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용사가 엘프로 환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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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삼
작품등록일 :
2023.01.23 12:56
최근연재일 :
2025.06.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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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1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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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소원대로 해드리지

DUMMY

아차 싶었을 때 이미 상황은 끝나 있었다. 검 끝으로 서서히 잦아드는 심장박동이 느껴진다. 그의 표정이 황망하게 일그러졌다.


한 방 먹었구나.


쿵··· 쿵··· 혈압이 실시간으로 오르는 게 느껴졌다. 그는 정말 오랜만에 깊은 빡침을 느꼈다. 이런 건 처음봤다. 무신경한 척 집요하게 신경을 건드려대더니, 뭐? 지금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이이··· 이 개자식이!!"


그가 거칠게 검을 뽑아냈다. 선생의 몸이 땅에 허물어지듯 패대기쳐졌다. 쓰러진 그녀가 피를 쏟아내며 움찔움찔 경련을 일으켰다. 탁해져가는 두 눈동자가 알렌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의기양양한 눈빛, 승리감에 고취된 저 미소.


- 내가 해냈다.


그는 순간, 자신 안의 무언가가 뚝 끊기는 것을 느꼈다. 이건 분노로 혈관이 터져나가는 소리였을까, 아니면 간신히 부여잡고 있던 한 가닥 인성이 박살나는 순간이었을까. 알렌의 그늘진 얼굴에 섬뜩할 정도로 살벌한 미소가 피어 올랐다.


"흐흐···· 좋다 이거야. 아무래도 처참한 임종이 소원이신가 본데."


그가 목소리가 음산하게 갈라졌다.


"소원대로 해드리지."


후웅- 알렌의 검이 살벌한 바람소리와 함께 대기를 갈랐다.


- 뚝


디오도르가 알렌을 쳐다보았다. 산산조각이 났어야 할 선생의 사지가 멀쩡하게 붙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검 끝은 그녀의 몸에 닿기 직전에 멈추어 있었다. 저 망나니같은 놈이 왠일이지? 화풀이라도 할 생각인 줄 알았는데.


'한동안 친하게 지내는 것 같더니 뭐, 측은지심이라도 생긴건가.'


아무래도 그런 모양이었다. 알렌이 들고 있던 검이 맥없이 바닥에 툭 떨어졌다. 흠. 가끔보면 저 악마같은 놈도 나름 인간적인 면모가 있는 것···


"······?!"


순간 그는 전신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알렌이 어깨를 들썩이며 애써 웃음을 참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형형한 안광. 그냥 정신이 헤까닥 뒤집힌 것이었나. 상태를 보니 미쳐도 여간 미친 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알렌은 잠시 넋이 나간 듯 그렇게 서 있다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동시에 퍼엉- 엄청난 양의 신성력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순식간에 그의 전신은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강렬한 빛에 휩쌓였다.


그가 거대한 빛줄기 속에서 자애로운 표정으로 여선생을 내려다보았다.


"아쉽지만 네 소원은 들어줄 수가 없겠군. 명색이 녹턴의 성녀데, 죽어가는 사람은 살려야 도리가 아니겠어?"


변화와 기회를 다스리는 여신 녹턴. 변화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리하여 그녀의 또 다른 이름은 아이러니하게도 재앙의 여신.


녹턴의 성녀가 사악한 마녀에게 천천히 손을 펼쳐 들었다.


"넌 너의 처참한 실패를 네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게 될거다. 물론, 팔팔하게 살아서 말이지."


오색찬란한 빛이 아름답게 대지를 비추었다. 그의 손 끝에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휘광이 감겼다. 기적이 일어나려는 걸까. 모두가 넋을 놓은 채로 이 성스러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가물가물 정신을 잃어가던 선생의 동공이 커졌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순간 온몸을 관통하는 날카로운 통증. 마치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녀는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끔찍한 비명을 질러댔다.


"끄아아아악!"


"어, 미안. 좀 아프지? 걱정하지 마. 죽진 않을테니까. 아, 뭐가 어떻게 되는건지 궁금하다고?"


선생은 정작 비명을 지르느라 듣지 못하는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네 마나회로가 수 천개의 파편으로 조각날거다. 마나가 흐르지 못하니 마법을 다시는 쓸 수 없겠지? 그래도 확실한 건, 네가 살아날거라는 거야. 게다가 그냥 살아나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무적이 되는거지."


"후··· 알렌. 진짜로 할겁니까?"


디오도르가 한숨을 푹 쉬었다. 신성한 힘을 이런 불온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 그는 알렌에게 치유마법을 가르치던 것을 일찌감치 포기했다. 그가 지독히도 재능이 없다는 점이 한몫했지만, 더 큰 문제는 그것이 일으키는 부작용이었다.


일명 좀비화.


