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화 협박

알렌은 빌테비샤 궁으로 향하는 마차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밤하늘이 짙은 초록빛으로 일렁이고 있었다. 마음이 초조했다.
'그 양반이 댄싱문 엘프라는 건 대체 어떻게 알아챈걸까.'
유독 예민하고 섬세해보였던 의사 양반이 혹시 험한 꼴을 당하지나 않았을까 걱정이 되었다. 그는 며칠 간의 생생한 체험을 통해 혹독한 사실을 깨달아버렸다. 댄싱문 엘프를 노리는 이들 중엔 유독 미친놈들이 많다는 것을.
지금 가장 거슬리는 건 얼굴없는 형제단이었다.
형제단. 그가 빠드득 이를 갈았다. 첫 만남은 납치와 인신매매로 시작되었다. 글렌힐 지부를 박살낸 것으로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끝이 아니었지. 이것들 덕분에 세르게이에게는 욕을 처먹고, 군중에게 사냥감처럼 쫓긴데다가, 온 몸이 폭발당하는 신선한 경험까지 했다.
'근데 또 나를 건들였어?'
감히?!
안 그래도 개같은 성질머리가 놈들 덕분에 한층 더 개차반이 되어가는 것 같았다. 아주 집요하게 성가시달까. 안 그래도 종말이니 어쩌니해서 골치가 아파 죽겠는데, 이걸 그냥 서쪽의 마녀한테 싹 다 망하도록 내버려 둬?!
그는 문득 황혼회의 아이돌로 급부상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다가 어처구니가 없어서 피식 웃어버렸다.
반대편에 앉아있던 사샤는 실시간으로 오락가락하는 알렌의 복잡한 표정을 관찰하다가 곰방대를 깊이 빨아들였다. 그의 입에서 보라색 연기가 새어나왔다.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만약 죽일 거였으면 편지를 남겨두지도 않았겠지."
“무사해야 할 거예요. 안 그러면 빌테비샤 궁을 통째로 태워 캠프 파이어를 해버릴테니까. 아 뭐, 전쟁 좀 나면 어때요? 어차피 우리 아니면 세상은 망할텐데. 멸망의 시기가 좀 더 앞당겨지는 것 뿐이니 억울할 것도 없겠죠."
사샤가 곰방대를 넘겨주자 알렌이 연기를 한 모금 훅 들이켰다. 후우- 차가운 연기가 폐 속에 차오르면서 폭발할 듯 끓어오르던 감정이 조금씩 진정되었다. 알렌은 턱을 괴고 앉아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답은 오직 하나였다.
‘그래. 이젠 폭력뿐이다. 압도적인 무력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어.'
우습지만 그게 정답이었다. 짐승들을 아무리 감언이설로 타일러봤자 알아듣지 못하는 법이니까. 말로 대화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병신짓인거지. 소통은 상대방을 고려해야 한다. 짐승과의 대화에는 그에 걸맞는 비언어적 수단이 골고루 곁들여져야 하는 법. 알렌이 주먹을 우두둑 꺾었다.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그의 눈이 사악하게 빛났다.
노틸루카의 사제가 히엠스 여신을 향해 간절히 기도했다. 소통의 과정에서 희생될 어린양들의 목숨을 부디 잘 거두어 달라고.
'갑자기 왠 기도?'
사샤는 조금 혼란스러워졌다. 정신이 나간건가? 이젠 나도 모르겠다. 그는 슬그머니 고개를 돌려 눈 앞의 미친놈을 외면해버렸다.
마차가 빌테비샤 궁 앞에 멈추었다. 마석을 갈아넣어 입힌 모양인지 어둠 속에서도 건물 전체가 보석처럼 반짝거리고 있었다. 문설주 위의 현판에는 빌테비샤의 고대 언어로 왕궁을 상징하는 문자가 아로새겨져있었다.
"훌륭하군."
블랙 드래곤이 탐욕스럽게 입맛을 다셨다.
문 앞에는 문지기들이 빌테비샤 왕실의 초록 깃발을 들고 도열하여 서 있었다. 은빛 갑주를 걸치고 장검을 찬 채 부동자세로 서 있는 그들의 모습은 꽤나 위협적으로 보였다.
수문장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그들의 정 가운데서 깃털이 달린 화려한 모자를 쓰고 있었으니까. 알렌이 그에게로 다가가 편지를 내밀었다. 그가 편지의 인장을 확인한 후, 사무적인 태도로 응답했다.
