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전쟁 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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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3.02.05 13:22
최근연재일 :
2023.02.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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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2.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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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完)

DUMMY

어둠 속에서 레인저 대원들은 숨소리도 내지 않고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동서남북 어느 쪽에서 스키니(소말리아 인)들이 울타리를 넘어올지 몰랐기 때문에 모든 방향을 주시해야 했다. 지미와 동료들은 이어플러그도 빼고는 벽에서 적당히 거리를 둔 채로 온 신경을 집중했다. 하늘에서 헬기가 인근을 비행하고 있었기에 계속해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쿠르르르르르르르

트르르르르르르르

위이이이이이이잉


피격당하지 않기 위해서 헬기는 상당히 고고도에서 비행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천둥 소리가 모가디슈를 뒤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총 소리가 들려왔다.


따다다당!


타앙!!!


따닥!! 따닥!!


레인저에게 집을 점거당한 불쌍한 소말리아인들은 자신의 집에서 물도 못 마시고 업드린 채로 벌벌 떨고 있었다.


"으흐어어....으허으..."


"으흑...으흑..."


새벽 2시였지만 지금 소말리아에서 누구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헬기가 계속해서 상공을 비행하고 있었고 언제 미니건이나 토우 미사일이 날아와서 다 작살낼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지미는 소음 속에서도 인근 소리에 집중했다.


따닥 따닥


'400~500m 쯤 북쪽에서 스키니가 AK 대충 갈기고 있군. 제대로 쏘는거 같진 않고'


부대원 중에서 단 한 명이라도 야시경을 갖고 왔다면 훨씬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 이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단 한명도 야시경을 갖고 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가옥 내에서는 이 집 주인이 흐느끼는 소리만 간간히 들렸다.


지미는 군장 속에서 대검을 꺼냈다. 총소리를 내서 위치를 알리는 것 보단 대검을 쓰는 것이 훨씬 안전할 것 이다. 순간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린 것도 같았다.


'!!!'


지미는 단도를 꽉 쥐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AK를 든 스키니가 능숙하게 담을 넘어오기 시작했다. 스키니가 발을 디디는 순간 지미는 그 녀석을 뒤에서 잡고 경동맥에 단도를 쑤셔넣었다.


"윽!!!"


로만 녀석이 담벼락 너머로 다시 수류탄을 던졌다.


쿠광!!!


수류탄 소리에, 인근 가옥 담벼락 위에서 카트를 씹던 소말리아인이 초크 4가 있는 가옥으로 RPG를 발사했다.


쿠슝!!!


"RPG!!!"


지미와 동료들은 모조리 RPG가 날아오는 반대 방향으로 몸을 날렸다.


쿠광!!!!


눈을 질끈 감은 지미는 2초 뒤 온갖 흙먼지와 돌가루들이 자그르르 헬멧 위로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소말리아인들은 초크 4가 있는 가옥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 아침 해가 뜰때까지 계속해서 소말리아인들이 몰려올 것 이었다.


'더는 여기서 못 버틴다!'


노리스 중사는 다른 가옥으로 옮기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앨리트 전투 공병 새퍼인 레이첼은 식은 땀을 흘리며 맞은편 담벼락에 폭약을 설치했다. 폭약을 설치하는 동안에도 지미와 동료들은 온 신경을 집중했다. 북쪽으로 향하는 골목길 끝에서 소말리아인이 업드린 다음 고개를 빼꼼거리며 간을 보고 있었다.


'오기만 해봐라...'


방아쇠울에 넣어둔 손가락이 파들파들 떨렸다. 스키니 녀석들이 지근거리로 오기만 하면 조준 사격으로 쓰러트려줄 것 이다. 하지만 녀석은 접근하지 않았다. 그 때, 노리스 중사가 와서 각 대원들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폭약 설치가 완료되었다고 신호했다.


폭약이 설치된 곳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초크 4 모든 대원들이 모여서 엎드리고 이어플러그를 다시 끼고는 귀를 막고 눈을 질끈 감았다. 민간인이 폭발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이 집의 주인 부부도 데려온 상황이었다. 주인 아저씨는 바닥에 오줌을 지리며 엎드리고 벌벌 떨고 있었다.


"으흐윽...으허윽..."


쿠과광!!!!


엄청난 폭발과 함께 지미는 마루 바닥이 진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으아악!!!'


