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젤 맛있는 고깃 국 (19금)
엄마는 사랑했다

세상에 모든 공포영화를 봐도
난 치유되지 않았다.
사람보다 무서운 귀신은 없다
절대 없다
왜 공포영화 속 귀신의 손톱은 길까?
그저 펑범하지 않은 특별 한 것의 어떤 막연한 공포를 선사하기 위한 것이겠지만
사람들은 의외로 지극히 평범함 속에 생각지도 못한 것을 더 무서워한다.
공포영화를 만드는 이는 진정한 공포를 잘 모르는 듯
꼬집지도 못하는 긴 손톱을 항상 장착시킨다
진정한 공포를 안다면 절대 공포영화를 못 만들지도.....
아이러니 한 시점이다.
엄마의 손톱은 마귀할머니의 굽은 손톱처럼
갈기 모양이다.
마귀할멈은 손톱이 길어 꼬집지도 못한다.
그래서 사람이 더 무섭다 했는지도......
언젠가 마귀할멈의 굽은 등같은
무서운 손톱이 날 해칠거 같은 불안한 생각은 했지만
상상도 못 할 공포로 다가올 줄은
아니 누구라도 짐작조차 감히 할 수 없었을것이다
신의 축복
망각
해리성 기억상실의 신의 축복을 가슴깊이 감사하는 것도 잠시
이 못 된 머리는 사악한 핏줄을 닮아 끝내 나쁜 기억을 죽어라 끄집어냈다.
엄마가 어린 내게 눈치를 준다며 꼬집었다.
꼬집는 시늉을 하는게 맞다.
살기를 섞은 바디랭귀지
너무 아프면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난 그래서 몰랐다
"밥 먹어!"
눈치 없이 내 뱉은 말에 혼이 난 나는 울다 잠이 들었고
울다 지친 날 저녁때가 되서야 밥 먹으라 부른다.
맑은 콩나물 국
다 먹고 나니 남긴 콩나물 다리 사이로 고기같은것이 보인다
고기를 넣은 콩나물 국은 먹어 본 적이 없다.
.
.
.
.
그리고 아까 꼬집힌 내 허벅지를 보니
살점이 나갔다.
피도 나지 않았을 만큼 나만큼이나 허옇게 질려있는 상처
그렇게 난 세상에서 젤 맛있다는 고기를
넣은 국을 한 그릇 다 들이켰다.
그 이후로 난
콩나물국은 물론
어떤 고깃국도 먹지 못한다.
이 메스꺼움은 죽어도 날 놓아주지 않을거다
내 육신과 정신은 그 날 이후로
마르고 있다
아무리 먹어도 난 말라간다
나는 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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