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법칙의 세상엔 히어로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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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소헝
작품등록일 :
2023.02.2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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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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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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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 희망의 봉화

DUMMY

프레슬러는 폭발적인 스피드로 접근해오자, 스케이트보드를 가속했다.


‘내가 아무리 빨라도 저 녀석의 스피드에는 도망칠 수가 없어!’


프레슬러가 거의 다다를 무렵 스케이트보드가 지면의 돌에 부딪히면서 돌연 방향이 틀어졌다. 보드의 예상 경로로 돌진하던 프레슬러는 그대로 지나쳐 반대편으로 향했다.


“쳇! 재빠른 쥐새끼로군!”

‘방금 그건?’


분명히 프레슬러는 자신을 향해 오고 있었다. 그러나 우연히 방향이 틀어진 순간 프레슬러는 돌진하던 방향을 틀지 못하고 그대로 달려 나갔다.


“진수야! 아직 가까워! 거리를 벌려!”


빠르게 멤버들이 있는 곳으로 후퇴했다. 조금 전 자신이 목격한 것을 설명하려 했다.


“누나, 방금 저 녀석...”

“봤어. 저 녀석의 공격은 의외로 단조로워. 움직임이 거의 완전한 직선 운동이야.”


그 말 대로였다. 예측하지 못한 움직임에 프레슬러는 대응할 수 없었다.


“게다가 그 기동성은 저 부츠에서 나오는 것 같아! 저것이 저 녀석의 툴?”


프레슬러가 신은 부츠는 중세 시대의 기사가 입는 풀플레이트 메일의 부츠 버전 같았다. 온통 금속으로 된 부츠의 종아리 쪽부터 발꿈치까지 압축된 공기를 내뿜는 분사구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녀석은 우리의 예상 경로로 접근하고 있어. 예측을 벗어난 움직임으로 공격을 회피해야 해.”


소라의 분석은 정확했다. 부츠의 폭발력은 순간적인 가속이 가능했으나, 선회 능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피하는 게 고작이에요.”


대현은 소라와 주연에게 눈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내가 녀석을 도발하겠다. 내게 공격이 집중되는 사이에 기회를 봐서 뒤에서 쳐라.’


소라와 주연은 대현의 의도를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응? 뭔가 꾸미고 있군 그래. 하지만 벌레 몇 마리가 수를 써봤자지.”


프레슬러는 갑자기 바닥을 바라보더니 뭔가를 느낀 듯한 모습이었다.


“그래. 좋은 걸 하나 알려주마. 지면에서 뭔가 느껴지지 않나?”


분명히 지면에서 약한 진동이 느껴졌다. 진동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구우우우우웅.


“들리는가? 곧 있으면 거대한 폭발과 함께 이 산봉우리는 사라진다. 너희들과 같이.”

“그럴 리가! 폭발은 이미 일어난 것 아니었나?!”

“아니. 그건 방아쇠에 불과해. 진정한 사도화를 위해서는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하다.”

“아까 전의 그것보다 더 큰 폭발이라고?”


조금 전의 폭발에서도 대현의 기지로 겨우 위기를 벗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그것보다 더 큰 폭발이라니?


“그래. 전 세계의 사도화를 위해선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지. 아까의 그 폭발은 잠자는 용을 깨우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대체 무슨 소리야?!”

“화산이 분화할 거다. 그것도 일반적인 화산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아까의 폭발로 마그마를 덮고 있던 지층을 날려버렸다. 이제 얼마 후면 이 산은 엄청난 마그마를 분출시키며 분화한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흡수한 장치가 가동되어 진정한 사도화가 시작된다.”

“교단 녀석들, 정말 스케일이 다르네. 일부러 화산을 폭발시키다니.”


프레슬러는 다시 다리에 힘을 모으며 공격을 준비했다.


“이제 알겠는가? 시간이 없는 것은 너희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앞으로 몇 분. 자아! 목숨을 걸고 덤벼봐라!”


다시 시작된 프레슬러의 돌진 공격에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졌다. 프레슬러가 팔 근육을 압축시키며 강력한 공격을 날렸다.


쾅!


대현이 다시 보호막을 펼쳐 공격을 막아냈지만,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흩어져! 모여 있으면 녀석의 타깃이 될 뿐이다!”

“네!”


