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날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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꼵꽭
작품등록일 :
2022.12.31 21:50
최근연재일 :
2023.04.0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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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8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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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 무당 사는 동굴에 귀인이 찾아왔다

DUMMY

마피는 이미 사제에게 했던 고해를 그대로 어머니에게 줄줄 내뱉기 시작했다. 이따금 쏟아지는 서러움으로 말이 끊겼다. 자기가 그 전령을 지정했다는 것, 그 자에게 왕자의 권위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던 것, 겁먹지 말고 당당하게 처신하라고 명한 것, 돈주머니를 쥐여준 것까지.


'이 놈을 어찌해야 하나.'


메센나는 아주 오랜만에 아들을 직접 손으로 구타하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반면에 헛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고작 그런 것 때문에 전령이 불구왕자를 도발했겠느냐. 그 놈이 정말 불구왕자를 화나게 했다면 그건 네 조언 때문이 아니라 그놈 행실 탓이다. 아니면 뭐 말실수를 했겠지."


장 마피는 어머니가 자기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모성의 이해를 청하는 눈길로 메센나를 바라보았지만 그녀는 아무 미동도 없었다. 왕자는 목소리를 덜덜 떨면서 제 울음을 제가 못 이긴 채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우는 게 가문 내력인 사람들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 메센나는 생각했다. 그런 나약한 성정으로도 200년 종사를 지켜온 티레스터 가문 사람들을 보면 두려움마저 느껴진다고.


"이해를 못 하시네요, 어머니. 저 때문에 그 사람이 죽은 거예요. 세 치 혀로 사람을 죽였습니다. 버틸 수가 없어요. 저는 지옥에 떨어질 겁니다 그 사람이 거기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울지 말고 똑바로 말해."

"저 때문에 전쟁이...."


장 마피가 도저히 울음을 그치지 못해서 메센나가 도와주어야 했다. 마피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고개를 들었다. 잠시 후에 장 마피 왕자는 어머니가 던져준 수건으로 어머니가 쏟아던진 물들을 닦고 있었다.


"너 아니었어도 어차피 시작될 일이었어." 메센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문제는 그게 언제인가 뿐이었지."


처음에는 화가 나기도 하고 몹시 부끄러웠다. 어머니가 자신을 엄하게 대하려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아들인데 다짜고짜 물을 뿌려버릴 줄은 몰랐던 것이다. 마피는 혹시 누가 보았을까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그들뿐이었다. 그래도 어쨌든 울음은 그치긴 했다.

메센나의 입장에서 그건 아들을 위한 행동이었다. 왕자가 유악한 울보 소리를 듣기 전에 그 원인부터 가만 두지 않을 작정이니 말이다.


"이제 진정했어?"

"예, 어머니." 마피는 차갑게 말했다. 그의 눈썹에 하얀 물방울이 맺혀 떨어졌다. "덕분에 열이 식었네요. 감사합니다." 그는 수건을 침대에 거칠게 내던졌다. "이제 혼자 있고 싶은데 나가주실레요?"

"죄책감도 다 식은 거냐?" 메센나는 그런 일이 있었으면 자신과 먼저 상의해야 했다며 따지고 싶었지만 제 입으로 그리 말하는 것도 계면쩍은 일이었다. 메센나는 아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으면서 식탁에 흘린 물들을 직접 손으로 닦았다. "그럼 이제 말해봐라."

"뭘요?"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말해보라고."


마피 이번에도 입을 꾹 닫았다. 메센나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전령한테 그런 장난질을 치다니. 대체 무슨 생각이었냐? 네가 왕자가 아니었으면 목이 메달려도 시원찮은 일이야."


마피가 설마 진짜로 그럴 거냐는 눈으로 메센나를 바라보았다. 그는 농담으로 이해하고 웃으려다 어머니의 냉랭한 말씨에 부딪혔다. 메센나는 수건을 접어서 탁자 위에 그대로 놓았다. 탁자는 제대로 닦이지 않았고, 한쪽만 젖은 수건은 먹은 물을 서서히 뱉었다.


