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 유사인외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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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솔빗
작품등록일 :
2023.01.14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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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0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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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1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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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합일 (2/4)

DUMMY

단찰이 그렇게 몽상이계에서 스스로를 재구성한 뒤 향한 곳은 헌원계였다. 스스로의 힘을 시험하기에 적당한 곳이 그곳인 까닭이었다.


여러 군벌들과 소국들이 제각각 명분을 내세워 일월신교 토벌로 모여든 탓에 마침 그의 힘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했고 말이다.


그래서 결국 단찰은 지금 세라, 루실과 함께, 성채의 한 고층 건물 위에서 그 너머로 드문드문 보이는 적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청방이라 자칭해온 단체들이었다.


약탈당해 약탈자가 된, 악독해진 하층민들에서 시작된 그 조직은 한림아의 시대에 멸망한 한 국가의 이름을 아직까지도 자신들의 명분으로 삼고 있었다.


그 망국의 후예들이 보기엔 참 황당한 일이었다. 본인들은 나라를 포기한 뒤 먹고 살기 바쁜데, 뭔 사이비 결사 조직이 자신들이야말로 그 적통이라 우기고 있던 까닭이다.



그리고 그 황당함은 소림사 승려들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그들이 이번에 낭인들을 병사로 쓰고자 모을 때 자신들의 이름을 그 수단으로 썼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최근 들어서야 속세에 제 무력을 쓰기 시작한 그 불교 집단은 일월신교에 한 전령을 보낸 상태였다.


이윽고 그 전령은 객실의 세 존재를 바라보다가 그 셋의 대표로 보이는 단찰에게 말했다.


“저들을 위성에 합쳐버리는 섭리를 안 쓰시다니. 그 편리하고 황실친화적인 권력을 왜 안 쓰시는 겁니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루실이 했다.


“일종의 시험이었어요. 그리고 그 섭리는 잠깐만 작동을 멈춘 거니 군웅할거의 혼란을 크게 걱정하지 마세요.


그건 그렇고 정말 안타깝군요. 이곳에는 자유를 악용해 사이비 종교 확장을 노리는 자들이 너무 많아요.


저 자들 역시 단순히 사파 무력 조직의 연맹이라고 하기에는 사이비 종교 집단에 더 어울리는 작자들이고요.”


이윽고 루실은 잠시 뜸을 들이다 전령을 향해 말했다.


“스님, 그래서 저 자들을 어떻게 할까요? 어쨌든 신생 무림맹의 반대를 뿌리치고 오신 이상, 스님의 견해 역시 존중해 드릴게요.”


“생각 같아선 푸루샤 삼악도로 던져달라고 하고 싶지만, 너무 번거로운 일입니다. 그러니 그저 속세의 법도에 맡길까 합니다.”


하지만 그 헌원계 속세의 법도는 좀 두루뭉술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곧 단찰이 전령으로 온 그 승려에게 말했다.


“요정이계의 방식으로 하겠습니다. 요새 그쪽에 강제징병된 악마 병사들이 많이 줄었거든요.”


곧 그 말을 마귀들로부터 전해들은 야마다, 타비다스가 서류 무덤 속에서 날카로운 비명을 내질렀다.


요정이계, 와일드헌트와의 그 일 때문에 자신들의 새 일들이 더 늘어날 것을 깨달은 것이다.


하지만 루실로부터 완전히 공식 천자의 지위를 받은 야마다는 불멸의 존재였고, 타비다스는 글라이콘 모방체로서 불사의 존재였기에, 그들은 과로사할 새도 없이 계속 일을 이어가야만 했다.



그렇게 그 둘이 혹사당하는 걸 무시한 채, 단찰은 건물 옥상 쪽으로 올라간 직후 그 적진의 척후병들 쪽으로 날아올랐다.


이윽고 그 척후병들은 얇은 광륜들을 비행체 삼아 이동하는 단찰에게 기겁하며 총탄을 쏘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광륜들은 거울 막들로 곧바로 변하며 적들의 그 공격을 그대로 반사했다.



하지만 그 반사는 그 척후들을 쓰러트리지 못했다.


척후들 사이의 한 존재가 갑자기 부풀어 올라 탄환들을 막아냈기 때문이었다.


어금니 속 캡슐을 씹어 삼킨 그 존재는 이윽고 오거처럼 변하며 제 비늘 주먹으로 단찰의 거울 막들을 후려쳤다.


그리고 그 공격이 통하지 않자 그는 곧 제 품속에서 한 혼합 진액을 꺼내 튜브 째로 씹어 먹었다.



단찰이 제대로 공세를 취한 것은 바로 그때쯤이었다.


그 존재가 맨티코어 모방체로 변하자마자 양 눈에서 빛줄기를 뿜어낸 것이다.