“아침 9시.”
“어차피 몇 시간 안 남았잖아요.”
그가 항의하는 알렌은 무표정한 얼굴로 내려다보더니, 다시 한 번 단칼에 거절했다.
“편지에 지정된 시각에 맞추어 돌아오시오."
안 그래도 인내심이 바닥나 있던 알렌의 안면가득 빡친 조소가 떠올랐다.
“이봐, 수문장 나리. 내가 지금 당신들 스케줄에 맞춰 줄 정도로 한가해보이나? 분명히 하지. 지금 여기서 칼자루를 쥐고 있는 사람은 나야. 아니면 그냥 다 죽고싶은 건가?"
“미친 작자로군. 그 말은 반역으로 들릴 수 있다는 걸 모르는가?"
“글쎄. 왕궁이 잿더미가 되면 왕이고 뭐고 다 상관없어질테니, 더 이상 반역이 아니게 되겠지."
알렌가 사샤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이자, 그가 곧바로 마법을 시전했다. 사샤의 손가락 끝이 찬란하게 빛나더니 라이터 불 크기만한 불씨가 화르륵 타올랐다. 그가 어울리지 않게 들뜬 표정으로 알렌을 쳐다보았다.
“이걸 봐라. 성공했다.”
작고 소중한 불씨를 보며 그는 뒷골이 빡 땡겨오는 것을 느꼈다.
“아니, 그걸 지금 성공하면 어떡해요! 이걸로 뭘 어쩔껀데에엑!”
알렌이 빽 소리를 질렀다. 수문장은 어처구니 없다는 표정으로 이 두 얼간이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냥 미친놈들이었군. 그가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다른 문지기들에게 손짓했다.
“끌어내라.”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군사 일곱 명이 창을 들고 문 앞에 도열하여 섰다. 문 빗장 앞에 서 있던 군사 두 명이 도끼 두 자루를 십자로 교차하며 막았다. 장검을 든 네 명의 군사가 무표정한 얼굴로 수문장의 양 옆에 섰다.
그 순간
- 꽈아아아앙!!
굳게 잠긴 문 반대편으로 한 줄기 빛이 수직으로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폭발. 미지근한 공기가 얼굴을 훅 스치고 지나갔다. 이윽고 화염과 매캐한 연기가 밤하늘로 치솟아올랐다. 수문장 초소의 작은 쪽문으로 시녀 한 명이 뛰쳐나왔다.
“불입니다! 건물 하나가 벼락을 맞았습니다!"
“뭐··· 뭐라고?!”
“불이 더 번지면 모두 대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열 두 개 문을 모두 개방하라십니다!"
그들이 황급히 대문을 열었다. 가장 바깥 겹의 대문이 열리고 안쪽 두 개의 문이 차례대로 열렸다. 세 개의 문 사이로 시뻘겋게 타오르는 정자 하나가 보였다.
그걸 지켜보던 사샤가 이제 이해를 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강력한 결계로군. 저 삼중문 자체가 마법진의 일부다. 마나를 흡수해서 공격 마법을 약화시키는거지. 그러니까 일종의 완충재 역할을 하는거다."
“그러니까 저게 ‘추락하는 별’의 원래 규모라는 말이죠?”
“맞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있던 수문장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지, 지금··· 저게 너희들 짓이라는 거냐?!”
알렌이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그를 위협했다.
“눈치도 없이 아직도 여기 서 계신가? 알았으면 달려가서 왕이라도 모시고 오던가. 이봐. 지금 이건 내 초대장이야. 나오지 않으면 왕궁 전체가 불바다가 될 것이라 전해라, 지금 당장.”
그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콩알만한 꼬마가 마법사를 믿고 방자하게 주둥이를 놀리는구나. 그가 칼을 빼들려는 찰나, 누군가가 허둥지둥 달려오면서 소리쳤다.
“멈추시오! 두 분께 손대지 말고 그대로 데려오라는 폐하의 명입니다.”
감색 비단을 두른 태감이 그들을 막아서며 알렌과 사샤에게 공손히 인사했다.
“불편을 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지금부터는 제가 안내드리겠습니다."
수문장이 빠드득 이를 갈며 소리쳤다.
“이들은 위험하다!”
“그냥 들여보내라고 하셨습니다. 어차피 막을 수도 없다고 하시면서요.”
“그렇다면 나도 동행하겠네!"