알렌의 마법이 시전 대상자의 마나회로를 멋대로 재조립하여 치유가 무한대로 걸리는 현상. 체내에 마나가 생성되는 족족 치유마법으로 소모되기 때문에, 시전 대상자는 두 번 다시 마법을 쓸 수 없게 된다. 대신 신체 회복능력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졌다.


- 아니, 아무리 줘패도 곧바로 재생이 되더라니까?


이건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사례였다. 즉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의미다. 그는 이거 고문에 쓰면 딱 좋겠다며 화사하게 웃던 알렌의 얼굴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괜찮아, 괜찮아. 아주 건강하게 장수할테니까 말야. 하하하!"


그래, 딱 저런 표정으로. 악마도 박수갈채를 보낼 것 같은 참신한 역발상에 디오도르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 총체적 난장판을 홀린 듯이 지켜보던 이들 중, 크리스티안이 가장 먼저 정신을 차렸다. 소니아는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아버지의 품에 축 늘어져 있었다.


’이 상태가 더 지속되면 위험하다. 일단 마법진을 해체할 방법부터 찾아야 해.'


"저기, 기사님. 잠시만 딸을 맡아 주시겠습니까?"


고개를 든 남자의 얼굴이 참담했다. 죄책감과 슬픔으로 얼룩진 표정. 참으로 가슴 아픈 광경이었다. 크리스티안이 팔을 내밀어 조심스럽게 소니아를 넘겨받은 순간, 남자가 벌떡 일어나 마법진의 중앙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안돼요! 위험합니다!”


어떻게 막아볼 틈도 없었다. 크리스티안이 그를 쫓아 달려 나가려던 순간,


- 꽈르르르릉


귀청을 찢을 듯 한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 대지를 거칠게 핡퀴고 지나가는 거센 바람. 나무들이 뿌리가 뽑혀 나갈 듯 흔들리며 드드득- 거리는 소리를 냈다. 악령들은 여전히 깔깔거리며 여기저기서 춤을 추고 있었다. 기사 한 명이 짙은 안개가 낀 하늘을 쳐다보았다.


“날씨도 추운데 갑자기 왠 비지?”


크리스티안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아니야. 이건 천둥 따위가 아니다.’


이 끔찍할 정도로 압도적인 기운. 온몸의 솜털 하나하나를 곤두서게 만들 정도로 소름끼치는 시선.


설마?!


그는 반사적으로 사샤를 쳐다보았다. 불에 달구어진 루비같은 사샤의 눈동자가 세로로 길게 찢어지고 있었다. 그가 시선을 하늘에 고정한 채로 대답했다.


“그래, 드래곤이다. 게다가 성체급인 것 같군."


“그게 정말입니까?!"


그 여자가 죽기 전에 뭔가 수작을 부릴거라고는 생각은 했지만, 드래곤이라니. 이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항상 무표정하던 사샤의 얼굴에 혐오가 차올랐다. 그는 동족에게 배척받는 블랙 드래곤. 다른 성채들와 마주치는 상황을 극도로 싫어했다.


“이상한 일이지··· 일반적으로 드래곤은 인간을 경멸한다. 소환마법은 상호간의 동의 하에 이루어지는 계약. 드래곤이 인간의 부름에 응했다고?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아까 말씀하셨죠. 이 마법진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 같지가 않다고. 혹시 그것과 관련이 있는 걸까요?"


사샤가 고개를 저었다.


“글쎄다.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군.”


“흠··· 아무튼 이대로라면 큰일입니다. 오덴버그 정도는 브래스 한 방으로 끝장날테니까요."


“그래. 놈이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다. 일단 내가 나가보도록 하지. 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마법진을 멈춰라."


천천히 걸어가던 사샤의 모습이 공기 중으로 스며들 듯 사라졌다.



정신없이 달리던 소니아의 아버지는 마법진의 한 가운데에 다다랐다. 가쁜 호흡에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분명 여기였다. 자신이 처음 서 있었던 그 곳. 그는 숨을 고를 틈도 없이 자리에 주저 앉아 땅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절대 죽게 놔둘 순 없어.’


그는 딸을 처음 품에 안아 든 순간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했다. 손가락을 움켜쥐던 조그만 손의 따뜻함, 처음으로 아빠라고 불렀던 순간의 설렘, 그리고 두려움. 이 연약하고 조그만 것이 잘못 만졌다가 부서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딸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은 매일매일이 새로운 모험이었다. 가정을 꾸리기 전까지는 가져보지 못했던 감정들. 이를테면 놀라움, 감동, 그리고 소소한 즐거움. 그것들은 점점 더 그의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해나가기 시작했다.


- 아빠, 안가면 안돼? 책 읽어주기로 약속했잖아. 이번에는 또 몇 밤 자야지 돌아와아? 어?


