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 죽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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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정
작품등록일 :
2023.01.20 18:46
최근연재일 :
2023.04.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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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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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호문쿨루스의 사정(1)

DUMMY

큰 뿌리 나무 숲

거대한 나무뿌리가 드러나,

마치 나무들이 걸어 다니는 듯한

이 숲은

오멘 숲처럼 특벽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저주를 억제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이 숲에서 죽은 영혼들이, 나무들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정도?



숲 인근 상공

귀에 거슬리는 파지직 소리와 함께,

게이트가 나타났다.


“이곳에 있는 건가.”


제롬은 대스승의 편지를 쥐고,

큰 뿌리 나무 숲으로 넘어왔다.

하지만. 대스승은 거기서 누굴 만나라던지,

뭘 해야한다던지 하는 말이 없었다.

말 그대로...

대스승의 말만 믿고 무작정 넘어온 것인데...


제롬은 숲을 둘러봤다.

울창한 숲이라, 인기척은커녕, 건물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고는 편지를 봤다.


우로보로스의 인장이

새겨진 촛농 봉인을 물끄러미 보던 그는

이내 품에 집어넣고는 숲 위를 날아다녔다.

한참을 날아다니자, 연기가 나는 게 보였다.


“저긴가 보군.”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피어나는 연기가 아니었다면,

찾지도 못했을 정도로 집은 어두운 색이었다.



-똑 똑-


집앞에 선 제롬이 노크를 했지만,

내부에선 별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연기를 보고 왔습니다. 열어주시죠.”

하지만, 그의 말에도 답변하나 없었다.

잠시 후, 끼이익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아무런 마중도 없이 열린 문이었지만,

크게 놀라지 않는 제롬이었다.

그러자, 안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신기한 사람이네...보통은 사람 없이

문이 열리면 놀라는데.”


“....담이 좋다고 해두죠.”


“그런건가.”

제롬은 품에서 편지를 꺼내 건냈다.


“....?”


“편지를 보면 알거라고...하셨습니다만.”

이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로,

대스승의 이름을 말하긴 뭐했다.

조심스러운 제롬이었다.


“들어와.”


안내를 받아 안으로 들어섰다.

사람 사는 곳이 맞기는 하는건지 싶을 정도로

을씨년 스러운 장소.

하지만, 제롬에겐 다른 방안도 없었다.


“헤에...”

편지를 찢어서 읽어보던 그녀는

재미있다는 듯 제롬을 봤다.


“.....”


제롬은 벨레로폰에 관해 대스승에게 물었고,

그 진실을 듣고자 그녀에게 온 것이다.


“당신네들이랑은...거래를 끊기로 했었는데

말이지.”


“그런...말씀은 못 들었습니다만....”


“당신, 호문쿨루스지?”


“....!”

움찔하는 제롬을 보며, 쿡쿡거리던 여자는

의자에 앉아서 차를 권하며 말했다.


“대스승이랑은 악우야. 그 녀석은...

꼭 이런식으로 일을 넘기거든.”


“그래서, 거절하시는 겁니까.”


여자는 눈을 감고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이 아이에게, 피해를 안끼친다면

상관없겠지.”


“....?”

이해가 안된다는 얼굴을 하자,

여자가 말했다.


“이 아이의 이름은

데이루드. 사령술사야.”


“당신은 그럼....”


“맞아. 너희들의 망할 대스승 때문에

여기에 묶인 불쌍한 영혼중 하나지.”


“당신....이름이 뭐지...?”


“난 이미 잊혀진 존재야.

그것도...”

여자는 종이를 꾸겼다.


“대스승이 벨레로폰을 만들면서 말이지.”


“....!”



사령술사 데이루드

검은 사슬용병단에 속한 여자였지만,

이 사령의 숲에 그녀같은 강력한 영매를

놔줄리 없었다.

그것이...그녀가 이런 외딴 숲에 머무는 이유였다.


그리고, 지금 그녀에게 빙의되어 있는 혼은,

제롬이 숲에 나타난 순간부터, 그녀에게 달라붙어 있었다.

제롬은 데이루드의 뒤로 은은하게 보이는

여인의 실루엣을 지켜봤다.


“벨레로폰에 대한 진실...그것을 듣기 위해 왔습니다.”