“폐하께서 두 분만 허하셨습니다. 수문장께서는 폐하의 명을 거역할 셈이요?”
태감이 이렇게 나오자 그는 더 할 말이 없어졌다. 수문장은 패배감 만연한 얼굴로 한쪽으로 비켜서서 길을 터주었다. 알렌이 그의 옆을 지나며 소근거렸다.
“거, 수고하쇼.”
그의 표정이 꽈드득 구겨졌다. 알렌의 마음에 작은 평화가 깃들었다.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타인의 분노가 이토록 감미로울 수도 있는 것이었던가. 활활 타오르는 정자 옆을 지날 때 사샤가 슬쩍 손가락을 튕겼다.
- 쏴아아아
굵은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맹렬하게 타오르던 불길이 조금씩 잦아 들었다. 한밤중에 난데없는 불난리로 허둥지둥 물을 길어와 뿌려대던 궁인들이, 이번에는 폭포수처럼 쏟아져내리는 물에 정수리를 처맞고 있었다. 평화로웠던 그들의 일터가 낯선 이들의 방문으로 극한직업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태감을 따라 궁 내부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높고 화려한 전각의 건물들과 빛나는 석탑, 그리고 거대한 호수 옆을 지났다. 보름달 뜬 밤, 잔잔하게 쪼개지는 물결이 온통 은빛으로 반짝거렸다. 알렌은 제법 운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태감은 붉은 매화꽃이 흐뜨러지게 피어있는 아담한 건물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종이를 덧댄 창을 통해 노랗게 흔들리는 불빛이 보였다.
“폐하, 데려왔습니다.”
“들라하게.”
방 안에서 남자의 낮은 음성이 들려왔다. 늦은 시간이라 접견실이 아니라 침전으로 데려간 모양이었다. 방안을 둘러보던 알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런 상태에서 잠을 잘 수가 있다고? 일곱 지붕의 여관이 고급스러웠다면 이곳은 정말 사치의 절정이 무엇인지 보여주기로 작정한 것 같았다.
금박을 입힌 비단벽에 온갖 보석이 박혀 있었고, 방 한가운데는 상아와 오닉스로 만든 체스판이 놓여 있었다. 높은 천장은 유리돔으로 덮혀 있었다. 마법을 걸어놓은 모양인지 천체의 경도와 위도, 별자리같은 것들이 반짝반짝 빛을 내며 흘러가고 있었다.
"훌륭하군."
기가 질릴 정도의 화려함에 사샤가 다시 입맛을 다셨다. 그때 정면의 단상에서 인기척이 들리더니 보석을 꿰어만든 주렴이 차르륵 걷혔다.
“반갑다, 댄싱문 엘프. 혼자만 오라고 했을텐데, 손님까지 딸려 오셨군.”
빌테비샤의 왕. 그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짙은 초록빛의 용포와 검은 융단처럼 긴 머리카락. 피부가 상아처럼 매끈한 것을 보니 의외로 젊은 모양이었다.
"안녕하세요. 어차피 시간도 안 지켰잖습니까. 그냥 그러려니 넘어가시죠."
댄싱문 엘프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아주 싸가지 없는 말투였다. 왕이 조금 멈칫했다가 잘못 들은 것이라 생각했는지 그냥 넘어갔다. 정교한 자개 테이블 위헤 세 개의 찻잔이 놓여 있었다. 알렌이 의자에 앉자마자 다짜고짜 질문했다.
“그래서 이게 다 뭐랍니까. 우리 의사양반은 어디에 있죠?”
왕의 눈에 당혹스러움이 떠올랐다.
“성미가 많이 급한 모양이군.”
“지금 아주 잘 참고 있는 겁니다. 제 인내심은 벌써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예요. 지금처럼 이런 개같은 상황이 계속해서 이어지면 저도 제가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이말입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폐하. 그냥 바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그가 뜨거운 차를 원샷하고 잔을 탕 내려놓았다.
“얼굴없는 형제단과는 어떤 관계인거죠?”
왕은 잠시 조용해졌다.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 조금 혼란스러웠다. 혹시 내가 지금 협박을 받고 있는 것인가? 그가 이 대화를 논리적으로 분석해보려고 노력하면서 침착하게 답변했다.
“일단은 적이다.”
“그럼 의사양반은 도대체 왜 납치하신 겁니까?"
“그가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지. 보호차원에서였다고 해야겠군. 일단은 그를 살려놓아야 내가 그대와 거래를 할 수 있을 테니까.”