2~3초 후 수 많은 파편들이 헬멧과 몸통 위로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자그르르


삐ㅡㅡㅡ


화약 냄새가 진동을 했다. 조심스럽게 눈을 뜨자 주위가 전부 회색 연기에 휩쌓인 상태였다. 순간적으로 집이 무너져내린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20초 정도 지나서야 연기가 가라앉아서 어둑한 집안 풍경이 조금씩 보였다. 귀에서 손을 때자 주인 부부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노리스 중사가 주인부부를 결박하고 있던 케이블 타이를 풀고는 모두에게 외쳤다.


"You alright?"


"I am good!! I am good!!"


"Go!! Go!!! Go!!!"


로먼 카리우스가 나가다가 집주인 부부에게 외쳤다.


"I am Sorry!!!"


그렇게 초크 4 대원들은 재빨리 옆에 있던 다른 가옥을 점령했고 여기서도 집주인을 케이블 타이로 포박하고 구석으로 몰아두었다. 그리고는 새로 점령한 가옥 위에 적외선 라이트를 올려 놓아서 헬기가 아군의 위치를 알 수 있도록 했다.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자 소말리아인들도 여기저기서 총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놈들이 소말리어어로 뭐라고 중얼거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렸다. 그리고 상공에 있던 리틀 버드 헬기가 저공비행하며 이 쪽으로 오면서 소말리아인들을 향해 미니건을 퍼부었다.


쁘르르르 쁘르르르 쁘르르르


쿠루르르르 쿠르르르르르르


리틀버드가 대가리 바로 위에서 프로펠러를 돌리는 것 같았다. 아군 오인 사격을 피하기 위하여 리틀버드 헬기는 위험을 무릎쓰고 저공비행을 하고 있었던 것 이다. 홀란드가 외쳤다.


"다 쓸어버려!!!"


"여긴 시발 탱크로 밀어버려야 해!!!"


"으하하하!!!!"


그렇게 리틀버드는 탄피를 사방에 뿌리며 미니건을 퍼붓고는 재장전을 위해 격납고로 돌아갔다.


트르르르르르르르


헬기 프로펠러 소리의 주파수가 낮아지는 것을 들으며 홀란드가 불길한 표정으로 말했다.


"금방 다시 오겠지?"


노리스 중사가 말했다.


"장전만 하고 다시 올 거다. 올 때까지 졸지 마."


지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M-16을 들고 대기했다. 그렇게 지옥 같았던 모가디슈에 서서히 동이 트고 있었다. 고요 속에서 지미와 동료들은 어떤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트으으으으으으으


이건 헬기가 내는 소리는 아니었다.


트르르르 트르르르르르르르


우으으으으으으으으


상당히 멀리서 들리는 소리였지만 지미와 동료들은 이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있었다. 레인저들을 구하기 위하여 파키스탄의 M48 전차와 말레이시아 육군의 장갑차가 오고 있었던 것 이다.


"온다!"


"쉿!!"


전차와 장갑차라고 해도 소말리아인들은 그게 무사히 통과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 이었다. 그 때 헬기 소리가 들렸다.


쁘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헬기가 총을 발사하는 소리를 들으며 노리스 중사가 중얼거렸다.


"저건 코브라야!"


대단히 날렵한 검은 코브라 헬기가 제자리에서 회전하면서 인근을 정찰했다. 그리고 코브라 헬기는 지상군을 엄호하면서 계속 비행했다.


트트트트트트트트트트트트


구조대가 오는 방향에서 RPG 소리가 들렸다.


쿠슝!!!


그리고 상공에서 코브라가 로켓을 발사하는 소리가 들렸다.


퍼퍼엉!!!!


합동전투센터의 화면에서는 코브라가 로켓을 발사한 곳에서 뿌연 먼지 구름이 뭉게뭉게 치솟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코브라 공격 헬기는 미니건, 로켓 등으로 지상군을 계속해서 엄호했다. 로켓이 모가디슈 상공을 찢어발기며 날아갔다.


슈우우웅!!!


퍼버버벙!!!!


그렇게 구조대의 소리는 점점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구조대가 오는 쪽에서 계속해서 총성이 들렸다.


드르륵 드르르륵


따다당!!


쿠슝!!!