"너도 알 것 같아서 말은 안 하고 있었지만, 그래, 우리 처지를 이해하자. 네가 지금 이렇게 세자로 평온하게 살아올 수 있었던 건 매일 하늘에 치성을 드린 네 아버지 덕이 컸던 거야."


운이 좋았다는 뜻이다. (이 시련을 이겨나갈 힘을 주소서!) 흐림자드르, 그 짐승들에게 가문의 본거지를 빼앗긴 멜 달바르 미오벤이 창크스로 달려가며 호국공 자리를 동생에게 넘겼을 때, 메센나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직 걸을 수는 있었던 존이 그녀와 함께 항구에서 공작을 전송할 때 놈이 건낸 농담을 농담을 메센나는 잊지 못했다.


"제가 없으니 부인도 이제 속이 시원하시겠네요."

'그래, 이놈아. 아주 시원해 죽겠는데 어쩌냐.' 메센나는 그럴리가 있겠냐고 눈시울을 붉혔었다. '어서 네 개집이나 씻으러 가버려라.'


그리고 왕궁에 도착하자마자 편지를 썼다.

바다에서 배를 타고 내려온 기드몬 타우가 허울뿐인 동생의 자리를 빼앗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전쟁은 4년간 늘어졌고, 상황이 각박해진 나머지 공작은 동생까지도 왕궁에서 빼올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갈수록 왕자에게 할 말이 많아지는 아버지를 보면 그것이 정말 다행뿐인 일이었는지 의심이 가지만, 그때만큼은 그녀가 오랜만에 왕궁에서 안정을 느낀 시기였다.

메센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놈이 없는데도 전보다 한숨이 느는 건 왜일까.


"괜히 꼬리 잡힐 일 만들지 말라고 내 그렇게 말했건만."

"그 말은 맹세코 잊지 않았어요."

"그랬겠지."

메센나는 다 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목소리에 담긴 냉랭함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왜인지 말을 할 수록 화가 조금씩 풀어지고 있었다. 신기했다.

"넌 자기 자존심 때문에 그런 일을 하는 애가 아니라는 걸 알아. 그런데도 일부러 볼일도 없는 전령을 찾아가 돈까지 쥐여주었지. 난 그게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네 말을 들으니 확신이 가는구나."


메센나는 잔에 남은 물을 조금 마셨다. 레몬물인 줄 알았으면 뿌리기 전에 조금 생각을 해볼 걸 그랬다. 그녀는 아들의 눈썹에 남은 물기를 발견하고 수건으로 머리를 만져주었다.


"넌 그 일을 해야만 했던 거야.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그렇지? 막상 일이 닥치고 나니 무서워서 그렇게 질질 짜는 거고. 그 아이가 죽은 것도 영향이 있었겠지."


마피는 불쾌한지 인상을 찡그렸다. 메센나의 손은 머리에서 눈썹, 코 옆의 개기름이 쌓이는 부분으로 가더니 인중과 입가를 지나 입술 아래로 이어졌다. 그녀는 거친 손길로 먼지를 훔쳤다. 마지막으로 아직까지 눈물이 남아있는 속눈썹과 눈곱을 찍어닦았다. 마피가 그만하라며 고개를 뒤로 빼는 와중에도 메센나의 말은 이어졌다.


"내 보기에 이건 네 머리에서 나온 생각이 아니야. 네 계획이었으면 먼저 나에게 말했을 테니까. 그런데도 나한테 끝까지 비밀로 부치려 했었다는 건... 누가 너에게 그 일을 부탁했구나. 넌 그놈에게 설득당해서 일을 저지른 걸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내 말이 맞니?"


장 마피는 고개를 끄덕였다. 메센나는 자기 아들을 심문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처량하게 생각했다. 그녀는 하나 남은 아들의 붉은 눈시울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갈수록 불룩해지는 배에 손을 갖다댔다. 자꾸만 하나를 생각하면 다른 하나를 잊게 되는 건 왜일까. 대신들은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성화를 부려대는 상황이다. 갈 수록 물리치는 일이 어려워지고 있었다. 이럴 때 어머니라면 손을 잡던가 한 번 안아주던가 그래야 하나?