“거래요?”
알렌의 인상이 찌푸러졌다. 이게 무슨 맥락없는 개소리인가? 들으면 들을수록 무슨 소리인지 도통 알아먹을 수가 없었다. 왕도 살짝 짜증이 난 듯 답답하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이러다간 질문이 끝도 없겠군. 대화의 방향이 갈피도 없이 흐르지 않는가.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을 할터이니 일단 그 성질머리부터 좀 죽여보게.”
“······.”
그가 한마디 더 하려다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왕이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했다.
“그 댄싱문 엘프는 지금 황혼회의 타겟이 되었다네."
왕이 황혼회를 알고 있다? 알렌이 고개를 번쩍 들어 의구심 가득한 눈초리로 그를 쳐다보았다. 남자의 초록색 눈동자는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깊고 잔잔했다.
“그대가 빌테비샤에서 접촉한 모든 이들에게 감시를 붙였더군. 그러던 와중에 그 의사의 정체가 댄싱문 엘프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모양이야. 그대와 특별한 관계일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던데. 많이 닮은 걸 보니 역시 아버지인가?"
아니라고 대답하려던 알렌이 잠시 멈칫했다.
“잠깐, 근데 이걸 다 알고계셨다는 것은···.”
“그래. 나 역시도 그대를 감시하고 있었네.”
소오름. 어린 소녀를 스토킹했다는 소릴 참으로 당당하게 지껄이는구나. 왕의 풍채와 위엄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알렌의 표정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가 훤히 보였는지 그가 인상을 찌푸렸다. 왕이 한마디 하려다가 입을 꾹 다물었다.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지 말고 본론에 집중하자.
“언제부터인가 빌테비샤에서 황혼회의 활동이 활발해졌다네. 이상할 정도였지. 내부에서 누군가가 그들과 긴밀이 협조를 하는 것 같은데, 도무지 그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거든. 이번에 가짜 신탁이 풀렸을 때, 그것이 황혼회와 연결되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지.”
“어째서죠?”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형제단의 단장이 황혼회의 간부라네.”
엥? 이렇게 연결이 된다고? 알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물론 형제단이 황혼회인 것은 아니야. 둘은 각각 성격도 목적도 다른 독립적인 단체지. 하지만 수장이 황혼회이니, 아주 영향력이 없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네."
“그래서 가짜 신탁이 퍼지도록 내버려두셨군요.”
“그래. 이걸 미끼로 삼아 그들의 조력자와 함께 아예 뿌리를 뽑을 작정이었지. 그대가 먼저 나서주어서 우리가 움직일 필요가 없어졌지만 말일세."
“근데 왜 빌테비샤 왕실이 직접 나서서 황혼회를 견제하는거죠? 결국에는 그냥 작은 종교단체일 뿐인거 아닙니까?"
그때 사샤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아직도 눈치를 못 챈 모양이군. 알렌, 왕의 기도를 읽어봐라.”
알렌이 고개를 갸웃하더니 눈을 감고 그의 마나 회로에 집중했다. 처음에는 지독한 암흑. 그 다음에는 점 하나가 보였다. 이윽고 그 점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길게 퍼져나가는 찬란한 녹색의 빛. 그의 보랏빛 눈동자가 온통 초록색으로 뒤덮혔다.
이건 마나가 아니다.
거대한 신성력의 응집. 심지어 예리엘의 신성력을 아득히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이런 건 처음 봤는데. 알렌이 번쩍 눈을 떴다. 자기도 모르게 식은 땀을 줄줄 흘리고 있었다.
“어어··· 엄청나네요. 빌테비샤 왕실이 델루시오의 신전이라더니, 폐하께서 대신관을 겸직하시는 건가요?”
“······.”
왕은 대답이 없었다. 사샤가 답답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알렌, 다시 한 번 자세히 봐라.”
“대신관이 아니면 뭔데요? 대신관보다 높은 건 신 밖에 없는 거 아니었나?”
그가 이제야 알았냐는 듯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엥??”
신이라고?
“델루시오 본인이라고오?!!”
알렌이 믿을 수 없다는 듯 테이블을 잡고 벌떡 일어나 왕을 향해 손가락질했다. 참으로 믿을 수 없는 수준의 무례함. 댄싱문 엘프가 멍청하다는 것이 사실이었던 모양이군. 빌테비샤의 왕, 아니 도박과 사기의 신 델루시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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