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각성 by 티메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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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알약
작품등록일 :
2023.01.1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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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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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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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유인작전

DUMMY

깊숙한 동굴 안, 물이 자박자박 찬 바닥을 바쁘게 밟는 소리가 들리고 나리오스는 어둠속에 서있다. 희미하게 두 사람이 걸어오는 것이 보인다.


"돼지가 발 버둥 치는 건 당연한데 애가 기술을 쓰더라니까? 혼자는 도저히..."


코에 반창고를 붙인 남자 뒤를 따르는 것은 한마음이다.


따라오던 한마음이 갑자기 멈칫, 코를 킁킁 거리더니 발걸음이 느려진다.


"너, 아까 돼지 잡을 때 여기 어떤 새끼랑 붙어먹었어?"


헉,


"어? 없었는데..."

남자가 당황해서 얼버무린다.

"이 새낏!"


한마음이 남자의 목에 헤드락을 걸고 비틀어 바닥에 내팽겨치고는 앞으로 전속력으로 내 달리다가 퍽. 나리오스의 주먹이 한마음의 얼굴에 정통으로 날아와 한마음의 안면부가 으그러진다. 한마음도 한 방 먹이려고 주먹을 휘두르지만 나리오스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얏, 퍽, 투둑, 으억. 철썩.


제법이군. 역시 비겁한 놈들이 질겨.


나리오스가 몸을 숙여 한마음의 다리를 잡아 거꾸로 든 다음 동굴 바닥에 머리를 쿵쿵 찢는다. 한마음의 발버둥이 사그라들자 허리 춤에서 칼을 꺼내 한마음의 양쪽 쇄골뼈에 칼집을 내고 아까 매달려 있던 얼룩소의 쇠사슬을 발목에 감아 그를 천장에 매달아 놓는다. 드륵드르륵. 크억, 켁켁켁.


"아무리 이래봤자, 켁, 나는 곧...회복해서...컥."


거꾸로 매달린 한마음이 그네처럼 반동을 이용해 서있는 나리오스에게 엉겨붙자 나리오스가 한마음의 팔을 꺽어 뒤로 결박한다.


"내가 너를 포시즌 클럽으로 데려가야 해서 말이야. 좀 가만히 매달려 있어라."


거꾸로 매달린 한마음의 어깨에서 피가 뚝.뚝.뚝. 나리오스가 그 밑에 양동이를 받쳐 놓는다.


"움직이지마...피가 빨리 빠지면 재미없잖아. 얼룩소랑 돼지를 위한 복수는 맨 마지막에 할 거니까 좀 오래 버텨보라고."


나리오스가 씩씩거리는 한마음의 엉덩이를 툭 친다. 블랙비틀이 울린다.


"음...어, 마무리 중. 우선 나의 신호가 잡히는 곳으로 안드로 몇 명 내려보내...응, 아니 아니, 팀, 내가 가지고 나갈께."


나리오스는 한마음이 매달려 있는 방 구석에 죽어있는 소와 돼지를 끌어 동굴 통로에 갖다 놓고는 알코올로 손을 씻는다.



"벨라, 도망간 뱀파이어는..."

"걱정말아요, 팀. 아직 과도기 중인 놈들이에요. 도망가다가 쓰러져 죽어버리거나 전속이 실패해서 병든 일반인으로 살아 갈 거에요. 우선 한마음을 만나봐야겠어요. 놈에게서 알아낼게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알아낼 상태인지 모르겠네요. 아니, 우선 구경이라도 해야겠어요, 큭. 저도 벨라의 쪄는 능력 좀 구경해 보고 싶어서...흣흣."

"흣, 우선 저기 잔디밭에 뒹굴러 다니는 머리통이랑 몸통 수거나 하시고...여기 이 친구는.."

벨라가 유발을 본다. 유발은 팀을 본다.


"유발이라고 합니다. 일반인 이에요."

팀이 의아하게 쳐다본다.

