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그리고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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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최대운
작품등록일 :
2022.12.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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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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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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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던트 호의 최후.

DUMMY

“특수기동대 대장이야.”

암흑 속으로 무너져 내리는 트라이던트 호를 향해 기동대원이 질주하는 모습을 보며 누군가 외쳤다.


태이는 무너져 내리는 트라이던트 호를 향해 다이빙하듯 뛰어내렸다.


“뭐 하는 거야. 자살이라도 하려는 거야?”

모두가 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다.


태이는 등반 작살총을 산기슭을 향해 발사하곤 몸을 돌려 머리를 밑으로, 양팔을 옆구리에 댄 체 트라이던트 호를 향해 급강하하기 시작했다.


작살 총이 산기슭에 깊숙이 박히며 태이의 강화 전투복 허리에 연결된 줄이 풀어졌다.


‘줄이 다 풀어지기 전에 구해야 해.’


급강하하던 태이가 트라이던트 호를 따라잡았다.


조각난 얼음 덩어리들과 뒤엉켜 낙하하던 태이가 허리를 접고 다리를 당겨 트라이던트 호의 상판에 발을 디디고자 했고 그 의도대로 그는 추락하는 트라이던트 호에 발을 딛고 올라섰다.


그는 빠르게 케일이 보였던 해치를 향해 뛰어 내려갔다.


헬멧 디스플레이에 남은 줄의 길이가 표시됐다.

35, 34, 33, 32, 31······.

90m짜리 줄의 남은 길이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열려있던 해치가 가속도가 붙은 얼음 덩어리에 맞아 닫히고 있었다.


해치가 막 닫히려는 것을 태이가 가까스로 잡아 들어 올렸다.

그의 전투복 유압장치가 위잉 소리를 내며 팔과 다리에 힘을 보탰다.


케일은 해치로 올라서는 난간을 왼손으로 잡은 채 매달려 있었고 오른손은 무거워 보이는 가방을 든 채 밑으로 축 처져 있었다.


“케일, 그 가방을 버리고 내 손을 잡아.”


“미쳤군요. 대장님.”

케일이 웃음을 보였다.


22, 21, 20, 19, 18······.


태이는 한 손으로 해치를 잡고 한 손을 해치 밑으로 내밀었다.

“뭐해? 어서 잡아.”


“이것부터 잡아줘요. 이게 없으면 구조선이 우리를 찾아내기 어려울 겁니다.”


케일은 들고 있던 가방을 태이에게 던지기 위해 앞뒤로 흔들었다.

떨어지는 중력에 그것을 한 번에 올리기는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회전력을 이용해 한 번에 태이에게 보내려 했다.


“가방 버려. 어서 내 손을······.”


13, 12, 11, 10, 9······.


케일은 그의 손을 내미는 대신 회전력을 이용해 그가 들고 있던 가방을 힘껏 태이에게 던졌다.

가방이 태이의 손에 잡히는 것을 본 케일이 미소를 지었다.


태이는 그가 던진 가방을 빠르게 어깨에 걸고 그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다.


5, 4, 3, 2, 1, 0······.


케일이 손을 내미는 순간 태이는 다 풀어진 줄에 의해 더는 트라이던트 호와 같이 내려갈 수 없었다.


그들의 손이 스쳐 지나갔다.


태이는 줄의 힘에 그 자리에 멈추고 말았다.


“그것 잘 부탁합니다.”

케일은 환한 미소를 보였다.


“살아 있어야 해. 꼭 구하러 온다. 꼭.”


닫히는 해치 안에서 미소를 보이던 케일의 모습이 점차 감춰졌다.

태이는 줄에 매달려 있었고 트라이던트 호는 암흑 속으로 떨어져 나갔다.


태이는 몸을 비틀며 사방으로 비명을 질렀다.




“대장님. 올라오셔야 해요. 눈사태가 나고 있어요. 어서요.”

미셸의 목소리가 통신망을 통해 들어왔다.