“벨레로폰의 진실이라...

어떤 대답을 원하는 건지, 애매하네.”


“녀석의 정체? 만들어진 과정?,

아니면, 대스승이, 그 녀석을

곁에 두는 이유?”


“그 모든 것입니다.”


“후후...욕심 많은 호문쿨루스네.”



제롬에게 말을 해주는 혼령은,

대스승과 함께 연구했던 여자였다.

그가 죽인 것은 아니었지만,

거의 그런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 땅에 묶여버렸으니까.


“그 편지.... 우로보로스의 인장이,

어째서 그의 상징이 됬는지부터 시작해야할까?”


“.....”

제롬은 꽤나 일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은...많습니다.”


“그거 다행이네. 한풀이라고 생각하라고.”





제롬이 숲에서 이야기를 듣는 동안,


대스승에게 명령을 받은 데보레투르는

온갖 지역을 헤매고 있었다.

그리고, 목표를 정해서,

산을 오르는 중이었다.


“헥...헥....”

호문쿨루스 답지않게 거친 호흡이었다.


“대체....이런 곳까지 와야할 이유가 뭐야...”



대스승의 최초 명령은

강한 존재를 찾아, 힘을 빼앗으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강자들을 죽였다.

하지만, 이내,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알려준 대스승이었다.


그래서, 엘 루트로가,

신조생물인 씨 서펜트의

힘을 흡수했다.


그리고는....실패, 실패, 실패....

실패의 연속이었다.


“뿌득....래리....그 망할 저주술사...!”

호문쿨루스보다 강한 존재라니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는 그였다.


처음 겐의 제자로 들어가, 용병단 생활을 할 때만 해도, 겐 정도는

가볍게 제압하겠다고 생각했지만....

래리에게 호되게 당하고 나자,

겐도 괴물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싹텄고,

그런 의심은 데보레투르를 약하게 만들었다.


대스승이 그런 데보레투르에게

임무를 준 것은....

다른 신조생물을 찾아서 흡수하란 것이었다.


“이런....이런 말도 안 되는 곳에

살고 있는 거냐고....”


데보레투르가 점찍은 두 번째 신조생물은

피닉스였다.

드래곤은 아무래도 좀 그렇고,

씨서펜트의 힘이 있으니, 피닉스를 제압하기

쉽지 않겠냐는 것이었는데...

그렇기엔 너무 높은 곳이었다.


-휘오오오-


거친 바람이 불어 닥치며,

절벽에 매달린 데보레투르를 떨어트리려 했다.


“진짜...올라갔는데 없기만 해봐...!”

정보가 다르다면,

가르쳐 준 마을을 몰살 시켜버릴 것 같은 그였다.

정보가 세면 안되니, 지나온 마을들을,

몰살시키면서 왔지만.


황량한 절벽,

멀리서 보면, 그야말로,

깎아지는 기둥처럼 보였다.


기둥같은 절벽에 손을 밖아 넣으며,

조심스럽게 올라가고 있자,

레티나의 이동 기술이 절실하게 떠오르는 그였다.


그렇게, 꼭대기에 도착하자,

커다란 둥지가 보였다.

사람 키 정도는 너끈해 보이는 나무둥지가,

절벽 위에 크게 차려져 있었다.


“하아...하아...새끼...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머리가 나빠서 고생하는 타입이었다.



불사조는

대표적인 신조생물.

씨서펜트가 바다의 신이 만든 피조물이라면,

불사조는 생명과 불의 신이 힘을 합쳐만든

신조생물이었다.


두 신의 힘을 받은 만큼...

피닉스가 세 신조생물 중 가장 강하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었지만....


씨 서펜트의 힘이 있으니,

상성으로 이길수 있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게다가....피닉스는

새끼를 알로 낳지 않는다.

둥지는 오롯이 피닉스 본인의 것.


피닉스는 자신의 불꽃 깃털을 발화시켜

또 다른 자신의 분신을 만든다.

그래서 그녀의 새끼들은....

크기만 작았지, 태어나면서부터 성체의 모습을 하고 태어났다.

신조생물 다운 생태였다.


하지만, 그 강함도,

심지어, 생태도 몰랐던 데보레투르는

사서 고생을 하고 있는 판이었다.