"아, 예, 그냥 가시면 돼요.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 그냥 보내드릴 순 없죠. 포인트 좀 적립해 드릴께요. 블랙비틀 주세요."

"아, 그건 내가 가지고 있어. 팀, 저는 이 사람이 마음에 드는데..."

벨라가 수줍게 얘기한다.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얘기 하면서...뭘 수줍어 하시나, 큭.


"아, 그럼 더 많이 드릴께요. 벨라를 기쁘게 해 주셨으니 팍팍 드려야죠."

"저는..."

"유발, 잠시만 기다려. 우리 저녁이나 함께 먹어요. 내가 일 좀 끝내고."


벨라는 유발을 앞장 세워 농장에 있는 가공공장 건물로 간다. 건물에 들어서자 바이오안드로 한 명이 죽어서 썩어가고 있는 얼룩소 한마리를 끌고 나온다. 뒤 따르는 바이오안드로는 이마에 칼이 꽂혀 뻗뻗하게 굳은 돼지를 끌고 나온다. 잔디 밭에 굴러다니는 머리통과 몸통을 모아 얼룩소, 돼지를 그 위에 쌓고 발화제를 뿌려 태운다.


"아휴~ 정말 참기힘든 냄새야."


벨라가 공장입구에 서서 망설이다가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나리오스가 한 손에 쇠사슬에 둘둘 말린 한마음을 질질 끌고 한 손엔 찰랑찰랑 시뻘건 피가 가득찬 양동이를 들고 걸어오고 있다.


"나리오스 더 나오지 말고 거기에 둬요. 그 양동이는 뭐에요?"

"아니, 살려놔야 하는데..적당히 기절 좀 시키려 했는데 워낙 질긴 놈이라 정신 못 차리게 피 좀 뺐어요. 쓸 곳도 있고."

"이미 상한 피를 어디에 쓰려고, 냄새나게. 그러지 말고 버려요. 제가 후레쉬한 걸로 알아서 챙겨드릴테니까."


피가 낭자한데 자연스런 대화에 유발은 할 말을 잃고 선 자리에서 벌벌 떤다. 벨라가 나리오스가 내려놓은 한마음을 발로 툭툭. 주위를 살피던니 선반에 걸린 천 쪼가리를 가져다 피범벅이 된 한마음의 얼굴을 쓱쓱 닦는다. 그 모습을 본 유발이 어디선가 물을 한 양동이를 받아와서 한마음의 얼굴에 끼얹는다.


역시 센스가 남달라. 떡대 티메레스와는 완전 차원이 다른데?


"한마음, 정신차리고 눈 떠. 아직 아니야."

"입..다악쳐..."

벨라가 한마음의 눈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치치치이익. 한마음의 머리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으으윽.


"유발, 물."


유발이 한마음의 얼굴에 물을 한 바가지 더 끼얹는다. 나리오스는 구경한다.


"여기저기 얻어 터진 건 이미 회복 중 일거고...근데 내가 하는 건 복구불가야. 그리고 많이 아플꺼야. 어때? 정신이 확 들지?"

"넌 뭐야..."


"내가 니 애미다."


치이익. 윽.


"술술 불게 하는 방법도 있는데...흣, 이게 더 재밌네? 말 해. 애들 흡혈인간 만들어서 어디다 심어 놨어?"

"온 섬에 다 심어 놨지. 잡으러 다니려면 발다닥 좀 아플 걸?"

"그니까...종족번식은 내가 지양하는 건데..문제는 니가 근본 없는 애들로 만들어 놔서리... 이 신성한 뱀파이어의 피가...꾸정물이 됐다는 게 참, 안타깝다. 말해 봐. 너도 니가 뭔지 잘 모르지? 우리 혈통의 역사적 배경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 숨겨진 능력 등 뭐 그런 거, 사색해 본 적 없지?"

"으아악, 왜 이래? 나에게 뭔 짓을 한 거야? 으아악, 물, 물, 으아아, 뜨거워."

유발이 물을 한 바가지 더 붓는다.

"안 되겠다. 니가 싼 똥은 니가 치워야지."