거인의 바늘처럼도 보이는 그것은 곧 그 척후병이었던 것을 깔끔하게 절명시켰다.


늙은 용 수준의 마법사라 불리는 모방체치고는 허무한 최후였다.


이윽고 그 모습에 척후병들은 제각기 다른 마수 모방체로 변하며 도망치거나 그에게 맞섰다.


그들 나름의 발버둥이었다. 하지만 그들 역시 그 빠른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 직후, 청방 내에서 유명한 한 흑마법사가 단찰을 향해 날아오며 전음을 보냈다.


「천마의 치마폭에 숨어있다던 두 마두 중 하나를 내가 잡게 될 줄은 몰랐소.」


그 흑마법사는 그러면서 주언을 읊고 각종 주문을 속삭이기 시작했는데, 단찰은 그 주언, 주문의 익숙함에 그 흑마법사가 제대로 된 공세를 취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이윽고 그의 가죽이 폭발해 흩어지며, 그의 전신이 푸루샤계 삼악도의 일부가 되었다.


단찰이 제 눈으로 악마들을 쏟아내는 기술의 원류와 같은 흑마법이었다.



곧 그 흑마법사였던 악마종 군체가 락샤사의 발톱들로 단찰을 노렸다.


군체는 그러면서도 단찰이 피할 자리를 만들지 않겠다는 듯, 무수한 팔들로 제자리에 거대한 구체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 직후, 단찰이 부른 마물들이 그 털북숭이 팔들 중 하나와 직격했다.


그 바람에 봉인을 위한 거대 구체에 점차 금이 갔고, 그 사이 단찰이 주문을 속삭였다.



그리고 악마종 군체는 그 주문을 피하지 않고 단찰을 다시금 공격하려 했다.


그 직후, 본능 때문에 황급히 후퇴한 군체는 지금 멀쩡한 단찰의 상태를 보고 자신을 그때서야 살피게 되었다.


그 덕분에 그는 단찰에게 한 공격의 피해가 전부 자신에게 덮어씌워졌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또한 방금 속삭임이 그 덮어씌우는 주문이 아니었음도 곧 알게 되었다.



그 뒤늦은 앎 때문에 그의 내부에서 막대한 마력이 들끓었다.


그에게 도움이 되기는커녕 주화입마와도 같은 고통의 전조였다.


어느새 덮어씌워져 생긴 그 부상이 깨진 거울처럼 변하며, 그 안에서 다종다양한 곡물의 싹을 틔웠다.


그때 그는 자신이 거울이계 만신전을 위한 산제물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온갖 발악을 하기 시작했다.



봉인되거나 사멸한 마왕들의 주언을 읊는가 하면, 때론 제 몸을 불태울 천사들에게 탄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윽고 그의 귓가로 제물이었던 존재들의 웃음소리가 들리자마자, 그는 스스로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 웃음소리 뒤로 강렬한 종교적 희열과 쾌락이 그의 뇌를 마비시켰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가 제 몸을 갈라 뇌들, 심장들을 밖으로 꺼내려 할 때, 푸루샤계 너머의 한 군체가 그의 행동을 멈추게 하고 염화로 말했다.


「네 탄원이 우리들에게 닿았다. 네 혼백을 보호하는 대가로」


하지만 그 존재는 더 이상 그 염화로 말하지 못했다.


그것의 깃털 용 형상이 악마종 군체 몸 위로 일렁이자마자, 단찰이 광륜들을 쏘아내 그 형상을 박살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존재는 그 피해로 제 악마 숙주를 여러 모습들로 뒤바꾸다가 끝내 그 결실을 단찰 쪽으로 뱉어냈다.


그 직후, 그 결실과 단찰의 마력이 충돌하며 그들 뒤쪽의 청방 병사들을 휩쓸었다.



그 후로도 계속 생기는, 그 천재지변 같은 충돌에 결국 청방 병사들 사이에 여러 이탈자들이 생겼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남은 병사들 중 비교적 교활한 자들이 아군을 고기방패 삼아 뒷걸음질 치면서, 그곳에서 탈출하려는 자들이 계속 생기게 되었다.


그 사이, 약간이나마 책임감이 있던 병사들은 그 괴물로 변하는 캡슐과 튜브를 씹으며, 희끗하게만 보이는 두 존재를 향해 즉석에서 준비한 말을 내뱉었다.


“위대한 두 분을 몰라 뵈어 정말 죄송합니다. 저흰 이만 후퇴할까 하는데 그때 저희의 목숨을 보장해주신다면”


그리고 그 말은 그 다음에 말하려던 자들 중 한 명이 악마 숙주가 낳았던 그 존재에게 잡아먹히며 바로 멈추게 되었다.


잡아먹힌 것 이전에 그 존재의 외양이 점점 충격적으로 변해서였다.