“ 이거... 둥지가 이만하면...

얼마나 큰거야?”


한참 알짱거리고 있자, 하늘에 그림자가 생겼다.


“....뭐지?”

위를 올려다보자, 거대한 새가, 둥지에 내려오고 있었다.


“피....피닉스군!”



-삐이이이이이!!!-


창공을 꿰뚫는 날카로운 울음소리로,

데보레투르를 맞이해줬다.

그녀가 데보레투르에게서 느껴지는 살기를

감지했으니까.


강렬한 날개짓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몸을 불사르듯, 노란 깃털들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래...이 정도는 되야...! 싸울맛이 나지...!”



사실...피닉스는 데보레투르의 강함에

신경도 안 썼다.


어떤 존재이든, 자신에게 덤빌 수준은

아닐테니까.

하지만, 데보레투르가

힘을 끌어모으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왜냐?

데보레투르가, 씨 서펜트의 힘을 사용하려 했으니까.


단박에 상황을 이해한

피닉스는

이 존재를 부셔버리겠다고 다짐했다.



마치 촛불처럼,

봉화처럼

저 멀리서도 타오르는 피닉스의 불기둥이 보였다.

절벽 위에서 빛나는 모습이, 파괴력 이전에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다.


“좋아....좋다고... 해보자고!”

데보레투르는 열기를 버텨내며, 씨 서펜트의 힘을 둘렀다.


그러자, 피닉스는 분노하며, 그의 주변에

강력한 열풍을 일으켰다.


마법과 신성력을 불태우는

신의 불꽃이었다.

족히 바위를 녺이고, 대기를 일렁이게 만드는

가혹한 열기가 그를 덮어왔다.


“크으읏...!”


[그대는....제 친구를 죽였습니다.]

[그러면, 제가 당신의 생명을 존중할 이유도

없겠지요.]


맑은 목소리가, 머리에 울려왔다.


“그래도...급이 있다는 거지...!”

씨 서펜트의 말을 듣지 못했던

데보레투르는

그가 말하지 못하는 줄 알고 있던 것이다.


[그대로, 재가되어 사라지세요.

우매한 자여]


“아그....으....아아..!!”

불꽃의 회오리가 거칠게 데보레투르를 태웠다.



“라고....하겠냐고.”


[....!?]


생명을 불살라 버리는 불꽃안에서,

생각보다 멀쩡하게 버티고 있는 데보레투르에

놀란 피닉스였다.


“아무리 급이 딸린다고 해도...

씨 써펜트 역시, 신조생물이라고.”


“하물며...상성이란게 있지.”


[....]

피닉스는 말없이 불을 더 타오르게 했다.

씨서펜트의 물이 끌어 오르도록



“소용없어. 이녀석의 힘의 원천은

바다. 바다를 끓일 생각이 아니면...

이물은 증발 시킬수 없어.”


데보레투르는 넝마가 된 옷을 뜯어서 던져버렸다.


“순순히...내 힘의 제물이 되어라.

신조생물 피닉스.”


[사양하겠어요.]

데보레투르는 섬뜩하게 웃으며, 기뻐했다.


“그래. 그러면 마음껏 발버둥 쳐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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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104. 제롬이라는 호문쿨루스(2) 23.03.22 18 0 11쪽
103 103. 제롬이라는 호문쿨루스(1) 23.03.21 25 0 10쪽
102 102. 도대체 무슨 생각인건지 23.03.20 20 0 11쪽
101 101. 영원과 단장 23.03.19 17 0 11쪽
100 100.영원의 연금술(3) 23.03.04 36 0 11쪽
99 99.영원의 연금술(2) 23.03.03 27 0 10쪽
98 98. 영원의 연금술(1) 23.03.03 23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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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96.불과 용사님(3) 23.03.01 11 0 11쪽
95 95.불과 용사님(2) 23.03.01 1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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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89. 실마리 23.02.24 12 0 11쪽
88 88.겐과 브륜힐드(2) 23.02.24 1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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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86.단장의 후속조치 23.02.23 15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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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82.호문쿨루스의 사정(3) 23.02.21 13 0 10쪽
81 81.호문쿨루스의 사정(2) 23.02.20 14 0 11쪽
» 80.호문쿨루스의 사정(1) 23.02.20 16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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