벨라가 손으로 한마음의 눈을 가리고 잠시 힘을 쓰니 한마음이 파닥파닥, 정신을 잃었다.

"나리오스, 팀에게 전체 이벤트 하나 쏘라고 하세요. 굶주린 흡혈인간을 불러 모으는 방법은 그 것 밖에 없어."



"뭐라고? 한마음을 거기에 두고 왔다고?"

"응, 오늘 밤 그 동물 농장에서 흡혈인간 무료급식 페스티발을 열 거래."

"근데...한 가지, 진짜 말도 않되 게. 아, 이런. 나는 절대 안된다고 했는데 말이야."

"나리오스, 말 해."


"할께요. 할 수 있어요. 팀이 다시 말짱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 괜찮아요."


구오씨의 맑은 목소리에 사려니가 정색하고 나리오스도 깜짝 놀라 구오씨를 본다.


"어? 구오씨, 알고 있어?"

"나리오스씨, 난 우리 식구들이 어디서 누굴 만나고 무얼 하고 무얼 먹는지 다 알고 있어. 나리오스씨가 벨라와 팀과 하는얘기를 다 들었어."

"뭐야? 나 한테 빨리 말 해. 둘이 나한테 뭘 속이고 있는 거야?"

"사려니, 그, 제공 컨테츠라고...광고 같은 건데...실시간으로 사람들이 접속해서...라이브로..."

구오씨가 나리오스를 돕는다.

"사려니씨, 한마디로 내가 연기를 하는 거야. 내 몸 안에 블러드 팩을 심고 가몽이 나를 물어 뜯는 연기를 하는 거야. 접속한 사람들이 시키는 대로 몇 분간 연기만 하면 돼. 그리고 그 영상을 미끼로 흡혈인간들을 불러 모으는 거야."


사려니가 아무 말이 없다.


"팀은 믿을만한 사람이고 부탁을 들어주면 더 큰 걸 보상해 줄 거야. 난 다시 말짱하게 돌아올 거야. 우리가 이 섬에 도착했을 때처럼. 당신이 나의 권리자니까 당신이 수락해야 나는 할 수 있어. 수락해줘. 난 근본 없는 뱀파이어가 이 섬을 휘집고 다니는 일을 더 이상 두고 보고 싶지 않아."


흣, 벨라가 한 얘기를 감명 깊게 들었나 봐...사려니가 왜 구오씨를 애정하는지 조금은...


"구오씨가 정말 원하는 거야?"

"응."

"수락."

사려니가 구오씨의 눈을 보고 수락이라고 말한 잠시 후 포시즌 클럽 입구에 자동차가 한 대 서고 구오씨가 자동차 안으로 들어간다.


"나리오스, 나를 지금 그 동물 농장으로 데려 가줘."



딩동♬

여러분~ 오늘 밤엔 어떤 재밌는 일이 제로아일랜드에서 벌어질까요? 이 발 빠를 솰라가 아~주 코피 터지게 잼있는 특별 이벤트 소식을 가지고 왔답니다! 다들 제로아일랜드 환타지아 계정으로 접속! 1분 후에 만나욧. 잠깐! 혹시...우리 섬에 VR 기어를 가지고 계신 브루조아 범죄자가 계시다면...큭큭, 부럽습니다, 훗. 이건 진짜 거든요. 광기의 제로아일랜드 거주자들에게 딱 맞는 볼거리 곧, 시작합니다. 얼른 얼른 오세요~


"사령관님 준비 됐습니다."

"먼저 한마음 슛."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초원 한마음이 의자에 앉아 인형처럼 웃고있다. 머리엔 카키색 야구모자를 쓰고 몸이 축 늘어져 여유로운 한 때를 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의 앞에 금발의 남자가 눈에 안대를 두르고 밧줄에 묶인 채 벌벌 떨고 앉아있다. 그의 옆으로 토끼 가면을 쓴 핑그색 머리를 가진 남잔지 여잔지 알 수 없는 사람이 천천히 떨고 있는 남자에게 다가온다.