왜인지 생매장된 병사들이 약간 연상되게 변한 그 존재는 이윽고 자신을 직시해버린 병사 둘도 낚아채 뜯어먹기 시작했다.


고속으로 진행되는 그 전투에 어울리지 않는, 느긋한 식사였다.



그 덕분에 그 전투의 승기는 단찰에게로 기울었다.


산 제물 자격의 계승으로 뇌가 교란되어 그런 식사까지 해버렸으니, 단찰로서는 충분히 벌어질 만한 전투 결과라 할 수 있었다.


이윽고 단찰의 심장으로부터 길게 뻗은 마력 촉각들이 거대한 손들이 되며 적수의 머리와 등을 거세게 내리쳤다.



그 직후, 먹은 병사를 토하는 그 적의 머리 위로 단찰의 습합신 지팡이가 내리 찍혔다.


그 지팡이는 둔기로 사용하지 말라며 단찰을 향해 웅웅대며 울었지만, 단찰은 그것을 둔기에 이어 절굿공이처럼 여기고, 목숨 질긴 그 존재를 다지고 빻는 데 썼다.


곧 그 모습에 질린 생존자들이 그곳에서 빠르게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그 전선이 밀리자, 먼 후방 쪽의 사파 수뇌부들은 예전 자신들의 그 객기에 깊이 후회하게 되었다.


그 후, 그들은 약탈당했다는 핑계로 약탈자들이 된 자들답게도, 자신들의 희생양을 빠르게 찾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들의 노력은 결실을 맺어 구석의 한 아귀 빙의자가 그 희생양으로 지목됐다.


푸루샤계 출신이라던 그 색목인 빙의자의 외모가 너무 두드러져 일어난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욕과 폭력을 휘두르던 그들은 그 빙의자 시체에서 일어난 이변에 다시 후회 속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그 시체에 숨어있던 데몬들이 터져 나와 그들 모두의 콧속으로 제각각 파고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그런 일이 일어나자마자 제 콧속을 쇠막대로 긁어내고, 심지어 코를 잘라내기까지 했지만, 그 데몬들은 결국 그들의 송과체에까지 도달했다.



이윽고 그들은 한참을 꺽꺽대고 콜록거리다가, 갑작스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데몬 군체가 숙주들을 완전히 지배한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코 흉터나 잘린 코가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기에 그 사실은 알려지지 못했다.


게다가 그들이 부리는 마귀들 역시 점차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상태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헌원계 위성이 되는 섭리. 그 섭리를 무시할 수 있게 된 존재들의 탄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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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어설픈 글을 완결한 이후의 짤막한 후기 23.04.10 41 0 1쪽
81 81. 한 회귀의 끝 (1/1) 【완】 23.04.10 24 0 13쪽
80 80. 젊은 신들 (4/4) 23.04.07 24 0 8쪽
79 79. 젊은 신들 (3/4) 23.04.07 48 0 20쪽
78 78. 젊은 신들 (2/4) 23.04.05 26 0 13쪽
77 77. 젊은 신들 (1/4) 23.04.05 21 0 12쪽
76 76. 우화 (2/2) 23.04.03 31 0 12쪽
75 75. 우화 (1/2) 23.04.03 29 0 15쪽
74 74. 옛 요정의 최후 (2/2) 23.03.31 40 0 14쪽
73 73. 옛 요정의 최후 (1/2) 23.03.31 31 0 14쪽
72 72. 잘린 꼬리들 (2/2) 23.03.29 20 0 17쪽
71 71. 잘린 꼬리들 (1/2) 23.03.29 23 0 9쪽
70 70. 미완성품 (2/2) 23.03.27 37 0 17쪽
69 69. 미완성품 (1/2) 23.03.27 17 0 7쪽
68 68. 일꾼들 (2/2) 23.03.24 19 0 12쪽
67 67. 일꾼들 (1/2) 23.03.24 14 0 13쪽
66 66. 거머리의 비의 (2/2) 23.03.22 77 0 14쪽
65 65. 거머리의 비의 (1/2) 23.03.22 25 0 12쪽
64 64. 불사자 (2/2) 23.03.20 14 0 15쪽
63 63. 불사자 (1/2) 23.03.20 16 0 10쪽
62 62. 합일 (4/4) 23.03.17 15 0 9쪽
61 61. 합일 (3/4) 23.03.17 13 0 15쪽
» 60. 합일 (2/4) 23.03.17 16 0 11쪽
59 59. 합일 (1/4) 23.03.17 13 0 15쪽
58 58. 치유 (2/2) 23.03.15 13 0 12쪽
57 57. 치유 (1/2) 23.03.15 14 0 13쪽
56 56. 홍수 (2/2) 23.03.13 16 0 13쪽
55 55. 홍수 (1/2) 23.03.13 1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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