지미와 동료들은 제발 구조대가 RPG에 피격당하지 않기를 바랬다. 그리고 지미는 상공에서 시커멓고 폭이 좁은 코브라 헬기가 또 다시 미니건을 뿌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쁘르르르르르


잠시 뒤, 측면에 탄착군이 무수히 형성된 전차와 장갑차들이 초크 2가 있는 쪽으로 먼저 도착했는지 그 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따다당! 따다다당!!!


드르륵 드르르르륵 드르르르륵


이윽고 구조대가 초크 4가 점거하고 있는 가옥으로 도착했다. 말레이시아 육군도 반쯤은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여기까지 오면서 말레이시아군과 파키스탄군도 총알에 맞은건지 장갑차 내부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말레이시아군 조종수 또한 머리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일단 신속하게 부상자들부터 태웠는데 문제는 남은 자리가 없었다.


'이런 젠장!!'


"나머지는 뛰어 가야 해!!!'


여군 새퍼 레이첼 또한 말레이시아 육군 장갑차에 부상자와 탑승했다. 레이첼은 장갑차의 문을 살짝 열어두고는 말레이시아군에게 외쳤다.


"이렇게 열어두는게 좋아!! RPG가 날아오면 뛰쳐나가야 해!!"


그렇게 구조대 차량이 먼지를 내뿜으며 앞으로 나아갔고, 지미와 동료들은 그 뒤를 따라 갔다. 지미는 로먼과 함께 맨 후미에서 가면서 6시 방향으로 엄호 사격을 해야 했다. 앞서가는 구조대 쪽으로 총알이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따다다당!! 따다당!!


탕!! 탕!!!


쿠슝!!!


파키스탄의 M48 전차 또한 90mm M36 강선포와 12.7미리 기관총으로 사방에 불을 뿜고 있었다.


퍼엉!!!


쿠과광!!!!


지미와 로먼은 M16을 들고는 빠른 속도로 구조대를 따라 달렸다. 구조대는 대단히 빠른 속도로 전진하고 있었다. 지미는 뒤쪽에서 총을 쏘던 스키니를 향해 M-16을 발사했다.


탕!! 타앙!!


로먼이 뒤쳐져있는 지미에게 외쳤다.


"Go!! Go!!! Go!!!"


이제 지미는 반사적으로 모든 방향을 눈으로 빠르게 훑고는 총알 자국과 소리로 무의식적으로 적이 어디있는지, 이쪽을 올지 안 올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끈질기게 담벼락 위에서 AK를 쏘는 적군에게 지미는 조준사격으로 침착하게 M-16을 발사했다.


탕!!!


흙으로 만든 담벼락마다 총알 자국과 포탄 자국이 여기저기 무수히 나 있었다. 원래도 더러운 길거리였지만 사방팔방에 지붕과 울타리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어떤 시체는 전차 궤도에 깔려서 내장이 터져 있었다.


각 집마다 울타리 위로 사람들이 올라와서 이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13~14살 정도로 보이는 소말리아 꼬맹이가 팔을 크게 휘두르며 증오에 찬 눈빛으로 지미와 로먼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말리아인들은 지미가 어릴때부터 봐왔던 흑인하고는 인상이 많이 달랐다. 눈은 날카로웠으며 이마가 툭 튀어나온 인상이 많았다. 그리고 이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미군을 향해 모든 저주를 퍼붓고 있었다.


그리고 지미는 본능적으로 달리고 움직이고, 벽 뒤에 엄폐하고, 총을 발사하며 필사적으로 구조대를 따라가고 있었다. 언젠가 죽더라도 절대로 이 지옥에서 죽지는 않을 것 이었다. 마치 패션 아이템처럼 RPG를 어깨 위에 들고 다니는 소말리아인을 향해 지미는 수류탄을 까던졌다.


쿠과광!!!


앞서가는 구조대의 M48 전차는 탄약 상자를 충분히 갖고 온건지, 거침없이 사방을 향해 7.62mm M73 기관총을 퍼붓고 있었다.


드르륵 드르륵 드륵 드르륵


온 신경을 집중했기에 주변이 온통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지미는 앞에 있는 사거리에서 소말리아인이 수레를 이용해서 시체를 운반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귓구멍을 휴지로 막은 그는 인근 총격에도 불구하고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태연하게 걸어가고 있었다. 수레 위에 실린 시체들의 팔은 이미 잿빛이었다. 영화 속에 나올법한 광경이었지만 지미는 AK를 들고 달려오는 녀석을 조준 사격으로 쓰러뜨렸다.