그날도 집을 나서기 전, 뾰루퉁한 표정으로 칭얼거리면서도 한 쪽 다리에 착 감겨있던 나의 작은 숙녀, 소니아.


자갈에 살갗이 찢어져서 피가 흘러나왔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딸이 도대체 어떤 심정으로 이걸 묻었을까 생각하니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


“아아···.”


드디어 흙이 잔뜩 묻은 나무 상자를 찾아냈다. 그는 잠금쇠를 거칠게 비틀어 상자를 열었다. 잔뜩 우겨넣은 쿠키들 사이로 자신의 은테 안경, 딸이 가장 아끼던 인형, 그리고 쪽지 하나가 보였다. 삐뚤삐뚤한 글씨로 쓰여진 자신의 이름과 짤막한 편지.


- 엄마가 아빠는 이제 집에 못 온대. 소니아가 보고 싶지도 않아? 난 보고 싶은데. 엄마도 매일 울어서 눈이 빨개. 집에 빨리 오세요. 아빠 사랑해.


그는 울컥 북받쳐오르는 슬픔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목놓아 울었다. 보고 싶었다, 사무치도록. 억울했다. 하필 왜 우리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버린 걸까?


“괜찮으십니까?!”


뒤늦게 달려온 기사단원들이 오열하는 남자를 부축하며 일으켜세웠다. 그들은 바닥에 흩어져있는 상자와 쪽지를 확인하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끄흑··· 상자를 파냈는데도 소니아가 일어나지 않아요. 저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이대로 소니아를 잊고 살아간다면, 저는 제 자신을 절대 용서할 수 없을 겁니다.”


“미안하네···. 유감이지만 지금으로서는 방법을 모르겠군. 이게 위로가 될 진 모르겠지만, 우리도 사실 살아남을 수 있을 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네. 곧 마물의 습격이 있을 예정이거든."


"네. 히엠스 여신이 봉인되었다면 신성력을 사용할 수 없겠지요. 신성 기사단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겁니다."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그들 모두가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다. 크리스티안이 서 있었다.


“아직 마법이 완전히 발동되지 않았으니까요. 그 여자는 100번째 죽음의 전복이 완료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그 전복을 중단시킨 사실을 모르고 있지요."


“······.”


“그 말은, 이걸 원래대로 돌릴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직 늦지 않았어요."


크리스티안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소니아의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전복을 되돌린다. 잠시 그 말 뜻을 되새겨보던 남자가 마침내 아! 하고 탄성을 질렀다.


내가 다시 죽으면 된다. 소니아를 살릴 수 있다!


절망이 가득하던 남자의 얼굴에 천천히 희망의 빛이 차올랐다. 재차 확인하듯 크리스티안을 쳐다보자 그도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마침내 남자의 두 눈에서 기쁨의 눈물이 줄줄 흘렀다.


"되돌릴 수 있어! 아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여신이시여."


방법을 찾은 건 다행이지만, 크리스티안 마음은 영 편치가 않았다. 남자를 죽여야 하니까. 망설이던 그가 마침내 검을 빼들었다. 남자의 눈동자에 잠시 두려움이 비쳤으나, 이내 마음을 굳힌 듯 결연한 표정으로 크리스티안의 앞에 섰다.


”빠르게 고통없이 끝내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멋진 말을 남겨야 하는데, 진부한 대사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군. 사랑한다고, 평생 함께하지 못하게 되어 미안하다고 전해주시겠습니까?”


”그러지요."


”아 참. 딸에게 전해주지 못했던 선물이 있었습니다. 상점에다 주문을 해놨는데, 그게 성채 쪽···”


그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사방이 안개라 한 치 앞도 분간할 수가 없었다. 방향을 가르키려고 올려 든 손가락이 힘없이 툭 떨어졌다.


“아아··· 아닙니다. 신경쓰지 마세요."


“아빠가 사주기로 했다던 그 큰 인형말입니다. 따님이 잘 알고 있겠죠? 어디에서 파는 건지 슬쩍 물어보겠습니다."


크리스티안이 다정하게 미소를 짓자 그의 얼굴이 다시 환해졌다. 아··· 소니아가 계속 기다리고 있었구나.


“네, 맞습니다, 맞아요!”


“걱정마세요. 제가 꼭 전달하겠습니다."


마지막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소니아의 아버지는 딸이 있는 방향을 응시하다가 질끈 눈을 감았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크리스티안의 검이 번쩍 빛나며 허공을 두 차례 갈랐다. 첫번 째 일격에 고통을 느끼는 신경이 절단되었고, 두 번째 일격이 급소를 갈랐다.


