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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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
작품등록일 :
2023.01.10 17:35
최근연재일 :
2023.06.0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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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13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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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쪽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들다

DUMMY

이정은 부어오른 팔목에 약을 바르고는 정원 자신의 거처에

돌아오니 팔목의 고통과 더불어 금검보 무인들의 거친 행동에

화가 났다.

그렇다고 맡은 일을 중도에 싫다고 할 수 없었다.

물론 장원을 그만두면 되었으나, 그러나 그것은 그동안 그를

믿고 잘해준 장주님과 소장주 그리고 장의경에 대한 도리가

아니었다.

거듭 생각해봐도 현재 백화장원의 처한 상황을 알기에 참

을 수밖에 없었다.


“이정아, 네가 검을 쥐고 싸우면 어린 소녀인 상화만도 못하면

서, 하다못해 손님의 시중하나 변변하게 들지 못하느냐! “


그가 마음을 추스리고는 다시 별실에 가니 다행히 금검보의

일행들은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별실 대청난간에 걸터앉아 바라보는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여

름 마른 나뭇잎이 자신의 모습만 같았고, 자신도 모르게 낮은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들다”


귀절은 분명 그가 과거 누구에게 들은 귀절을 혼자말로 한것이다.

생각하니 평소 고향 진현의 한 어르신이 즐겨 하던 말이었다.


“그분은 누구시기에 이곳 장원 사람들조차 어려워 하는가?”


장원사람들은 한선생을 어려워하는 가운데 존경하는 심성마저도 보이고 있었다.


그렇게 그가 잠시 생각에 잠겨 내리쬐는 따가운 햇볕만 쳐다보고

있다가 마당을 쓸고자 대비를 가지러 내원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때 사람들 이야기가 십전공자가 도착했다고 했다.

금검보의 소보주인 그를 처음 보는 장원의 사람들 역시 그

의 뛰어난 위용을 보러 대문에 나가 있었다.

이정 역시 자신보다 불과 두살 위라는 그의 옥룡과 같은

모습이 궁금하여 한 손에는 대비를 든채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쳐다보고 있었다.


백화장원의 웅장한 정문에 금검보의 나머지 일행들과 함께

들어선 십전공자의 모습은 정녕 듣던대로 군계일학이며 인중

룡이었다.

금검보 천명 인원중 불과 10명에 불과하다는 금빛소검이

황삼 상의에 새겨져 휘황찬란하게 여름햇살에 빛나고 있었다.

그의 큰 키와 희고 준수한 용모는 단연 여러 사람들가운데서

도 임풍옥수와 같이 돋보였고, 단지 표정이 어딘지 냉막했으

나, 이는 오히려 낭만적인 소녀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일 수 있

었다.

그가 백화장주를 포함하여 백화장원의 어른들에게 먼저 정

중히 인사하고는 장의경을 향해 표정을 바꾸어 반가운 표시

를 했다.


“장소저 그동안 잘지냈소?. 소생은 이렇게 다시 만날 날을 학

수고대 했소이다”


그녀 역시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포권을 하며 답례했다.


“소보주님도 잘 지냈는지요. 마지막 본지가 한달 여군요“


“그렇소. 한달이란 기간은 매일밤 서신을 쓰더라도 한 수레에

실을 정도로 길고 긴 날이오”


십전공자가 장의경에 대한 연모의 마음을 은연중에 나

타내었다.


이윽고 수인사를 마친 일행이 일단 내실로 향했다.

모두 정해진 자리에 착석하여 차를 마시는 가운데 십전공

자가 죽은 감당주에 대한 사안을 꺼내었다.