타앙!!!


지미는 자신의 탄창을 갈아야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지미는 비겁하게도 시체가 실려있는 수레 옆에 몸을 엄폐하고 잽싸게 탄창을 갈았다. 그리고 로먼하고 같이 앞으로 달려갔다. 무너진 담벼락 잔해 속에서 소말리아 꼬맹이가 AK를 위로 내밀고는 긁어댔다.


타다다당!!


지미는 그 쪽을 향해 섬광탄을 던졌다.


펑!!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담벼락 주변 잔해가 후두둑 떨어지며 희뿌연 연기가 솟구쳤다. 꼬맹이는 섬광탄에 깜짝 놀라서 AK를 떨어트리고 주저앉으며 비명을 질렀다. 지미와 로먼은 계속해서 M-16을 사격하면서 구조대를 따라 달려갔다.


쿠슝!!!


쿠과광!!!


RPG에 장갑차 한 대가 전복되었다. 코브라 헬기가 주변에 로켓을 발사하고 미니건을 뿌리는 동안 장갑차에 타고 있던 말레이시아 육군이 구조되었다. 그 동안 지미 또한 로먼과 함께 주변에서 엄호해주었다.


탕!! 타앙!!!


결국 모든 탄창을 다 소진하고 지미는 베레타 권총을 집어들고는 수송대를 따라 달렸다. 이제 위험 지역에서 벗어난 상황이었다.


"헉...허억...헉..."


위험 지역에서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소말리아인들은 미군 행렬과 함께 달리며 신나게 춤을 추었다. You are/Not the father(미국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친자 검사를 하는 프로그램. 친자 검사 결과 아버지가 맞다고 나오면 양육비를 줘야한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에 등장한 남자들은 아버지가 아니라고 나오면 환호하며 춤을 춘다.)에서 친자가 아니라고 나왔을때 백덤블링을 하는 흑인들보다 더 신난 표정이었다.


여자들 어린 아이들까지 모조리 미군을 향해 손을 흔들며 조롱했다. 한 할머니는 엄청나게 물건이 많이 쌓여있는 수레를 열심히 운반하고 있었다. 오늘 장사를 해야 했기에 벌써부터 준비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마침내 지미와 동료들은 파키스탄군 말레이시아군의 도움을 받아 격납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허억..."


지미는 운동장에 도착하자마자 바닥에 그대로 엎어졌다. 누군가 와서 지미를 부축하고 외쳤다.


"계속 전차가 진입해야 해서 여긴 위험합니다!!!"


지미는 부축을 받고는 그늘이 있는 곳으로 가서 휴식을 취했다. 누군가가 물을 건네주었고 벌컥벌컥 물을 들이켰다. 아직도 심장이 쿵쿵 뛰고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다.


쿵 쿵 쿵 쿵 쿵 쿵


얼굴과 이름을 알던 동료들이 부상을 입고 실려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저 쪽에는 시체를 넣는 시커먼 지퍼백들이 보였다. 장갑차에서 여군 새퍼인 레이첼이 내리는 것이 보였다. 다행히 무사한 것 같았다.


지미는 멍하니 주저앉았다. 어릴 때부터 밀덕이라 세계대전이나 독소전에 대해서는 나름 빠삭하게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어디서도 이런 전쟁은 들어보지 못했다. 불과 어제까지만해도 이런건 상상도 해본적 없었다. 부상자들이 이송되면서 모래 바닥에는 핏자국이 남았다.


"Rh- AB형 있냐!!! Rh- AB형!!"


붕대를 감은 콜린이 지미 옆에 앉아서 물었다.


"다들 무사한거야? 노리스 중사님은?"


"무사해."


옆에 있던 홀란드가 훌쩍거리고는 씨부렸다.


"재수 옴 붙은 날이었어."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모가디슈 전투 이후로 UN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은 모조리 일자리를 잃게 되었다. 대규모 건설 계약도 다 중지되었다. 가뭄에 시달리던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기 위하여 지역의 수로를 건설하던 것도 중지되었다.


