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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김
작품등록일 :
2022.12.15 21:08
최근연재일 :
2024.09.0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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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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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비무대회 11

DUMMY

신입생 비무대회 11


"저, 저....!"


적월의 당관진 교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적잖게 놀란 그는 삿대질까지해가며 비무대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격분했다.


집중해서 무언가를 중얼거리는 청월 학생과 곧 정신을 잃을 듯 끔찍한 고통에 몸부림치는 적월의 학생.


단 두 번의 공격이었다.


왕량은 주화입마(走火入魔)가 당장 찾아오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내상을 입었다. 외상도 장난아니었다. 내장이 훤히 드러날정도로 타격입은 몸은, 만신창이를 넘어서서 걸레짝이 되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저게 지금 뭐하는 겁니까?"


모든 비무를 통틀어서 가장 깔끔한 비무대였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비무대를 통틀어서 가장 잔인한 공격이었다.


그리고 갑자기 두 사람의 움직임이 뚝. 멈췄다.


교수들은 심상치 않은 두 사람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기감을 세워 두 사람 사이의 대화를 주의깊게 듣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당연했다.


일부를 제외하고 아무도 모르는 사실.


저기 아래에서 왕량의 기운을 막고있는 술식을 풀어나가고있는 이는 잃어버린 개방의 방주다.


전설의 그 방주가 마음 먹고 주위에 기막을 펼쳐놓았다.


송리, 도화, 쇼우 정도되는 고수가 아니면 그 기막 안에서 어떤 대화가 이어나가고 있는지 알아챌 수 없다.


"아무것도 안 들리는데, 이거 나만 그럽니까?"


"나도 그렇소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거야..."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무력하게 손놓고 방관하는 것뿐이었다.


곧이어 왕량의 등허리 부근에서 푸른빛의 불꽃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왕량.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던 교수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


"착하지. 따끔할거야."


류세이의 말을 마지막으로, 왕량은 거의 주화입마 수준의 무의식으로 접어들었다.


등허리가 불타는 감각을 끝으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고통의 끝은 무통이다.


너무 고통스럽다보니 아무것도 느껴지지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넌 마공을 해야하는 아이인데...누가 너를 이렇게 만들었지?"


류세이가 중얼거리는 말은 왕량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딱 봐도 어린 시절부터 있었던 것 같은데."


류세이가 푸르게 타들어가는 왕량의 등허리에 적힌 글씨를 무감정한 눈으로 내려다보며 말했다.


"너도 참 고통의 세월이었겠구나 아이야."


마공의 기운을 타고난 아이다.


풀린 눈동자의 색깔만봐도 알 수 있다.


선명하고 맑은 피 색.


기운의 색깔로만 사용하는 무공이라던가, 타고나는 체질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보통 초록과 노란 계열의 눈동자는 정파의 도가, 검문, 권문, 세가 계열의 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색이다. 푸른 눈동자는 사파와 세외인들에게서, 붉은 눈동자는 마공 혹은 독공을 사용하는 이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눈동자색이다.


때문에 한 때 강호에서 붉은 눈동자는 멸시의 대상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시대다.


노랗던, 빨갛던, 파랗던.


모두가 무인이다.


모든 무인의 평등함을 주장하는 시대.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강자존의 습성은 그대로 남아있다.


아직 강한 이들에게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무인들이었다.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냐!"


그러니, 저렇게 비무대위로 뛰어올라오는 몰상식한 짓을하는 교수들을 한낱 학생들이 막지 못하는 것이겠지.


류세이는 무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아직 왕량의 기운이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


이 때 풀리고있던 금제를 어설프게 마무리시켜버리면,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생길 것이다.


"...누구세요?"


류세이가 무표정으로 물었다.


정말 몰라서 물었다.


대충 얼굴로 보아서는 마흔정도 된 것 같은 남자 두 명과 재밌다는 듯이 생글생글 웃는 삼십대 여자.


"지금 뭘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나는 루나. 여기는 카리나 료타, 그리고 김재현 교수~"


"루나. 지금 분위기 파악 좀 하지?"


카리나 료타.


해남파 출신 특유의 파도같이 거친 검수.


료타가 서늘하게 쏘아붙였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농담따먹기를하는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다.


"아니 학생이 궁금한 걸 물어보면 대답해야하는 게 선생의 의무 아닌가?"


80%.


왕량에게 걸린 저주와도 같은 금제가 80% 정도 풀렸다.


"내 말은 상황을 읽으라는 것이다."


"아 네네 알았어요"


85%.


"루나!"


"후암~ 나는 가서 낮잠이나 자야겠다."


보란듯이 하품을하고 뒤돌아 어디론가 사라지는 루나의 뒷모습을 가만히 보던 류세이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어쭈.


루나와 료타가 티격태격하는 동안, 저 김재현인가 뭔가하는 놈은 가만히 기절한 왕량의 등허리를 잡고 있는 류세이를 지켜보고있었다.


검수의 눈이다.


평생을 갈고닦은 듯한 날카로운 기세가 예술의 경지에 올랐다.


점창파인가.


기특하네.


90%. 곧 금제가 다 풀린다.


"...강호에서는 어린아이와 여자, 노인을 조심하라고 하죠."


김재현이 마침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전히 시선은 류세이에게 고정된 상태였다.


류세이는 말 없이 왕량을 붙잡고있는 손에 내력을 더 실었다.


95%.


"멀리서봤을때는 심각해보였는데...이렇게 가까이서 보니까 확실히 보이네요. 왕량군은 단지 '기절'만 한 것이겠죠?"


"네. 뭐, 그렇죠. 원래 비무라는 게 죽지만 않으면 되는 거 잖아요."


류세이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김재현은 그런 류세이를 의뭉스러운 눈으로 가만히 내려바도았다.


나이가 17세도 안되어보이는 앳된 얼굴.


눈에 띄는 근육 하나 없는 마른 몸.


은연중에 느껴지는 기운이 하나도 없다.


하나도.


"기운을 잘 갈무리하는 군요."


김재현이 말했다.


"뭐, 어쩌다보니까."


"아주 좋은 자세예요."


- 혹, 제가 감히 당신의 존함을 여쭤보아도 될까요?


류세이의 머릿속에 김재현의 목소리가 울렸다.


전음이다.


"저는 류세이에요."


- 세이류.


마찬가지로 전음으로 진실을 대답한 류세이가 씩 웃었다.


놀란 눈치의 김재현을 뒤로하고, 류세이는 왕량을 잡고있던 손을 놓았다.


100%


금제가 완전히 풀린 왕량이 밀려들어오는 마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그대로 풀썩 쓰러졌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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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온 세상이 난리다 1 24.07.24 27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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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갑자기 몽골 5 24.07.19 25 0 7쪽
55 갑자기 몽골 4 24.07.18 28 0 10쪽
54 갑자기 몽골 3 24.07.11 26 0 9쪽
53 갑자기 몽골 2 24.07.09 25 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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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신입생 비무대회 12 24.06.24 29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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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신입생 비무대회 10 24.06.14 25 0 10쪽
41 신입생 비무대회 9 24.06.11 26 0 9쪽
40 신입생 비무대회 8 24.06.09 28 0 7쪽
39 신입생 비무대회 7 24.06.09 28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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