모두가 각기 다른 방향으로 후퇴했다. 대현과 프레슬러가 붙어있고 나머지가 방사형으로 둘러싼 모습이었다.


“흐음, 포위 공격인가? 하지만 굼벵이 같은 움직임으로 나를 쫓을 수 있을까?”


프레슬러가 폭발적인 속도로 다시 접근했다. 보드를 타고 분화구의 바깥 방향으로 달렸다.


‘예상 밖의 움직임... 생각 나는 건 이것밖에 없어!’


실험장에서의 훈련을 떠올렸다. 도대체 왜 이런 훈련을 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에서야 그 의미를 깨달았다.


“멍청하군! 거인에게 도망가는 개미일 뿐이다!”


정면은 분화구의 벽으로 막혀있었다.


“크하하하! 포기한 거냐? 걱정 마라! 죽이진 않을 테니!”

‘조금만 더 빨리!’


보드가 위로 방향을 틀었다. 가속을 받은 보드가 그대로 분화구의 벽을 타고 오르고 있었다.


“아니?!”


마치 프로 보드선수의 점프 트릭을 보는 듯한 모습이었다. 굴곡진 벽을 타고 올라 상공으로 뛰어올랐다. 주변의 3개의 스피너가 맹렬히 회전하고 있었다.


“가라!”


스피너가 쌩 하는 소리를 내며 프레슬러를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 프레슬러는 급히 멈추려고 했지만, 관성을 이기진 못했다.


피슉! 푸슉! 푸슉!


“큭!”


스피너 3개가 프레슬러의 어깨, 허리, 허벅지를 찢고 지나갔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공격을 당한 프레슬러는 고통이 아니라 상처 입은 자존심에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그아아아악! 죽인다!”


착지를 위해 올라간 코스 그대로 내려오는 중, 다가오는 프레슬러에 대항할 방법이 없었다. 급하게 보드의 코스를 바꾸려 했지만, 방향 전환이 쉽지 않았다.


‘위험해!’


보드를 밟고 힘껏 점프했다. 보드의 경로로 쫓던 프레슬러를 뛰어넘어 그대로 지면에 추락하고 있었다.


“으어억?”

“진수!”


추락 직전 대현이 보호막을 부여해줘서 겨우 낙하 충격을 막아냈다.


“괜찮나, 진수!”

“네, 괜찮아요. 그런데 프레슬러는?”


당황했다. 프레슬러가 보드를 들고 서 있었다.


“이것만 없으면 네 녀석도 더는 도망치지 못하겠지.”


콰직!


프레슬러가 보드의 네 바퀴를 전부 부러뜨리고 던졌다. 그것은 더 이상 스케이트보드라 부를 수 없었다. 길고 넓적한 철판일 뿐이었다.


“큰일 났다... 하하.”


어이없음에 실소가 절로 나오고 있었다.


“저 자식, 고릴라처럼 생긴 주제에 똑똑한걸? 처음부터 보드가 목적이었나 봐.”

“그것이 사도라는 거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녀석을 물리치는 건 불가능해.”


다른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미 프레슬러가 부츠의 추진력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보드 없이는 말 그대로 샌드백일 뿐이었다. 대현이 이를 눈치채고 프레슬러의 앞을 막았다.


“이놈! 네 상대는 나다!”


대현이 보호막을 펼쳐 프레슬러의 공격을 가까스로 막았다. 양손의 근육을 압축시킨 펀치가 연달아 날아오고 있었다. 방어막에 부딪히는 충격음이 고막을 터뜨릴 것 같았다.


쾅! 쾅! 쾅! 쾅!


보호막이 깨지진 않았지만 유지 시간이 끝나가고 있었다.


“언제까지 막을 수 있을 것 같나?”

‘큰일이군. 이대로는 곧 방어가 무너진다!’


대현의 보호막이 풀렸고 연이은 프레슬러의 연타를 맞고 나가떨어졌다.


퍽! 퍽!


“크아악!”


대현은 가슴을 정확히 가격당한 채 뒤로 날아가 분화구 벽에 부딪혔다.


쾅!


“차장님!”

“허억... 허억...”


숨을 가쁘게 몰아쉬는 대현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갈비뼈가 부러지면서 폐를 찌른 것이 분명했다.


“상처가 너무 심해요! 이대로는...”

“허억... 녀석의... 주먹을... 봐라.”