태이는 팔뚝에 찬 패널 버튼을 조작해 줄을 감았다.

그가 빠른 속도로 올라갔다.



그는 떨어지는 눈 덩어리와 얼음 조각들을 피했다.

그러나 모두 피할 수는 없었다.



트라이던트 호가 있던 주변의 얼음이 차례로 꺼지며 굉음을 냈다.

그 주변 산기슭의 눈과 얼음 덩어리들이 무너져 내렸다.


줄을 감고 올라온 태이를 두 명의 기동대원들이 부축해 빠르게 안전지대로 움직였다.


모두의 시선이 그들을 향해 있었다.

그들 뒤로 무너져 내리는 얼음과 눈들이 만들어낸 거대한 눈의 파도가 그들을 덮치듯 다가왔다.


“빨리. 더 빨리.”

매리언이 그들을 보며 안타깝게 외쳤다.


그 파도가 기동대원들을 덮쳤고 세 명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뒤에 남아 있던 기동대원들이 그들을 향해 뛰어갔다.


모두가 간절한 마음으로 그들이 사라진 곳을 지켜봤다.


잠시 후 눈의 파도 속에서 기동대원들 여럿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켜보던 모두가 커다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그 모습을 넋이 나간 모습의 맥스가 눈이 풀린 채 지켜봤다.


태이의 몸에서는 얼음덩어리에 맞아 터진 유압장치에서 흰 유압 가스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그의 전투복은 여기저기 찌그러져 있었다.


기동대원들이 안전지대에 부축해 온 태이를 가만히 앉혔다.


“태이 대장, 괜찮아?”

매리언이 태이를 부르며 달려왔다.


“난 괜찮아.”

태이가 찌그러진 헬멧을 벗으며 말했다.


미셸이 그가 헬멧을 벗는 것을 도왔고 가스가 새는 유압장치를 떼어냈다.


“어디 한번 보자.”

매리언은 태이의 상태를 살폈다.


“괜찮아. 이게 뭐라고. 자기 목숨과 바꾸려고 했던 거야?”

태이는 케일이 건네준 가방을 보며 말했다.


“초단파 송신기입니다. 우주로 초단파를 쏘아 올려 구조선이 우리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이게 없다면 구조선이 우리를 찾기 위해 이 행성을 다 뒤져야 할 겁니다.

구조선은 이 행성을 다 뒤져 우리를 찾아야 할 만큼의 오랜 시간을 사용하지 않을 겁니다.”

어느새 달려온 델리안이 가방을 짊어지며 말했다.


태이는 큰 한숨을 쉬었다.


매리언이 여기저기 살펴보고 있었고 미셸을 비롯한 기동대원들이 얼굴을 찌푸린 채 태이를 바라봤다.


“무모하셨습니다. 대장님. 정말 무모했어요.”

아무르가 그의 상태를 보며 말했다.



태이가 아무르에게 살짝 미소를 보인 후 미셸에게 시선을 옮겼다.


“다시 내려가야겠어. 트라이던트 호까지 닿을 수 있는 아주 긴 줄이 필요해.

슈바인 박사에게 말해서 트라이던트 호의 위치를 확인해 줘.”



“무슨 소리야? 다시 내려간다니.”

매리언이 태이의 얼굴을 자신에게 돌리고 눈동자의 상태를 살피며 말했다.


“케일이 저 밑에 있어. 다시 데리고 와야 해.”


“케일은 안됐지만 유능한 기동대원을 잃을 순 없어.

그리고 당신 지금 뇌진탕 증세가 있어.”


“케일은 우리 모두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려고 했어.

그냥 둘 수는 없잖아.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야.”


“안돼. 당신은. 그리고 케일이 오늘 밤을 무사히 넘긴다는 보장도 없어.

저 안에 마땅히 보온할만한 것들이 많지 않아.”


“가도 우리가 갑니다. 대장님은 일단 쉬셔야 해요.”


