 생긴 것 같기는 하던데..."


류신이 놀리듯이 말했다.


"............."


왕윤은 이제 대답 조차 안 했다.


***


입학식 이후 사흘이 지났다.


월야학원에서의 서소아의 인기는 천정부지로 계속해서 치솟고 있었다.


심지어 이제는 카이토와 왕윤은 언급조차 안되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싸인 한 번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하하...네. 그럼요. 안될 이유야 없죠."


어느새 익숙하게 유성 마커을 받아든 서소아가 어색하게 웃었다. 옆에서 오 연예인 이라며 놀리는 악마의 목소리는 못들은 척 했다.


"어디에 싸인 해드릴까요?"


"여, 여기에 부탁드립니다...!"


목끝까지 새빨갛게 물든 남학생이 등판을 훅 깠다. 흰 도화지같은 넓은 등판이 햇살에 반짝였다.


"...허허."


허허실실. 웃어넘긴 서소아가 죽은 동태 눈깔로 성의없이 등판에 싸인을 갈긴다.


그것은 싸인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갈기는 것'이었다.


"저, 저도 싸인 부탁드려요...!"


"저도요!"


"저도, 저도 부탁드립니다!"


"선배 사랑해요!"


"예뻐요!"


허허허.


매일 아침 기숙사 문 앞에서부터 교실, 급식실, 심지어는 수련하는 체육관까지 따라온다.


하하하.


미친. 고루고루 섞여있네.


서소아의 극성 팬클럽(?)학생들은 청월 교복, 백월 교복, 심지어 적월교복까지 섞여있었다.


이제 서소아는 반 쯤 포기했다.


심지어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있기까지 했다.


그렇다.


한창 월야학원을 뜨겁게 달군 소문의 주인공. 서소아는 현재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다름 아닌, 갑자기 무인으로 발현(?)한 사촌동생 때문이었다.


아니, 일반인인 줄 알았던 날라리 사촌동생이 사실은 특이체질 무인이었다?!


심지어 어린 시절에. 그것도 거의 태어나자마자 단전이 있었단다.


심지어 그 기운이 너무 강해서 이러다 애 죽을까봐 겁난 부모님의 주도하에 모든 내공, 기운에 금제를 걸고 지금까지 일반인으로 살아왔었단다.


그리고 바로 그저께 금제가 풀렸는데...원래도 강했던 기운이 더더더더더더더욱 강해져서 아예...


'으으...끄윽...'


'.....얘 이러다 죽는 거 아니야?'


'닥쳐 미친놈아'


쓰러져서 정신도 못차리고 사경을 헤메고 있다.


저러다 진짜 죽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 기운이 강했다.


피부는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붉고, 열이 펄펄 끓었다.


직접 정신을 못차리는 영웅을 데리고 기숙사에 데려다 준 도화 교수의 말로는...


'한 나흘 정도 앓을거에요. 옆에서 너무 걱정하지는 말아요. 이 아이는 강하니까.'


라고 했다.


하지만 인간된 도리로써.


사촌누나 된 도리로써...!


'으으윽...끄윽...'


'...서소아. 너가 혹시 이 얼음 주머니 올려둔 거냐?'


'응.'


'지금 얼음주머니의 역할을 못하는데?'


펄펄 끓는 물을 담은 얼음주머니(이었던 것)를 두 손가락으로 들어올린 민준이 고개를 절래절래 저었다.


'존나 유난이다. 교수님이 괜찮다고 하셨잖아. 여기에는 좀 신경 끄고 너는 니...그...팬 클럽들이나 좀 신경써라.'


지금 문 밖에 진치고 앉아있음. 하지만 민준의 말은

깔끔하게 씹혔다.


그리고 이 상황이 약 3일간 계속해서 지속되고 있었다.


이제 민준은 포기했다.


3일째 완전히 멘탈이 나가버린 서소아는 툭 하면 멍해졌다. 그리고 멍해진 서소아는 혼잣말을 중얼거리고는 했는데, '영웅이가...나영웅이가...나영웅...' 이런 식으로 중얼거리고는 했다.


덕분에 24시간 서소아에게 붙어있고 싶어하는 그녀의 극성팬들은 '나영웅'라는 놈에 대해서 궁금해졌다.


누구길래 우리 서소아가 계속해서 중얼거리는 거야? 서소아의 팬들은 조사의 조사를 거듭하여 나영웅이 월야학원 백월 기숙사의 신입생이라는 걸 알아냈다.


근데 그 신입생이랑 서소아랑 무슨 상관이지?


다행히(?) 이러한 그들의 궁금증은 곧 어디선가 불어온 달큰한 소문에 의해 잠잠해졌다.


아니.


더 커졌나?


***


"지나갈게요"


"비켜주세요"


의리있는 서소아의 소꿉친구와 옆 기숙사 친구가 보디가드를 자처해준 덕분에 그녀는 멍하니 있어도 다칠 일은 없었다.


- 탁.


백월 학생회실의 문을 닫자, 그제야 고요가 찾아왔다.


한숨을 푹 내쉰 민준이 땀으로 흥건해진 앞머리를 쓸어넘겼다.


뭔 놈의 팬들이 갈 수록 늘어나냐.


"잠만. 너 여기 있어도 되냐?"


민준이 슬렁슬렁 구석에 자신의 컴퓨터가 있는 책상으로 가다말고 멈춰섰다.


"음? 모르겠는데?"


츠키노가 어깨를 으쓱였다.


오늘따라 유난히 츠키노가 입고있는 파란색 후드티가 푸르렀다.


"아니아니 그보다 저쪽에 더 신경써야하는 거 아니야?"


"...저건 그냥 무시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음."


"그건 그래."


고개를 끄덕거린 츠키노가 내 집 안방 마냥 자연스럽게 소파에 늘어졌다.


"아니 너...어휴, 모르겠다."


말하기를 포기한 민준이 흘끗 서소아를 쳐다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컴퓨터가 있는 곳으로 갔다.


"영웅이가...특이체질...허허...특이...허허..."


구석에 대충 널브러진 서소아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아직도 자신의 입 밖으로 무슨 말이 나오는 지도 모르는 듯 했다.


그 꼬라지(?)를 구경하던 츠키노가 민준을 불렀다.


"민준민준민준민준민준민준민준민준"


"한 번만 불러 미친놈아"


"웅. 근데 소아가 말하는 영웅이가 누구야?"


"쟤 사촌 동생."


"오."


츠키노가 나지막히 감탄사를 내뱉었다.


분명 그의 쌍둥이 여동생 츠키나가...서소아가 요즘 툭하면 멍해지면서 중얼거리는 그 이름인 '나영웅'은 서소아의 새 연하 남자친구라며 온갖 호들갑을 더해서 소문을 내고 다니는 걸 들었던 것 같은데.


오.


사촌동생이었군.


그렇군.


츠키노는 가볍게 관심을 끊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며칠 전. 난리통에서 마주쳤던 여자애. 눈이 마주치자마자 코피가 터졌던 그 여자애.


겨우 그 이름을 알아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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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어린 무인들 2 24.08.06 28 0 6쪽
60 어린 무인들 1 24.08.01 24 0 9쪽
59 온 세상이 난리다 2 24.07.26 31 0 8쪽
58 온 세상이 난리다 1 24.07.24 2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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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신입생 비무대회 8 24.06.09 26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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