유감스럽게도, 메센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말해라, 마피. 누가 너한테 그 일을 시켰어?"


마피는 고개를 숙인 채 입술을 뜯어먹었다. 메센나는 나쁜 버릇을 지적해줄 기분이 아니었다.


"누가 시켰다고 그런 일을 한 건 아니에요. 저도 그러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한 거였어요. 제 생각이었다구요."


이러나 저러나 마피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왕비는 그 이름을 똑똑히 들었고, 아들을 내버려둔 채 그 자의 방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얘들아, 귀인께서 오셨단다."


세상에 바위가 쌓여있다. 알트룬을 기억하는 자들은 드물었다.


음울한 전설이 적힌 토목의 뿌리깊은 요철 위에는 쏠아먹인 세월의 톱밥이 더께먼지처럼 무겁게 쌓여갔다. 그것은 흙 되고 돌 되어 처참한 바위로 굳었다. 이제 저 밖의 사람들은 그 겉피를 잔잔히 톺아가며 애초의 모양을 읽어내고 글자처럼 이를 해독할 뿐이었다. 그들은 물 없는 돌다리를 밟고다녔다.


"불을 지펴라."


곰사르 촌락의 무당들은 기억한다. 그들은 구문으로 전해진 기억을 기억했다. 2년 전의 방문과 18개월 전의 방문, 그리고 세 달 전의 방문을 기억했다. 세상의 가장 물리쳐야 하는 한을 기억했고, 그래서 오늘 알트룬을 맞이했다.


무슨 미망이 남았기에 망령은 세상을 떠도는가. 구레눌은 참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그 앞에 앉았다. 모닥불은 탁탁 튀었다.


"가져오신 뼈들은 밀림늪에 전하겠습니다. 그러니 너무 염려치 마옵소서."


부족의 사람들은 모두 대피시켰다. 빛 하나 들지 않는 깜깜한 굴 속에. 그들은 그 안에서 안심하고 있을 것이다.


"아직도 부족하오?"


알트룬은 따지는 게 아니었다. 순수한 물음이었다. 다만 그가 안달내고 있음은 확실했다. 구레눌의 입이 달싹거린다.


"지난 번 개구리 쿤서의 뼈들을 가져갔을 때, 얼마 남지 않았노라는 확답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그 때가 언제 오느냐는 오직 용께서 아십니다."


구레눌은 만약 직접 용을 본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더라면 이렇게까지 검연쩍스리 얘기하진 않았을 거라고 홀로 생각했다. "선지자들께서 얘기하셨듯이, 그분께서 때를 알린다면 주문진들이 신호를 보내올 겁니다. 귀인이시여...."


갑옷 입은 기사는 말 없이 듣고 있었다. 그의 갑옷은 지나치게 녹슬었고, 삐걱거렸다. 구레눌은 그것이 거슬렸다. 그 소리가 난다는 건 알트룬의 몸이 움직인다는 것을 뜻했고, 소리가 나지 않으면 그것대로 불안했다.


"우리들은 당신의 노고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들을 용서해주신 그 은혜를 잊지 않을 것입니다. 귀인이시여, 갑옷이 많이 낡으셨습니다. 새 것을 드릴까요?"

"내가 뭘 용서했는지 기억하시오?"

알트룬이 팔짱을 끼며 물었다. 겨드랑이를 타고 흘러내리는 식은땀은 분명 화톳불의 열기 때문은 아니었다. "죄송합니다."

"아니오. 나는 단지 궁금해서 물었을 뿐이오." 알트룬의 목소리에는 묘한 장난기마저 돌았다. 구레눌은 도깨비 악마에게 놀아나는 기분이었다. "내 기억에 기삭 전에도 그런 말을 했었던 것 같소. 방금 용서해준 걸 감사하다고 말했는데, 무엇을 생각하고 그리 말한 것이오? 그런 창로(무척 오래되고 예스러운)의 일을 기억하시오?"