미군이 떠나고 소말리아는 그야말로 지옥 그 자체가 되었다. 그로부터 몇 년 뒤, 압디는 취재진 앞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압디는 블랙 호크를 격추한 것으로 나름 유명해져있었다. 하지만 하고 싶던 공부는 하지 못했고, 바카라 시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취재진이 압디에게 물었다.


"왜 헬기를 격추했습니까?"


압디는 취재진을 바라보지 않았다. 매우 고통스러워하며 압디가 입을 열었다.


"그들이 수 많은 사람들을 죽였습니다. 총을 들지 않고 있던 사람도. 아이도."


압디를 취재하던 기자는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블랙 호크를 격추시켰다는 이 압디라는 청년의 표정에는 블랙 호크를 격추시킨 것에 대한 자랑스러움 따위는 전혀 없었다.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압디가 말을 이었다.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격추했습니다."


취재진이 떠났고, 압디는 여느 때처럼 근무를 하기 위해 바카라 시장으로 떠났다. 소말리아인들은 은근 다시 미군이 돌아오길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군이 돌아올 일은 없을 것 이었다.


그리고 지미는 군에서 나와서 대학을 다니다가 방학을 맞아 집으로 돌아온 상황이었다. 지미는 멍하니 텔레비젼을 틀었다. 텔레비젼에서는 블랙 호크를 격추시켰던 압디의 인터뷰가 나오고 있었다. 지미는 텔레비젼을 껐다.


'...'


누군가 벨을 눌러서 지미는 1층으로 내려가보았다. 아나이스 고모였다.


"지미! 오랜만이구나!!"


부모님은 지금 두 분 모두 해외여행을 간 상황이었다. 아나이스 고모와 함께 점심을 먹다가 지미는 어린시절부터 궁금했던 것을 다시 물었다. 지미는 밀덕이었고, 독소전에 참전했던 할아버지 앙뚜완에게 독소전에 대해 너무 묻고 싶었다. 하지만 앙뚜완 앞에서 독소전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금기사항이었다. 뿐만 아니라 앙뚜완이 집을 방문할때에는 지미의 방에 있는 전차 장난감이랑 전쟁 관련 책들도 모조리 숨겨야 했다.


그리고 지미는 한스 파이퍼의 피규어를 갖고 싶어서 용돈을 모아서 구입한 적이 있었다. 이걸 보고 아나이스 고모는 깜짝 놀라서는 절대로 앙뚜완이 있을때 이 피규어를 꺼내놓으면 안된다고 신신당부했던 것 이다. 지미가 다시 물었다.


"할아버지는 독소전에서 무엇을 겪으신겁니까?"


아나이스는 지미가 어른이 되면 이야기를 해준다고 했었다. 그리고 지미는 이제 어른이었다. 아나이스가 수저를 내려놓고 말했다.


"지미, 세상에는 꼭 몰라도 되는 일들이 있어. 네 아버지도 이건 모른단다."


하지만 지미는 소말리아 전투를 경험한 이후로 조금 이상해진 상태였다. 결국 아나이스는 결국 고통스러워하며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진실을 말했다.


'!!!'


그 날 아나이스 고모가 집으로 돌아가고, 지미는 자신의 방 안에 있던 한스 파이퍼 피규어랑 한스 파이퍼의 자서전을 꺼내들었다. 참고로 한스 파이퍼의 자서전 영문판은 대단히 힘들게 구해야했다. 지미는 자서전과 피규어를 들고 마당에 내려가서는 쓰레기통에 쳐넣었다. 기분이 좆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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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배(完) 23.02.18 45 3 18쪽
13 죽음의 축제 23.02.17 42 1 14쪽
12 두번째 추락 23.02.16 41 2 16쪽
11 불타는 타이어 23.02.15 45 2 14쪽
10 블랙 호크 다운 23.02.14 47 1 14쪽
9 뒤엉킨 시체더미 23.02.13 50 1 16쪽
8 작전 시작 23.02.12 46 1 16쪽
7 바카라 무기 시장 23.02.11 57 3 14쪽
6 진짜 전쟁 23.02.10 62 2 15쪽
5 나이트 스토커 +2 23.02.09 73 2 15쪽
4 소말리아의 꿈나무들 +4 23.02.08 79 2 14쪽
3 소말리아로 23.02.07 94 2 14쪽
2 지옥의 레인저 스쿨 23.02.06 128 1 13쪽
1 지미, 입대하다 23.02.05 19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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