여러분, 저기 팔자 좋게 앉아있는 사람이 누구게요? 바로 뱀파이어 한마음이에요. 그 자는 아주 사악한 흡혈인간이죠. 이 사악한 한마음씨가 오늘 하루, 아주 자비로운 천사를 하기로 했대요. 바로, 섬에 있는 뱀파이어들에게 무료급식 페스티발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타다~


토끼가면을 쓴 사람이 바닥에 앉아서 벌벌 떠는 금발머리 남자의 허벅지를 살짝 물더니 부르르 떨면서 좋아한다.


"사령관님, 현재 접속 15000명, 네온시티에서도 접속이 시도되고 있어요. VR기어 구매요청도 있어요."

"빨리 일정을 알리세요."


더 깊게 물어.


어머어머 한마음씨는 보는 것도 즐기시나 봐요. 굶주린 뱀파이어 여러분, 오늘 저녁, 6시, 화면 아래쪽에 뜨는 곳으로 오시면 대환장 블러드 파티를 즐기실 수 있어요. 제공되는 음료는 우리가 애정하는, 후리~~ 꽁짜! 참고로 일반인이라면..오시지 않는 걸 권해요. 근본 없는 흡혈인간들이 제공 된 음식인지 방문객인지 분간을 할 수 없어서...큭큭, 나의 소중한 목숨이 누군가의 저녁식사가 되버리는 안타까운 순간을 맞이 할 수도 있으니까요.


"사령관님 접속자들의 요구사항이 댓글로 올라오고 있어요."

"반영해."


네온시티에 사시는 소사님, 우하하하, 댓글 요구사항 당첨. 옆구리 바이트 액션!


토끼가면을 쓴 사람에게 한마음이,


옆구리를 물어.


토끼가면을 쓴 사람이 밧줄에 묶인 사람의 옆구리를 듬성. 우히히히. 몸을 벌벌 떨면서 옆구리를 쭉쭉 빨아대고 입술가로 피가 번져 흐른다. 밧줄에 묶여있던 남자가 바닥에 쓰러져 발버둥친다.


"가몽의 입, 클로즈업!"


보고있던 사려니가 자리를 뜬다.








"




본 편에 등장하는 모든 장소, 인물, 사건들은 작가가 꾸며낸 허구이며 언급된 창작물 혹은 창작자들은 작가의 추천 사항일 뿐 저작권을 침해 하거나 명예를 훼손 할 의도는 추호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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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168: 5인의 스파이더 상비군 [세계, 평화 편1] 23.08.16 12 0 13쪽
167 167: 5인의 스파이더 상비군[쥬비 편1] 23.08.14 11 0 14쪽
166 166: 마더파워 23.08.11 12 0 11쪽
165 165: 맨틀 세계 23.08.09 13 0 13쪽
164 164: 2099년 8월 30일 23.08.07 10 0 11쪽
163 163: 물질과 반물질 23.08.04 12 0 13쪽
162 162: 뒷풀이 23.08.02 11 0 11쪽
161 161: 슬픈 무녀 시빌 23.07.28 15 0 8쪽
160 160: 칠월칠석 [주주도 편2] 23.07.26 11 0 13쪽
159 159: 칠월칠석 [주주도 편1] 23.07.24 13 0 10쪽
158 158: 어차피 무아가 원하는대로 23.07.21 12 0 10쪽
157 157: 다 까먹었어 23.07.19 1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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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155: 숭고한 실험정신 23.07.14 1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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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 152: 악마는 배고픔에서 태어난다 23.07.07 13 0 15쪽
151 151: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 23.07.04 14 0 10쪽
150 150. 무아의 조각들 23.07.03 15 0 10쪽
149 149: 브레이니 셔플인간 23.07.02 15 0 12쪽
148 148: 누가 나 좀 말려줘요 23.06.29 18 0 12쪽
147 147: 붐바가 주주도에 23.06.28 11 0 11쪽
146 146: 혼합 자아 23.06.27 17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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