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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김
작품등록일 :
2022.12.15 21:08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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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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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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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비무대회 3

DUMMY

신입생 비무대회 3



"그동안 실례가 많았습니다."


"..........."


"형님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영웅은 진지했다.


90도로 허리를 숙여보인 영웅이 진지하게 물었다. 그리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형님으로 삼고 싶다고.


"....형님?"


영웅의 새로운 형님이 되물었다.


표정에는 얼핏보기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확실히 당황한 듯했다.


"중국어로는 따거."


"............."


"앞으로 따거로 모셔도 되냐?"


공손해본 적이 없는 이의 공손함.


"....편하게 해."


왕량이 말했다. 문제는 이것을 '마음대로 해.' 즉, '오케이' 라고 알아들은 영웅이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


감동한 영웅이 다시 90도로 인사를 박았다.


왕량은 할 말을 잃었다.


***


- 다음 비무는...백월의 한시아양과 적월의 마춘리양! 두 사람은 비무대 위로 올라와주세요.


각 진영에서 호명된 두 학생이 비무대위로 올라왔다.


"한시아."


"마춘리라고 한다."


간단히 인사를 주고받은 두 사람의 시선이 순간적으로 허공에서 마주쳤다.


'.....마기?'


한시아가 자신을 향해 적대적으로 뻗히는 음습한 기운을 감지하며 생각했다.


생각보다 별거 아닌데.


그나저나 매너가 개똥보다도 못하다. 처음 본 이를 향해서 이렇게 적대적인 기운을 내보내다니. 이건 심지어 숨길 생각도 없는 수준의 기운이다.


어라? 자세히 보니 눈에 실핏줄이 돋아있기까지.


순수한 마기의 기운이 아니라, 살기까지 섞인 진득한 기운이었다.


한마디로, 얘 폭발직전이라고.


"야."


"지금 나를 부른 것이냐?"


말투 왜저래. 개웃기네.


"너 좇밥인 거 알겠으니까 기운 좀 작작 보내지? 어차피 그런 걸로 겁 안 먹으니까."


한시아는 얼굴도 공주였지만, 입도 공주였다.


공주. 공포의 주둥아리.


"ㅁ,뭣...!"


한시아의 공주력에 발끈한 마춘리가 욱하려던 순간이었다.


- 자 두 학생은 준비가 완료되었나요?


한시아가 중개석을 향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숨을 천천히 내뱉으며 검을 잡았다.


조선시대부터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명검이었다. 원래라면 친오빠의 것이어했지만, 한시우는 다른 검을 선택했다. 그리고 자연스레 이 검은 한시아의 것이 되었다.


두근.


검을 잡자, 심장이 급하게 뛰기 시작했다.


흥분하지 말자.


한시아의 표정은 속마음과 다르게, 정말 따분해죽겠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완벽하게 속아넘어간 마춘리가 씩씩댔다.


"두고봐라 너...!"


"어디서 개가 짖나."


한시아가 둘만 들릴 수 있게 넓게 기막을 펼치며 말했다.


"원래 별볼일 없을수록 목소리가 크다고는 하더라. 아, 너 얘기는 아니고."


명백한 도발.


도발에 보기 좋게 넘어간 마춘리가 넓고 얇은 기막을 깨부스듯이 소리쳤다.


"준비 됐습니다!"


- 오. 파이팅 좋은데요? 자 그럼 시작합니다. 셋, 둘, 하나...시작!


시작! 이라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마춘리가 튀어나갔다.


"와 미친 개빠르다"


"저게 인간이야 치타야"


"근데 쟤 주위에 저 검은 오라 뭐임."


"오라 이 지ㄹ...헐 미친. 마기 둘둘 두르고 튀어나간것같은데?"


"미친"


구경중이던 학생들의 눈이 튀어나왔다.


마기를 눈에 보일정도로 짙게 내뿜을 수 있다는 것은, 그리고 그것을 두른 상태에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곧 그 마공을 사용하는 이의 강함을 나타내는 척도였다.


모두가 경악했다.


마공이라는 것을 아무리 현대 무림에서는 인정하는 하나의 무공중 하나라지만, 인간의 본능이 그 특유의 음울하고 어두운 기운을 두려워하기 마련이었다.


단 한 사람.


"....너무 놀렸나."


한시아를 제외하고.


한시아는 제게 다가오는 검보라빛의 기운을 무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정확히는, 코 끝으로 내려다보았다. 거만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따분하다는 듯이.


마춘리가 한시아에게 닿기 3초 전.


한시아가 검집에서 검을 빼지않은 상태로 자세를 취했다. 모든 검술의 기본이 되는 자세.


- 스으윽


검을 들어올린 한시아의 눈동자가 고요하게 가라앉는다.


2초,


1초....


- 쾅!!!!!!!


무엇인가가 터지는 소리가 들리며 비무대는 순식간에 뒤집혔다.


비무대를 이루고있던 대리석이 깨지며 생긴 먼지로 앞이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 쾅!


커다란 소리와 함께 먼지가 착 가라앉았다.