“아니 내가 간다. 미셸. 줄을 준비해줘.”


태이는 고집을 부렸다.

그는 자기의 계급을 이용해 다른 대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벽창호. 무모하고 고집불통이고. 당신 대체 왜 그러는 거야?”

매리언이 방한모를 급하게 씌워주며 태이에게 핀잔을 줬다.


태이는 그냥 웃었다.


“함장님은?”

태이는 화제를 바꿨다.


“넋이 나간 사람 같아. 눈이 풀린 채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어.”


“충격이 심한 것 같군.”




“함장님이 제 몫을 다하지 못한다면 이곳에서 가장 선임이신 매리언 소령님이 지휘하셔야 합니다. 이대로 여기에 멍하니 있을 수는 없습니다.”


넬슨이 다시 눈이 내릴 듯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며 말했다.


“매리언 소령. 넬슨 상사의 말이 맞아. 난 괜찮으니 고만 관찰하고 지휘권을 행사해.”

태이가 미소를 지었다.


매리언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일어섰다.


매리언은 기지로 모두 질서 있게 우선순위를 두고 이동할 것을 명령했다.


썰매 차량으로는 한꺼번에 모두 움직일 수 없었다.

우선 중요 물품과 함장을 비롯한 부상자들을 먼저 이동시키기로 했다.

썰매 차량이 몇 차례 오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기지의 막사는 다시 재설정이 필요했다.

넉넉하던 숙소도 부족해졌고 하나의 숙소에 정원보다 많은 인원이 머물러야 하는 처지가 됐다.

넬슨이 제안한 식량 재배지 모듈의 증설은 없던 일이 될 수밖에 없었다.


트라이던트 호가 머물렀던 자리를 중심으로 커다란 구멍이 생겼고 거대한 얼음 종유석이 받치고 있던 주위의 얼음 땅들이 조금씩 허물어져 갔다.


태초 본래 산들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함장과 부상자들은 기지의 의무실로 옮겨졌고 기지의 막사가 임시로 재정비되었다.


모든 병사가 오늘 밤을 넘기는 일이 우선이었다. 굶었던 병사들의 배를 채우는 것도 우선해야 했다.


트라이던트 호에 있던 병사와 물품이 모두 기지로 옮겨지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날은 이미 어두워지고 있었다.


온도는 다시 급강하하는 중이었다.


때맞춰 눈도 내리기 시작했다.




“트라이던트 호는 지금 이 두 개의 얼음 종유석 사이에 끼어 있소.

트라이던트 호 앞부분이 밑으로 쳐지고 뒷부분이 위로 올라있는 모양이오.

상당한 눈과 얼음이 우주선에 쌓여있소.

이곳에 줄을 연결한다면 약 310m 정도 되는 거리가 될 것 같소.”

슈바인이 그의 작은 드론이 찍어온 영상과 측량 수치를 보며 말했다.


“우주선으로 어떻게 들어가실 겁니까? 온통 얼음과 눈으로 뒤덮여 있는데요.

외부에서 구멍을 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경어뢰도 견디는 선체니까요.”

아무르 상사가 영상을 보며 말했다.


“박사님. 이 우주선 후미 부분을 다시 보여주시죠.”

태이가 손으로 한 지점을 가리켰다.

영상은 태이가 가리킨 부분으로 움직였다.


“이곳 말이야. 이 부분. 얼음이 트라이던트 호 이 부분을 뚫고 들어왔었잖아.

그곳은 구멍이 나 있는 상태야.

우주선 선체 어디라도 뚫고 들어가긴 어렵지만, 이 후미 부분은 얼음과 눈만 제거하면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

태이는 눈으로 덮여 있는 선체 후미의 영상을 가리키며 말했다.


“영상으로 보기에는 그냥 눈처럼 보이지만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안에 숨어 있을 수도 있소. 위험할 수 있소”

슈바인이 태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그의 어깨에 올린 손에 힘을 주었다.