감히 말할 수나 있을까. 이것마저도 그저 전승대로 달달 읊었을 뿐이라고. 잠시 후에 "몰라도 상관 없습니다." 라고, 이번에야말로 용서해주듯 말하지 않았더라면, 구레눌은 석고대죄의 기분으로 땅바닥에 머리를 박았을 것이다.


"모르면 됐습니다. 어찌 됐든, 내 조만간 직접 구두룡(九頭龍)을 뵈러 갈 생각이오. 무슨 말을 하시던 그 때 직접 듣는 게 낫겠지."


알트룬은 기름 묻은 가죽으로 정성껏 칼을 닦아내고 있었다. 구레눌은 저것도 본인이 직접 만든 건 아닐지 의심스러웠다. 알트룬이 그 가죽에 족장이 건내준 돼지기름을 묻히니 칼이 가죽을 못 자르고 다만 갈리는 소리는 모골이 송연했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 만삭인 사람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귀인이 난데없이 이렇게 말했다. 구레눌은 재빨리 대답했다.


"예, 그렇습니다. 산모 아이 모두 무사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어디 한 번 볼 수 있을까?"

"애를요?"


구레눌은 혀를 깨물고 알트룬은 너털웃음을 흘렸다.


"그리 놀랄 게 있나. 내가 그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축복을 해주었으니 한 번쯤 볼 수도 있지 않소. 응? 지금 어디 있나? "


그러더니 금방이라도 일어나려는 기색이라 구레눌은 말문이 턱턱 막히고 목젓이 타들어갓다. 다행히 알트룬이 그런 그를 내려다보고는 도로 자리에 앉았다.


"생각해보니 지금은 바깥의 흙먼지를 다 뒤집어 쓰고 왔으니 아이한테 좋지 않겠군. 밤인데 눈치없게 깨우라는 말이나 다름이 없었으니, 내 실수였소. 용서하시오."


불편한 침묵이 계속되었다. 한참 뒤에 구레눌이 분위기를 돌릴 겸 이렇게 물었다.


"이번 불사자의 이름을 여쭤도 되겠습니까?"


알트룬은 칼을 들어 불빛에 비춰보았다. 그렇게 상태를 확인했다. 구레눌이 묻자 그가 고개를 돌려 칼을 내려놓고 흔쾌히 대답했다.


"이번 괴물의 이름은 마시모브였소. 잘 기억했다가 전하시오. 마루아에서 배번텅으로 돌아오는 길에 어느 산을 올랐소. 고색창연한 옛 성터였지. 그곳에서 놈을 모시는 노롯바시들을 만났소."


마치 즐겁다는 기색으로 그런 말을 해대니 구레눌은 어이가 없다는 의식의 편린을 가까스로 제어해야 했으니, 그가 두 눈 깜빡거리며 묻는데,


"노롯바시.... 사교무리 말입니까? 그렇다면 악신이로군요." 단어가 뜻하는 의미를 따라잡은 구레눌의 눈가가 돌연 묘묘했다. "그렇다면 그자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모두 토벌했소. 그 삿된 욕망을 품는 자들은 육체까지 더럽혀지기 마련이니 한 놈도 살려둘 수 없었소."

구레눌은 귀인이 천막에 찾아온 이후 처음으로 만족했다. "고된 일을 하셨습니다."


알트룬은 분위기가 한층 올랐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갑옷 얘기를 하던데. 투구라도 좀 받을 수 있겠소?"

"전신이 모두 있습니다."


구레눌은 예전부터 오래된 전통대로 조금씩 조금씩 모아온 기사들의 갑옷을 떠올렸다. 각자 크기도 모양도 다르고 만들어진 시기도 제각각인 데다가 차라리 버리는 게 나았을 허접스레기까지 끼어 있었건만, 일이 이레 되니 조금은 야속한 기분마저 들었다.

귀인의 갑옷이 날이 갈 수록 엉망이 되어가는 건 알았지만 그게 자기 차례가 되는 건 좀 더 나중의 일이길 바래왔던 깐 탓이다.


갑옷이 있는 장소를 말하자 알트룬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잠시 실례 좀 하겠소."