"헙......"


누군가 숨을 들이쉬는 소리를 제외하고, 순간 경내가 고요해졌다.


비무대는 부숴졌고, 그 가운데에 대치중인 두 인영의 모습이 드러났다.


- 끼기긱....


마기가 뿜어져나오는 맨 손으로 칼을 잡고있는 마춘리와 검을 검집에서 빼지도 않은 상태로 그 마춘리와 대치중인 한시아.


"검을 왜 뽑지 않은 거지?"


"굳이? 너같은 애 하나 잡는데 번거롭게."


한시아가 여유롭게 말했다.


"뭐?"


마춘리가 인상을 와락 구겼다.


"친구야."


한시아가 입을 열었다. 눈동자는 여전히 고요했다.


"잘 봐둬. 알았지?"


한시아가 말했다.


"ㅁ...."


뭐라는거야.


분명 마춘리는 그렇게 말하려고 했다. 분명.


한시아의 갈색빛 눈동자가 황금빛을 내며 노랗게 빛나기 시작한다.


- 콰아아아아아아


한시아의 검에서 엄청난 힘을 가진 기운이 들끓었다. 너무 뜨거워서 손으로 검집을 잡고있던 마춘리는 비명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황금빛의 기운은 마치 빛과 같았다.


묵직한 빛의 검기.


무게는 시간이 갈수록 더더욱 무거워져갔다.


관중석의 누군가가 황홀경에 젖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제...제왕검형(帝王劍形)..."


남궁세가의 대표적인 검법이 눈앞에서 펼쳐지는데 그 누가 감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저 나이에 저 정도 밀도의 검기를 뽑아내다니...제법이로군요."


"이번 신입생들 중 손가락에 꼽히는 실력자에요."


"남궁세가의 먼 사촌이라죠?"


"듣기로는, 백월 3학년 한시우군의 여동생이라고 하더군요."


"호오...어쩐지."


교수들도 눈을 빛내며 흥미롭게 한시아를 지켜보았다.


특히, 검을 주로 쓰는 교수들이 '뛰어난 학부생을 자신의 연구실로 초대해 팥차를 건내는 교수의 눈빛'으로 한시아를 쳐다보았다.


물건일세 물건이야.


기운을 넓고 가볍게 뽑아낸 한시아가 '어라. 꽤 버티네.' 라는 표정으로 서서히 기운을 좁혀가기 시작했다. 좁혀져갈수록 무게도 더 무거워졌다.


"손에 멍들면 아플텐데."


한시아가 말했다.


상대는 말 할 힘까지 다 쥐어짜내서 버티는 중이었다. 때문에 대답은 없었지만, 한시아는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힘내."


도발을 목적으로두고 한 말은 아니었지만, 어쩌다보니 도발이되어버렸다.


"이이이익....! 죽어!!!"


눈이 그야말로 돌아버린 마춘리가 악을 지르며 마공을 펼쳤다. 마춘리의 눈동자가 붉게 변했다.


실핏줄이 터진 눈동자는, 곧 광기로 번들거렸다.


폭발적인 마기.


눈이 뱅글 돌아버린 마춘리가 한 걸음 떨어져서 온 몸의 기운을, 심지어 생명의 기운까지 모조리 한 손에 모았다.


"이 친구 진심이네."


한시아가 그 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세상에, 그 누가 생명을 담보로까지하며 싸울까. 저건 마기에 잠식당한 정신상태여야지만 가능하다.


그리고 보통 저런 정신상태의 친구는 너 죽고 나 죽고 방식을 채택하기 마련이다.


'자살특공대도 아니고.'


기절시키거나, 반불구로 만들거나.


아니면 저 애는 죽는다.


마공은 제어하지 못하는 순간 잡아먹히는 것.


마춘리는 잡아먹히기 직전이었다.


마공에 잡아먹히는 것보다는 차라리 죽는 것이 구원이다.


- 콰아아아앙!


커다란 소리를 내며 다시 한 번 부숴진 비무대가 뒤집혔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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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온 세상이 난리다 1 24.07.24 2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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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갑자기 몽골 3 24.07.11 25 0 9쪽
53 갑자기 몽골 2 24.07.09 23 0 7쪽
52 갑자기 몽골 1 24.07.08 25 0 7쪽
51 신입생 비무대회 19 24.07.05 28 0 6쪽
50 신입생 비무대회 18 24.07.03 2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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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신입생 비무대회 16 24.06.30 26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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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신입생 비무대회 14 24.06.28 27 0 7쪽
45 신입생 비무대회 13 24.06.25 30 0 7쪽
44 신입생 비무대회 12 24.06.24 27 0 6쪽
43 신입생 비무대회 11 24.06.17 30 0 6쪽
42 신입생 비무대회 10 24.06.14 24 0 10쪽
41 신입생 비무대회 9 24.06.11 25 0 9쪽
40 신입생 비무대회 8 24.06.09 26 0 7쪽
39 신입생 비무대회 7 24.06.09 27 0 8쪽
38 신입생 비무대회 6 24.06.09 26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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