그가 백화장원에 오기 직전에 살해 현장을 둘러보고온 소

감을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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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떠나는자와남는자 23.06.02 589 21 14쪽
101 모두안녕 23.06.02 452 11 15쪽
100 무상검 23.05.13 658 18 7쪽
99 반혼지경 23.05.13 494 12 14쪽
98 만신(卍神) 23.05.13 493 11 10쪽
97 기사(記死)! 죽음을 기억하라 23.05.12 480 11 6쪽
96 불패지검 23.05.12 482 9 6쪽
95 바라보는 것은 존엄하며 손은 겸손하다 23.05.12 676 13 11쪽
94 무형파 23.05.12 574 14 13쪽
93 불회강 23.04.10 1,102 25 10쪽
92 천유지검 23.04.10 892 26 8쪽
91 나는 무엇을 할수 있을 것인가 23.04.09 896 24 10쪽
90 사랑은 이별이 있어 소중하다 23.04.08 900 25 6쪽
89 고향은 아득하고 벗들 하나 둘 떠나다 23.04.06 1,029 23 10쪽
88 이수의 강변에서 청춘을 꿈꾸다 23.04.03 1,032 23 14쪽
87 내위에 아무도 두지않다 23.04.01 1,024 29 13쪽
86 용사들이 죽어 돌아가는곳 23.03.30 1,011 30 5쪽
85 백화망망진 23.03.28 953 30 11쪽
84 등뒤를 따른다는 것 23.03.24 1,055 31 10쪽
83 종이꽃 23.03.23 984 27 5쪽
82 풍영귀곡 23.03.22 1,025 25 13쪽
81 무극멸살녹진 23.03.20 1,029 28 15쪽
80 세월이 흘러 누가 나를 기억할 것인가 23.03.20 938 24 6쪽
79 정자에 올라 소매로 눈물을 닦다 23.03.19 1,054 28 5쪽
78 새가 날아간 흔적을 찾아서 23.03.18 1,066 30 13쪽
77 들풀처럼 지다 23.03.16 1,077 29 6쪽
76 바람이 불어가는 곳 23.03.14 1,133 30 9쪽
75 나는 차마 뒤돌아보지 못했다 23.03.13 1,071 30 3쪽
74 언덕의 저편 23.03.12 1,122 31 8쪽
73 나비의죽음 23.03.08 1,175 31 5쪽
72 생사의 기로에 서서 23.03.06 1,274 30 7쪽
71 두려움의 저편 23.03.03 1,275 27 4쪽
70 지옥의 추적자 23.03.02 1,217 27 9쪽
69 원앙새의 진 23.03.01 1,156 29 4쪽
68 사선진 23.02.27 1,198 32 5쪽
67 백화망망진 23.02.26 1,164 24 5쪽
66 날아오르는 화살 23.02.26 1,118 28 4쪽
65 피의 순수 23.02.26 1,129 24 8쪽
64 모순중의 모순 23.02.26 1,184 25 9쪽
63 생명의 떡잎 23.02.22 1,426 37 5쪽
62 천년전의 이름 23.02.21 1,403 29 6쪽
61 이해할수 없어도 사랑할 수 있다 23.02.20 1,422 34 8쪽
60 구산오강 23.02.19 1,364 30 6쪽
59 사망은 긴그림자로 발끝에 눕다 23.02.18 1,377 36 7쪽
58 노을속을 걷다 23.02.17 1,393 37 15쪽
57 개전 23.02.16 1,350 40 8쪽
56 삼불해 23.02.14 1,423 39 11쪽
55 구천검령 악불해 23.02.13 1,400 41 10쪽
54 그리워라 지나간 돌이킬수 없는 나날들 23.02.11 1,493 39 5쪽
53 강은 산을 밀지 못하고 돌아가다 23.02.09 1,510 42 6쪽
52 누구나 저마다의 무거운 짐을 지고 강을 건너다 23.02.09 1,465 38 6쪽
51 삶에 있어서 안빈낙도는 최선이 아니다 23.02.08 1,502 38 5쪽
50 망태는 빈달빛을 담다 23.02.05 1,619 39 8쪽