구레눌은 침을 삼키며 기다렸다. 귀인은 빵 한 덩이 씹어먹는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투구와 어깨 갑옷에 쇠신발을 갈아입고 나왔다.


"다른 것들은 맞지 않더군."


귀인은 다만 이렇게 말했다. 구레눌은 질 좋은 가죽 장갑과 장화를 건내주었다.


"무당을 하나 데리고 다니시지요. 이리 번거롭게 뼈를 가져오시지 않아도 인형에 혼을 담아 데려올 수 있을 텐데요. 그게 더 효과도 좋습니다."

"옛날에는 그렇게 했었지." 알트룬은 장갑을 받고 만져보더니 만족하는 듯했다. "이거 좋은데.... 장갑은 아직 바꿀 때는 아니지만 감사히 잘 쓰겠소."

"저희 부족에서 한 명을 데려가는 건 어떠신지요?"


구레눌은 잘 보이기도 하고 성가신 아이 하나를 보내버릴 요량으로 그렇게 물었다. 허나 알트룬은 단호히 거부했다.


"버티지 못할 거요. 잘 살고 있는 아이를 괜히 끌어갈 생각은 없소이다. 혹시 자기가 원한다면 모를까."


따라가길 원하는 사람이라. 그 말에 구레눌은 주변을 꽉 채워 앉은 무당 아이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다들 고개를 숙이고 있어도 불빛에 비친 얼굴색은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런 사람은 없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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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3화 - 네 사람을 기억하라 23.04.03 18 0 14쪽
24 22화 - 게헨나 땅에 노을이 지고 불구왕자가 목소리를 높혔다 23.04.01 26 0 18쪽
» 21화 - 무당 사는 동굴에 귀인이 찾아왔다 23.03.28 16 0 15쪽
22 20화 - 메센나 왕비가 장 마피 왕자를 꾸짖는다 23.03.26 15 0 15쪽
21 19화 - 백벽에서 온 기사 23.03.25 20 0 15쪽
20 18화 - 늑대원숭이가 심상치 않은 물건을 가지고 있었다 23.03.20 21 0 17쪽
19 17화 - 백벽전사의 칼에는 사자가 있었다 23.03.10 19 0 15쪽
18 16화 - 왕궁에서 전령이 왔다 23.03.05 23 0 16쪽
17 15화 - 불구왕자는 왕궁의 소식을 듣고 앞잡이 여자는 끌려갔다 23.03.03 29 0 15쪽
16 14화 - 이 주 전에 집 떠난 청년들이 놀라운 것을 잡아왔다 23.03.03 20 0 19쪽
15 13화 - 대리 순례 갔다가 돌아온 무당이 늪주인을 만났다 23.02.28 23 0 17쪽
14 12화 - 늑대원숭이 감방 23.02.23 26 0 17쪽
13 11화 - 메센나와 장 마피 왕자가 앓아누운 존 왕을 찾아간다 23.02.21 27 0 15쪽
12 10화 - 사내가 깨어났다 23.02.19 22 0 18쪽
11 9화 - 굿판이 벌어졌다 23.02.12 23 0 16쪽
10 8화 - 옛 신을 만나고 제령은 시작된다 23.02.09 28 0 22쪽
9 7화 - 원장은 신성한 법열에 빠지고 불목하니가 황자 얘기를 꺼냈다 23.02.02 27 0 21쪽
8 6화 - 새 신과 옛 신 모두에게 기도를 드리고 원장을 뵈었다 23.01.28 26 0 16쪽
7 5화 - 장 보듬 왕자 23.01.12 24 0 18쪽
6 4화 - 메센나 왕비가 병든 남편을 찾았다 23.01.08 32 0 18쪽
5 3화 - 랑캉탱의 자크는 에카에게 꺼림칙한 일을 시키려 한다 23.01.06 32 0 15쪽
4 2화 - 웬 여자아이가 열 여덟 명의 순례객들을 데려왔다 23.01.04 29 0 16쪽
3 1화 - 방당크 순례자들, 클라르코 수도원 23.01.02 45 0 11쪽
2 프롤로그2 23.01.01 59 0 17쪽
1 프롤로그1 22.12.31 99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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