의식을 잃기 직전, 안개 너머로 은색의 작은 빛들이 반짝거리는 것이 보였다. 소니아가 있는 곳이다. 그는 본능적으로 딸이 무사하다는 것을 느꼈다. 만족스러운 미소.


아, 해냈다.


그는 두 번째이자 마지막 죽음을 평화로운 표정으로 받아들였다.


크리스티안은 남자의 몸이 마치 모래처럼 부서지며 허공으로 흩어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고통을 줄여주는 것 외에 달리 그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아이가 깨어났습니다!”


안개 저편에서 기사들이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텅빈 허공에 남자의 마지막 미소가 잔상처럼 남아 있었다.


'역시 도무지 적응이 되지 않는군.'


여때까지 수많은 죽음을 지켜 보았지만, 단 한 번도 마음이 편했던 적이 없었다. 각기 다른 사연들, 그 종말의 순간은 너무도 강렬해서 삶마저 집어 삼킬 것 같달까. 크리스티안은 씁쓸한 표정으로 다시 검을 꽃아 넣었다.



한편 알렌과 디오도르는 드래곤을 막을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히엠스 여신의 힘이 봉인된 상태에서는 오덴버그를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마법진을 멈추어야 해요. 사샤 씨가 막고 있다고 해도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니까 말이야.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냥 다 잘라 버리는 수 밖에 없을까?”


“가능할까요?"


“흐음."


알렌은 들고있던 침묵의 검을 근처에 흐르던 마나 줄기에 푹 꽃아 넣었다. 보이지 않았던 마법진의 일부가 지직거리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거, 될 것 같은데?"


순간 검 표면에 새겨져있던 문양들이 차례로 밝혀지더니 우웅- 하는 공명음을 내며 떨리기 시작했다.


“엥? 이게 갑자기 왜 이러지?”


검을 쥐고있는 손을 통해 신성력이 미친듯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온 몸이 찢어질 것 같은 지경이었다. 알렌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악! 이 미친 검이 내 힘을 다 빨아먹는다아!!”


“알렌, 진정하시고 일단 손잡이를 놓으세죠!"


“으악! 젠장, 손이 안 떨어져! 대신관 새끼가 사기를 쳤다! 이건 분명 마검이야!!”


보랏빛을 띄던 검이 점점 더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황금빛 바다처럼 출렁거리는 신성력이 검을 타고 대지로 퍼져 나갔다. 땀이 송글송글하게 맺힌 알렌의 이마에 노틸루카의 관이 떠올랐다. 그는 정신을 잃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며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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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13화 용사가 살아있다 25.06.15 9 1 19쪽
112 112화 반가운 조우 25.06.01 9 1 19쪽
111 111화 정령왕의 탄생 25.05.17 9 1 19쪽
110 110화 모든 파도의 지배자이자 가장 깊은 심연의 주인 25.05.02 18 1 21쪽
109 109화 피쉬우드 25.04.23 22 1 17쪽
108 108화 올바른 공무원의 표상 25.04.12 17 1 18쪽
107 107화 일하기 싫은 사람들 25.03.28 14 1 20쪽
106 106화 우리 마계, 푸르게 푸르게 25.03.18 18 1 17쪽
105 105화 외면하기엔 너무 달콤한 유혹 25.03.07 13 1 19쪽
104 104화 시험에 들지 않게 하소서 25.02.21 14 1 19쪽
103 103화 연기대상을 받아야 마땅한 재능 25.02.07 21 1 17쪽
102 102화 정체성이 모호한 소녀 25.01.29 23 1 15쪽
101 101화 화합의 장 25.01.21 17 1 17쪽
100 100화 이상하다 24.12.16 20 1 16쪽
99 99화 밝혀지는 과거와 슬픈 비하인드 스토리 24.12.05 22 1 15쪽
98 98화 가짜 신탁을 내리시다 24.11.28 25 1 16쪽
97 97화 쿠데이라트 교단 24.11.21 19 1 19쪽
96 96화 각성하다 24.11.08 22 1 17쪽
95 95화 한동안 선지는 사양합니다. 24.11.01 23 1 14쪽
94 94화 살육의 여신 24.10.25 28 1 17쪽
93 93화 깨어나다 24.10.13 42 1 16쪽
92 92화 모두 어디로 사라져버린걸까? 24.10.07 34 1 14쪽
91 91화 사기와 농락 24.09.29 28 1 14쪽
90 90화 개소리를 주고받는 사이 24.09.14 35 1 18쪽
89 89화 주인님의 개가 되겠습니다 24.09.07 36 1 17쪽
88 88화 죽은 자들을 위한 무도 24.08.29 43 1 21쪽
87 87화 신의 힘을 시험해보자 24.08.20 32 1 11쪽
86 86화 전쟁의 끝 24.08.13 46 1 18쪽
85 85화 노예 확정 24.08.03 51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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