소라는 뒤돌아 프레슬러를 봤다. 프레슬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자기 오른손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오른손의 검지와 중지가 꺾여 있었다.


“공격이 성공했어?”

“보호막이 풀리기 직전에 흡수한 충격을 방출시켰다. 녀석은 공격하는 순간에는 방어가 약해져.”


프레슬러는 조용히 꺾인 손가락을 다시 펼쳤다. 그리고는 손을 아래로 몇 번 휘두르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어깨를 으쓱했다.


“확실히...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리는군. 허나 네 녀석은 이미 전투 불능 아닌가?”


천천히 다가오는 프레슬러를 바라보며 대현이 소라에게 작전을 설명했다.


“녀석의 약점은 카운터다. 공격하는 순간을... 으윽... 노려서 반격해야 해.”

“하지만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타이밍을 맞추기가 너무 어려울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소라 네가 녀석의 속도를 늦춰야 해.”

“그런... 어떻게?”


대현은 조용히 프레슬러의 다리 쪽을 가리켰다.


“녀석의 부츠... 그걸 노리는 거다. 그리고 그건 너만이 가능하다.”


소라는 단번에 대현의 생각을 읽었다. 소라 또한 방법이 없는 한 대현의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다음 공격을 기다려라. 녀석이 또 누군가를 노릴 때 덫을 놓는 거다.”

“네. 그 수 밖에는 없을 것 같아요.”


소라는 곧바로 다음 전술을 떠올렸다.


“진수야! 공격해! 쉬지 말고! 주연아! 파일 벙커를 준비해!”

“네? 아, 알겠어요!”

“뭔지 모르겠지만 해 볼게!”


세 개의 스피너를 쉴 새 없이 날렸다. 역시나 방어를 굳힌 프레슬러에게는 소용없는 공격이었다.


“시간을 끄는 건가? 너희에게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잊었나?”


프레슬러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공격을 날렸다. 물리량 소모가 급증하며 점점 체력의 한계가 느껴졌다.


“흠.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더는 놀아줄 수 없군. 하앗!”


프레슬러가 주변의 공기를 압축시켜 폭발을 일으켰다. 스피너가 튕겨 나가면서 바닥에 떨어졌다. 프레슬러는 여유 있게 웃고 있었다.


“전혀 효과가 없어...”

“파리떼 같은 공격이로군. 역시 네 녀석을 가장 먼저 처리해야겠어. 어디 보자, 양팔을 부러뜨리면 되려나?”


프레슬러가 다시 돌진해왔다. 보드를 쓸 수 없기에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걸렸어!”

“응?”


프레슬러의 발치에 길고 가느다란 줄이 걸려 있었다. 줄은 프레슬러의 발이 걸렸고 속도로 인해 부츠에 감겼다. 곧 줄에 강력한 전류가 흘렀다.


파지직!


“윽!”


감전된 프레슬러의 속도가 늦춰졌다. 그러나 프레슬러의 돌진을 멈추지는 못했다.


“이거였구나!”


주연이 앞으로 뛰어들어 파일 벙커를 날려 공격을 막았다. 프레슬러의 양 손바닥이 양쪽의 쇠말뚝으로 크로스 된 형태로 꿰뚫려 있었다.


“크악!”

“이제야 이해했어. 공격하는 순간에는 강철같은 피부도 약해지는군? 잘 됐어, 뜨거운 맛 좀 보시지!”


주연이 프레슬러의 주먹을 뚫은 쇠말뚝을 급속도로 가열했다. 순식간에 1000℃까지 상승한 온도가 살을 태우는 냄새가 났다.


“으윽! 빌어먹을!”


프레슬러가 다시 부츠를 이용해 뒤로 멀리 후퇴했다. 양 손바닥이 꿰뚫린 채로 지져진 프레슬러는 거친 숨을 내쉬며 서 있었다. 주연의 카운터로 꽤 큰 충격을 받은 듯이 보였다.


“효과가 있어! 역시 저 녀석의 약점은 카운터야!”


프레슬러도 자신의 약점을 알고 있었다. 공격하는 순간에는 신체 밀도를 조정할 수 없었다. 약점을 들킨 프레슬러의 몸이 분노로 떨리고 있었다.


“이 자식드으을!!!”

“헤헤. 꿈틀거리는 지렁이 맛이 어때?”


주연의 파일 벙커에서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희망의 봉화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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