49 다만 윤회의 과정에서 의를 행하다 23.02.05 1,646 32 13쪽
48 모래성 23.02.04 1,590 43 5쪽
47 불회강ㅡ돌아오지않는강 23.02.03 1,606 40 5쪽
46 구름의 죽음 23.02.02 1,559 34 7쪽
45 비밀의 정원 23.02.01 1,581 43 9쪽
44 불멸의 꽃 23.01.31 1,588 44 7쪽
43 배는 연꽃속에 드나 연꽃은 배가 부딛쳐야 피어난다 23.01.29 1,640 44 9쪽
42 천상천하유아독존 23.01.29 1,573 41 7쪽
41 백영회 23.01.29 1,534 37 9쪽
40 초대받지 않은 손님 23.01.29 2,485 37 9쪽
39 봄동산에 올라 노래를 부르다 23.01.28 1,640 42 6쪽
38 한그루 나무를 심다 23.01.28 1,728 36 6쪽
37 물풀은 흐르는 물에도 뿌리를 내리다 23.01.28 1,642 35 9쪽
36 느리게 흐르는 시간 23.01.27 1,710 37 8쪽
35 별빛이 맑은 샘을 지키다 23.01.27 1,733 40 7쪽
34 마른바람 부는 날 23.01.25 1,771 41 9쪽
33 나는 비겁한 자가 아니다 23.01.23 1,747 44 7쪽
32 두개의 계절이 같이 흐르다 23.01.21 1,823 52 7쪽
31 네가 슬플때 나는 너를 사랑한다 23.01.21 1,782 48 6쪽
30 호미를 든채 저무는 석양속을 걷다 23.01.21 1,722 44 5쪽
29 영웅은 간곳없고 달빛만 머문다 23.01.20 1,793 46 10쪽
28 나는 어디로 가는가 23.01.19 1,804 45 10쪽
27 물가의 그림자 23.01.19 1,856 43 12쪽
26 죽음보다 깊은잠 23.01.18 1,854 49 9쪽
25 군자지로 23.01.18 1,869 47 6쪽
24 천의 무공 23.01.18 1,926 44 6쪽
23 천지출검(天志出劍) 23.01.17 1,891 46 9쪽
22 피의 맹세 23.01.17 1,826 39 5쪽
21 사생취의 23.01.17 1,856 46 7쪽
20 慷慨赴死易 從容就義難(강개부사이, 종용취의난) 23.01.17 1,885 51 11쪽
19 대지약우 23.01.16 1,888 56 9쪽
18 내마음의 물웅덩이 23.01.16 1,884 44 8쪽
17 신풍백환 23.01.15 1,964 43 9쪽
16 흑포마성 23.01.15 1,940 41 6쪽
15 죽기직전 한평생을 얼마나 행복하게 살았나보다 역경의 순간마다  용기를 잃지않고 대처했는지를 더 떠올리게 한다 23.01.15 1,988 48 6쪽
14 은하수는 동쪽 먼 바다로 향하다 23.01.14 2,101 50 6쪽
13 청산은 말이없고 강물은 무심하다 23.01.13 2,028 44 10쪽
12 위용의 계 23.01.13 2,078 49 6쪽
11 천무련 23.01.13 2,150 52 5쪽
»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들다 23.01.13 2,160 52 3쪽
9 멀리에서 온 사람 23.01.13 2,154 52 7쪽
8 먼저피어나는 봄꽃을 부러워않고 계절의 말미에 피어나 마지막 영광을 노래하다 23.01.12 2,256 52 5쪽
7 나무는 비바람을 같이 맞고 같은 시간을 지나야 알수 있다 23.01.12 2,379 53 5쪽
6 여름의 성락 23.01.12 2,499 58 9쪽
5 말리화 향기는 헤어진 사랑을 다시 이어주다 23.01.12 2,565 59 4쪽
4 부끄러움의 모양 23.01.11 2,707 62 6쪽
3 나무는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 23.01.11 2,913 60 8쪽
2 달은 외롭고 별은 빛나다 23.01.10 3,455 61 9쪽
1 노을지는 날은 누군가와 말을 나누고 싶다 23.01.10 6,139 7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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