“운에 맡겨 봐야죠. 방법이 있을 겁니다.”


“태이 대장. 케일 대위가 정말 살아 있을 것이라 보고 있소?

밤에는 –100도가 넘어가는 추위에요.

난방도 안 되는 곳에서 방한복만으론 견디기 힘들어요.”


“살아 있을 겁니다. 케일은 못 하는 게 없는 친구예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꼭 살아 있을 겁니다.”

태이는 의도적으로 자신의 고개를 힘 있게 끄덕였다. 케일은 살아 있어야 했다.


“좋소. 나도 최대한 돕겠소.”

슈바인이 태이의 등을 두드렸다.


“고맙습니다.”

태이는 슈바인의 거처를 나오며 아무르에게 말했다.


“아무르 상사. 새로운 경계 계획과 차단 계획을 만들어 주게.

이젠 이 기지 한곳만을 중심으로 만들어야 할 거야.”


“경계 범위는 줄어들어서 그건 괜찮군요. 중화기를 가져왔거나 전투 로봇 몇 기만 있었어도 한시름 놓을 텐데. 아쉽습니다.”


“우리가 전장에 나가는 것이라면 전투 로봇에 각종 중화기도 지급해 주었겠지.

단순히 행성 간 이동을 하는데 그 비싼 것들을 주진 않잖아.”


“지금 이곳이 전장 아닙니까?”


“그렇긴 하지. 그렇게 되어버리긴 했어. 최소한 중화기로 무장하지 않은 것은 우리도, 기동대 사령부도 실수한 거야.”



그들은 특수기동대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 안에는 테이의 전투복을 수리하고 줄을 만들고 있는 기동대원들의 얼굴이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뭐가 그리들 심각한 거야?”

태이가 들어서며 말했다.


대원들이 일제히 태이를 쳐다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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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치열한 전투 그리고..... 23.05.02 98 4 13쪽
137 침투. 23.05.01 106 3 12쪽
136 채찍질. 23.04.29 102 4 12쪽
135 배신자에 의해 깨지는 협상. +1 23.04.27 100 4 13쪽
134 타쿠보루마나 인. +1 23.04.26 102 5 12쪽
133 협상. +1 23.04.25 103 4 13쪽
132 바디랭귀지. +1 23.04.24 110 4 12쪽
131 위험한 첫 대면. +1 23.04.21 103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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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비현실적 사냥. +2 23.04.18 114 4 12쪽
127 문명인 +1 23.04.17 119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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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최후를 맞은 자. +1 23.04.13 111 4 11쪽
124 네 개의 팔. +1 23.04.12 108 4 12쪽
123 작은 악마들. +1 23.04.11 104 5 12쪽
122 숲의 경고. 23.04.10 103 3 12쪽
121 인간들. +1 23.04.07 115 4 11쪽
120 검은 날개와 6개의 뿔. +1 23.04.06 112 4 12쪽
119 아름답고 위험한 숲. +1 23.04.05 109 4 11쪽
118 식인식물. +1 23.04.04 109 4 12쪽
117 추격. 23.04.03 115 4 12쪽
116 슬픔을 묻고. +1 23.03.31 116 4 12쪽
115 죽음의 계곡 2 +1 23.03.30 111 4 12쪽
114 죽음의 계곡 1. +1 23.03.29 113 4 14쪽
113 계획된 피살. +1 23.03.28 108 4 12쪽
112 추적. +1 23.03.27 109 4 11쪽
111 흔적. +1 23.03.24 109 4 12쪽
110 귀환 +1 23.03.23 116 4 11쪽
109 역경 +1 23.03.22 111 4 11쪽
108 중간지점. +1 23.03.21 109 4 12쪽
107 두명의 특수기동대원. +1 23.03.20 116 4 12쪽
106 고단한 여정. +1 23.03.17 121 4 11쪽
105 괴물들의 혈투. +1 23.03.16 112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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